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194)
194화
내 자식들이지만, 큰 딸인 ‘하늘의 별’도 그렇고 ‘하늘의 비’도 다른 아이들이 비해 능력치가 너무 좋았다.
[하늘의 비] [소속: 하늘의 태양] [성향: 명랑하고 친화력이 있음. 위대한 대전사가 될 잠재력이 높음] [능력치]체력 : 7 근력 : 5
민첩 : 6 지혜 : 3
통솔 : 8
위대한 대전사?
볼 때마다 신기했다.
과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야 위대한 대전사가 될 수 있는지 무척 궁금했다.
‘음!’
아들은 전반적으로 체력이나 근력, 민첩 같은 운동 신경 능력치가 높았다.
지혜가 좀 낮긴 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그냥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솔 능력치가 있다는 게 기뻤다.
통솔이야, 전사들을 이끄는 능력이라 앞으로 위대한 대전사가 되려면 꼭 필요한 능력치라고 볼 수 있었다.
한참 멍 때리며 아들의 상태창을 보고 있을 때, ‘하늘의 비’가 불만 가득 말했다.
“아빠! 왜 안 일어나? 다시 해야지.”
“어? 그래.”
세상에 모든 아빠와 엄마가 그렇듯 육아는 정말 힘들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만든 목검을 쥔 ‘하늘의 비’와 또다시 칼싸움의 하며 놀아줬다.
딱! 따다다닥! 따다다닥!
검의 방향이 뻔히 보이는데, 일부러 맞아주는 것도 힘들었다.
으아아아아악!
이번에는 배를 정통으로 맞으며 멋지게 뒤로 넘었다.
“나 하늘의 비는 악한 정령들을 절대 살려두지 않는다. 내가 바로 ‘하늘의 태양’의 위대한 전사다!”
‘하늘의 비’가 목검을 머리 위로 들며 자신을 위대한 전사라고 칭하는 게 웃겼다.
때마침, 나를 구원해 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 괴롭히지 말고, 할머니랑 놀자.”
장모님의 등장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늘의 비’도 할머니가 좋은지 ‘나무 위에 꽃’에게 쪼르르 달려가 안겼다.
“할머니!”
“아이구! 이쁜 내 새끼!”
전통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사이에서 할머니들이 거의 손자 손녀의 육아를 담당한다.
“쌍둥이들은요?”
“방금 엄마 젖 먹고, 잠들었어.”
“가서 좀 봐도 될까요?”
“자네 자식들인데, 내 허락을 받을 필요가 있나? 가서 보고 오게.”
“알겠습니다.”
난 ‘하늘의 비’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할머니랑 같이 있어. 난 동생들을 좀 보고 올게.”
“응. 다음에도 또 놀아줘. 아빠!”
“그래.”
며칠 후면 한동안 아빠를 못 보게 될 텐데, 괜히 ‘하늘의 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곧장 세쌍둥이가 있는 아기방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흔들거리는 요람 침대에서 세쌍둥이가 앙증맞게 자고 있었다.
‘예쁘게도 자네.’
내 눈에 꿀이 쏟아졌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문득 궁금했다.
‘세쌍둥이도 네 살이 되면 능력치가 발현되겠지?’
알게 모르게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과연 세쌍둥이가 어떤 능력치가 발현될지 기대됐다.
‘진짜로 아내의 말대로 열 명을 낳아?’
이왕이면 축구팀을 만들어야지.
그래, 11명이다.
피식!
난 실없는 웃음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큰딸을 데려오기 위해 집을 나섰다.
* * *
관청 집무실.
오전에 훈련소 입소식을 끝낸 나는 집무실에서 ‘찬란한 노을’의 보고를 받았다.
“거의 사천 명이 가까운 수습 전사들이 세 개의 훈련소에 입소했습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훈련소가 한계에 다다를 것 같습니다. 최소한 훈련소 세 개 정도는 새로 건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하늘의 태양’에 가입하는 부족도 늘어날 거고. 그냥 훈련소를 다섯 개 정도 지어.”
“그럴까요? 알겠습니다.”
‘찬란한 노을’이 자신이 들고 있는 서류에 방금 내가 내린 지시 내용을 적었다.
