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282
00281 머셔너리, 자리를 잡다 =========================================================================
『순결의 머리띠(Headband of Innocence)』
(설명 : 요정 여왕 마르가리타를 상징하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그녀의 미모에 반한 솜씨 좋은 드워프 대장장이가 선물한 것으로, 여왕은 머리띠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순결이란 여성의 처녀성을 의미하는 게 아닌 마음에 사욕, 사념 등 더러움이 없는 깨끗함을 의미합니다.)
『찢겨진 요정 여왕의 날개(Wings of Elf Queen, Ripped, 12쌍)』
(설명 : 여왕의 자리에 오름으로써 허락된, 요정들에게는 유일무이한 12쌍의 날개입니다. 사악한 마법사에 의해 강제로 찢겨짐으로써 제구실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신기를 품고 있어, 다른 것과 섞을 수만 있다면 예전의 힘을 되찾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습니다.)
『섬백(蟾魄)』
(설명 : 고대 홀 플레인의 유명한 여전사, 달빛 고양이(MoonLight Cats) 오브아나 알카트라츠가 애용하던 카타나입니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달빛을 뿜는 궤적이 남는다고 하여 달의 다른 이름인 ‘섬백’이라고 불립니다. 어떠한 마법적 효과도 없지만, 절삭력과 강도가 매우 뛰어납니다.)
『티르빙(TyrFingr)』
(설명 : 한 번 뽑히면 피를 묻히기 전에는 칼집으로 돌아가지 않는 마검, 티르빙입니다. 흉포한 마검인만큼 주인을 가리는 경향이 심합니다. 조금이라도 주인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소유자를 파멸시키는 무시무시한 마검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티르빙이 주인을 마음에 들어 할 경우, 착용자는 마검의 가공하리만치 파괴적인 마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푸른 달의 마도사(Book, Magician of the Blue Moon, Secret Class)』
(설명 : 이미 닦여있는 마법을 따라가는 게 아닌, 자신만의 창조적인 길을 개척하길 원하는 자들입니다. 사실상 고대의 마법은 모두 이런 자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발전해왔습니다. 언제나 창조와 변화를 추구하며 오롯한 마도의 길을 걸어가는 자. 신념을 굽히지 않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자. 그들이 바로 ‘푸른 달의 마도사’입니다.)
『여명의 검투사(Sword, Gladiator of the Dawn, Rare Class)』
(설명 : 고대 홀 플레인에는 다종의 수인족이 존재했는데, 그 중 묘(猫)족은 굉장히 호전적이며 전투를 즐기는 종족이었습니다. 과거 검투 경기가 홀 플레인 전역을 물들였을 무렵 묘족의 전사들은 스스로 용병이 되어 경기에 참가했습니다. 묘족은 한 번 경기에 참가하면 밤이 새도록 경기를 치렀는데, 날이 밝으면 항상 마지막까지 서있는 검투사는 묘족의 용병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새벽빛을 받으며 항상 승리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묘족들을 가리켜 ‘여명의 검투사’라는 칭호를 붙였습니다.)
『요정 여왕의 눈물(Tears Of Elf Queen)』
(설명 : 요정 여왕 마르가리타의 진실된 감정이 담겨있는 눈물입니다. 사악한 마법사에 타락한 그녀는, 최후의 순간을 맞이해 자신의 모든 감정을 눈물에 담아 내보냈습니다. 복용 시 능력치 포인트가 2포인트만큼 새로이 생성됩니다. 추가된 능력치 포인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올릴 수 있습니다.)
“후유.”
허공을 빼곡히 메울 정도로 떠오른 수많은 메시지에 크게 숨을 내쉬었다. 한 번 숨을 고르고 나머지 성과들도 마저 살폈다. 요정 여왕의 알, 마볼로의 보존용 마력 구슬, 다채로운 빛깔을 띠는 물약, 마력 영약(마력 95포인트 이하 일시, 마력 2포인트 상승), 썩어버린 위그드라실의 과실. 그리고 뮬에서 얻은 장비들까지. 천만다행으로 엘릭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고연주 나름대로 생각은 했던 모양이다.
