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89)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89화
AOS(2)
각 팀별로 오망성의 끝에 서 있는 랭커들과.
송출 장면을 보며 두 손을 모은 채 기다리는 지구인들.
모두가 기대하고 있었다.
영상에서 봤지 않던가!
마계에서 그 끔찍한 마물들을 상대로도 멋있게 맞서 싸웠던 우리의 전사들을!
그들은 분명 이번 리그에서도 통쾌한 승리를 가져다주리라!
우우우우웅!
뱃고동 비스름한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다.
새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고래의 울음소리였다.
두쿵!
동시에 게시판이 빛을 내며, 랭킹이 뒤바뀐다.
대충 10위까지만 공개하자면 이렇다.
[랭킹 1위, 스켈레톤 갓(Skeleton GOD) 주동훈] [랭킹 2위, 마왕(魔王) 잭 스미스] [랭킹 3위, 천마(天魔) 하세라] [랭킹 4위, 올 마스터(All Master) 배지민] [랭킹 5위, 옥스포드의 현자(Oxford’s Sage) 소피아 실버스톤] [랭킹 6위, 던전 메이커(Dungeon Maker) 델라일라] [랭킹 7위, 광전사(狂戰士) 장대웅] [랭킹 8위, 뇌명(雷鳴) 플로아] [랭킹 9위, 관리자(Manager) 주광철] [랭킹 10위, 암제(暗帝) 기소율]당연히 성운급에 올라선 잭 스미스가 2등으로 치고 올라왔고.
특이한 점은 관리자 주광철이 랭킹 9위로 떨어졌다.
그만큼 지구의 전력이 강해졌다고 보면 되겠다.
1년 전만 해도 주광철의 랭킹이 2위였으니.
특히 1년 전 100위였던 배지민이 랭킹 4위로 뛰어오른 것은 대중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선사했다.
└ 와아아아!
└ 진짜 미쳤는데?
└ 정보) 배지민은 주동훈이 점찍은 직계 제자에다. 그리고 모든 랭커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천재 중 천재다.
└ 역시 주동훈 제자.
└ 주동훈 제자면 인정이지.
믿을 수 없는 업적에도 ‘주동훈’의 이름이 끼면 달라진다.
그는 이미 지구의 신과도 같은 입지라, 그 이름 석 자면 모든 게 다 이해되는 경지까지 이른 것이다.
└ 이제 사실 랭킹 발표는 중요하지 않다!
└ 리그! 리그에 집중하자!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앞선 상위 랭커들만 쭉- 빠르게 확인하고, 세계인들은 다시 고래가 송출하는 방송에 집중했다.
어차피 이제 새로운 랭커는 충당되지 않는다.
또한, 바뀌어봤자 자기들끼리의 줄 세우기일 뿐이며.
어차피 리그는 팀전이다.
관심사가 리그 쪽에 더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이내.
부우우우우우우!
고래가 한차례 더 울음과 동시에 메시지를 띄워 보냈다.
[플래티넘 티어.] [지구의 상대 팀은 ‘프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프랑?
└ 프랑스?
└ 미친놈, 프랑스겠냐?
└ 프랑이라……. 제발 약체이길!
– 부우우우우우우우!
관리팀장이라 불리는 거대한 고래의 괴성과 함께.
스슷, 스스슷!
허공에 홀로그램이 켜졌으며, 랭커들이 지구에서 사라져 버렸다.
* * *
[잠깐 대기해 주세요.] [지구 – 불(Fire)] [생존 인원 : 26명]“으음.”
배치 고사 때와 똑같은 방이었다.
주동훈과 그 팀원들은 시뻘건 배경의 방으로 들어왔고.
[매칭을 기다립니다.] [Loading…….] [잠깐 대기해 주세요.]이전처럼 팀 매칭을 기다려야 했다.
그 순간이었다.
‘음?’
주동훈이 눈을 빛냈다.
‘아.’