그 후로도 여러 가지 내용을 보고받으며 그녀와 상의한 뒤 결정을 내렷다.
개척 부대, 철광산, 도로, 병원과 약국 등등.
“반란을 일으키는 자들의 흔적은 찾았나?”
세 연맹을 통합하는 과정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하늘의 태양’의 속해 있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행히도 정보감찰부를 통해 그들이 반란 모임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것도 아브나키 연맹 지역에서.
“꼬리는 잡았습니다. 정보감찰부 쪽에서 한 번에 반란자들을 소탕하기 위해 국방부와 협력하며 그들의 근거지를 계속 추적 중입니다.”
“때로는 본보기가 필요할 때도 있지. 나중에 그 문제로 골치 아프지 않게 깨끗하게 처리해.”
“알겠습니다.”
이제는 거의 인수인계가 끝났다.
그때, 보고할 게 더 남았는지 서류를 뒤적이던 ‘찬란한 노을’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황제 폐하! 와이언도트 부족과 포타와토미 부족 측에서 정식으로 황제 폐하를 초대했습니다.”
“그래?”
아무래도 카리브 해 제도 섬으로 항해 일정이 있어서 곤란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네. 특히, 와이언도트 부족은 교역뿐만 아니라 형제 부족인 이리 부족이 우리 ‘하늘의 태양’에 들어온 걸 보고 큰 관심이 있는 듯합니다.”
“우리 ‘하늘의 태양’에 들어오고 싶다는 얘기지?”
“네.”
“…음!”
“아무래도 일정이 있어서 힘들겠죠? 그럼, 두 부족 방문은 나중으로 미룰까요?”
난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쟁도 하지 않고, 다른 부족을 복속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더구나 와이언도트 부족은 꽤 넓은 영토를 가진 큰 부족이었다.
내가 머뭇거리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찬란한 노을’의 좋은 대안을 제시했다.
“아니면 황제 폐하 대신 이리 부족 대추장이었던 ‘붉은 열매’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어차피 삼불 평의회 동맹 부족의 하나인 포타와토미 부족은 ‘하늘의 태양’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데.”
붉은 열매라…
지금도 그녀는 ‘우직한 곰’과 깨소금이 쏟아지며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과거의 대추장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선보인 그녀는 아직도 이리 부족 사람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와이언도트 부족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하며 아직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붉은 노을’이라면 충분히 와이언도트 부족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최소한 교역소 정도는 무난하게 합의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우직한 곰’과 그녀의 의향을 물어보는 게 좋겠지.”
“알겠습니다. 일단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찬란한 노을’이 나가자 집무실이 혼자 남은 나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너무 일이 잘 풀려서 좋긴 한데. 기분 탓인가? 왜 이렇게 찝찝하지.”
* * *
‘아주 큰’ 도시, 소형 조선소.
카리브 해 제도 섬으로 가는 나를 배웅하기 위해 각 행정기구 수장들이 조선소에 모여 있었다.
탐험대라고 해야 하나? 원정대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세 척의 코그 배는 출항할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황제 폐하!”
“조심히 갔다 오십시오.”
난 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내 수석 보좌관인 ‘찬란한 노을’과 대화했다.
“나 대신 ‘하늘의 태양’을 잘 이끌어 갈 테니까, 너 믿고 잘 갔다 올게.”
‘찬란한 노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요. 난티 코크 부족 지역에 같이 가서 기념식을 해야 하는데.”
예정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드디어 난티 코크 부족 지역에 항구와 대형 조선소가 완공됐다.
원래는 모든 행정기구 수장들이 참석해 기념식을 해야 하지만, 다들 바쁜 관계로 나 혼자만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도 있었다.
“그러게. 아쉬워서 어쩌나. 어쨌든 긴 항해가 끝나고 돌아오면 대대적으로 환영할 준비나 해.”
“단단히 준비해 놓을게요. 황제 폐하!”
그들과 인사를 나눈 나는 기함으로 선정된 코그 배에 올라탔다.
이번 항해에 참여한 인원은 나를 포함해 123명.
인원 구성은 다양했다.
친위대, 전사, 기술자, 주술사, 상인, 요리사 등등.