잠시 동안 그것들을 바라보다가,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침을 꼴깍꼴깍 삼키는 클랜원들. 그리고 사위를 둘러싼 밤의 꽃들. 그녀들의 눈에 담긴 감정을 실로 복잡하고도 미묘했다. 부러움, 질투, 시기, 탐욕, 자괴감 등등.
모니카는 북 대륙에서도 치안이 좋기로 손꼽히는 도시다. 그리고 어차피 걸치고 다닐 것들이기에 공개될 수밖에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우리들은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있고, 이것을 빼앗기 위해 공개적으로 협박하는 행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힘들다면 수면 아래로 은밀하게 움직이는 행동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림자 여왕으로써 뭔가 믿고 있는 구석이 있겠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행동은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원정 홍보와 유니콘과 맞물려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겠지만, 다음부터는 필히 주의해야 할 행동이었다.
클랜원들은 여전히 꺅꺅 비명을 지르며 장비들을 보는데 여념이 없었다.
‘너무 흥분했어.’
달아올라도 너무 달아올랐다. 적당한 흥분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주지만 이건 도가 지나친 감이 있었다. 거기다 주변 상황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제 3의 눈으로 정보를 모두 읽은 후, 나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눈치 빠른 클랜원 몇 명이 조금씩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소란이 조금씩 가라앉을 즈음, 구즈 어프레이즐을 끝냈는지 정하연과 김한별이 땀을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정하연, 김한별. 수고했습니다.”
“아니에요.”
“두 분은 이만 쉬어도 될 것 같습니다.”
“네?”
정하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묻는다. 김한별도 멍한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가장 중요한 결산이 남았는데 쉬라고 했으니 이상하게 여길 만도 했다. 이윽고 모두의 시선이 모였을 즈음, 나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시다시피 이번에 얻은 성과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겹치는 것들도 꽤 있군요.”
한 순간이지만 클랜원들의 얼굴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 스스로들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람, 아니 사용자인이상 좋은 장비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한 명이 원하는 장비를 얻게 되면 다른 한 명은 포기할 수밖에 없는 노릇. 그 과정에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배분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결산은 오늘 하지 않겠습니다. 내일 아침으로 미룰 예정입니다.”
“…….”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각자 통하는 상대랑 대화를 하셔도 좋고요. 밤 동안 곰곰이 생각해보시고, 내일 아침 회의에서 저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한 번 들어보고 타당하다 싶으면 허락하도록 하죠.”
‘질서의 오르도가 가장 심하겠지.’
차라리 클래스 제한이 하나로 걸렸다면 깔끔했을 텐데. 마법사, 연금술사, 사제가 걸려있는 바람에 꽤나 상황이 애매해졌다.
내 말이 끝나자 클랜원들 중 몇몇은 슬금슬금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클랜원들을 믿기로 했다. 다들 자신들의 처지를 인식하는 만큼 대화를 우선하지 필요 이상으로 다투지는 않을 것이다. 문득 안솔, 정하연, 비비앙이 서로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상상이 들었다.
‘그건 그것대로 웃기겠는데.’
속으로 피식피식 웃으며, 나는 아까부터 내 눈치만 보고 있는 고연주를 돌아보았다.
“고연주. 1층에 펼쳐놓은 장비들은 책임지고 올려놓도록 하세요. 이후의 관리에 필히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클랜 로드의 명을 받들겠어요.”
“그럼 내일 아침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고연주는 지나치게 정중할 만큼 내 지시를 받았다. 그런 그녀를 지나쳐, 나는 곧바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
다음날 아침. 나는 간만에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껴야 했다. 몸을 쉬게 할 목적으로 일찍 잠에 든 것도 있지만 난 원래 상당히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그렇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고롱고롱 잠든 아기 유니콘을 머리에 얹고 문 밖으로 나섰다.
