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mmoned a max level demon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72
제171화
171화
“우와~! 뭘 얻어 올까 기대했는데, 정말로 생각도 못 한 걸 가져왔네.”
내가 마탑에서 마도서를 삥뜯…… 아니, 인수했다는 소식을 어디서 들은 것인지 미셀은 그다음 날 바로 찾아와서는 마도서를 어서 보여 달라고 조른다.
보여 줘도 상관은 없었다.
내가 빌려주겠다는 약속도 했으니까.
흔쾌히 보여 주자, 미셀은 여러 의미로 감탄한다.
그래도 실망하는 느낌은 아니군.
“이상한 걸 가져왔다고는 생각 안 하나 봐?”
“모든 마법에는 의미가 있어. 하물며 마도서로 남겼다는 건 그럴 만한 진의가 있다는 거잖아.”
그 사서랑은 전혀 다른 반응이군.
“숲의 할배들이 늘 하는 말이야.”
“숲과 탑의 견해의 차이인가. 하지만 정작 그 마도서는 탑이 관리하게 되었지.”
“그야 돈이 많이 들어가잖아.”
“……어? 돈 때문에?”
정치적 싸움의 결과이겠거니 생각하고 말한 것인데, 미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마도서 보관이나 보존을 위한 마법 유지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한두 권이면 몰라도 그걸 전부 감당하려면 돈이 많이 들잖아.”
“그래서?”
“숲의 할배들은 그런 쪽에는 영~ 아니니까.”
가난한 건 아니나 마탑처럼 막대한 부와 권력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요컨대 마탑이 제대로 관리할 거 같으니까 양보했다는 건가.”
“그렇다고 들었어.”
“……조금 신경 쓰이는 이야기지만, 그건 다음에 듣고.”
지금 필요한 건 그런 설정 같은 이야기가 아니니까.
미셀에게서 마도서를 다시 돌려받고는 나는 그 표지를 가볍게 두드렸다.
“중요한 건 이 낡은 책들이 내 힘을 더욱 강하게 해줄 거라는 사실이지.”
“하긴~, 마법은 이용하기 나름이니까. ……그래서 뭘 할 건데?”
미셀은 관찰이라도 하듯 지켜보고 있다.
마도서에 대한 흥미는 부차적이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보고 싶은 건가.
봐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숨길 만한 것도 아니고.
“일단 내가 인수한 마도서 두 권에 기록된 술식 하나는 마력 부유.”
마력 부유 개론.
이름 그대로 물체에 부유 성질을 가하는 마법.
“이것을 익히면 마법을 적용한 물체를 띄울 수 있다고 하지.”
“헤에~, 미묘한 효과네.”
“단순히 물체를 띄우는 거라면 마력을 이용해서 휘감아 들어 올리거나 다른 방법이 지금 시대에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대체 수단이 너무나도 많아 사실상 사장된 마법이라는 설정이었던가.
사실상 수백 년 전에나 가치가 있는 마법이라는 취급.
“이 마법에서 중요한 점은 한번 부여하면 일정 시간 동안 별도로 의식하지 않아도 부유가 지속된다는 것이야.”
“그 점을 생각하면 편리하겠네.”
일리가 있다는 듯 끄덕인다.
“그리고 두 번째 마도서. 이건 어떤 특수한 영창법을 터득하게 해 주는 이론이야.”
다중 영창의 서.
주문의 동시 캐스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 계통 스킬 ‘더블 캐스팅’을 습득하게 해준다.
“정확히는 두 가지 영창을 동시에 하게 해 주는 거지.”
“아! 그건 꽤 써먹기 좋겠네!”
“그리 좋기만 한 건 아니야. 대신에 마력량은 기존의 세 배는 먹어.”
연비가 썩 좋지 않기에 어지간한 마법사는 이런 걸 익힐 바에야 그냥 고속 영창에 투자하여 빠르게 난사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이것만 익혀서 강해지는 건 아니지만…… 중요한 건 이걸 써먹을 방법.”