그리고 코그 배 1호는 내가, 2호는 ‘차가운 나무’, 3호는 ‘상처 입은 화살’이 이끌기로 했다.
“황제 폐하! 출항 명령을 내려 주시면 됩니다.”
친위대 수장인 ‘세찬 눈보라’가 이 층 갑판 위로 올라온 나를 보고 말했다.
드디어 강이 아닌 바다로 출항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난 전 함대에 크게 소리쳤다.
“돛을 올려라!”
“목적지는 난티 코크 항구.”
“출항!”
그 명령에 세 척의 코그 배에 탄 전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더니 힘차게 노를 젓기 시작했다.
* * *
‘하늘의 태양’, 일리노이 연맹 지역 제4구역 거점 마을.
오천 명이 넘는 거점 마을은 내성과 외성으로 나눠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제4구역 거점 마을은 ‘사나운 늑대’와 쇼니 부족 전사들의 통치하에 지금도 계속 확장하는 중이었다.
도로, 학교, 곡물 창고, 신전, 마을 회관, 대농장 등등.
“벽돌과 나무를 가지고 오세요.”
“여기는 땅을 파야 할 것 같군요.”
거주민 대부분이 일리노이 연맹 부족 사람들은 이 년간의 강제 노역을 끝내고 정식으로 ‘하늘의 태양’의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한편, ‘사나운 늑대’과 대전사 몇 명이 아이오웨이 부족 영토로 떠나는 ‘우렁찬 천둥’과 개척 부대를 배웅하기 위해 외성 광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빠진 게 없는지 무기나 장비들을 다시 점검하도록.”
‘우렁찬 천둥’이 다시 한번 개척 부대 전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네, 천인장님!”
현재 개척 부대는 450명.
그리고 개척 부대 전사들은 들소를 탄 채 가벼운 무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사나운 늑대’와 대전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우렁찬 천둥’이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덕분에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여기 아이오웨이 부족 마을의 위치가 있는 지도입니다.”
‘사나운 늑대’가 건넨 지도를 보더니 ‘우렁찬 천둥’이 자신감이 가득 찬 표정으로 웃었다.
“푸하하하하! 지도도 완성했으니 아이오웨이 부족을 정복할 일만 남았네요.”
같은 천인장 직급이라 서로 존대를 하고 있지만, ‘사나운 늑대’는 ‘우렁찬 천둥’의 자신만만한 태도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천인장님! 정복이 아니라 회유와 설득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거나 저거나 같은 말 아닙니까? 하하하!”
“…….”
“어쨌든 한 달 뒤에나 보겠군요. 그럼, 조심히 갔다 오겠습니다.”
‘우렁찬 천둥’이 들소에 올라탄 뒤 무척이나 신이 난 표정으로 개척 부대에 소리쳤다.
“아이오웨이 부족으로 출발!”
“출발!”
450기의 들소 경기병 부대가 일제히 성문을 향해 달려나갔다.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나운 늑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황제 폐하께서 저자를 왜 개척 부대의 수장으로 임명했는지 모르겠군.”
잠시 후, 성문을 나와 대평원으로 달려가던 ‘우렁찬 천둥’이 이끄는 개척 부대가 멈춰 섰다.
그때, ‘맑은 영혼’이 들소를 타고 ‘우렁찬 천둥’에게 다가왔다.
“수장님! 여기서 세 부대로 나뉘는 게 좋겠어요.”
“여기서?
“네. 그리고 지도는 어디에 있어요?”
‘우렁찬 천둥’이 조금 당황한 듯 소매에서 얼른 지도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여기.”
지도를 한창 보더니 ‘맑은 영혼’이 ‘우렁찬 천둥’에게 지시하듯 말했다.
“일단, 수장님은 이 마을을 정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 마을을 맡을게요.”
“그‥그래.”
* * *
‘하늘의 태양’ 수도, ‘아주 큰’ 도시 소방청.
개인 집무실에 업무를 보고 있던 ‘검은 눈동자’가 지루한 표정으로 길게 하품을 했다.
“좋긴 한데. 너무 할 일이 없는 거 아니야?”
그때, 바깥에서 인기척에 들려오며 소방대원이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수장님! 인명 구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