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95)
특성 쌓는 김전사 295화
신국 –3-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가만히 놔두면 최소 한 단계는 강해질 테니까.
나는 적이 강해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만큼 마음씨 좋은 사람이 아니다.
손에 힘을 주었다.
막 돌진하려는 찰나.
묘한 감각이 덮쳐 오는 것을 느꼈다.
“이이이이이거어어어어어어언.”
세상이 느려졌다.
강대한 마법이 시간을 엿가락처럼 늘려 놓는다.
모든 것이 굼벵이처럼 움직인다.
날 스치던 바람도.
저 천공의 중심에서 회전하던 흑금 성좌도.
아래쪽에서 싸우던 군대도.
모두 느릿느릿, 족쇄를 찬 듯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둔화 마법?’
아니다.
그런 앙증맞은 마법이 아니다.
거의 멈춘 거나 다름없다.
내가 정상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기적에 가까웠다.
시간 정지!
워낙 초월적인 능력치를 가진 덕에 생각만큼은 정상적으로 하는 것.
“뀌에에엑!”
천사장이 비명을 지른다.
악마공이 괴성을 토한다.
둘이 기괴하게 엉겨 붙고 촉수로 서로를 포식하며 고깃덩어리로 변화하고 있었다.
“흥.”
시간 정지?
시간을 동결시키는 기적?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는 눈을 부릅뜨고 힘을 주었다.
[불굴]>>[유아독존]<>[무적검왕]<>[마왕명]<<[소원]그리고 용언을 섞어 기원.
“[이 고깃덩어리가 분리되게 해 주세요.]”
“끄아악!”
“끄어억!”
하나하나 쪼개진다.
거포 천사장과 촉수 악마공은 이미 죽어 있었다.
분리되기 무섭게 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오직 성관 천사장과 묵관 악마공만이 남았다.
나는 둘의 머리통을 한꺼번에 잡았다.
천마신검을 목에 들이대자 둘이 이를 갈며 말했다.
“죽여라.”
“우리는 부활할 것인 즉.”
“너는 의식이 완성될 때까지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
죽이라는 듯이 목을 길게 늘어뜨린다.
하지만 바로 죽이지는 않았다.
실전 격투의 제압을 활용, 완벽히 결박한 채 시간을 흘려 보냈다.
“뭐 하는 거냐?”
“왜 죽이지 않지?”
“조용히 기다려 봐.”
한 3분 정도 지났을까?
나는 비로소 성관 천사장의 목을 베었다.
몸이 가루가 되어 흘러내리자 묵관 악마공이 이를 갈았다.
“너, 너 이놈! 이토록 우리를 멸시하다니! 어찌 이리 모욕을 주느냐!”
“모욕은 무슨. 효율적으로 하는 거다. 효율적으로.”
“네놈이 아무리 수를 써도 운명을 어쩌지는 못한다. 결국 너는 옛 아버지의 권좌에 들어 신좌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건 두고 봐야 알지.”
다시 3분 후 묵관 악마공의 목을 벴다.
이 정도 시간차면 되겠지?
내가 굳이 시간을 끈 이유.
4대 천사장과 4대 악마공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 부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냅다 죽여 버렸으면 8레벨 여덟이 한꺼번에 부활할 거고, 그러면 뒤에 남은 사람들이 상대하기 힘들어지니까.
‘전황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잘 밀어붙이고 있다.
여덟 8레벨 초인을 필두로, 여섯 갈래 창끝이 파고든 모양새.
살짝 도와줄까?
철컥, 철컥.
산울음과 우박폭풍을 꺼냈다.
양손에 들고는 마음으로 레드를 불렀다.
용왕염 숨결을 뿜던 레드가 날아와 나를 태웠다.
나는 레드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또 해 보자.”
[좋아! 그런데 고기는 언제 줄 거야?]“이번 일 끝나면 배 터지게 먹게 해 줄게.”
[10마리 줄 거야?]“소 100마리 줄게.”
