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49
048.
“밥 준비됐냐?”
“지금 하고 있지 말입니다.”
텐트를 친 베켄은 슬슬 해가 지는 것을 보며 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 다.
본래의 마왕군이었다면 가장 가망 없어 보이는 몬스터 병사를 끓는 물 에 넣어 삶았겠지만 베켄은 그러지 않았다.
비록 설탕도 없고, 있는 조미료라 고는 흙이 섞인 돌소금뿐이었지만 칡 녹말을 준비해 왔다.
평소에는 칡 녹말 덩어리를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며 허기를 채웠지만 얼어 버린 녹말은 입안에서 잘 녹지 않았다.
더욱이 추운 환경에 허기지기까지 하면 상당히 고통스럽기에 베켄은 나름의 준비를 해 왔다.
“베켄 전사님 이 악마의 똥 가루는 참 신기하지 말입니다.”
지옥의 불을 챙겨온 6소대원들은 화로를 만들어서는 화로 안에 하얀 눈을 모아 넣었다.
화로가 지옥불에 붉게 달아오르자 화로 안의 하얀 악마의 똥 가루는 녹아서는 물이 되었다.
“물이 얼면 얼음이 되는 거야.”
“이게 얼음입니까?”
“얼음은 아니고, 눈이라고 해서 물 로 된 거다.”
“물이 된 거라고요? 그런데 왜 악 마의 똥 가루입니까?”
6살 먹은 어린아이들처럼 호기심이 넘치는 몬스터들이었다.
“나중에 가면 알게 될 거다.” 베켄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 주었 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녹은 물이 끓기 시작하자 찱 녹말과 함께 몬스터 건조 고기를 넣고서는 돌소금으로 적당히 간을 했다.
건고사리도 잊지 않는 베켄이었다.
그렇게 구수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 하자 텐트를 만들고 있던 몬스터들 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추위에 덜덜 떨던 몬스터들이 배 속 허기를 느낀 것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더 추우니까. 옆에서 온몸 비틀기라도 하고 있 어.”
“아직 텐트 다 안 쳤지 말입니다.”
“아 참! 내 정신 좀 보게.”
베켄의 말에 몬스터들은 온몸 비틀 기라는 운동을 빙자한 고문에 허겁 지겁 도망쳐 버렸다.
대체 한국인들은 뭐 하는 종족인지 참신하면서도 고통스러운 고문을 많 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몬스터들 이었다.
그렇게 방해꾼들이 사라지자 베켄 은 소대 조리병과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물론 베켄이 하는 일이라고는 입만 움직이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눈 녹여라. 알았지?”
“예! 알겠지 말입니다.”
베켄은 화로의 옆에서 언 발과 몸 을 녹였다.
“다된 거 같으니까. 애들 불러라. 밥 먹자고 해라.”
“예! 알겠습니다! 식사하시랍니다!”
군대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었 으니 마침내 밥을 먹자는 말에 추위 와 싸우고 있던 몬스터들이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각자의 나무 그릇에 한 국자씩 퍼 주자 몬스터 병사들은 김이 모락모 락 올라오는 무슨 고기인지 모르는 고기가 들어간 찱 녹말 죽을 한 모 금씩 마셨다.
“하아! 살겠다.”
언 몸이 녹는다는 느낌에 몬스터들 은 한결 나아졌지만 나무 그릇에 담 겨진 죽은 빠르게 식어 가고 있었 다.
밤이 되면서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 했고, 하늘 위에서 몬스터들의 마음 도 모르는지 눈발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불침번 근무 확실하게 서고, 나머 지는 슬슬 자자.”
식사를 마친 베켄은 점점 몸을 덜 덜 떨고 있는 후임들을 보며 각자 만든 텐트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 하라고 말을 했다.
사실 베켄은 후임들에게 직접 경험 해 보라고 주의 점을 전혀 말해 주 지 않았다.
그렇게 몬스터들은 좁은 A형 텐트 에 두 명씩 안으로 들어갔다.
공간이 좁아 조금도 움직일 수 없 었지만 조금이나마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전우애가 돈독해지질 것이었 다.
“야! 무기 치우라고! 엉덩이 찌르 잖아!”
“무기 아니지 말입니다!”
“……?”
잠시 사소한 트러블이 있는 듯했지 만 높은 고원까지 올라오느라 고단 했던 몬스터들은 하나둘씩 눈을 감 고서는 잠을 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엉성하게 친 텐트 사이로 차가운 바람과 한기가 스며들어 왔 다.
