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378
〈 378화 〉 교황청 2층 공략 – 3
쌔애액- 퍼억!!
나는 바닥을 뒹굴고 있는 아스타로트의 가슴을 걷어찼다.
“커흐어억…!!”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아스타로트의 심장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갔다. 최대 체력의 10%가 또 사라졌다. 이제 처음 봤을 때의 체력의 2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헉, 허억! 허어억?!”
고통과 공포보다는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는 당혹이 아스타로트의 얼굴에 아렸다. 순수하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아스타로트의 명치를 밟고 내리찍었다.
콰드드드득!!
“흐그, 윽, 끄억……!!”
255의 속도로 찍히는 나의 발에 아스타로트의 갈비뼈가 산산조각이 났다. 박살난 갈비뼈들이 아스타로트 본인의 장기를 찌르며 난도질했다.
콰득, 콰드득! 콰직!!
나는 땅의 단단한 감촉이 느껴질 정도로 밟은 뒤 치웠다. 다발성 장기손상과 쇼크로 인해 아스타로트는 또 죽었다.
꾸물, 꾸물꾸물. 스르륵, 스륵, 스륵…….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징그럽네.”
너덜너덜해진 내장이 새로 재구축되는 모습은 꼭 동영상을 역재생하는 것 같았다. 악마도 사람이랑 내장 모양은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베이스가 인간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
“대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자신이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아스타로트는 몇 번이고 죽고, 이제 단 하나의 목숨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비슷비슷하게 싸웠던 게 거짓말로 느껴질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서 싸우고 싶진 않았지만 말이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고.’
내가 한 오버플로우 버그는 시스템의, 게임 구조의 허점을 이용한 사기성 테크닉이었다.
사실 실제 게임에서는 이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 한 턴에 최대 4회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은 확실히 강력하긴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느리게 하는 것처럼 공격하거나 하진 못했다.
‘어설프게 현실이랑 합쳐진 덕분에 할 수 있는 움직임이겠지.’
마음만 먹으면 이 세계의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나는 악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재미없어지니까 안 할 뿐이다.
굳이 아스타로트가 시스템에 의지한다니 떠들며 시비를 걸어대니 어쩔 수 없이 써줬지만, 막상 쓰고 나니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다.
괜히 치트 같은 거 쓰고 나면 의욕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그런 느낌이다.
터억.
나는 아스타로트의 목에 발을 올렸다. 3분도 안 되는 시간에 5번도 넘게 죽은 아스타로트는 저항할 힘을 잃고 멍한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시스템에 의지하는 게 아니야. 이용하고 있을 뿐. 니 뭐니 원하지 않는 건 지금 이 세상이 마음에 드니까 새로운 세계 따위 따위 바라지 않는 거야.”
마지막 정도는 적당히 대답해주는 것도 좋겠다 싶어 아스타로트가 오해하고 있던 것에 대해 대답해주었다.
“나보고 시스템에 의지하느니 떠든 것치고, 딱히 너라고 특별하게 엇나간 것 같지도 않은데. 감상이 어때?”
아스타로트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야?”
긴 침묵 끝에 아스타로트가 물었다.
“설명하자면 길지만, 대부분은 버그야.”
나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아스타로트는 핫, 하고 웃었다.
“하하, 하하하하……. 네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괴물이군. 내 완패야.”
아스타로트는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렇다면 이제 충분히 이야기했다. 더는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도 좋으리라.
“그래. 그러면 죽어.”
콰득!
나는 아스타로트의 목을 힘주어 밟았다. 목뼈가 박살나는 감각과 함께 아스타로트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더 이상 다시 재생되지 않았다. 묘하게 편안해보이는 얼굴이라 죽인 뒤에도 약간 짜증이 난다.
“……후우.”
나는 숨을 돌리고 악세서리의 장비를 해제하고 재분배했던 능력치를 다시 원래대로 재분배했다.
이런 치트 같은 행위는 앞으로 그다지 하고 싶지 않다. 한두 번이야 재밌지 만성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느끼던 재미도 사라진다. 가능하면 영원히 봉인하고 싶다.
“끝났어. 모두 깜짝 놀랐지?”
