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57)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57화
“……정말 말도 안 되는군.”
제일 먼저 입이 떨어진 것은 검신(劍神) 백무흔이었다.
[아이템 : 파괴룡의 검(+2)] [등급 : SSS] [종류 : 검] [설명1 : ‘드미르’와 ‘주동훈’이 ‘비나사’를 주제로 하여 제작한 검입니다. 내부에 엄청난 파괴력을 담고 있습니다.] [설명2 : 강화신의 진정한 강화를 받았습니다. 성능이 대폭 상승합니다.] [효과1 : 기력 3,000 증가.] [효과2 : 힘 300 증가.] [효과3 : 쿨타임 50% 감소.] [효과4 : 스킬 위력 500% 증가.] [효과5 : 무기와 맞닿는 순간, 자신보다 급 낮은 무기를 부숴 버립니다.]고작 2강임에도 엄청난 옵션 변화가 있었다.
기력이 1,000 증가였던 게, 3,000 증가로 늘었고.
힘 증가 역시 100에서 300으로 늘었다.
효과3부터는 변화가 없다지만, 그래도 엄청난 증가 폭이었다.
“이걸 더 강화하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무기가 탄생한다는 말인가.”
백무흔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검의 신이라 불리던 무인.
그가 쥐면 나뭇가지도 신검의 효과를 낸다고 하지만, 이건 경우가 달랐다.
검만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여지가 확실히 생긴 거다.
놀란 것은 백무흔뿐만이 아니었다.
“정말 미쳤군.”
휘둥그레진 눈동자로 창을 매만지는 태양창부터.
“허허허.”
반지를 마음에 든다는 듯 쓰다듬는 어르신까지.
다들 백무흔과 비슷한 스탯 증가 폭을 맛보았다.
“몸이 근질근질하군. 적응하려면 애 좀 쓰겠어.”
그뿐이랴?
천마와 마왕을 비롯한 팀장들과 막시밀리언도 설레서 날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써야 했다.
열심히 훈련받다가 갑자기 부르더니, 무가지보와 같은 무기를 손에 넣게 해주다니!
‘역시, 별천지에 들어오길 잘했어.’
‘주동훈. 무서운 남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대장장이에게 어르신이라 불리기까지 하다니. 도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끝을 알 수 없는 자.’
각자 자신들만의 생각을 하며, 주동훈을 향해 경의를 보낼 찰나.
– 금 어르신…….
투웅!
강화신이 망치를 내려놓았다.
동시에, 쓸쓸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 오랜만에 당신의 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노구의 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도 지금까지 살아 있었던 것에 가치가 있었던 거겠지요.
본래 생기 없이, 형식적인 말만 건네던 강화신이 아니었다.
더없이 흐뭇한 기색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는 황금색 금(金)의 향이.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아아.’
솔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 오래도록 이 자리에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었다.
김진아는 솔매를 다시 백운호수에 비치시켰다.
금(金) 어르신은 이제 없다고 말을 해두었으며.
– 허허, 자네는 또 무슨 무기를 강화하러 왔는가?
화신은 또 이전과 똑같은 표정으로 망치를 들고 있었다.
그의 기분에 따라 어떤 것은 [뽀각!]을 할 것이요, 또 어떤 것은 [성공!]을 외치겠지.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랭커를 제외한 인류의 고유 능력은 전부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그 기운은 남아 있는 상태다.
던전도 있었고, 헌터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강화신의 비치는 분명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자, 그래서.”
잠깐 훈련에서 열외한 마왕 잭 스미스가 진지한 표정을 했다.
주동훈의 첫 도움 요청이다.
당연히 도움이 되고 싶었다.
“갑자기 마계에 가고 싶다고?”
“예.”
주동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계에 가는 길을 열어주세요. 가능하시겠죠?”
“가능이야 하다. 마왕의 피를 지닌 자는 그곳의 문을 열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마계는 위험하다. 거기 사는 마왕들은 보통내기가 아니야.”
잭 스미스.
그는 상급 마왕에 올라 성좌급(SSS급)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한데?
마계(魔界)에는 상급 마왕만 있는 게 아니다.
수십의 상급 마왕 위에 총 다섯뿐이 없다는 최상급 마왕이 존재하고.
그들은 진정한 성운급의 존재들이다.
