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touch it, it'd all be profit RAW novel - Chapter (54)
“드레스덴에 소장 중인 작품과 비슷한 시점에 만들어진 건 분명합니다. 작센 자기소 설립 후에 만들어진 제품들과는 기법과 장식 자체가 다르니까요.”
“맞습니다. 티팟과 컵 손잡이 부위의 곡률도 그렇고, 포도잎 양각 장식도 그렇고, 뵈트거의 초기 실패작들과 더 공통점이 많습니다.”
제3의 의견도 있었다.
“꼭 유럽 최초의 백자가 아니어도 뵈트거의 초기 완성작이라는 가치만으로도 높게 평가받을 만하지요.”
계속된 격론.
결국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감정평가 위원장이 마침표를 찍었다.
“만장일치 룰에 따라 ‘유럽 최초의 백자’라는 요소는 평가에서 제외하겠습니다.”
그의 깡마른 체구 못지않게 깐깐한 평가였다.
“역시··· 그렇군요.”
코디네이터는 아쉬움에 입술을 틀었고, 위원장은 여상히 물었다.
“위탁인의 내정가는 얼마인가요?”
“작품을 맡긴 고객은 최저한도로 180만 불을 설정했습니다.”
“으음.”
위원장은 턱을 괴며 고민에 빠졌다.
‘180만 불이라. 그 정도 가치는 있지.’
경매사에서 이 아래로는 팔지 않겠다고 보장하는 ‘미니멈 개런티’ 역시 위원장의 소관.
그는 결정을 내렸다.
“미니먼 개런티도 동일하게. 180만 불.”
“좋습니다. 다들 동의하십니까?”
코디네이터의 질문에 다른 위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위원장은 덧붙였다.
“단, 경매일 직전까지 과학감정팀에 이 작품을 최우선으로 맡겨서 정밀분석 자료를 받아보겠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미니멈 개런티도 수정할 여지를 두지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코디네이터는 인턴들에게 명령했다.
“다음 작품 부탁합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VIP 고객들에게는 ‘유럽 최초일 가능성’ 쯤은 미리 언질을 주는 게 좋겠다고.
그런데 만약 운이 좋다면, 경매일 직전에 감정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후후.’
경매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로 복불복의 영역이었다.
*
2주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다가온 경매 당일.
나는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오랜만에 명품 정장을 갖춰 입었다.
‘이 정도면 꿀리진 않겠지.’
맨날 백팩커처럼 반팔 차림으로 객실을 나서다가 이런 차림으로 나서니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다.
“오, 멋지게 차려 입으셨군요.”
로비에서 만난 김규태 또한 놀라는 눈치였다.
“변호사님, 잘 지내셨습니까? 어떻게, 저희 얼굴보기가 힘드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김규태는 호텔에 처박혀 맨날 일만 했다.
변호사란 참 고달픈 직업이다.
“그럼 가실까요?”
“예, 크리스티에서 보낸 차가 대기 중일 겁니다.”
미국에 도착하고 바로 다음날, 크리스티의 감정평가 소견서가 인편으로 도착했고.
‘180만 불이었지.’
미니멈 개런티는 내가 원하던 22억에 맞춰졌다. 그땐 진짜 호텔 침대가 꺼질 정도로 뛰어다녔다.
‘크크크.’
덕분에 유럽 최초 타이틀이 설명에서 빠진다는 아쉬움도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감정사들조차도 탐, 코코만 못하다는 이야기 아닌가?
오히려 이득이었다.
‘너희가 최고야! 너희만 있으면 돼!’
호텔 로비를 나갔더니 크리스티에서 보낸 고급 세단, 그리고 운전기사가 바로 우리를 맞았다.
“#*&$*$*&#.”
“*#&*@.”
······통역은 김규태의 몫.
2주동안 맨땅에 헤딩으로 손짓발짓하면서 돌아다녔는데도 영어는 괴로웠다.
“타시죠.”
“옙.”
차각─
문을 열고 뒷자리에 앉았다.
크리스티의 대우는 약속한대로 좋았다.
소견서가 나온 이후로 숙박비도 전부 지원!
경매 당일에는 이렇게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좋다······.’
미국 자산가인 양 창틀에 한 팔을 얹어놓고 느긋하게 맨해튼 거리를 보고 있었는데.
“내리시죠.”
······5분도 안 걸려서 도착했다.
