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mmoned a max level demon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59
제59화
59화
본격적으로 거점 확보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은 재료부터 합성해야겠군.”
다행히 소재는 찾아보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진흙》
《자연의 기운이 적당히 깃들어 있어 좋은 것을 만들어 낼 느낌이 드는 흙》
《목재》
《숲의 나무를 가공하여 획득한 목재. 장작, 건축 어느 쪽에도 유용한 소재》
일단 기초 재료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뭘 할 거야?”
“뭘 할 거죠?”
아직 할 일에 대해 듣지 못한 두 소녀가 동시에 묻는다.
가르쳐 주자.
지금부터 내가 무엇을 할지를.
“거점 확보. 아니, 건축.”
현실적인 야숙 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게임 당시의 지식을 근거로 한 행동 방침을 말이지.
“내가 하나 장담하는데, 이 숲에서 가장 호화롭게 지내게 해 주마.”
지금부터 즐거운 캠핑을 보여 주도록 하마.
과제? 수업? 세상을 위협할 시나리오?
몰라. 그딴 거.
‘난 그냥 놀 거야.’
일단은 즐긴다. 그게 내 인생의 방침이니.
* * *
게임 시절의 야영이나 숙박이라는 것은 결국 회복 및 세이브 포인트의 개념.
‘현실이 된 시점에서 그런 건 이제 없지만.’
하우징 시스템을 포함하여 게임 시절의 잔재라고 할 수 있는 기믹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하우징을 통해 상승하는 효과는 실은 2중첩이 돼.’
게임 시절의 자그마한 팁이다.
기본적으로 하우징 보너스를 통한 효과를 받을 수 있는 거점은 플레이어가 세운 거점 중 하나를 지정해야 하는 것.
예를 들어 제도 집을 2채 이상 구입하더라도 그 효과는 중첩되지 않는다.
‘솔직히 그게 중첩되었으면 지금쯤 땅 투기에 올인하고 있었을 텐데.’
제국의 부동산 왕을 노렸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꼼수는 막아 놓았을 것이다.
단, 예외가 있다.
제도 바깥.
기본적인 활동 무대가 되는 거점 외에 외부 훈련이나 혹은 시나리오상 방문하게 되는 필드.
예를 들어 혈목의 숲과 제국 아카데미는 별개의 맵으로 쳐주기 때문에 숲에 또 하나의 거점을 세워 두 번째 효과를 누리는 게 가능하다.
버그 따위가 아니라 공식으로 인정된 사양인 셈.
‘이것도 그 사양이 유효하다면 두 번째 거점 효과가 중첩되겠지.’
향후 진행될 대부분의 맵에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가능한 거점을 세워 그 효과를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 효과는 해당 맵에서 벗어나면 사라지지만…… 활동할 때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
그런 까닭에 내가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자 하는 건 단순히 몸 하나 편하자고 하는 이기심 때문은 아니란 것이다.
수월하게 시나리오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기에 뭔가 만들 거야?”
“보면 알 거야.”
묻는 셀리디아에게 보란 듯이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나는 곧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소재는 흙과 이 일대의 나무.
《흑마 연성을 실행하시겠습니까?》
평범하게 제작 스킬로도 만들 수 있지만, 가능한 공을 들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내 클래스 특성을 발휘하여 재료 단계부터 가공해 두면 보다 유리한 효과가 발생하기 용이하니까.
《검은 벽돌을 제작하였습니다.》
《마기에 물든 나무 기둥을 제작하였습니다.》
그대로 계속해서 제작을 반복하여 벽돌과 목재 가공 소재들을 차근차근 생성하여 쌓아 두기 시작한다.
퐁! 퐁! 퐁!
허공에서 생겨나는 벽돌이 계속해서 쌓여 간다.
재료는 남아돌고 제작에 들어가는 마력의 소모도 크지 않으니 이대로 마음만 먹으면 수만 개도 쌓아 놓을 수 있다.
“마치 곡예 같군요.”
“서커스 취급하지 마.”
그런 내 행동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셀리디아와 알피네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말했다.
“설마 시안, 거점을 만든다는 게…….”
“말 그대로 만든다는 건가요?”
“맞아. 조잡한 텐트나 동굴 따위가 아니라 공을 들여서 오두막을 만들 생각이야.”
자고로 의식주에는 공을 들여야 하지.
바람 불면 날아갈 거 같은 텐트니, 뭐가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축축한 동굴 같은 곳은 절대 사양이다.
단단한 벽돌과 잘빠진 목재를 기본 소재로 튼튼하게 집을 지어서 말 그대로 두 발 쭉 뻗고 편히 쉴 수 있는 거점을 만들자.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재료를 써서 건축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요?”