잊고 있었다.
아버지가 준 선물이 몸 안에서 활성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나 정교한지, 시스템이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말이다.
‘든든하네.’
좌측에는 정수의 힘이 있고, 우측에는 아버지의 도움이 있다.
때문에 무섭지 않았다.
상대가 누구든, 박살 낼 자신이 있었다.
“지금부터 제 말 잘 들으세요.”
주동훈이 중얼거렸고, 팀원들이 적막 속에서 온 신경을 그에게 집중했다.
주동훈은 누가 뭐래도 지구 최강의 전사이자, 리더.
“게임 시작한 이후에, 무조건 제가 통제하는 대로만 따르면 됩니다.”
주동훈이 씨익 웃었다.
아버지가 주신 치트키.
이제부터 그걸 절묘하게 이용해 볼 생각이었다.
* * *
[리그전은 배치 고사와 다르게 1세트부터 5세트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리그전부터는 동시에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
이는 각 행성을 위한다기보다, 초월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들의 재미를 조금 더 돋구기 위해서.
[먼저 1세트입니다.] [운명의 주사위가 굴러갑니다.]투르륵……!
화면에서 빨강, 파랑, 초록, 황금, 갈색, 흰색으로 칠해진 주사위 두 개가 데굴데굴 굴렀다.
그리고 이내.
지구의 주사위는 빨강색, 프랑의 주사위는 갈색이 나왔다.
[1세트가 정해졌습니다.] [지구 – 불(Fire) vs 프랑 – 흙(Earth)] [주제 : Aeon of Strife] [각자 라인에서 성장해, 상대의 중앙 진영을 격파하시오.] [승리 시 5점] [패배 시 –2점]“후.”
주동훈이 호흡을 내뱉었다.
‘하필.’
우리가 1세트로군?
눈을 흘깃 돌려 주제를 읽었다.
Aeon of Strife.
줄여서 AOS다.
동시에 주동훈의 시야에는 그 주제에 관한 정보들이 세세하게 펼쳐졌다.
어떤 장르인지부터,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는지.
또한 이 맵에 특성이 무엇인지까지,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되었다.
아버지가 주신 ‘룰북’의 효과다.
‘이건.’
꿀꺽.
주동훈이 침을 삼켰다.
‘그때랑 비슷하네.’
과거 몬스터 대전과 비슷했다.
기존에 가진 힘이 대결의 승패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즉, 주동훈이 거성이든 성운이든 아무리 세도 여기서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건 좀 아쉽네.’
이런 주제가 마탑이나 세계협회 쪽에 나와야 하는 건데.
어쨌든.
1세트가 정해지자마자 시야가 암전함과 동시에 배경이 바뀌어 버렸다.
배경은 숲과 공터.
뒤에는 아군의 커다란 성이 지어져 있고, 약 5개의 공격 타워가 그 성을 지키고 있었다.
“길마님!”
“몸이 약해졌어요!”
“예전처럼 안 움직이는데요? 점프력도 굼뜨고, 몸이 무거워요.”
당연하다.
AOS는 레벨1부터 꾸준히 성장해야 하는 장르거든.
이번에도 저번처럼 불리할 수 있다.
똑같이 레벨1이 되었다면, 인원수가 많은 팀이 유리할 수 있으니까.
‘아니.’
주동훈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오히려 유리해.’
성장은 인원수가 적을수록 더 빨리한다.
획득하는 경험치는 똑같은데, 그걸 많은 존재가 나누어 먹으면 그만큼 성장이 느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오합지졸이 많은 것보다, 엘리트 몇 명만 집중적으로 키우는 게 훨씬 낫다.
‘더군다나.’
이번 역시 저번처럼 제대로 된 설명조차 안 해줬다.
당연히 이 주제를 처음 해보면 얼탈 수밖에 없겠지.
당장 우리 별천지 멤버들도 안절부절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더더욱 유리한 것은 우리다.