평소의 상태로 돌아온 나는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
“네, 네…….”
제자들은 방금까지 벌어진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솔직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겠어.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텟샤가 꿀먹은 벙어리가 된 제자들의 기분을 대표해서 물었다.
“약간 반칙을 썼다고 할까. 기분 나쁘게 굴어서 어쩔 수 없이.”
“그 반칙이라는 게 대체 뭔지……. 상대가 좀 재수 없는 악마이긴 했지만.”
텟샤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애초에 나란 존재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것 천지니 굳이 지적하지 않기로 한 듯 한숨을 쉬었다. 쓸데없이 깊게 캐묻지 않는 부분이 편하다.
“……죄송합니다.”
그 와중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아비가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저라면 맞출 수 있겠다 싶어서 을 준비했던 건데……. 결과적으로는 라고 해도 교수님이 죽는 결과를 불러왔고, 아스타로트도 강해지는 결과를 불러왔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비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에게 사죄했다. 제자들 사이에서 긴장이 감돌았다. 울프힐데가 뭐라고 해주고 싶지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나와 아비의 눈치를 필사적으로 살폈다. 혼란스러운 강아지 같다.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한 일이잖아? 만약 맞았더라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을 거야. 운이 없었지.”
아비는 진심으로 사죄했지만, 사실 그저 운이 나빴을 뿐인 일이기도 했다.
90%의 명중률이라고 하면 웬만하면 맞는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고, 맞았더라면 오버플로우 같은 걸 안 쓰고도 아스타로트를 해치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저 운이 없었을 뿐이지 잘못된 판단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면 정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죽은 건 결국 고. 다음부터 조심해주면 될 일이야.”
“그렇지만…….”
“괜찮아. 너무 신경 안 써도.”
지금까지 충분히 활약해준 아비다.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한 일에 대고 화내는 것도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다.
“…….”
하지만 아비는 내 괜찮다는 말을 듣고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은 듯, 얼굴에서 죄악감을 떨치지 못했다. 뭐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런 눈치였다.
‘사람이 너무 진지하니까 이런 부분에선 약간 귀찮네.’
책임감이 강하고 이번 교황청 점령에 있어 누구보다 진지했던 아비다.
그런 자신이 경솔한 행동을 해서 설령 라고 해도 나를 죽게 하고 말았다는 것은 진지한 성격인 아비에게는 내가 괜찮다고 한들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아읏?!”
나는 그런 아비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갑작스러운 성희롱에 아비가 화들짝 놀랐다. 의외로 커다란 순산형의 엉덩이는 쥐는 맛이 좋다.
“굳이 사죄하고 싶다면야 나중에 밤에 톡톡히 받을 거니까, 응?”
나는 아비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이며 엉덩이를 주무르다가 가볍게 찰싹 때렸다.
“저, 정말이지……. 알겠어요.”
아비는 기막히다는, 하지만 내심 싫지는 않은 표정으로 우물쭈물 대답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자신이 바보 같이 느껴진 것일까, 어찌저찌 불편한 기분에서 극복한 모습이다.
“저, 저기. 저…….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저만 전혀 모르는 건가요? 지금 바닥에 있는 교수님의 시체는, 그리고 지금 서 있는 교수님은……?”
그 와중에 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페트리시아가 완전히 혼란에 빠져있었다. 나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루시아에게 설명의 대리를 부탁했다.
“네. 그러면 제가 설명해드릴게요! 잠시 귀를 빌려주세요!”
루시아는 페트리시아의 귀에 대고 무언가 조곤조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굳이 그렇게 말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켜보았다.
“…….”
페트리시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루시아의 설명을 들었다.
“네?!”
그리고 화들짝 놀라서 물었다. 루시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소근소근, 소근소근소근.
“……. 그, 그런, 그런 일이 가능한 겁니까? 아니, 해도 되는 겁니까?”
페트리시아가 얼굴을 화악 붉히며 조용히 물었다. 루시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들리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루시아의 목덜미를 잡고 내 쪽으로 당겼다.
“흐악?! 왜 그러세요, 선생님?”
“페트리시아. 방금 루시아가 무슨 이야기를 했어?”