“얼어 뒈지겠다!”
온몸은 고단한데 몸이 덜덜 떨려서 는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그렇게 아무도 잠들지 못한 채로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텐트 속에서 잠을 청하는 몬스터들 뿐만 아니라 텐트 밖에서 주둔지 경 계를 서는 몬스터들도 점점 굵어지 는 눈보라에 몸이 얼어가고 있었다.
“레레레레레릭 전전전전사사님. 바 바바발이이이이이 없어어어어진 것 같지 지 지지 마마마말입 니 다.”
가죽으로 신발을 만들어 신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물론 가죽신조차 없었다면 몬스터 들의 발은 시퍼렇게 동상이 왔을 것 이었다.
“말 걸지 마라!”
후임과 함께 경계 근무를 서는 선 임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눈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왜 자신들이 이런 짓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들 의 고생으로 고향의 가족과 친지들 이 살아남을 수 있기에 참고 있는 것이다.
지구와는 다른 의미로 가족과 친지 의 편안한 삶을 지켜 주는 복무 군 인들이 었다.
“시시시시간 아아아아아지지지지직 아아아아아안 되…….”
“근무 방금 시작했는데 무슨 시간! 추워 죽겠는데 시끄러!”
결국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후임 의 칭얼거림에 버럭 화를 내는 고참 이었다.
고참도 극한의 추위는 낯설었지만 군대의 짭밥은 무시할 수 없는 법이 었다.
그렇게 추위에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 경계 근 무를 서고 있는 경계 근무병들은 주 둔지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서 흐릿 한 형체가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 었다.
“레레레레리리릭 저저저전사니임, 저저저기기기!”
“ 응?”
거세진 눈보라로 잘 보이지는 않았 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 는 것이 보였다.
“설마 설녀?”
베켄이 이야기해 준 무시무시한 몬 스터들이 있었다.
그건 설녀라는 존재로 눈보라가 치 는 곳에서 설녀를 만나면 얼어 죽는 다는 무시무시한 몬스터였다.
“설인인 것 같지 말입니다.”
설녀는 몬스터를 유혹해 홀린 몬스 터는 설원을 헤매다가 얼어 죽는다 고 했다.
그에 반해 설인은 몬스터를 잡아먹 어 버린다는 무시무시한 몬스터였 다.
물론 이 마계에 그런 몬스터가 있 는지 없는지는 베켄도 몰랐다.
왜 이런 곳에서 경계 근무와 불침 번을 서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몬스터들 때문에 베켄이 만든 몬스 터들이 었다.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경계를 잘 서라는 것이었다.
“멈춰! 움직이면 때린다! 드래곤!”
베켄으로부터 나름 잘 배운 대로 근무수칙에 맞게 암구어를 외치자 눈보라 속에서 서 있는 존재에게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빨이 아프다.”
“아, 베켄 전사님이시지 말입니 까?” 목소리의 주인공은 베켄이었다.
경계 근무병들이 근무를 잘 서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돌아다녔던 것이다.
“너, 목소리로 구분하지 말라고 했 지?”
설녀도 설인도 아닌 베켄인 것에 반가운 마음에 경계를 풀어 버린 몬 스터들은 베켄이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는 것에 설녀나 설인보다 베켄 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하지 말입니다.”
“후우! 됐다, 별일 없지?”
“없지 말입니다.”
“발가락이 없어지는 것 같지 말입 니다.”
베켄은 덜덜 몸을 떨고 있는 경계 병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따뜻한 곳에만 살던 몬스터들이 이 런 추운 곳에 와 있었으니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따뜻한 차 한잔 가져왔다. 한잔 마셔. 그러면 조금 나아질 거다.”
보온병은 아니었지만 나무통에 넣 어 온 팔팔 끓인 칡차를 나무 컵에 따라서는 후임들에게 건네주는 베켄 이었다.
‘평소에는 엄하지만 실은 마음은 따뜻한 선임이라고 할까.’
베켄이라고 해서 후임들이 미워서 못되게 구는 것은 아니었다.
비록 전생이었지만 베켄은 군 생활 도 다 마치고 전역해서는 예비군도 끝나 가는 예비역 병장이었다.
그런 베켄에게 있어서 군 생활을 하는 몬스터들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물론 베켄도 다시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에 순간순간 화를 참지 못하 고서는 후임들을 갈구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챙겨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혹한기 훈련도 마왕의 미친 짓에도 소대원들을 얼어 죽지 않게 하기 위 한 베켄의 눈물겨운 노력의 일환이 었다.