어디까지나 내가 이용하기 위한 수단일 뿐.
“핵심은 마도서가 아니라 이거야.”
내가 공방 서랍에서 꺼낸 것은 푸른색의 수정.
마나 크리스털.
“아, 본 적이 있어. 이거 멕젠 학과장님이 연구하는 물질이지?”
“맞아. 고밀도 마력 응집 물질. 마나 크리스털이라고 하는 것이지.”
내가 멕젠 학과장의 부탁을 들어준 대가로 받아 둔 아이템이다.
“학과장도 막상 만들긴 했는데, 아직 용도를 찾지 못해서 골머리를 앓는다던가 뭐라던가.”
“그런 걸 받아 온 거야? ……아, 지난번 훈련에 왜 시안 네가 껴 있나 했더니.”
“눈치가 빠르군. 하여튼 이게 핵심이야.”
모든 건 이것을 위해.
“순수한 마력을 응축하여 물질화한 광물. 이걸로 뭔가 만들려고?”
“그런 거지!”
바로 맞췄다.
“이걸 이용해서 무기를 만들 거야. ……정확히는 지팡이.”
“지팡이라면 이미 쓰고 있는 게 있잖아.”
있지.
그것도 당분간은 현역일 정도로 좋은 장비고.
“정확히는 서브 웨폰. 보조용 장비야.”
강력한 장비 하나만을 믿고 가는 것은 삼류나 하는 짓이다.
다양한 장비와 무기, 방어구들을 활용하려면 메인으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전투를 유리하게 해 줄 제2, 제3의 장비가 필요하다.
“뭐, 보면 알 거야.”
지금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소재는 이미 갖춰져 있다.
《크리스털 스태프》
《등급 : A》
《옵션1 : 고속 영창술》
《옵션2 : 영창 위력 증폭》
완성되었다.
무기로서의 성능은 평범한 수준.
위력이라면 내가 사용하는 사멸의 스태프 쪽이 더 강력하겠지.
등급부터가 떨어지니까.
“그래도 이거면 충분해.”
말했다시피 메인 아이템은 아니다.
전투에 도움이 될 서브 웨폰.
“시안, 설마 지팡이를 두 개 휘두른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
“못 할 건 없는데. 하지만 그래 봐야 무슨 의미가 있어? ……그리고 이미 해 봤어, 그거.”
“해 봤구나…….”
평소에 여러 가지 연구를 하니까.
보다 효율적인 스킬의 운용이나 게임 시절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을 찾으려는 방법.
스태프를 두 개든 세 개든 네 개든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방법도 시험해 봤다.
입에 물든 등에 짊어지든 하여튼 내 몸에만 닿으면 장비한 것으로 취급이 되니까.
“결과적으로는 어땠어?”
“딱히 의미는 없었어.”
게임에서는 기본적으로 한 손에 한 개의 장비 장착이 기본.
예를 들어 단검은 한 손 장비이기에 한 손에 한 개, 총 두 개를 양손에 쥘 수 있다.
스태프는 양손 장비이기에 두 손에 전부 장착하는 것.
완드는 추가로 쥐어 봐야 딱히 스탯 상승의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예를 들어 두 종류의 스태프를 쥐고 각각 사용하는 건 가능해. ……무게 때문에 팔이 뻐근하지만.”
“흐음~, 나도 해볼까.”
“관둬. 그다지 메리트는 없으니까.”
의미 없는 기행이다.
“어차피 마법이 발현되는 건 스태프를 쥐고 있는 내가 기점이니 차라리 강력한 무기 하나를 들고 사용하는 게 더 낫거든.”
“사용하는 본인이 기점이라……. 아하, 시안이 뭘 꾀하는지 알 거 같네.”
“이래서 똑똑한 녀석들은…….”
설명하는 보람이 없다. 눈치 빠르네.