“응……. 어려워.”
“그렇겠지. 평범한 건축이라면 말이야.”
당연히 평범하게 쌓아 봐야 조잡한 건물밖에 나오지도 않고, 사실 건축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그런데 내가 평범하게 짓는다고 말했던가?”
평범하지 않으면 된다.
“좋아. 재료는 충분하고.”
나머지는 이것들을 다룰 재주만 있으면 된다.
《스킬 – 거점 구축을 취득합니다.》
《스킬 포인트 5pt를 소모합니다.》
《잔여 스킬 포인트 : 38pt》
게임의 편의를 위한 스킬.
거점 구축은 전투에 쓰이진 않아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2장 무렵부터는 찍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이것을 찍게 되면 건축이 가능한 지점에 충분한 소재만 있다면 자유롭게 거점을 건축할 수 있게 되니까.
물론 막 쓸 수는 없고.
시나리오상 거점 제작이 허용된 맵에서 1회만 사용 가능.
그래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스킬이다.
《스킬 포인트 5pt가 소모됩니다.》
《스킬 – 거점 구축의 숙련도가 Lv. 2에 도달합니다.》
《잔여 스킬 포인트 : 33pt》
쭉 올린다.
레벨이 오를수록 거점의 퀄리티는 더욱 올라간다.
1레벨에서는 천이나 가죽 재료를 써서 텐트를 생성하는 정도.
2레벨이면 나무로 된 오두막.
3레벨부터는 석재를 이용한 건축물 생성이 가능하다.
《거점을 생성합니다.》
일행에게는 잠시 물러나 있으라고 지시한 뒤 스킬을 구사하여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간다.
거점을 지을 터로 마련해 둔 지점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가 싶더니 그대로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소용돌이는 준비해 둔 재료를 마치 제물을 잡아먹는 것처럼 쓸어 담더니 마구 뒤섞는다.
“시안? 괜찮은 거야?”
“순조로워~. 곧 기다려 보면 알 거야.”
스킬의 유지를 위한 마력만을 계속 주입하며 10분 정도 집중했을까.
“휴……. 그럭저럭 완성된 모양이군.”
완성을 감으로 깨닫고 손짓하자, 폭풍이 걷히고 드디어 완성된 거점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세상에.”
“……이건 무슨 기적인가요?”
셀리디아와 알피네 둘 다 상식 밖의 일을 목도한 듯 작게 입을 벌리며 놀라고 있었다.
떡하니 자리 잡은 오두막.
사용한 소재의 영향 때문인지 검은 광택이 반짝이는 2층짜리 목조 오두막이 탄생한 것이다.
“생각보다 모양새가 잘 잡혔네. 역시 숙련 레벨은 찍은 값은 하는군.”
기왕이면 누릴 수 있는 안락함은 최고로 누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저질렀다.
“하여튼 실습 동안 우린 여기에서 지낼 거야. 보이는 것보다 튼튼하니까 어지간한 몬스터가 들이박아도 꿈쩍도 하지 않을 거야.”
무엇보다 스킬을 이용하여 건축하였기에 약간의 옵션도 붙어 있다.
《마물 회피》
《해당 거점에 머무르는 동안, 해당 플레이어의 레벨보다 5레벨 이하의 마물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 숲의 몬스터는 특수한 개체를 제외하고는 지금의 나보다 레벨이 낮다.
현재 내 레벨이 24니까 19레벨의 몬스터는 접근 불가.
야간 경계도 편해지니 확실하게 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셈.
“……대단해, 시안. 이것도 마법이야?”
“대충 그런…… 셈이지.”
순수하게 감탄하는 셀리디아에게는 적당히 얼버무리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본격적으로 마법을 익힌 학생이나 교수가 본다면 기겁하겠지.
비상식의 극치일 테니.
“너희도 어지간하면 여기서 쉬는 걸 권하고 싶은데, 어때?”
방은 남아돈다.
강제는 아니기에 싫다면 바깥에서 텐트를 치건 뭘 하건 말리지는 않겠지만.
“좋아.”
셀리디아는 일말의 고민 없이 승낙한다.
“그보다 시안만 들어가 있으면 치사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그럼 알피네는?”
알피네는 어떻게 반응할까?
현재 그녀는 멍하니 내가 지은 건물을 바라보며 어쩐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혹시 화라도 내나?
그러나 그건 기우였던 모양이다.
“말 그대로 대자연에 반항하기라도 하는 듯한 폭거네요……. 이런 숲이라지만 자연의 일부를 밀어내고 손짓만으로 이런 걸 쌓아 올리다니.”
어쩐지 전율하는 알피네.