[100마리가 뭐야? 많은 거야?]“10마리가 10번 있으면 100마리야.”
[10마리가 10번? 히익! 완전 좋아! 개좋아!]레드가 날개를 펼쳤다.
7레벨 대천사와 악마 부관이 유독 뭉친 자리를 향해 비행한다.
“조심해라!”
“고룡이 온다!”
대천사와 악마 부관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신성 방어막이 중첩해서 쳐지고, 마력 결계가 나와 레드를 한꺼번에 억제하려 들었다.
아울러 국소적으로 화염 저항이 갖춰진다.
용왕염 숨결에는 효과적이었겠지.
조금 전의 레드라면 허탕 치고 다른 곳을 갔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함께 하는 이상 다르다.
[죽어!]레드가 입을 벌리고 혼원 숨결을 토했다.
시리도록 투명한 광채.
방어막과 결계를 녹이고 천사 악마 혼성군에 직격한다.
숨결에 맞은 천사와 악마들이 비명도 못 지르고 녹아내렸다.
슈웅, 쾅! 퍼퍼펑!
나도 산울음과 우박폭풍 연사.
혼원 융합 중이라 신멸화와 절대영도는 못 쓴다.
하지만 지고화와 지극빙으로도 충분하지.
황금빛 불꽃과 새하얀 얼음이 세상을 쓸어 버렸다.
“검천!”
현인신 포카가 소리 질렀다.
“1분 후에 첫 번째로 죽은 악마공이 부활합니다!”
벌써?
천사군도 악마군도 아직 절반도 못 죽였는데?
“그놈만 죽이고 가라!”
군단장이 외쳤다.
“남은 놈들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 보마!”
다른 8레벨 초인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뒤는 걱정하지 마라!”
“이 늙은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네!”
“가십시오!”
“천마시어, 그대의 위엄을 보이소서!”
“선대의 원한을 갚아 주소서!”
“여기 있는 놈들 모두 잔챙이입니다! 머리를 쳐야 끝납니다!”
그래. 가자.
여기서 너무 오래 붙잡혀 있으면 안 된다.
더구나 조금 전 죽인 교단군.
그들이 제물이 되어 생성된 마력이 여기에만 흘러왔을 리도 없다.
최소한 절반은 흑금 성좌로 떠올랐다.
즉, 신왕 탄생 의식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서걱!
합금 악마공이 부활하자마자 죽이고 명령을 내렸다.
[특공대, 돌진!]“갑니다!”
“기다렸습니다!”
바로 합류.
내가 선두에 서서 길을 뚫었다.
황야를 단숨에 돌파하고는 성좌의 띠, 우주 오솔길에 도착.
성희영이 빛으로 화한 눈을 들어 위를 살피곤 신음을 흘렸다.
“괴물들이…….”
영혼 전쟁을 치르면서 왔던 장소.
그때와는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오솔길 요소요소에 거대하고도 강력한 괴물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도 무한히 재생되는 괴물들.
“가죠!”
질주한다.
특공대 초인들과 발맞추어 달려 나간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성좌의 띠가 꿈틀거렸다.
변질된 무지개가 기름띠처럼 일렁이더니 거대한 동체가 쑤욱 올라왔다.
용을 연상시키는 형체.
그러나 비늘 대신 썩은 살점 가득하고 머리는 셋, 눈은 머리마다 아홉 개씩 박혀 총 27개인 기괴룡.
한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마리.
그마저도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허!] [끔찍하게도 생겼군!] [저건 우리가 맡겠다.] [너희 먼저 가라! 따라가마!]용 네 마리가 전열에서 이탈하여 쏘아졌다.
마법과 용의 숨결이 폭격을 가하며 기괴룡 군단을 막아선다.
“크아아아아!”
기괴룡들이 울부짖지만 성좌의 띠로 올라오지는 못했다.
나는 빠르게 용들을 스쳐 지나갔다.
“감사합니다!”