“네?! 아니, 그게. 저……, 그…….”
내가 묻자 페트리시아가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우물쭈물했다.
“야, 양쪽에, 동시에 넣을 수 있다고…….”
“…….”
중요하다면 중요하지만 지금 해야 할 설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를 처음 썼던 것도 루시아 상대로 앞뒤로 동시에 박아주기 위해서이긴 했으니 근본적으로 잘못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쩌면 루시아의 머릿속에서 는 애초에 섹스용 스킬일지도 모르겠다.
“루시아, 너는 내 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 그야……. 섹스할 수 있는 분신, 이죠? 이번에는 미끼로 쓰신 거고요. 저도 죽을 때는 깜짝 놀라긴 했지만 사라지는 것을 자주 봤으니까 안심했어요.”
“……일단 전투도 제대로 가능해.”
“와, 정말로요?! 대단하네요!”
혹시나 해서 물었는데 정말 그렇게 알고 있었다.
이쯤 가면 처음부터 그렇게 사용했던 내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분신으로, 양쪽에……. 그쪽을 그런 용도로 쓴다니, 그야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 와중에 페트리시아는 루시아에게 들은 한 단계 위의 플레이에 전율하며 떨었다. 어제까지 처녀였던 애한테 너무 많은 자극을 주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러다가 차칫하면 루시아 2호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아스타로트를 해치운 나는 제자와 함께 2층을 탐색했다.
당연하게도 살아있는 사람은 없었고, 악마 또한 보이지 않았다. 2층의 거대한 마법진은 오로지 아스타로트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다.
“우웁……. 후우, 하아아…….”
공기 중에 가득한 지독한 피 냄새 탓일까, 울프힐데는 다소 컨디션이 나빠보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돌려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괜찮아? 조금 쉬는 게 좋을까?”
“아뇨, 괜찮아요. 약간 메스꺼울 뿐이에요.”
혹시 싶어서 상태창으로 확인해본 결과 딱히 상태이상에 걸리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대로 평범하게 다니는 유에보다 울프힐데의 마법저항력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단순한 비위의 문제로 보인다.
“일단 포션이라도 좀 마셔. 기분이 나아질 거야.”
“아, 감사합니다.”
나는 마나 포션을 꺼내 울프힐데에게 주었다. 약간 박카스 같으면서도 청량한 맛이라 식후에 마시면 조금 개운한 느낌이 들곤 한다.
“다음 층에는 뭐가 있을까요?”
“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지. 첨탑 끝은 그리 넓지 않으니까.”
교황이 사는 첨탑 끝의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거대한 의식이 진행 중이라면 아마 다음 층에 있을 것이다.
“그걸 파괴하고 교황을 단죄하는 것. 그게 끝나면 교단의 종교개혁은 끝이야.”
종교개혁 루트의 마무리도 이제 머지않았다.
사실 처음에는 다소 재판이니 뭐니 제법 길게 봐야 할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렇게 주도자들이 다 뭐다 해서 전부 자멸한 덕분에 생각보다 깔끔하게 끝맺어질 듯싶다.
“…….”
울프힐데는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을 죽이는 사람은, 역시 제가 되겠죠?”
울프힐데가 말하는 그것은 하고 있는 무언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의 육체를 말하는 것으로 들렸다.
“아마도, 그렇겠지.”
울프힐데는 으로서 만들어진 생물이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면 울프힐데가 그것을 죽이는 캐릭터로 적합하다.
“결국에는 사명에서 벗어날 수 없네요.”
내 대답에 울프힐데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 딱히 싫다는 건 아니지만요.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제가 하고 싶고요!”
그리고 시간차로 괜히 하기 싫다는 듯 말했던 것 같다 느낀 듯 허둥지둥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래도 힘들면 말해. 내가 대신해서 죽여줄 테니까.”
이런 애한테 너무 무거운 사명은 쥐어주고 싶지 않다. 필요하다면 신이든 신이 되려는 뭔가든 내가 대신해서 죽여주지 못할 것도 없다.
“……네.”
울프힐데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2층의 탐색을 끝내고, 가 진행 중일 3층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