그렇게 찌뿌듯한 몸을 퍽퍽 두드리며 계단을 내려가자, 모든 클랜원들이 깨어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미 모두 아침 식사를 마쳤고 내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뿐만이 아니었다. 간단한 세안을 끝내고 아침 식사를 끝내자, 이미 내 집무실은 장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대부분 목을 길게 빼고 있는 게 내가 언제오나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항상 이렇게만 해주시면 참 좋을 텐데요.”
어제 살짝 경직시켰던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가벼운 농을 던지자, 몇몇이 짧게 실소를 터뜨리는 게 보였다. 아마 자기들이 스스로 생각해도 웃기겠지. 품 안에서 칭얼대는 유니콘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나는 상석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럼 우선 결산부터 해볼까요…. 사용자 정하연.”
“네.”
“현재 머셔너리 클랜의 보유 자금을 말씀해주세요. 금화, 보석은 따로 해서.”
“처음 모니카로 왔을 때 자금은 8만 8천 골드가량 갖고 있었어요. 보석의 개수는 1000개가 넘었고요. 그리고 이번 원정에서 7천 골드 가량의 금화를 확보했고, 장식물에서 떼어낸 보석들이 총 300개를 넘어가네요. 현재 확정된 지출 내역은 비비앙씨가 주문한 기구와 재료들로, 약 1만 골드 정도 지출이 있을 예정이에요. 그것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8만 골드 이상의 금화와 1000개를 넘는 보석을 소유하고 있어요.”
내가 질문을 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는지 정하연은 줄줄 외듯이 대답했다. 여기서 7천 골드라 함은 마볼로의 연구실에서 얻은 성과일터. 그 동안의 생활비를 뺀다고 해도 아직 8만 골드가 넘게 남아있다는 것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물론 앞으로 지출이 꽤 있겠지만.
“사용자 안현.”
“네, 네! 네 형! 아, 클랜 로드님!”
내가 자신을 부르자 깜짝 놀랐는지, 안현은 고개를 화들짝 들며 대답했다. 솔직히 그 동안 클랜 내부의 내정을 너무 고연주나 정하연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서서히 애들도 관심을 가지게 할 필요가 있다. 그 첫 타자를 안현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원정에서 얻어온 주인 없는 장비들이 있을 텐데.”
“그, 그렇죠. 네 그렇습니다.”
“그건 어떻게 됐지?”
“하나도 빠짐없이 창고에 잘 모셔놨어요.”
“장비들이 뭐가 있는지, 대충 견적을 알 수 있을까?”
“그, 그건 잘….”
안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끝을 흐렸다. 정하연이 얼른 대답하려고 하자, 나는 슬쩍 손을 펴 그녀의 말을 막았다.
“오늘 저녁까지 알아와서 나한테 보고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내게 지적 받은 안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창피하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내가 자신을 지목한 게 자못 기뻤는지 한껏 상기된 얼굴이었다. 참 미스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다음 차례는 드디어 장비들이었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사용자는….
“사용자 고연주.”
“네. 클랜 로드.”
“어제보단 보이는 장비들이 좀 적어 보이는군요.”
“네. 자체적인 판단 하에, 주인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 장비는 창고에 남겨놨어요. 즉, 보류죠.”
“잘하셨습니다. 그럼 그 보류 목록들을 알 수 있을까요?”
진작에 이럴 것이지. 짧게 숨을 내쉬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고연주 또한 막힘 없이 술술 대답했다.
보류 목록은 꽤나 많았다. 엘릭서 3병, 황혼의 무녀, 파사(破邪)의 활, 페가수스의 알, 요정 여왕의 알, 찢겨진 요정 여왕의 날개, 마볼로의 보존용 마력 구슬, 비비앙의 물약 주머니, 마볼로의 연구실에서 발견한 물약, 썩어버린 위그드라실의 과실, 찬란한 섬광 라우라 필리스, 위그드라실의 나뭇잎을 이어 만든 옷, 그리고 리자 부츠까지.