[천만에.] [저딴 돌연변이와 같은 종족으로 묶인다니, 이건 종족의 수치다!] [쿠오오오!]기괴룡들이 멀어진다.
변질 무지개 다음 영역에 진입.
공허가 덮쳐 온다.
희미하게 깜빡이는 성좌의 띠 말고는 빛 한 점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심연을 연상케 하는 어둠.
그 어둠 속에서 적색 눈동자가 깜빡깜빡 떠올랐다.
“칠흑 정령!”
겨울 여왕이 뛰쳐나갔다.
“저희가 맡겠습니다!”
이종족 다섯 명이 합류한다.
그들이라면 좋은 상대가 되겠지.
최소한 내가 성녀와, 옛 아버지와 싸우는 동안은 막아 줄 것이다.
그렇게 하나둘 떨어져 나간다.
물고기 인간 5인방은 금광 천사와 싸우고.
거수곰, 해골뱀, 대주교 셋은 변이목과 붙고.
성희영과 금오 그룹 이사들은 무면거수를 막았다.
“대장님! 대업을 이루십쇼! 충성!”
“검천 대장님! 꼭 이기셔야 합니다!”
“거수곰 너 우리 대장 못 믿어? 분명히 이기실걸!”
“검천님만 믿을게요!”
성좌의 띠 마지막이 가까워진다.
멀리 대궁정도 보였다.
가시처럼 뾰족한 첨탑이 마왕의 뿔처럼 서 있다.
그리고 그 앞.
군대처럼 도열한 인간형 괴물 무리.
“더는…….”
“못 지나간다…….”
키가 껑충하고 팔이 침팬지처럼 긴 괴물.
팔지괴인들이었다.
전사이자 무예의 달인.
“선생님! 가세요!”
“저희가 막겠습니다!”
“금방 처리하고 따라갈게요!”
“선생님도 승리하십쇼!”
나보다 앞서 달려 나가는 넷.
마르스 검투법이 괴물들을 토막 친다.
네피림의 검이 뭉개 버리고 있다.
칼라라트리가 번쩍일 때마다 시체가 쏟아진다.
춤추는 듯한 검이 뒤지지 않고 학살을 이어 나갔다.
잘 컸다.
누가 키웠는지 몰라도 참 잘 키웠어.
평범한 7레벨을 훨씬 상회하는 전투력.
나는 묘하게 가슴이 든든해지는 걸 느꼈다.
“믿으마. 잘 부탁한다!”
“네! 선생님!”
합창하듯 외치는 넷.
길이 뚫렸다.
천둥 걸음을 이용,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성좌의 띠는 여기서 끝.
대궁정에 진입한다.
휘오오오.
별의 바람이 불어온다.
순수한 마력풍.
그만큼 대궁정 안의 마력이 농밀했던 것.
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 여기 들어왔다간 1초도 견디지 못하고 몸이 변이될 정도로.
내가 제1 매립지에서 죽여야 했던 고슴도치처럼.
저벅. 저벅.
복도를 따라 걷는다.
뽕!
미리 만들어 두었던 비약을 차례로 마신다.
거인왕의 비약, 용왕의 비약, 은하수의 비약, 대해의 비약, 무신의 비약.
마법 촉매, 신살자를 천마신검과 묵호검, 묠니르, 아이기스 등등에 바르면 전투 준비 끝.
어느덧 대전 안에 들어와 있었다.
내 정신세계에서 봤던 대전보다 수만 배 이상 큰 크기.
건축물이 아닌 천체와 비교해야 할 공간.
광활하고도 광활한 대전 중심.
장엄하고도 웅장한 옥좌 앞에 한 존재가 서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
머리가 푸석푸석하게 새고.
얼굴은 주름살이 자글자글해서 90세 노파처럼 보이는.
그러나.
빛의 날개와 칠흑 후광이 위압감을 뿜어내며.
등 뒤 옥좌와 흑금 단말을 통해 연결된.
반신조차 초월한 성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