“내가 확인한 건 여유만 되면 스태프 한 개든 두 개든 얼마든지 쥐고 써먹을 수 있다는 거야.”
단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은 굳이 무기를 두 개 직접 쥘 메리트가 없다는 것.
그렇다면?
“……내가 쥐지 않으면 메리트가 생기지 않겠어?”
예를 들어 지금의 나는 마기를 직접 방사하여 그 끝에 간단한 마법 정도는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마기를 뻗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감이 좋은 상대는 바로 눈치를 채서 의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사용한 마법은 맨손으로 시전한 것과 동일한 취급이더라고.”
아쉬운 단점이다.
그러나 인간은 늘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답을 찾아낸다.
“시험 끝에 지팡이를 손에 쥐지 않아도 마력을 연결해 두면 사용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
“……어? 진짜?”
“의외로 쉬워.”
왜 해볼 생각을 안 했는지 몰라.
내가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 스태프를 향해 손을 뻗어 원거리에서 그것을 다루어 보았다.
화르륵.
스태프의 끝에서 검은 불씨가 발생했다가 사라진다.
“직접 쥐는 것과는 요령이 다르긴 한데, 연습 좀 해보면 쉽더라고.”
거기서 발상의 전환.
잘만 하면 직접 몸에 지니지 않아도 복수의 스태프를 장비하고 운용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을 위한 게 이 신규 장비.
크리스털 스태프.
“마나 크리스털의 특성 중 하나는 소재가 순수 100% 마력 물질이기 때문에 내 기운으로 장악하기가 쉬워.”
그리고 마나를 장악해 버리면 물체의 조작이 가능하다.
시범 삼아서 장악하자, 푸른색의 수정이 검게 물들면서 스태프가 내 손짓대로 데굴데굴 굴러간다.
“문제는 마나를 장악하면 응축된 마나 양만큼의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거지만.”
들어 올릴 수는 있으나 집중이 필요하다.
이 정도 크기의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소모한 크리스털은 이전의 멕젠 교수가 실습에서 아이들에게 보여 줬던 양의 몇 배에 달한다.
전투 중에 이것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효력이 오래가는 부유 마법이 필요한 거야.”
“아하! 부유 마법으로 띄우고 그것을 시안 네 의지대로 방향을 조작한다?”
“빠른 조작은 어려워도 방향의 조절이나 회피 기동 정도는 어떻게든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직접 입증해 보면 된다.
크리스털 스태프에 부유 마법을 걸어 띄운다.
마력으로 들어 올리려고 하면 그 대량의 응축된 마나의 밀도 때문에 어렵지만, 부유 마법은 어디까지나 아이템 자체의 물리적인 질량을 들어 올리는 마법.
요컨대 간단히 날릴 수 있다.
“마력으로 띄우는 것보다 좀 더 가볍나? ……익숙해지는 건 금방이겠군.”
휙휙 가볍게 공방 천장을 누비는 지팡이.
몇 번의 조작 연습을 통해 감을 잡자, 이제는 딱히 손짓으로 의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내 주변을 배회한다.
“그리고 남은 건 이렇게 원거리에서 조작하는 지팡이를 통한 캐스팅의 실험인데.”
이건 공방 내에서 할 수 없지.
일단은 바깥으로 나와서 적당한 나무를 표적으로 삼아 사용해 보았다.
흑염탄.
공중을 떠다니는 지팡이가 자연스레 그 끝을 목표를 향해 겨누고는 흑염탄을 사출하여 맞춘다.
“정말로 저거 되네…….”
놀랐다는 듯 감탄하는 미셀.
“단발이 아니라 연발도 돼. ……기동까지 하면서 말이야.”
휘이익.
제법 빠른 속도로 공중을 선회하며 자유자재로 궤도를 바꾸면서 포격을 쏘아 낸다.
어떤 방향에서든 충분한 공간만 확보되면 얼마든지 지팡이만을 날려서 요격하는 요령을 갖춘 셈.
