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51)
특성 쌓는 김전사-251화(251/300)
251화 초월하다 -1-
초월하다 –1-
주재료, 마력핵 네 개를 투입한다.
치이익!
마력 실린더에서 마력을 뽑아낸다.
다음으로 핵심 부재료, 핏방울 네 개를 넣는다.
초대형 투명 마법 솥에 피 네 방울이 들어간다.
서로 반발 반응이 일어나기 직전, 미리 준비한 넥타르를 콸콸 쏟았다.
한두 병도 서너 병도 아닌.
무려 1백 병을.
촤아악! 촤악!
넥타르가 증발하고 핏방울이 기화되어 한데 뒤섞이기 시작한다.
남은 재료를 투여한 것은 바로 이때.
마왕의 피, 천사의 눈물, 빙정 파편, 이계 용암석 등 비싼 재료들이 아낌없이 사용된다.
이것만 따져도 수천억은 들었을걸?
몇몇은 직접 구하지 않았으면 빈털터리가 됐을 것이다.
솨아아아.
투명 마법 솥에서 재료가 하나씩 녹아든다.
주위에는 마법진이 명멸한다.
가변형 입체 마법진이다.
3D로 구축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초당 적용되는 마법진이 바뀌게끔 하는 최첨단이자 최고도의 마법진 기술.
[인간들도 제법이구나.]허공에 둥둥 떠 있던 강의 여신.
아니, 그 화신이 말했다.
[이 마법진을 정말로 구현하다니.]“가이아 여신님께서 주신 거예요.”
[가장 무거우신 어머니께서 주신 것은 설계도에 불과하지 않느냐. 그걸 구현한 것은 이 마력 먹는 하마지.]손바닥보다 작은 여신이 기둥을 톡톡 두드렸다.
사실 기둥이 아니라 컴퓨터 일부였다.
서우진이 하늘배를 개수하면서 넣은 마도과학 슈퍼컴퓨터.
함교에 본체가 있지만, 지금 내가 있는 개인실에도 일부가 연결되어 있다.
“여신님께서 계셔서 쉽게 가네요. 원래 있던 마법 정령으로는 시간 꽤 걸렸겠습니다.”
[당연한 말을. 고마우면 얼른 8레벨이나 되거라. 그대, 검성도 알지 않느냐. 지금 그대 상태로는 8레벨에 도전할 수가 없어.]“알죠.”
쉽게 말하면 경험치가 부족하다.
최소한 99.99%여야 재구성 영약을 마실 수 있는 법.
눈앞의 재구성 영약은 하루 안에 완성되지만,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포카, 강의 여신, 세계수의 축복을 받았어도 마찬가지.
아마 절반 정도 차지 않았을까?
뽕!
그래서 넥타르 병을 땄다.
미리 준비한, 개인실에 설치한 최고급 마법 욕조에 쫄쫄쫄 따른다.
열 병, 스무 병, 백 병…….
심지어 단위를 넘어간다.
1백 병도 아니고 1천 병을 찍어 버린 것.
마법 욕조를 채우진 못해도 희석액으로 채우기에는 충분한 분량.
보고 있던 여신이 머리를 가로저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사치구나. 내가 세케트 아아루에 거할 때에도 그러한 사치는 본 적이 없다.]“필요해서 하는 겁니다.”
[조심하거라. 뭐든지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넥타르라고 네게 영화와 영광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명심하겠습니다.”
몸을 담근다.
넥타르 희석액에, 그 황금빛 액체에, 은하수를 머금은 용액에.
“후우!”
바로 몸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척수를 불로 지지는 듯하고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다.
의식적으로 정신을 다잡고 내면을 응시했다.
[금강체][불굴][마법뇌] [명상][휴식][요양]미리 결정해 놓은 특성 세트.
내 정신을 지키기에 최적의 특성이다.
특히 명상, 휴식, 요양, 세 특성이 넥타르의 거대한 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있었다.
‘사색이나 성찰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는 걸 어쩔 수는 없는 법.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별빛처럼 맴도는 내부의 힘을 관조하며 시간을 보낸다.