라우라 필리스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옷과 리자 부츠를 보류 목록으로 남긴 것은 꽤나 의외였다.
“위그드라실의 나뭇잎 옷과 리자 부츠도 보류했나요?”
“네. 일단 요정 여왕의 장비는 전부 보류 처분했어요. 특히 말씀하신 두 장비는 다른 클래스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궁수용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요.”
“흠. 원하는 클랜원들이 없었나요?”
“나뭇잎 옷은 없었고, 리자 부츠는 요정 여왕 장비에 함께 남겨두자는데 다들 동의했어요. 혹시 클랜 로드께서 원하신다면 바로 가져올 수 있어요.”
그렇다는 말이지. 아무래도 고연주의 눈치를 봤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지만,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말 그대로 보류시켜둔 것에 불과했으니 사용을 요청하는 클랜원이 있으면 얼마든지 내주면 되는 일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방 내부에 진열되어있는 물품 및 장비들을 바라보았다. 이것도 만만찮게 많다.
칼리고 아브락사스, 파라디수스 플레이트 메일, 오로쓰로스 롱 부츠, 질서의 오르도, 순결의 머리띠, 푸른 달의 마도사, 여명의 검투사, 섬백(蟾魄), 티르빙, 요정 여왕의 눈물, 호프론의 전설, 마볼로의 연구 기록, 마력 영약.
여기에 있는 대부분이 오늘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것이다. 어떤 것을 먼저 시작할지 고민하다가, 나는 결국 하나를 정할 수 있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가장 논란이 일 것 같은 질서의 오르도를 처음으로 잡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클랜 로드. 잠시만요. 발언권을 요청하고 싶어요.”
“?”
고연주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또 뭔 얘기를 하려고 그러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식으로 요청한 만큼 중요한 이야기일 듯싶었다. 표정도 심상치 않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이자, 그녀는 모든 클랜원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실은 어제 클랜 로드께서 먼저 올라가신 후, 저희들끼리 이야기를 나눴어요.”
“네.”
“저희들에게 먼저 분배하시는 것도 좋지만, 클랜 로드께서 먼저 선택권을 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요. 그래서 이야기를 해본 결과 모두 칼리고 아브락사스, 파라디수스 플레이트 메일, 오로쓰로스 롱 부츠, 티르빙, 요정 여왕의 눈물에 대해서는 일체의 권리도 주장하지 않기로 입을 모았어요.”
“하하….”
“부디, 저희들의 요청을 수락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연주의 말에 클랜원들 또한 동의한다는 듯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의 반응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총 12개중 5개를 나한테 몰아준다고 했다. 즉 5개를 먼저 가지고, 남은 7개 중 우선 선택권을 준다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고연주가 저리 공손한 어조를 취하는 이유는, 내가 이번 원정의 1등 공신이라는데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의뢰를 받아온 것도, 유적을 발굴한 것도, 마볼로를 쓰러뜨린 것도 전부 내가 주도했다. 그 다음이라고 해봤자 고연주, 백한결, 김한별 정도라고 할까.
아무튼 이 정도까지 성의를 보인다는데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나는 연하게 웃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칼리고 아브락사스, 오로쓰로스 롱 부츠, 요정 여왕의 눈물에 대한 권리는 받겠습니다. 대신, 파라디수스 플레이트 메일과 티르빙을 되돌리고 우선 선택권을 없애도록 하죠.”
“하지만….”
“더 이상의 이의는 받지 않겠습니다.”
딱 잘라 말하자, 고연주는 입을 다물었다.
검이야 이미 차고 넘치도록 많고, 흉갑은 내게 딱히 필요가 없다. 아무리 권리가 있다고는 해도 내가 그 정도로 독식하는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어쨌든 같은 클랜원이니 필요한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는가. 어차피 보류 장비들도 모두 내 관할 하에 있기 때문에 지금만해도 차고 넘치는 수준이었다.
“그럼….”