“감사하지 말입니다.”
“후우! 후!”
비록 쓰기는 하지만 따뜻한 칡차가 몸 안으로 흘러들어가자 한결 나아 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경계병들이었 다.
“경계 확실하게 서고. 고생해라.”
“예! 들어가시지 말입니다.”
자신의 텐트에서 들어가 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베켄이 쉬지도 않고서는 자신들을 챙기는 모습에 후임들은 살짝 감동을 받았다.
베켄의 폭정에도 다들 크게 반발하 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런 것 때문 이기도 했다.
베켄이라면 자신들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경계병들을 뒤로하고 베켄 은 주둔지의 이곳 저 곳에 설치되어 있는 텐트들을 둘러보았다.
사실 마왕군에는 텐트가 존재하지 않았다.
막사는 그럭저럭 있었지만 훈련이 나 부대를 이동하면 그냥 맨 땅바닥 에서 잠자기 일쑤였다.
마계에도 비가 내리기는 했으니 비 라도 오면 물에 젖은 생쥐 꼴이 되 는 것이다.
그렇기에 베켄은 가죽으로 텐트를 만들었다.
비를 피하거나 이렇게 추위를 조금 이나마 피하게 만들 목적이었다.
베켄은 그렇게 텐트 안에 들어가서 는 덜덜 떨고 있는 몬스터들을 둘러 보았다.
‘춥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얼어 죽 지는 않을 거다. 생각보다 인간, 아 니, 몬스터는 강인하니까.’
베켄은 전생에서 혹한기 훈련을 하 던 때를 떠올렸다.
군대에서 유격 훈련과 함께 혹한기 훈련은 군인들에게 가장 최악의 훈 련이었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 속에서도 얼어 죽지는 않았다.
베켄은 그렇게 미소를 짓고서는 주 둔지를 돌아다니다가 바위틈 사이로 무언가가 보여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뭐야, 저건?”
베켄은 못 알아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바위틈 사이로 몬스터 후 임 하나가 웅크리고 있는 것을 발견 했다.
“모스 아냐? 야, 모스! 너, 여기서 뭐 해? 얼어 뒈지려고 환장했냐?”
차가운 바위틈 사이에 몸을 웅크리 고 있는 모스를 발견한 베켄은 모스 에게로 달려가서는 몸을 흔들었다.
“으…… 으, 베, 베켄……?”
“야, 모스! 너, 텐트 안에 안 들어 가 있고 뭐 해? 너, 미쳤어?”
모스의 몸은 얼음덩이처럼 차디찼 다.
“베, 베켄 전사님…… 저, 조, 졸리 지 말입니다.”
졸리다며 눈을 감으려는 모스에 베 켄은 화들짝 놀랐다.
“야! 여기서 자면 뒈졔 일어나! 일어나라고!”
졸립다고 눈을 감으려는 모스를 본 베켄은 모스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 려 쳤다.
퍽! 퍽!
“일어나, 이 자식아! 자면 뒈진다 고! 모스! 정신 차려, 정신!”
퍽! 퍽!
베켄의 주먹이 연신 모스의 얼굴을 후려치자 모스는 눈앞이 별이 반짝 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프지 말입니다. 잠 깼지 말입니다.”
“너, 왜 여기서 자고 있냐? 어떤 새퀴야? 어떤 새퀴가 너보고 밖에서 자라고 했어?”
베켄은 밖에서 쪼그리고 자는 모스 에 가혹 행위를 의심했다.
수많은 몬스터가 모여 있다 보니 알게 모르게 가혹 행위와 부조리가 없을 수 없었다.
물론 6소대에서 가혹 행위와 부조 리의 정점은 베켄이었지만 지금은 도가 너무 지나친 것이다.
그렇게 베켄이 덜덜 몸을 떠는 모 스를 노려보며 닦달하자 모스는 결 국 실토했다.
“그게…….”
베켄은 모스로부터 주둔지 막사에 서 텐트를 포함해 아무것도 가져오 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을 수 있었 다.
그렇게 잠시 후.
“1번 올빼미! 팔 벌려 뛰기 열 번! 몇 번?”
“열 번!”
“마지막은 구호 붙이지 않습니다. 열세 번! 몇 번?”
“열세 번!”
“열두 번 시작합니다!”
베켄은 차갑게 식은 모스의 몸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모스는 추운데도 몸에서 땀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