이렇게 크리스티에서 다 지원해줄 줄 알았으면 좀 멀리 있는 호텔로, 더 좋은 객실로 잡을 걸 그랬다.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도착한 크리스티 뉴욕 지사.
입구 앞에 놓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조각상, 석회암과 청동을 큼지막하게 박아넣은 외벽, 거대한 공간 전시관을 보는 듯한 경매장 로비까지.
백자를 맡기던 날에도 느꼈지만, 여기는 건물 자체가 그냥 예술이었다.
──코로, 코로로로로!
백자를 빼앗긴 이후로 항상 풀죽은 말미잘 같았던 코코마저도 이곳에서는 생기가 돌 정도였으니.
‘탐, 나는 무던한 네가 좋다······.’
내가 로비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갤러리를 잠시 둘러보는 사이, 김규태는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는 내게 알렸다.
“2층에 위탁인 대기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로 가시죠.”
“아, 저희는 경매장에 들어가는 게 아니에요?”
“네, 거기는 응찰자들만 참석하는 곳이고, 저희는 편안하게 따로 지켜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위탁인 대기실은 귀족들의 살롱 같았다.
바와 바텐더.
위스키와 칵테일.
고급스러운 소파와 샹들리에.
‘우어······.’
미리 도착한 다른 위탁인들은 한 손에 크리스탈 잔을 들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모두 한곳으로 향했다.
거대한 스크린.
그곳에서 오늘 경매에 나올 미술품들 설명이 나오고 있었다.
‘이야······ 저기로 경매 중계해주는 건가? 근데 영어네.’
멍하니 보고 있었더니 김규태가 옆에서 이어폰을 건넸다.
“크리스티에서 특별히 준비해준 동시 통역 서비스입니다.”
“오오?”
미술관에서 주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같은 걸 기대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그런데 거기에서 들려온 건 한국어였다.
조금 어설프고 버터끼가 있긴 하지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는 우리말!
[ 유원 씨, 맞으신가요? ]“맞, 맞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요즘 진짜 말 통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 하하, 저도 반갑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작품은 18세기 영국에서 제작된 시누아즈리 풍의 도자기로······ ]“오오.”
그런데 듣다 보니 이상한 점.
기다리고 기다려도, 내 작품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혹시 문제가 생긴 걸까 싶어서 김규태에게 물어보려는 찰나.
화면이 경매장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잘 차려입은 중년 여자가 단상에 올라서서 인사했다.
[ 굿 이브닝! ]뭐야, 그냥 시작하는 거야?
내 백자는 설명도 없이?
[ 크리스티 중국, 아시아 장식예술 컬렉션 경매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오늘의 경매사, 도리스 파커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에 예정된 두 번의 현장 경매 중 첫 번째 경매가 열리겠습니다. ]나는 바로 김규태에게 물어보려 했다.
“변호사님.”
“잠시만요.”
그런데 김규태는 짧게 손바닥을 내보이며 내 말을 끊었다. 그리고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왜 그러나 싶어서 나도 이어폰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 경매를 시작하기 전에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되는 미술품 중 한 작품에 변동사항이 있습니다. ]변동사항이라는 말에 설마 내 백자 이야기인가 했더니.
진짜 내 백자 이야기였다.
‘미친, 무슨 일인데?’
갑자기 온갖 안 좋은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도난이라도 당했나, 감정 결과가 뒤바뀌었나, 아니면 패스트 트랙 절차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걱정을 가득 안고, 경매사의 말에 집중했다.
[ 이 백자 다기의 진정한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저희, 크리스티가 본 경매 직전까지 노력한 결과······ 저희는 해당 작품을 유럽 최초로 제작된 백자로 감정하고, 평가하였습니다. ]예쓰! 그렇지!
유럽 최초 맞다니까, 탐코코가 그랬다니까!
그러면 당연히······.
[ 해당 작품의 시작가도 변경됩니다. ]그렇지! 시작가가 올라줘야지.
원래 미니멈 개런티가 180만 불이고, 시작가는 150만쯤이랬다.
그럼 이제는?
[ 시작가는 200만 불, 200만 불입니다. 모든 응찰자들은 이 점을 숙지하시고, 해당 작품의 경매에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시작부터 200만 불?
그게 얼마야, 한 25억 하려나?
[ 하하, 조금 소란스러워졌군요. 경매에서 소란은 좋은 신호죠. 좋습니다. 해당 작품은 마지막 순서이니 기다려주십시오. 그럼, 오늘 경매 취지를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와, 씨! 진짜 미쳤다.”