이제는 진정한 결산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내 표정에서 그것을 읽었는지 여기저기서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어젯밤 나름의 생각 또는 대화들을 하셨을 겁니다.”
“…….”
“긴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럴 것이라 믿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시작은 질서의 오르도입니다. 이 장비를 원하시는 클랜원들에게는 자유 발언을 허락합니다. 그리고 두 명 이상이 원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원만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말이 끝난 순간 쥐 죽은듯한 고요가 찾아 들었다. 내 아래 잠들어있는 유니콘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이윽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허공으로 손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손은 총 두 개가 올라가고 있었다.
“비록 원정은 다녀오지 못했지만, 염치 불구하고 손을 들었네요. 양해 부탁 드려요.”
한 명은 예상대로 정하연이었다. 마법사인만큼 질서의 오르도가 탐이 나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미안하지만, 나도 원정은 다녀오지 못했어. 그래도 손 들어도 되지? 뭐라 안 할거지?”
바로 비비앙이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입니다.
오늘 목욕탕에 다녀왔습니다. 펄펄 끓는 물에 몸을 담그니 참 좋더라고요. 뼈다귀가 살살 녹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사우나 15분 하고, 집에 돌아와서 맥주 한 캔을 마셨는데 참 좋았습니다. 피로가 쫙 풀리는 기분이랄까요? 몸이 정말 가뿐해지더라고요. 하하하.
자, 장비 결산에 들어갔습니다. 몇몇 분들은 아쉬우시겠지만, 실은 장비 결산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습니다. 아마 다음 회 중반 즈음? 중반은 조금 넘을 것 같네요. 질서의 오르도만 마찰이 생겼고, 나머지는 이미 주인들이 정해졌거든요. 🙂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질서의 오르도, 정하연이 가지게 될까요, 아니면 비비앙이 가지게 될까요?(안솔, 신상용은 포기 선언한 상태입니다.) 답은 이미 정해졌지만, 여러분들의 의견도 궁금해요~. 😀
『 리리플 』
1. HammerofWar : 1등 축하합니다. 하하. 백한결은 남성입니다. TS라니요. 하하하. 조금 끌리기는 하네요.(?)
2. 블라미 : No. 정령사는 일반 클래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레어, 시크릿 클래스(진화)에 존재합니다. 하하. 다만, 한 명은 아닙니다. 원소 별로 나뉘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외라면 요정들을 들 수 있겠군요.
3. 輝雅 : 전 회 것들은 좋고, 이번 회 것들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들입니다. 하하.(뒤에 3개는 제외하고요.) 아마 한나도 지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4. 신속정성배달 : ㅜ.ㅠ 죄송해요. 제가 영어에 자신이 없…. 흠흠, 아, 아닙니다. 이번 회는 영어까지 붙이게 되면 너무 어지러울 것 같아서 삭제했어요. 음~. 섬백은 한글만 넣으니까 뭔가 좀 밋밋해서 한자도 같이 넣었습니다. 🙂
5. Astrain : 엄밀히 말씀 드리면, 성별 제한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6. starland : 그래서 일부러 성과 부분은 잘랐습니다. ㅋㅋㅋㅋ. 그것들은 차후 차차 드러내도록 할게요!
7. 음……….. : 저 지금은 롤 안 해요~. 지운지 좀 됐습니다. ㅋㅋㅋㅋ.
8. 고장난선풍기 : 그럼요~. 그런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부분은 당연히 숨깁니다. 요지는 허위 정보만 기재하지 않으면 되요. 하하.
9. 황걸 : 해당 내용은 쪽지로 답신 보내 드릴게요! 아마 사용자 정보는 애들 한 명씩 곧 업데이트 예정이라서요. 하하.
10. 눈물강 : 정확히 보셨어요. 다만, 마력을 그렇게 생각만큼 많이 소비하지는 않습니다. 🙂 물론 많이 소비하는 경우도 있어요. 마력을 많이 모으면 그만큼 위력이 강해지고, 그에 비례해서 소모성도 커집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큰 힘이 됩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