저래 보여도 성녀이니 그들의 규범으로는 용납하기 어려워 보이나?
“괜찮네요.”
“이봐…….”
“그야말로 섭리에 반하는 흑마법사다운 폭거가 아닌가요!”
“왜 그걸 기쁜 듯이 말하는데? 그전에 이건 흑마법사랑 상관없거든?”
그냥 감격하고 있을 뿐인가 보다. 대체 어느 부분이 그녀의 감성을 찌른 건지.
“시안? 설마 저는 들여보내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건 아니겠죠?”
“딱히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만. 그런데 들어가도 돼? 흑마법사가 지은 건데? 이렇게 새까만데?”
“들여보내지 않는 게 더 잔인한 말 같은데요.”
“듣고 보니…….”
성녀님을 방치해 두고 지냈다는 게 알려지면 교회에 끌려가서 목을 베여도 할 말이 없을지 모른다.
“거기에다 이제 와서이긴 하지만, 해야 할 중요한 말이 있답니다.”
“뭔데?”
“……실은 저도 노숙은 싫어요!”
그러니까 방 하나 내주세요!
알피네는 순수하게 본심을 담아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뭐, 당연히 줄 생각이었다.
* * *
혈목의 숲에서의 실습은 어디까지나 서바이벌의 틀을 내세우고 있다.
잠자리는 재량껏 준비해라.
먹을 것, 마실 것 또한 스스로의 능력으로 어떻게든 해결해라.
수단은 딱히 제한하지 않겠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빡센 실습이겠지만.’
꾀를 쓰면 이보다 허술한 규칙이 없다.
아마 교수들도 알면서 일부러 규정을 느슨하게 짠 것이리라.
재량껏 알아서 해라.
그것은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것!
‘그럼 하면 되지.’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석재로 거점을 지어 올렸다.
어디까지나 소재의 대부분은 숲에서 공수했고, 지니고 있던 것도 내 재량껏 챙겨 온 소재뿐.
반칙이었으면 지금쯤 교수들이 제지했을 것이나 아무 말이 없다는 것은 이것 또한 허용 범위 내라는 것.
그렇다면?
‘규정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뭘 해도 되는 거지!’
조금은 이 빌어먹을 실습을 즐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시점에서 나는 더는 눈치 보는 것을 관뒀다.
응? 숲에다가 집을 지어 올릴 때부터 무슨 눈치를 봤냐고?
이제는 꺼릴 것도 없다.
“짐 풀었으면 조금 이르지만 배부터 채우자.”
야숙이 성가신 이유는 의식주. 이 모든 것을 충족하기 난감한 환경이기 때문.
특히 잠자리는 그렇다고 쳐도 먹을 것은 상당히 골머리를 썩일 문제다.
“식수야 간단한 물 속성 마법은 쓸 수 있으니…….”
“정령술로도 가능해.”
셀리디아가 보란 듯이 허공에 몇 개나 되는 물 구술을 간단히 띄운다.
마법이나 정령술로 만든 물은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의 수질을 갖고 있기에 어지간해서는 그대로 사용해도 별지장이 없다.
“저도 신성력을 이용하면 물을 정화할 수 있지만……. 역시 마법과 정령술이 이럴 땐 더 편리하네요.”
알피네는 마법이나 정령술 등이 부러운 듯 중얼거렸다.
“성녀는 마법 못 써? 아니면 금지야?”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적성에 안 맞는지 잘 쓸 자신이 없어요.”
술식을 기억할 자신이 없다며 한숨을 쉬는 알피네.
뭐, 생각해 보면 게임 당시에도 알피네의 스킬 트리에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교재를 통째로 베껴서 따라 외우고 물 마법을 쓰려 했는데 번갯불이 튀어나오지 뭔가요.”
“적어도 마법 연습은 밖에서 해라. 알피네.”
최소한 이 실습 기간 중 성녀에게 마법 연습을 시킬 일은 없으리라.
“그럼 이제 식량 문제를 해결해야겠네요. 생각해 보면 진즉에 구하러 움직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응? 그럴 필요 없는데.”
“구하러 나가지 않아도 돼.”
어째서인지 사냥은 자신 있다며 팔을 걷어붙이는 시늉을 하는 알피네에게 나와 셀리디아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이미 작당 모의를 해 둔 셀리디아와 다르게 알피네는 그때 이후로 달리 의논을 한 적이 없다.
“그러고 보니 알피네, 네게는 우리들의 방침을 말해 준 적이 없군.”
“방…… 침이요?”
“다른 누구보다 우아한 실습을 보낼 거다.”
“……네?”
이 사람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하는 눈빛을 보내는 성녀.
자잘하게 설명할 바에야 직접 보여 주면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