육성으로 욕이 나올 뻔했다.
경매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사람 애간장을 이렇게 태우다니.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김규태에게 말했다.
“변호사님, 한 잔 하실까요?”
그리고 처음 알았다.
김규태의 웃음에 영혼이 실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하하, 좋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쏘겠습니다.”
김규태 변호사님.
이 일, 무사히 끝나면 당신을 김규태가 아니라 갓규태로 부르겠습니다.
나는 덩달아 웃어주며 답했다.
“그럼 저는 콜라 한 잔 부탁드립니다. 얼음 많이 띄워서.”
오늘은 왠지 제로 콜라를 먹기 싫었다.
지글지글거리는 탄산으로 그냥 식도를 다 태워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희는 크리스티입니다. ]그리고 곧, 경매가 시작되었다.
콜라로 안 되겠는데요
김규태는 내게 콜라를 건네며, 잔을 들었다.
“건배!”
“짠!”
콜라를 꿀꺽 넘겼더니 목구멍이 타버릴 것 같았다. 크리스탈 잔에 따라먹어도 콜라는 콜라네.
위스키로 입을 축인 김규태가 말했다.
“충분히 감정을 받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는데······ 어떻게든 됐군요.”
딱딱하기 그지없던 김규태가 이렇게 들떠있는 모습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요. 이래서 크리스티, 크리스티 하고 김규태, 김규태 하나 봅니다.”
“과찬입니다.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죠.”
“그런데 저희가 마지막 차례라고 한 거 맞죠?”
“맞습니다. 잘 된 거죠. 저희 차례가 오기 전까지 마음 놓고 즐깁시다.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김규태 말이 맞았다.
크리스티 뉴욕 경매장.
내 평생 여길 올 거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으리으리한 대기실에서 귀빈 대접을 받으며 앉아있다니.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이지.’
경매 참여야 돈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크리스티의 검증을 받아 미술품을 파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까.
‘그래. 충분히 느끼고 즐겨보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주변에 있던 위탁인들이었다. 피부색도, 옷차림도, 태도도 제각각.
긴장한 내색을 감추려하지만 안절부절하며 술만 마시는 아저씨.
늘상 여길 들락날락하는지 느긋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두 남자.
‘업자? 브로커나 수집가 같은 거?’
반대로, 경매와는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다가 우연히 미술품을 얻어서 들고 나온 것 같은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옆 소파에 앉아있는 할머니도 그랬다.
백발의 할머니는 초조한 듯 양손을 번갈아 주무르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 신사숙녀 여러분, 첫 번째 작품입니다. ]중계 화면은 작품 소개영상으로 전환되었다.
[ 달마와 사슴이 수놓인 비단 자수입니다. 17세기 중반, 명나라 말기에 제작되었으며 금색 스티치가 인상적이지요. ]그리고 소개와 동시에 할머니가 탄성을 내질렀다. 아마도 할머니가 위탁한 작품인 듯했다.
중계화면은 다시 경매장을 비췄다.
[ 달마의 얼굴을 부조로 표현하려고 패딩을 쓰는 건 이 시대에도 드문 기술이었죠. 자, 그럼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시작가는 10, 20, 30··· 30만 달러입니다. ]30만 불 스타트.
[ 30만 불, 30만 불. 홍콩, 연락이 없나요? ]마치 내 위탁품인 것처럼 저 작품의 가격이 얼마나 오를까 궁금해졌다.
[ 배경은 평탄하게, 그러나 달마의 얼굴에는 패딩을 적용해 혹과 볼, 그리고 코의 입체성을 강조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경매사의 얼굴은 조금씩 어두워져갔다.
[ 응찰 없습니까? ]약간의 정적.
이내, 경매사의 마감 신호가 떨어졌다.
[ 아쉽게도 응찰자가 없군요. 제 연봉이 깎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럼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첫 작품부터 허탕이었다.
옆을 보니 할머니가 두 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
내가 저 할머니 입장이었어도 저랬겠지.
시작가 30만 불이면 우리 돈으로 3억이 넘고, 크리스티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의미였다.
경매 시작 전부터 얼마나 부푼 희망을 가지고 있었을까. 3억, 4억, 5억으로 뭘 할까 하면서.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어쩐지 목이 타서 콜라를 벌컥 마시고,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벌써 다음 작품 경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분위기는 전과 달랐다.