그 끔찍했던 거신(巨神) 크롭스가 성운급을 갓 뚫은 새내기였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무지막지한 곳이 마계인 것이다.
“왜 거기에 가고 싶은지는 모르겠으나, 네 목숨은 이제 너만의 것이 아니다. 스켈레톤 마스터.”
“……그렇죠.”
온 인류가 그에게 목숨을 맡기고 있다.
그가 죽으면?
인류의 미래도 없다.
마왕은 그것을 꼭 짚고 있었다.
“하지만, 가야만 해요. 찾아야 할 게 있거든요.”
마계?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 있다.
정령계가 그랬지.
정령계의 사대 정령왕은 전부 성운급이다.
아마 마계도 그와 비슷할 터.
“찾아야 할 게 뭔지 말해줄 수 있겠나?”
“죄송하지만, 지금은 말해드릴 수 없어요.”
“그러한가……?”
주동훈이 그렇다면 그런 것.
“후.”
잭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민이 되었지만, 고민은 짧았다.
그에게 무수한 도움을 받아놓고서, 자신의 판단만으로 그의 행보를 막을 수는 없는 법.
“대신 조건이 있다.”
“조건이요?”
“그래, 너도 알다시피 우리의 다음 리그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 안에 돌아오지 못하면 델라일라와 함께 널 찾으러 갈 거다.”
“그건 당연하죠.”
“또, 하나 더.”
“말씀하세요.”
“절대 죽지 마라.”
잭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주동훈을 쳐다봤다.
“네가 강한 건 안다. 아마 이 지구에서 너만큼 강한 존재는 없겠지. 하지만, 마계는 정말 위험하다.”
주동훈이 과연 상급 마왕만 쑤실까?
천만에.
수틀리면 최상급 마왕들까지 대놓고 건들 게 분명했다.
게다가 주동훈은 마왕의 피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모든 마물과 마왕군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
“위험한 건 저도 알아요.”
주동훈이 담담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저도 확실하게 말할게요.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저는 한층 더 강해질 겁니다. 제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지구의 생존 확률도 훨씬 높아지겠죠.”
“후우, 그래서 마왕군의 도움 없이 배지민이랑 단둘이서만 가겠다고?”
“예, 그리고 제 수하들이야 언제든 제가 불러낼 수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겠지.”
고개를 끄덕인 잭이 주동훈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툭툭, 그의 어깨를 건드렸다.
‘하긴.’
그의 행보에 지구의 명이 달려 있다.
그러니 어깨가 얼마나 무거울까?
어떤 일을 하려는지는 몰라도, 향후 지구에 도움이 될 일은 분명했다.
그런 그를 어찌 응원하지 않으랴.
“하는 일이 무엇이든 잘되길 비마, 스켈레톤 마스터.”
잭은 진심으로 무거운 그의 어깨가 가벼워지길 바랐다.
마계로 입성하는 법은 간단했다.
잭 스미스가 기운을 끌어 올려 문을 열면 끝.
오직 ‘마왕의 피’(SSS급)를 가진 자만이 이 문을 열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델라일라 같이 특수한 존재들은 문 없이도 마계를 오갈 수 있지만.
“후.”
배지민이 마계의 탁탁한 공기를 마시며 숨을 내뱉었다.
이곳은 상급 마왕 잭 스미스의 영토.
현재 마왕군이 전부 무릉도원에 상주해 있기에, 이곳 영토는 그의 소속 마물들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아마 주변 마왕군이 알면 공격하기 위해 탐을 낼 거라던데, 그런 것 치고 꽤나 조용했다.
‘그나저나.’
배지민은 의아했다.
스승님은 왜 마계까지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걸까?
이제 사제 간이니까?
어딜 가더라도 같이 훈련해야 하니까?
라기엔, 스승님이 지나치게 자신에게 집착했다.
특히나 본인 혼자 가부좌를 틀고 훈련할 때도,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게끔 했다.
‘아마.’
물론, 배지민은 바보가 아니다.
오히려 천재다.
오직 본인의 능력만으로 은하급까지 오를 수 있다는 육망성의 저주를 받은 존재.
‘모종의 이유로 나랑 같이 있으면 성장 속도가 더 빠르신 건가?’
아무리 시뮬을 돌려봐도 그 수밖엔 없었다.
처음엔 자신에게 호감이나 관심이 있는 줄 알았지만.
그건 진짜 말이 안 됐다.