외부로부터 노도처럼 밀려드는 힘이 느껴졌다.
내가 굳이 뭘 할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육체가, 정신이, 영혼이 한데 강화되고 있다.
드높이 올라가는 이 고양감.
드넓게 전개되는 이 해방감.
영약을 먹기 전인데도 꼭 재구성 영약을 먹은 것만 같다.
세계가 확대된다.
아주 작던 내 정신이, 좁쌀 같던 의식이 수미산처럼 다가온다.
그리하여, 그리하여, 내 모든 사고가 그 안으로…….
‘안 되지.’
간발의 순간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조금 전, 나는 그만 넥타르의 힘에 취할 뻔했다.
그랬다면 [실혼] 디버프에 당해 식물인간이 됐겠지.
게임에서는 몇 달 휴양시키면 나았지만 여기서는 어땠을까?
여신이 다행이라는 듯 내 앞을 날아다녔다.
[큰일 날 뻔했다. 정신을 차려서 다행이다. 내가 힘을 썼으면 넌 깨어났겠지만 최소 석 달은 요양했어야 했을 것이다.]“후, 감사합니다. 그래도 여신님이 있으니 마음이 놓이네요.”
[그건 그렇고 거의 된 것 같다만?]“예. 제가 느끼기에도 그렇습니다.”
마법 욕조 밖으로 빠져나왔다.
맑은 물이 찰랑거렸다.
넥타르 희석액이 힘을 잃고 물로 변한 것.
대부분은 소멸했고, 아주 일부의 힘만 내게 흡수되었다.
효율은 극악.
그래도 디버프 없이 경험치 채우는 건 넥타르 목욕이 최고다.
“영약만 완성되면 끝이네요.”
맹렬히 돌아가는 마법 솥을 보며 말했다.
기체도 액체도 아닌, 플라즈마 상태의 물질이 솥 안에 가득하다.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
4개 마력핵에서 추출되는 마력이 마법 솥으로 거칠게 뿌려지고 있다.
완성되면 플라즈마를 넘어 순수한 힘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강의 여신이 팔랑팔랑 내 앞으로 날아왔다.
[아직 모자란 것 같다.]“예? 제 계산으로는 충분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아니다. 네게도 특이한 능력이 있지 않느냐. 네 능력으로 한번 살펴보거라.]넥타르 목욕하면 8레벨도 99.99 찍는데 왜 저러지?
나는 특성을 살포시 교체했다.
귀안과 육감.
혹시나 해서 벗어 두었던 예언자의 고리도 차고, 금오안을 쓰기 위해 황금용 허리띠와 불사조 신발도 착용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내가 재구성 영약을 먹으면, 8레벨이 될 수 있겠냐고.
어…….
이상하네?
왜 안 될 것 같지?
어째서 실패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
“이거 왜 이런 거지요? 이럴 리가 없는데?”
[그야 그대, 검성이 아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지.]“준비요? 전 준비 끝났습니다.”
[쯧쯧. 아직 감을 못 잡고 있구나.]허공을 날던 여신이 책상 위에 내려앉았다.
유리컵을 정수기로 가져가더니 정수기를 작동시킨다.
촤아아!
물이 쏟아진다.
유리컵을 찰랑찰랑 채우다가 아예 넘쳐 버린다.
물이 정수기 아래 바닥을 흠뻑 적시지만, 여신은 정수기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검성. 그대는 레벨을 이 유리컵처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만 틀렸다.]유리컵.
즉, 경험치 바.
[생각해 보아라. 7레벨까지는 흔히 초인의 영역이라 말한다. 인간을 뛰어넘었으되, 아직은 인간의 범주 안에 속하지. 그러니 7레벨을 궁극경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겠느냐?]“예. 그건 저도 압니다.”
[8레벨부터는 신위에 반쯤 발을 걸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초월경이라는 말을 쓰지. 8레벨 초인을 초월자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고. 자, 그럼 하나 묻자.]여신이 여전히 물이 넘치는 유리컵을 톡톡 두드렸다.