경매 참여자들 여럿이 번쩍 손을 들었고, 경매사는 재빨리 그들을 바라보며 가격을 읊었다.
[ 15, 20······ 전화 응찰 25, 30, 오른쪽 단상에서 35, 온라인 응찰 40, 바로 앞 45! ]엄청난 스피드였다.
“오오······.”
참여자들이 거수할 때마다 중계화면도 그들을 빠르게 비춰줬다.
그러자 경매장 윤곽도 눈에 들어왔다.
다 합쳐서 100명 정도 되는 규모.
경매사 정면에는 수십 개의 좌석이 있었고, 좌우 스탠드에도 사람들이 서있었다.
그런데 스탠드쪽 사람들은 전부 다 귀에 폰을 대고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
“변호사님, 저 사람들은 전부 대리인인가요?”
“그렇죠. 본인이 참여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크리스티 지사와 연결 중인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지사요?”
“요즘은 저희가 보는 것처럼 경매를 라이브로 중계하기 때문에 다른 지사에서도 바로바로 응찰이 가능합니다.”
“우와, 신기하네요.”
아니나 다를까, 바로 글로벌 경쟁이 펼쳐졌다.
[ 45 더 없습니까? 홍콩에서 50! 바로 앞에서 55, 오른쪽 60······ 런던에서 65! 뒤쪽 신사분 70! ]경매 참여자들이 진짜 대단해 보였다.
저 1, 2초도 안 되는 시간에 결정을 내리고 주저없이 5천, 1억씩 팍팍 올리다니.
그러고 보니 스탠드쪽 사람들은 좌석에 앉은 사람들과 겉보기부터 좀 달랐다.
전부 정장 차림에 더 젊고, 더 심각한 표정.
뭔가 세계경제 동향을 머릿속에 다 그려놓고, 이거 사세요, 저거 파세요 할 것 같은 사람들이었다.
경매가 완료되자 화면은 낙찰자를 비췄고, 낙찰자는 숫자들이 적힌 판을 들었다.
김규태가 옆에서 소곤거렸다.
“낙찰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번호판입니다.”
“그런 것 같네요. 근데 경매 진짜 재밌네요?”
“하하, 저도 크리스티 경매는 처음인데··· 즐겁습니다.”
그렇게 몇 작품 더 지켜보았더니 아니, 제일 대단한 사람은 경매 참여자도, 위탁인도 아니고 저 경매사였다.
이름이 도리스 파커였나.
[ 35, 좌측 40, 전화 응찰 45, 50, 55! ]무슨 교향악단의 지휘자 같았다.
여기저기서 응찰자가 나올 때마다 정중하게 팔을 뻗으면서도 흥이 나는 액션들을 가미해 경매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우측에서 60, 좌측에서 65··· 목을 너무 돌려서 오늘은 요가를 쉬어도 되겠네요. 70, 홍콩에서 75! ]노련하고, 민첩하고, 시야도 넓고, 에너지도 넘치고, 유머감각도 있었다.
“하하하.”
······나는 통역을 거쳐 듣느라 남들보다 한 박자 늦게 웃긴 했지만.
[ 75, 75만 불······ 더 없습니까? 80 없습니까? 바로 앞 레이디께서 우아하게 80! 우아한 80! 더 없습니까? 상하이에서 85! ]나는 거의 넋을 놓은 채 그의 독무대를 지켜보았다.
[ 거기는 아침인가요? 굿모닝, 상하이! 오, 레이디께서 95! 95, 95······ 더 없습니까? 100이라는 숫자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낀다면 죄송하지만 성공은 멀었습니다! 100 없나요? 없습니까? ]그녀는 아쉽다는 듯 경매장을 둘러보았다.
그러곤 별안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땅─!
절도 있게 경매봉을 두드렸다.
[ 낙찰! 축하합니다! 95, 아주 기술적인 비딩이었군요. 저희 아들이 배워야 할 텐데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진짜 대박이었다. 진짜 멋있었고.
‘이게······ 전문성?’
저 경매사를 보고 있으면 전문가란 무엇인지, 전문성이란 무엇인지 한방에 빡! 알 수 있었다.
그랬더니 《전문성》을 깨보겠다고 맨해튼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지난 2주가 떠올랐다.
미국 프랜차이즈 카페도 들러보고.
브루클린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