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256)
256화
남궁완 아저씨는 바깥의 소란을 느끼고 동굴 안에서 나오신 듯했다.
“괜찮으냐?”
“네.”
나는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
“잘 버텨 줬다.”
주변을 흘끗 살펴보았을 때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는 듯했다.
호위가 내 곁으로 황급히 다가왔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나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완 아저씨가 그 모습을 보곤 내 곁에서 습격자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이 산골짜기에서 뭘 하는 게지, 현무단주?”
현무단주? 나는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
‘왠지······ 어디서 본 것 같더니만.’
스치듯 만난 사이였기에 알아볼 수 없던 것이다.
습격자가 천천히 복면을 내렸다. 어차피 알아본 마당에 가리고 있어봤자 소용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준수한 얼굴의 중년의 사내가 말했다.
“남궁 소가주를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소.”
현무단.
무림맹의 정예단 중 하나였다.
백호단이 별동대였다면, 현무단은 맹주 직속의 맹주 호위대였다. 그리고 현 현무단주는 첫째 부인의 남동생, 즉 처남이었다.
하지만 무림맹주의 처남이라는 배경으로 현무단주 자리에 오른 게 아니었다.
무공 실력도 두루 인정받을 만큼 뛰어났다. 내 아버지만큼은 아니더라도 대협이라 불리며 여러 협행을 베풀고 인품도 훌륭하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본래 그는 호북성 중부 지역의 종천문이라는 중소 문파 출신이었다. 종천문은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이름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문파였는데, 이는 문파의 무공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에 걸출한 인재가 나 문파의 무공에 한 단계 큰 발전을 이루고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그 인재가 바로 저 현무단주였다.
그리고 하나의 추측이 떠올랐다.
종천문 무공의 발전은 위지백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가령 위지백이 이 색마의 산장에서 발견한 무공을 현무단주에게 건네주었다면?
현무단주는 위지백에게 엄청난 은혜를 입은 것이었다.
그리고 현무단주의 사문 또한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무단도 위지백의 행태를 알고 있었던 건가?’
남궁완 아저씨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자네도 알고 있었나? 위지백이 아녀자들을 멋댈 납치하고 있다는 걸? 저 산장에 위지백이 납치해 온 여인이 수십 명이나 있었네!”
방금까지 우리를 공격하던 현무단원들에게서 술렁이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현무단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다소 안도했다.
남궁완 아저씨 또한 그런 상황을 눈치챘는지 현무단을 향해 일갈했다.
“다들 정신 차리게! 언제부터 현무단이 이런 악행을 옹호해 온건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현무단주가 눈을 꽉 감았다. 죄책감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뒤쪽의 현무단들은 볼 수 없었다.
나 또한 축축하게 달라붙던 복면을 찢어 내듯 벗으며 앞으로 나섰다.
현무단 사람들이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현무단주님, 이미 이 일은 숨길 수 없어요.”
어차피 현무단주는 나와 검을 부딪쳤을 때 내가 누군지 이미 예상했을 것이다. 얼굴을 드러낸 것은 현무단원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서였다.
내 아버지가 계시던 백호단 사람들은 아니지만, 같은 무림맹 정예 단원으로 동고동락한 세월이 있지 않겠는가.
역시나 흠칫 놀라며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배, 백리 소저?”
“그럼 우리가 죽이려 한 사람들이 정말······.”
그들은 나와 남궁완 아저씨를 당혹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는 없어요. 죄 없이 끌려와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낸 부인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건가요?”
“······.”
“현무단주.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게!”
그때였다.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관망만 하던 기척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뭘 고민하나? 자네는 사람이 너무 좋아서 탈일세.”
“현무다주, 위 맹주에게 받은 은혜를 벌써 잊으셨소?”
“하여간 혹시나 하여 여기서 기다리자고 하길 잘했지 뭐요.”
나타난 다섯 모두 최소 절정으로 보이는 고수들이었다. 그들은 얼굴조차 가리지 않았다.
지긋한 나이로 위지백의 동맹 문파의 장문인, 가주들이었다.
세가나 대문파는 아니지만 중소문파 중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고 말할 법한 이들이었다. 또한, 무림맹에서 꽤 고위직을 맡은 이들이었다.
남궁완 아저씨 또한 이들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는지 그리 놀란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기세가 좀 더 무거워졌다.
“무림맹이 이 정도로 썩었을 줄이야.”
현무단주가 각오를 다진 듯이 눈을 뜨고 말했다.
“남궁 소가주, 제정신이 아니구려. 아무리 맹주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들 누명을 씌울 생각을 하다니.”