[이것은 유리컵이냐, 아니냐?]“유리컵이죠.”
[그렇지. 유리컵이지. 물을 아무리 넘치게 따라도 유리컵은 유리컵이다. 그렇다면 다시 하나 더 묻자꾸나.]나를 직시하는 여신.
물을 빚어 만들었을 뿐인 화신이다.
눈동자도 뭣도 없지만, 파르라니 안광이 빛나는 것만 같았다.
[인간에게 넥타르를 넘치게 따르면 인간은 인간이 아니게 되느냐?]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7레벨에서 8레벨은 그 아래 단계와는 확실히 다르다.
인간을 넘어선 무엇.
초인을 뛰어넘는 신격.
그렇게 정의해야만 마땅한 레벨 업 과정이다.
유리컵으로 비유하자면, 유리컵이 물의 원소로 빚은 초월컵으로 거듭나는 것과 같다.
여신이 책상 끝에 걸터앉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검성. 그대가 8레벨이 되려면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게임에선 그런 거 없었다.
넥타르나 암브로시아 팍팍 먹이고 재구성 영약 먹이면 끝.
디버프?
적당히 처박아 놓는 거지.
마력천이나 신성천 있는 휴양 거점에다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은 네 문제점을 알려 주마. 검성. 그대의 육체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그동안 섭취한 재구성 영약을 통해, 또 시련을 통해, 방금 시행한 넥타르 목욕을 통해 인간으로서는 최고의 위력을 갖추었지. 어지간한 반신도 네 육체를 압도하진 못할 것이다. 이것은 저 북쪽의, 아니 옛 올림포스의 헤라클레스도 인간 시절에는 이루지 못한 성취다.]그럴 거다.
능력치로만 따지면 모든 능력치 999쯤 되지 않을까?
물론 아케인 서울의 능력치 한도는 999가 끝이 아니지만.
[영혼은 또 어떠냐? 검성, 그대는 전능자다. 무한한 윤회를 통해 신격으로 가는 길을 열었지. 그대가 준비된다면 언제든 윤회의 사슬을 부수고 승천할 수 있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하마. 그대의 육체와 영혼, 모두 인간을 넘어서 신격을 가리키는데 어째서 그대는 8레벨도 되지 못하고 7레벨에서 멈춰 있다고 생각하느냐?]이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모르겠다고 하려다가 머리를 굴렸다.
나도 자존심이 있다고.
아케인 서울만큼은 고인물, 아니 썩은 물이었다는 자존심이.
설정 하나하나, NPC 대사 하나하나 다 팠던 나인데 여기서 GG 치고 싶진 않다.
한참 생각한 끝에 한 가지 개념을 떠올렸다.
‘……신성의 조각?’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신성의 조각은 9레벨이 될 때 필요하다고.
8레벨이 아니라.
9레벨과 8레벨은 둘 다 초월자고, 신위를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만. 신위라?’
게임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설정이다.
정확히 말하면 설정상으로만 존재했지.
[모든 캐릭터는 9레벨이 될 수 있습니다.]9레벨.
즉, 성좌.
다르게 표현하자면 신격, 신, god.
[캐릭터가 어떤 신위를 가질지는 8레벨 때 결정됩니다.]신성의 조각을 성공적으로 획득하여 9레벨을 찍으면 캐릭터마다 이명이 붙는다.
캐릭터 카드에.
이름 바로 옆에.
[검의 신]이니 [마법의 신]이니 하는 식으로.캐릭터가 같아도 이명은 다를 수 있었다.
나만 해도 [검의 신] 김전사, [전쟁신] 김전사, [수호신] 김전사 등등을 만들었지.
이명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특성.
9레벨이 되는 시점에서 가진 특성에 따라 이명이 결정된다.
눈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특성은 인생이지.’
백소린을 생각해 보자.
천살성은 고유 특성이니까 그렇다 쳐도, 좀비에게 물렸다가 회복된 덕에 불굴을 얻었고, 미친 듯이 싸우기 때문에 폭주 기관차를 깨우쳤으며, 죽었다가 겨우 살아난 끝에 구사일생을 개방한다.