우리에겐 ‘룰북’이 있으니까.
‘물론.’
프랑 쪽이 이 장르를 완전히 모를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야 배치 고사 후 첫 리그지만 프랑은 좀 해봤을 수도 있는 거잖아?
주동훈이 가슴을 차분하게 내려 앉혔다.
“다들 집중하세요.”
그의 말에 모두가 주동훈을 바라봤다.
“쉽게 생각하세요. 오솔길이 세 곳 있습니다. 그 세 곳의 오솔길을 쭉 가다 보면 적진 중앙 건물에 다다를 수 있죠. 우린 쭉 밀고 들어가 그 건물을 파괴해야 합니다.”
물론, 가운데 ‘정글’이라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업을 한 후, 각 라인을 도와줄 방법도 있지만, 그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내가 갈 거니까.’
“미친놈들.”
주동훈이 중얼거렸다.
갑자기 욕을 하는 게 아니다.
“크하핫! 우릴 불렀나, 동생?”
그저 팀명을 부르는 거다.
왜 팀명을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미친놈들은 저기 상류 쪽을 타고 가 나오는 병사들을 잡아주세요.”
“그래?”
“절대. 절대로 죽으면 안 돼요. 채팅창으로 소통하면서 보수적으로 잡아주세요. 또 가다 보면 적진 타워가 있을 거거든요?”
“타워!”
“예, 타워. 그것도 승인 떨어질 때까지 절대 건들면 안 돼요.”
“오케이, 좋았어!”
“다음은 미친년들.”
“yes, sir. 주인!”
플로아가 씩씩하게 경례하며 답했다.
“미친년들은 하류층 길을 타고 가서 미친놈들이랑 똑같이 하세요.”
“오케이! 적진 병사를 잡으란 거지?”
별천지의 여성 멤버들이 플로아를 따라 우르르 달려갔다.
이제 남은 자들은 스틱스와 비전투 직종밖에 없다.
권선지와 권탐지.
그리고 지도익 할아버지와 양정애 할머니.
그녀들 역시 랭커이기에 이곳에 참여했다.
“나머지도 중앙으로 이동해 싸워주세요.”
“우, 우리도 싸우는 건감?”
지도익이 당황했다.
“예,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아무 자세로 냄비만 휘둘러도 될 거예요.”
AOS 시스템에서, 전투 감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스펙이다.
아무리 주동훈이라 해도 레벨 1이면 레벨 10 양정애조차 못 이길 거다.
“아군 타워 사정거리 안에서 다가오는 병사들만 잡으시면 됩니다.”
“병사들이라 함은…….”
“가 보면 아실 거예요. 해보다가 궁금한 건 채팅창으로 물어보시고요.”
“알겠네. 한번 싸워 보지 뭐.”
“우, 우리도 해볼게요!”
권 자매들이 주변에 떨어진 목검을 쥐며 당차게 외쳤다.
특히 권탐지는 용기가 샘솟았다.
“언니.”
“응?”
“걱정하지 말라는 거, 참이야.”
“……그래?”
주동훈이 걱정하지 말라면, 진짜 걱정 안 해도 된다.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러신 거겠지.
그렇게 주동훈은 순식간에 단체를 세팀으로 나누어 분배했다.
‘그리고.’
주동훈이 씩 웃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내가 정글이다.’
아버지가 주신 정보에 따르면 정글만 압도적으로 잘해도 게임을 뒤엎을 수 있는바.
이제부터 제대로 놀아 볼 생각이었다.
* * *
– 드디어 새해가 왔습니다. 우리 랭커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에 오히려 마음 졸이지 않고 편하게 응원할 수 있는 현장! 그래도 우리 랭커들이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움직인 것은 별천지 팀입니다! 상대는 프랑의 흙 팀! 저쪽 진영은 200이 넘어가네요!
이번엔 아예 달랐다.
제대로 중계하라는 듯 아군 진영뿐만 아니라 상대 진영의 움직임까지 전부 다 제공되었다.
