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
선역(仙逆)
이근(耳根)
책 소개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존재,
차원과 별들을 넘나들며 영생을 누리는 자 신선(神仙).
복수를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강의 신선이 되어야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보통 사람들과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신선’이 공존하는 세계.
평범한 소년 한제는 신선이 되기로 결심한다. 허나 신선계는 힘이 곧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 어느 날, 한 강력한 신선에게 부모님을 비롯해 일족이 몰살당하고 그 자신도 육신을 잃은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제는 복수를 결심한다.
이제, 천지를 피로 물들일 한제의 복수가 시작된다.
동일 세계관 완결 작품
1. 선역(仙逆) – 원작 2088편, 번역 1587화
2. 구마(求魔) – 원작 1484편
3. 아욕봉천(我欲封天) – 번역 1341화
4. 일념영원(一念永遠) – 번역 1004화
5. 삼촌인간(三寸人間) – 번역 815화
이 책의 키워드
무협판타지
선협물
복수물
고향을 떠나다
한제는 마을의 한 골목 길가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목수 가문으로 유명한 이 씨 집안의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첩의 둘째 자식이었으므로 가업을 이을 수 없었기에 가정을 이룬 후 지금 이 마을로 거처를 옮겼다. 유명한 목수 집안 출신답게 한제의 아버지 역시 손재주가 뛰어나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한제는 어려서부터 똘똘하고 책을 좋아했다. 어려서부터 마을에서 신동 소리를 들었고 그럴 때마다 그의 아버지는 환하게 웃었다.
나이가 들면서 한제는 책에서 본 바깥세상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한숨을 쉬고는 읽던 책을 덮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보니 아버지가 마당에서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한제야, 공부는 잘되어 가느냐?”
한제가 그렇다고 답하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년에 과거 시험이 있으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너는 절대로 나처럼 이 마을에서 평생을 갇혀 살지는 말려무나.”
“어휴, 또 잔소리… 한제는 꼭 붙을 테니까 걱정 마요.”
마당의 평상에 저녁을 차리던 어머니가 가볍게 핀잔했다.
세 사람은 평상에 앉아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버지, 넷째 작은아버지께서 곧 오시는 거지요?”
“어디보자… 그럴 때가 됐구나. 여보, 넷째에게 줄 산나물은 다 싸놨소?”
아버지의 물음에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제야. 넷째 작은아버지는 좋은 분이란다. 작은아버지가 도와준 덕에 네 아버지의 조각품들을 팔아서 우리가 먹고사는 거 아니겠니. 앞으로 네가 잘되면 절대로 그 은혜를 잊어선 안 된다.”
그때 바깥에서 말굽소리가 들렸다.
“둘째형님, 문 좀 열어주세요.”
한제가 재빨리 일어나 문을 열자 한 중년 남자가 문 앞에서 웃고 있었다. 그는 한제를 보자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어디보자 반년 만인가? 이 녀석, 그새 키가 더 컸구나!”
한제의 부모님도 나와서 중년 남자를 맞았다.
“넷째야, 어서 오거라. 한제야, 어서 의자를 내오지 않고 뭘 하는 게냐!”
한제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방에서 의자를 가져와 평상 옆에 두었다.
중년 남자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껄껄. 한제야, 저번에 부탁한 것 잊지 않고 챙겨왔다.”
작은아버지는 품에서 책 두 권을 꺼내 평상에 올려두었다. 한제는 세상을 다 가진 듯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는 책을 집어 들었다. 그 모습에 한제의 어머니도 흐뭇해했다.
“넷째 서방님. 우리가 얼마나 기다린 줄 아세요? 이번엔 며칠 묵었다 가세요.”
중년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수님, 죄송합니다. 요즘 집안일이 바빠 내일 아침 일찍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바쁜 게 지나면 다시 뵈러 오겠습니다.”
한제의 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넷째야, 네 형수 말은 흘려 듣거라. 집안일이 우선이니 우린 나중에 또 모이도록 하자꾸나.”
중년 남자가 한제의 아버지를 보며 말했다.
“형님, 한제가 올해 15살이던가요?”
한제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곧 16살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10여 년이 지나다니, 세월 참 빠르군.”
중년 남자는 헛기침을 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님, 형수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올해 집안에서 3명을 뽑아 대산파의 제자로 보낼 예정인데 제가 한 자리를 얻었습니다.”
한제의 아버지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대산파? 선인(仙人)들로 이루어졌다는 그 대산파 말이냐?”
중년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우리는 결코 작은 집안은 아니니, 우리에게도 문파에 사람을 추천할 권한이 있지요. 한데 형님도 아시다시피 제 아들놈은 허구한 날 검만 휘두를 줄 알지, 책과는 담을 쌓은 놈 아닙니까? 선인들도 그놈은 싫어할 겁니다. 한데 똘똘하고 책도 어지간히 읽은 한제라면 또 모르지요.”
중년 남자의 말에 한제 어머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넷째 서방님, 그 말씀은…?”
중년 남자가 한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럼 두 분도 동의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한제 너도 일단 한번 해보는 걸로 하자. 정말 대산파 제자가 되기라도 한다면 그 또한 엄청난 복이지 않겠느냐.”
한제의 아버지는 감격스러운 듯 갑자기 일어나 아내와 함께 중년 남자에게 큰절을 올리려 했다. 그러자 중년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이를 말렸다.
“형님, 어찌 이러신단 말입니까? 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형님과 형수님이 저를 돌봐주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한제는 제 조카 아닙니까?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어서 일어나시지요.”
자리에서 일어난 한제의 아버지는 여전히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흘리며 중년 남자를 끌어안더니 아들에게 말했다.
“한제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물론 그러겠노라 답했지만 한제로서는 사실 아버지의 저런 반응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선인? 선인이 뭐지?’
잠시 망설이던 한제가 입을 열었다.
“작은아버지, 선인이란 무엇이옵니까?’
중년 남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들은 신통한 능력을 가졌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존재지.”
그 대답에 한제는 선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아직 선인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는 못했으나, 부모님의 반응만 보더라도 이는 작은아버지가 자신에게 엄청난 기회를 준 것인 듯했다. 한제는 벌떡 일어나 작은아버지에게 절을 올렸다.
중년 남자가 한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한제야, 떠날 채비를 하고 있거라. 내 월말에 너를 데리러 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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