그렇듯이 캐릭터의 특성은 그 캐릭터의 인생을 반영한다.
방향성.
혹은 신념.
캐릭터의 특성 세트는 그렇게 이름 지을 수 있다.
그러면 나는?
내 특성 전환은?
나는 무슨 철학을 가졌고, 어떤 마음을 가졌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신위입니까?”
여러 뜻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내가 표현한 것은 단 하나.
신위(神位).
신격의 영역이라고 해야 할까, 혹은 신의 옥좌라고 해야 할까.
모든 신은 고유의 영역을 가진다.
토르는 번개, 가이아는 땅, 이런 식으로.
만약에 말이다.
내가 지금 8레벨을 뛰어넘어 9레벨을 찍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나는 어떤 신격이 될까?
검의 신? 전사의 신?
모호하다.
한마디로 딱 결정지을 수가 없다.
그래서 8레벨이 되지 못하는 거 아닐까?
[정확하다.]여신이 긍정을 표했다.
[그게 문제다. 검성, 그대는 지금까지 오로지 그대의 생존을 위해서 움직였다. 그대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잠깐도 고민한 적이 없지. 영혼은 지고하고 육체는 거인왕보다도 강력하나 그뿐이다. 그대의 자아가 굳건히 중심을 세우지 않는 한, 정신이 기둥이 되지 않는 한 영혼의 지고함도 육체의 강건함도 헛되고 헛되다.]자아의 중심, 정신의 기둥이라.
“그건 어떻게 강화할 수 있습니까?”
[경험이지.]여신은 가차 없이 대답했다.
[무수히 많은 위기를 넘고, 고통과 절망을 맛보고, 그걸 딛고 일어서고, 그러면서 자아를 정립하고, 자신의 길을 걷다가 마침내 인생의 극점에 오른 자라야 초월자에 어울리는 정신을 갖출 수 있다.]“저도 나름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래. 내게도 보인다. 처음 봤을 때는 몰랐다만 자꾸 보다 보니 알겠구나. 지고한 영혼을 이루기 전의 인생은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세 개의 인생만큼은 보인다.]“세 개의 인생이요?”
두 개가 아니라 셋?
여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다.
[네가 고통스러웠고 힘들었다는 것은 알겠다. 그럼 거기서 무엇을 얻었느냐? 네 무의식에는 많은 것이 쌓였고, 그것을 소화하면 초월자로서 어울리는 정신을 얻겠다만, 성찰하지 않고 소화하지 못한 경험은 그저 무의식의 바다에 잠긴 해초 덩어리에 불과하다.]여신의 말이 의미심장했다.
말을 곱씹어 보니 확실해진다.
여기서 내가 더 뭘 할 것도 없이, 나 자신을 돌아보기만 해도 8레벨이 될 조건을 채운다는 소리잖아.
“명상해야겠네요.”
[그렇다. 그런데 괜찮겠느냐? 내가 보기에는 최소 몇 달은 수행자처럼 명상하고 사색하고 성찰해야 할 것 같다만.]그건 곤란한데.
사색 특성과 성찰 특성이 있다면 모를까 지금부터 얻어도 한세월이 걸린다.
적어도 한 달.
한가롭게 명상이나 하고 있을 시간 따위, 당연히 없다!
“여신님. 좋은 방법이 없겠습니까?”
사실 별로 기대하진 않았다.
아무리 신격이라고 해도 이 세상 안의 존재.
세상 밖에서 게임을 통해 이 세상을 관측하고 들어온 나보다는 아는 게 적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예상이 틀렸다.
세상 밖에서만 얻을 지식이 있다면, 세상 안에서만 얻을 지식도 있는 법.
여신이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니, 내가 아니라 내 특정 부위를 뚫어져라 주시했다.
아랫배.
무협식으로 표현하면 단전이 있는 곳을.
그러자 차돌처럼 단단히 굳어 있던 마력이 꿈틀거렸다.
동부군 군단장이 내게 넘겨준 힘.
[영웅] 특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