어차피 경기를 뛰는 랭커들은 모르니, 전부 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 프랑의 종족은 전설 속의 라이칸 슬로프일까요?
– 맞습니다, 늑대 인간! 간혹가다 던전 보스로 등장하곤 했었죠?
– 이야기 속에서나 듣던 웨어 울프를 상대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프랑은 견인(犬人)족이었다.
인간처럼 이족보행 하지만, 머리는 개의 형상을 가지고 있는 괴수.
– 일단, 경기가 시작된 지 1분째 흘러가고 있습니다!
확실히 별천지보다 프랑 쪽의 행동이 반보 느렸다.
일사불란하게 명령을 내리는 주동훈과 다르게, 그쪽은 정보를 파악하느라 애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늑대인간들도 대충 파악하고 팀을 나눠 각자의 갈래로 병력을 보냈다.
다만.
– 주동훈! 주동훈이 벌써 사냥을 시작합니다!
마치 주동훈은 이 구역을 전부 알고 있다는 듯 유려하게 전장을 누볐다.
풀숲 구역을 헤치고 나타난 괴물은 길쭉한 나무 괴물이었다.
뿌리 밑으로 새끼 묘목들을 보내 공격하는 괴물.
주동훈 입장에서는 우스운 괴물이지만, 어차피 이곳 AOS 세계는 레벨로 흘러간다.
콰득!
한 번의 공격으로 잘 베이지 않았다.
‘괜찮아.’
저 괴물의 명칭은 ‘우드 골렘’.
방어력이 강한 만큼 공격력도 약하다.
그저 피하면서 연타로 때려주기만 하면 금방 잡는다.
‘우선 레벨 3을 누구보다 빠르게 달성한다.’
주동훈이 눈을 빛냈다.
– 공격이 굉장히 매끄럽습니다. 대단하네요. 우리야 고래가 정보를 제공해 줘서 어떤 게임인지 알지만, 저쪽은 아무 정보도 없을 텐데……. 과연 대단한 상황 판단력입니다!
그렇다.
배치 고사 이후 리그전부터는 각 행성 구성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구성해 뒀다.
중계하는 쪽에게는 대략적인 게임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콰지직!
결국, 주동훈의 검에 의해 ‘우드 골렘’의 뿌리가 산산이 조각났다.
[레벨 2가 되었습니다.]‘좋아.’
다음은 ‘도마뱀 괴물’.
주동훈이 머리끝까지 솟구쳐 있는 수풀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도마뱀 괴물’은 꼬리가 약점이다.
키아아아아!
수풀에 나타나자마자 달려드는 도마뱀의 일격을.
타앗!
허공으로 점프해 휘리릭 공중제비를 돌며 피함과 동시에.
푸욱!
가볍게 꼬리에 검을 쑤셔 넣었다.
[‘도마뱀 괴물’의 꼬리가 잘립니다.] [‘도마뱀 괴물’의 체력이 50% 하락합니다, 방어력이 50% 하락합니다.]약해진 도마뱀을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
푸확!
피가 튐과 동시에 도마뱀의 목이 떨어져 버렸다.
게임이 시작된 지 2분도 채 되지 않아 몬스터를 2마리째 처치하는 주동훈을 바라보며.
└ 미쳤냐고!
└ 이게 조선의 클라스다!
└ 그렇다, 주동훈. 그는 게임 천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자식이었다!
└ 이거 한때 유행하던 류의 게임이지?
└ ㅇㅇ, 진짜 던전 나오고 사장되긴 했지만, 꽤 인기 있던 장르였을걸?
└ 역시 대 동 훈!
세계인들은 당연히 열광했다.
딱 봐도 주동훈이 프랑 측보다 더 시원하고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된 지 3분이 되었을 때.
[레벨 3이 되었습니다.]전장에서.
오직 주동훈 혼자 레벨 3에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