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n the Smoke Gods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그건 해외 커뮤니티에 올라온 별 거 아닌 글이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씩 글이 올라오는 커뮤니티.
그곳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온갖 제목을 지어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그 글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겠지만.
[야. 본능의 질주 찍는 거 진짜인 거 같은데?]문제는, 그 글의 주체가 본능의 질주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만 해도 오백만을 찍었던 본능의 질주다.
미국에서는 그보다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본능의 질주.
그 영화가 촬영을 한다는 소식에 달려들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본능의 질주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당연하게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거 확실함. 내가 사진도 찍어 왔다고.]
내가 사는 곳이 보스턴이거든?
나도 출근하는 길에 촬영하는 걸 봄.
처음에는 뭐, 찍나 했는데.
그게 본능의 질주였다니!
이렇게 사진도 찍어 왔다고!
내 기다림은 틀리지 않았어.」
그 관심은 한 사람이 가져온 사진으로 인해, 겉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사람 하나가 찍었다는 사진에 달려들었고.
그 속에서 브리튼 리를 볼 수 있었다.
「[본능의 질주 7 찍는다!]
긴 말 안 한다.
사진 봐라.
우리 브리튼 행님께서 드디어, 우리의 간절함을 들어주셨도다!」
그 사진은 다른 사람들이 퍼 가 새로운 글을 만들어내었고.
사람들은 그 사진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Peace: 브리튼 리잖아? 와…… 그럼 진짜 본능의 질주를 찍는다는 건데. 이렇게 갑자기 찍는다고?
―Deadline: 사진에 나온 차 봐봐. 저런 느낌적인 느낌을 주는 차는 본능의 질주에서밖에 안 나온다고!
―hell: 본능의 질주가 나온다고? 이건 못 참지. 나올 때까지 숨 참는다.
―stop: 그렇게 한 사람이 숨지고.
본능의 질주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댓글로나마 본능의 질주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보였다.
어서 빨리 나오라고.
저 현장에 자신이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기도 했다.
본능의 질주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는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반대로 다른 곳에 의문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로저스나 마이클은 알겠는데, 동양인은 뭐임?]
나 본능의 질주 1부터 6, 그리고 외전이나 후속작까지 다 본 찐팬이거든?
솔직히 본능의 질주에서 동양인이 안 나온 것도 아니고, 동양인 쓰는 거 인정이다 이 말이지?
그런데, 적어도 우리의 ‘리’는 일본에서 유명한 배우였잖아.
할리우드에서도 인정해주는 배우였는데.
이번에 새롭게 들어온 동양인은 완전 처음 봤다고.
도대체, 얘가 누군데 본능의 질주에 나온 거야?」
유출 사진은 브리튼 리와 로저스, 마이클, 그리고 한성태가 담겨 있었다.
한성태는 한국에서는 유명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레이스 스타트와 하루가 넷플렉스를 통해 유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본능의 질주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안면도 없는 동양인이 참여했다는 사실에 의문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courage: 내가 브리튼 리 감독님은 믿지만, 이건 아니라고 생각함.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동양인을 데려다가 뭘 찍는다는 거야?
―Fear: 이건 필름에서 생각을 잘 못한 거기는 해. 차라리, 룽웨이나 지슈를 쓰던가. 이건 아니지.
사람들의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한성태의 연기를 보지 못한 사람들.
그를 모르기에, 처음 보는 동양인이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는 것이다.
―Recognition: 어? 쟤 한성태잖아? 이거 어떻게 된 거야.
반대로, 한성태를 알아본 사람들 역시 의문을 보였다.
해외 커뮤니티를 접속했던 한국인들이, 한성태의 사진을 발견하고 바로 한국 커뮤니티로 퍼오기 시작했다.
「[야야. 지금 내가 뭘 들고 온 지 암? 빨리 와서 봐라.]
지금 해외 커뮤니티 난리 난 거 암?
다들 본능의 질주 이야기 중인데.
내가 슬쩍 들여다보고 엄청 놀랐다니까.
이거 본능의 질주 유출 사진이거든?
로저스나 마이클, 브리튼 리가 있더라고. 여기까지는 아, 새로 시리즈 찍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에 한성태가 왜 있냐고!
지금 차에 타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저거, 한성태잖아!
지금, 이거 때문에 외국에서 동양인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난리도 아님!」
―금사빠: 어? 진짜 한성태인데? 완전 그냥 한성태임. 쟤가 왜 저기 있냐?
―온준서: 성태형.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병뚜껑: 저거 합성인 거 아님? 그렇지 않고서야, 한성태가 저기 있을 리가 없잖아.
한국에까지 전해진 사진으로 인해, 커뮤니티는 상당히 시끄러워졌다.
본능의 질주가 어떤 영화인가.
남자의 가슴을 자극하는 파격적인 카 액션을 보이는 영화였다.
한 번 개봉만 했다하면 오백만 이상을 찍어버리는 영화였고.
아카데미에서 상도 받은 영화의 시리즈였기에, 사람들의 반응이 평소보다 더 뜨거운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망치머리: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지 않아? 한성태, 예전에 브리튼 리랑 만난 적도 있잖아. 그런데,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지는 잘 모르겠네.
―컵이없다: 그것도 그렇기는 하네. 어떻게 보면 이미 내정된 일이기는 했으니까.