‘의외로 이건 요령을 잡기 쉽군.’
다루는 이미지를 그리기 쉬웠으니까.
시안이 되기 전의 인생에서 접한 만화를 통해 참고할 것들은 차고 넘쳤고.
“이건…… 마법전의 신개념이네.”
미셀이 진지하게 끄덕이며 그 이점을 알아채고는 놀라워한다.
“그 정도냐?”
“당연하잖아. 이거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팡이만 날려 보내서 깡그리 태워 버리는 방법도 가능할 거야.”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써먹을 곳은 차고 넘친다.
미셀의 의견에 나도 동의하듯 끄덕였다.
“이건 발표할 마음은 없어. 당분간은 나만 써먹을 생각이야.”
무엇보다 그래야 메리트가 생기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살아남고 활약하는 방법이다.
적어도 이것을 사람들에게 푸는 건 내가 단물을 쏙 빼먹고 난 뒤에나 할 일이었다.
“나한테는 자랑해 놓고?”
“악용할 만한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흐으음~, 그거 영광이네.”
“그리고 어차피 빠르든 늦든 이거 보면 금방 알아낼 거 아니냐.”
그리고 미셀 위스티닐은 굳이 이런 방법을 흉내 낼 필요가 없었다.
얼마든지 더 강력한 방법을 터득할 테니까.
“뭐, 이렇게 서브 웨폰을 갖추게 되면서 가장 큰 이점은 이거지.”
사실 내가 꾀하는 것은 이것이다.
그대로 공중에 떠다니는 크리스털 스태프를 놔두고는 나는 메인 웨폰인 사멸의 스태프를 추가로 꺼내 들었다.
이걸로 사실상 이중 장착 상태.
“복수의 스태프. 전혀 다른 방향에서의 동시 영창. 그게 가능하면 결정적으로 화력이 높아져.”
흑마법이 공용 마법에 비해 부족한 것은 화력이다.
난이도와 마력 소모량이 동등한 두 종류의 마법이 부딪히면 흑마법 쪽 화력이 밀린다.
지금까지는 레벨이나 마력량 그리고 앞서가는 서클의 숫자로 밀어붙였지만.
갈수록 힘의 우위로만 찍어 누르긴 힘들 것이다.
향후 나랑 동등 혹은 우위의 적과 싸울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럼 부족한 화력을 어떻게 보충하지?
“답은 간단해. 포신을 늘리면 돼.”
포대에 미친 민족의 혼이 답을 알려 준다.
화력이 부족하다고?
그럼 포신의 숫자를 늘려라.
“이렇게 말이야.”
-흑염멸폭풍.
-흑요나선포.
더블 캐스팅.
두 가지 마법을 동시에 캐스팅함으로써 각각 다른 두 종류의 마법의 동시 사출.
흑요석의 포탄과 화염의 폭풍이 뒤얽히며 보다 큰 위력을 자아내며 날아간다.
콰가가가강!
두 가지 마법이 동시에 명중한 표적은 완전히 증발해버렸다.
화력이 두 배.
“거기에다 에밀리도 마법 공격이 가능하니까 최대 세 배의 포격을 퍼부을 수 있어.”
순간 화력의 증설.
포문을 늘릴수록 화력이 늘어나는 건 상식이지.
참으로 근본적인 해결법이 아닌가.
내가 자랑하듯 성과를 보여 주자, 입을 다물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던 미셀이 묻는다.
“시안, 너……. 대체 뭐랑 싸우려고 그러는 거야? 이번에는 진짜 드래곤이라도 잡으려고?”
“글쎄다. 뭐, 이것저것?”
말 그대로 다양한 것들을 잡기 위해서지.
드래곤이든.
악당이든.
혹은 그 외의 괴물이든.
모든 걸 다 때려잡기 위해서.
그래도 우선은.
‘퀘스트나 하러 가야지.’
당장 해야 할 퀘스트를 먼저 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