남궁완 아저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무단주! 정녕 이리 나오겠다는 것이오?”
“우리는 마교의 은신처 중 하나를 없앴을 뿐이오. 오히려 소가주에게 해명을 요청하오. 어째서 마교의 은신처에서 나온단 말이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싹 다 죽여 버린 후 ‘그놈들이 마교였다.’라고 공표해 버리면 어떻게 결백을 증명한단 말인가?
죽은 자들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쾅!
남궁완 아저씨에게 방금 나타난 다섯 명의 고수들이 전부 덤벼들었다. 현무단주 또한 그쪽에 합류하였다. 남궁완 아저씨부터 확실하게 죽이겠다는 뜻이 읽혔다.
또한, 우리도 현무단원들과 격돌했다.
더는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방에서 날붙이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챙! 챙! 쾅! 쿠릉!
나와 검을 맞댄 현무단원이 말했다.
“소저, 항복하시오. 다치게 하고 싶지 않소.”
“제 머리통으로 화살을 날려 놓고 말이죠.”
“······.”
챙!
상황이 이리되었는데 말로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얽혀 있으면 함부로 검을 날릴 수도 없었다.
쿠르르릉! 콰카카캉!
저쪽에선 엄청나게 커다란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폭풍이 몰아친 것처럼 주변의 나무 수십 그루가 쓰러졌다.
정신없이 싸우고 있을 때였다.
비명이 들리고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도 문주!”
싸움이 살짝 소강 상태가 되며 시선이 한곳으로 몰렸다.
남궁완 아저씨와 싸우던 사람 중 한 명이 피를 잔뜩 흘리며 주춤주춤 뒷걸음쳤다.
“끄어, 끄어억······.”
피를 쏟아내던 도 문주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바닥으로 풀썩 쓰러졌다.
옆에 있던 이가 황급히 다가가 도문주의 맥을 짚었다. 그러고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남궁완 아저씨가 검의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검을 들고 제대로 싸워 본 적이 언제요? 다들 검에 녹이 잔뜩 슬었군.”
누군가 탄식하듯 말했다.
“저, 정말이란 말인가? 화경에 올랐다는 게······.”
“말도 안 돼. 저 연배에······?”
다들 질린 표정으로 남궁완 아저씨를 보았다.
남궁완 아저씨가 오만하게 내려다보듯 말했다.
“어디, 계속 할 것이오?”
“······.”
아저씨의 거만한 태도와 달리 금안으로 보이는 상태는 달랐다.
꽤 큰 내상을 입었다.
무리해서 힘을 끌어올린 탓이었다. 압도적인 것처럼 보이도록.
그리고 남궁완 아저씨의 계책이 제대로 통했는지, 다들 겁에 질린 듯 눈치를 보며 덤벼들지 않았다.
‘자신만만하게 합공을 할 때는 언제고······. 잠깐만.’
분명 현무단주까지 하여 덤벼들때는 여섯 명이었는데, 왜 지금은 다섯 명밖에 안 되는 거지?
‘한 명은?’
벌써 도망간 건가?
그때였다.
” ! ”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틀어 날아오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그것이 휘리릭 돌며 내 뒤를 쭉 쫓아와 목을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목소리가 들렸다.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걸세.”
따끔한 느낌과 함께 목덜미에 무언가 흘러내리는 감촉이 들었다. 기분이 매우 더러워졌다.
내 뒤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렸다.
“천잠사로 만든 줄이지. 끊어지지도않고 내공을 담으면 칼날보다 더 날카로워. 내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목이 잘릴 걸세.”
처음 나타날 때, 혹시나 해서 기다리자고 했던 사람이었다.
야비한 말투에 조심성이 많아 보이더니 이렇게 숨어서 기회를 노리고 있을 줄이야.
남궁완 아저씨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
“풍 가주!”
풍가는 비도술로 유명한 가문이었다. 하지만 비도술이 늘 그렇듯 꽤 조롱을 당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공격 거리가 훨씬 넓은 창이 더 효용성이 높으나, 강호는 달랐다. 만병지왕, 그러니까 모든 병기 중 최고를 검으로 꼽았다.
그런 인식이 팽배한 강호에서 당연히 비도술은 암살자들이나 쓰는 그이 떨어지는 무공으로 여겼다.
“남궁 소가주, 백리 소저를 매우 아낀다고 들었소만?”
“······.”
“어디, 계속 할 것이오?”
풍 가주가 조롱하듯 남궁완 아저씨가 한 말을 따라 했다.
“······.”
남궁완 아저씨는 이를 아득 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