―구멍: 그래도 본능의 질주잖아. 브리튼 리가 본능의 질주만 제작하는 감독도 아니고. 충분히 다른 작품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겠냐? 애초에, 다들 넷플렉스 통해서 우연히 만난 거라고 생각하지, 영화 제작할 거라고 누가 생각하냐. 한성태가 아니라 송강호나 이런 사람이 만난 거면, 아 영화하는 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한성태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잖아.
―사탕이써: 그런데, 이건 케바케 아님? 나는 한성태라면 충분히 영화 출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걔 물 올랐잖아. 연기하는 거 보면 그냥 지리던데. 충분히 본능의 질주도 나올 만하지.
―질주없어: 연기 잘하는 거 인정이기는 한데. 그래도 할리우드 갈 짬빠는 아니지. 한성태보다 경력도 많은 배우가 얼마나 많은데.
―굶주렸다: 여기서 경력이 왜 나옴. 연기 잘하는 게 중요하지. 지금 배우들 중에서 한성태보다 연기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냐. 진짜 송강호같은 대배우가 아니면 몇 없을 걸?
―대패: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닌데. 그래도 본능의 질주잖아. 그건 급부터가 다르다고.
한성태가 본능의 질주에 참여하는 일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이 불분명하게 나뉘었다.
한성태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직 경력도 되지 않고, 연기를 더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한성태냐며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그들이 뭐라고 한다 한들 한성태가 참여하는 건 바뀌지 않는데.
그들의 갑론을박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와…… 얘는 어떻게 이런 걸 안 말해줄 수가 있지?”
“그래도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서운하네.”
“자세한 건 말하지 못해도, 대충 언질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니었나?”
한성태의 지인들.
그들이 한성태에게 연락하고 있었다.
자신들에게 이런 거대한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에 서운함을 느끼는 한편.
그들은 한성태를 축하해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다.
“스마트폰이 꺼져 있네.”
“배터리가 다 되었나?”
“하긴, 연락 많이 올 테니까. 이해되기는 하네.”
그들은 한성태의 스마트폰이 꺼져 있다는 사실에 실망하지 않았다.
한성태의 지인들 역시 배우이고 감독이었다.
업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한성태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더 이상하다.
그들은 전화를 거는 대신 문자를 보냈다.
언제라도 한성태가 연락을 받고 전화를 걸어주길 바라면서.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는 지인들과 아직까지도 떠들어대고 있는 커뮤티니.
화제의 중심에 있는 한성태는 정작 신경을 쓰지 않고 비행기에 올라서고 있었다.
“얼마나 탔다고, 벌써 비즈니스가 익숙해지냐.”
한성태는 자신의 좌석으로 걸어가며 헛웃음을 흘렸다.
이제 세 번째 타는 비즈니스 클래스였지만, 한성태는 벌써 익숙해져 있었다.
자리에 맞춰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 * *
“네. 지금 비행기에 오르고 있습니다. 도착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정두식이 통화를 끝내는 게 보였다.
스마트폰을 허벅지에 내려놓은 정두식이 짙게 한숨을 내쉬며,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리는 것을 보며 한성태는 슬쩍 말을 걸었다.
“팀장님이죠?”
“응.”
“뭐라고 하셨어요?”
“너한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달라 하시더라. 회사에서 알아서 처리한다고 하네.”
“다행이네요.”
정두식의 말에 한성태가 옅게 웃음을 흘렸다.
‘폭주’를 야외에서 촬영할 때 어느 정도 화제가 될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다.
과거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현대기기들이 발전하면서 촬영장의 모습이 유출되는 건 간간이 일어나는 일이었으니까.
브리튼 리도 유명한 사람이고, 본능의 질주 역시 마찬가지.
알려지지 않은 게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게 한성태로 인해 더 화제가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한국인이라서, 더 화제가 된 거겠지.’
대한민국에서라면 몰라도.
한성태는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그렇다 보니, 한성태의 모습이 사진에 담겼을 때, 논란이 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그 논란이 너무 기사까지 나 더 당황스러운 거다.
“너, 연락 오던 거 아니었어? 지금은 잠잠하네.”
“아…… 스마트폰 꺼놨어요. 켜 놓은 상태에서는 감당이 안 되어서.”
“아. 하긴…….”
한성태의 말에 정두식이 이해했다며,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폭주에 참여하는 사진이 유출되면서.
덩달아 그의 스마트폰도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지인들에게서 쏟아지는 연락들과 온스타로 오는 DM들.
한 두 개가 없는 것도 아니고.
수십, 수 백개의 연락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성태가 그 모든 걸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지인들에게만 메시지를 보내놓은 상태에서 한성태는 스마트폰을 꺼두었다.
적어도 연기할 때만큼은 방해를 받고 싶지 않다.
“지금 반응 장난 아니야. 기대된 다부터 시작해서. 그런데 아직은 좀 부정적인 게 강하기는 해.”
“어쩔 수 없죠.”
정두식의 말에 한성태는 마음 상해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여론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한성태는 자신의 연기로 당당히 입증할 생각이었다.
[‘속도에 살고 속도에 죽는 자’가 다시 한번 달려보자며, 당신을 향해 미소를 짓습니다.]그는 못할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