스승님이 자신을 대하는 것만 봐도 안다.
그런 감정이 일도 없다.
‘오히려.’
있다면 김진아 쪽이겠지.
“후.”
주동훈이 들었다면 경악할 생각을 하며 배지민은 쭉쭉 스트레칭을 했다.
어쨌든.
스승님이 마계에 오신다고 해서 그녀는 꽤나 공부를 했다.
아린에게 마계 관련된 책을 대거 받았으며.
하루 만에 그 모든 것을 머릿속에 넣어버렸다.
천재인 배지민에게 그 정도는 누워서 떡 먹는 것과 비슷한 일.
크르르르릉!
“음?”
갑작스레 들려오는 울음소리에 배지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 울음소리는……?”
멀리서부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듯, 소리가 점점 커져온다.
주변 배경은 사막.
사막에서 이 정도 속도를 낼 수 있고, 저런 낮은 소리를 내는 마물이라면, 하나밖에 없다.
“개미 사자!”
이는 꽤나 위험한 마물이다.
상급 마왕 지역에서만 출몰하며, 지능이 없지만, 용과 같은 거력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모랫바닥에 구멍을 파, 먹이를 끌어들인 후 잡아먹는 종족.
다만.
“스승님.”
자신의 스승, 주동훈 앞에서는 별 볼 일 없는 놈이기도 했다.
주동훈은 고룡급 용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거성이니까.
“놈은 불에 완전한 면역을 가지고 있어요. 잡으려면 다른 속성으로 잡으셔야 할 거예요.”
크르릉! 크르릉! 크르르르릉!
오랜만에 등장한 먹이에 흥분했는지, 꽤나 많은 개미 사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도, 도대체 몇 마리야?”
한 마리도 위험한데, 무리까지 짓고 있었어?
타앗!
기겁한 배지민이 땅을 박차 하늘로 튀어 올랐다.
개미 사자를 상대로 모래를 밟고 있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
하지만.
“스승님?”
주동훈은 그저 가만히 무언갈 바라보고 있었다.
‘시스템 창?’
누군가랑 소통하시나?
배지민이 고개를 갸웃할 찰나.
위이잉!
주동훈의 손에서 황토색 창이 튀어나왔다.
‘어?’
배지민이 눈을 크게 떴다.
원래는 항상 붉은 창만 소환하셨다.
그래서 그 무기가 원래 그런 모양인 줄 알았는데……. 다른 색도 있으셨어?
게다가.
‘무, 무슨 힘이?’
배지민은 순간적으로 힘이 풀려 추락할 뻔했다.
저 창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심상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쿠과가가가가……!
땅이 뒤흔들리기 시작했으며.
크르르릉? 크르릉?
개미 사자가 놀란 목소리를 내며, 도주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책을 읽었기에 안다.
개미 사자는 절대 누군가에게 도망치는 생명체가 아니다.
길들이지 않은 상태이면, 상대가 용이든 마왕이든 그냥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족속들이라고 한다.
‘그런 개미 사자가 도망을?’
하지만.
개미 사자는 도주하지 못했다.
콰드드드득!
모래 폭풍과 함께 튀어 오른 수십 개의 창이 개미 사자의 심장을 뚫은 채, 하늘로 들어 올려졌으니까.
심지어.
황금 창이 적색 창으로 변함과 동시에.
화르르륵!
개미 사자 수십 마리가 동시에 타올라 버렸다.
“에?”
잠깐만.
배지민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린 님이 준 책이 잘못되었나?’
개미 사자는 불에 완전 면역이다.
그런 개미 사자를 불로 태운다고?
그게 말이나 되는가?
믿지 못할 엄청난 짓을 해놓고도 스승님은 태연했다.
스윽.
그저 팔을 털어 무기를 없앤 후, 위를 올려다봤다.
“뭐 해? 안 내려오고.”
“아.”
할 말이 없어진 채로, 투욱! 모랫바닥에 착지하는 그녀.
후두두둑!
그런 그녀와 함께, 개미 사자의 잔해가 모래 위로 떨어져 내렸다.
“…….”
배지민은 잠깐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도대체 눈앞에 있는 존재는 어떤 괴물일까?
제법 천재 소리 듣는 그녀로서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청출어람의 길은 멀고도 험할 것만 같구나.
배지민이 속으로 한탄했다.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