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04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03화
휘이이익!
“우오오오!!”
지하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통로로 뛰어내린 로헨 크루원들은 반전된 중력을 느꼈다.
하지만 이대로 속절없이 추락했다가는 아무리 그들이라도 죽거나, 크게 다칠 터.
하지만 이미 모든 크루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알고, 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바람의 정령이여!”
투화아악!
비록 인공구조물이 가득한 도심이라 약화 되었지만,
프로테나가 부리는 정령술의 바람은 크루원들이 떨어지는 속도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크루원들을 감싸듯 바람이 몰아쳤다.
“지금이에요! 단명종 마법사 할아범!”
“알았네! 흐음!”
치이이잉!
화아아아악!
쩌저저적!!
그 바람을 따라서 아르길이 쏜 얼음 마법의 얼음 결정들이 모여들어,
마치 그들을 보호하듯 감싸는 형태로 얼음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카가가각!!
“카카! 에이크!”
““오우!!””
콰직! 쿠웅!
동시에 곧바로 세 오크들이 가지고 있는 쇠사슬 달린 덤벨을 얼음판에 박은 뒤,
“라잇 웨잇!!”
휘익! 콰드드득!!
다른 한쪽의 덤벨을 엘리베이터 통로의 벽에 박아서 걸었다.
콰가가가각!!
세 덤벨의 쇠사슬 덕분에 브레이크가 걸려서 크루가 올라탄 얼음 바닥은 느려진 속도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호, 얼음으로 만들어진 승강기라.”
“제법 재미있는데 그래!”
“발바닥이 시린 게 별로지만요!”
“이대로 지하로 내려간다!”
콰가가가가!!
그렇게 순조롭게 로헨 크루가 얼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찰나,
쿠구구구구-
“응?”
“이 소리는…… 설마?”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로헨 크루원들이 얼음 너머 아래를 내려다보니,
콰아아아!!
“으악! 올라온다!”
“밑에서 승강기가 올라오고 있어!!”
수많은 스켈레톤들이 타고 올라오고 있는 원래 엘리베이터였다.
“이대로 충돌해요!”
“아무리 내가 만든 튼튼한 얼음이라도 그러면 박살 날 걸세!”
“그렇다면 올라오는 걸 박살 내야지! 흐음!!”
“앗, 로헨 트레이너!!”
“세일럼! 중력으로 나를 저 밑으로 내려보내라!”
“제정신이세요?!!”
“당연히 제정신이다! 타-앗!”
타앗!
나는 망설임 없이, 원판 달린 우르할콘 탄력봉을 꺼내 들고 얼음 발판 밖으로 나갔다.
“아아악 진짜!! 트레이너가 하는 말이면 내가 거부할 수도 없잖아요!!”
후우웅!!
세일럼의 중력 마법이 나를 짓눌러서 얼음 발판보다 더 빨리 내려가게 만들었다.
콰아아아아!
“크하하하! 이것이 줄 없는 번지점프라는 것이다!!”
키릭키릭키릭키릭!
키아아악!!
뼈다귀들이 내가 떨어져 내려오는 것을 보고 놀라 턱뼈가 빠지려 하는군!
“카이란은 아니지만! 한 방에 전부 성불시켜주마! 라잇웨잇 베이베-!!”
꽈아아아아앙!!
중력가속도가 합쳐진 나의 거대한 일격이 엘리베이터 발판을 내리쳤다.
쩌저저저적 콰콰아앙!!
동시에 엘리베이터 발판이 갈라지며 부서져 내렸고,
카아아아아-!!
스켈레톤들도 그 발판의 파편들과 함께 비명을 내지르며 떨어져 내렸다.
물론 나도 함께 떨어져 내리고 있지만, 같이 떨어질 수는 없지!
“토오옷!!”
타앗!
나는 부서진 엘리베이터 발판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크오오옷!!”
콰콰아앙!!
그리고 통로 벽에 탄력봉을 박아 매달렸다.
키이이이익!!
곧 크루원들이 탄 얼음 발판이 내려오고, 그 속도에 맞춰서 벽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우오오오!”
“어휴 정말!”
후우웅!
질린다는 듯 투덜거리면서도 세일럼은 얼음 발판 위 공중에 뜬 로헨을 중력으로 끌어당겼다.
“슈퍼히어로 랜딩!!”
쿠우우웅!!
로헨이 얼음 위에 떨어지기 전 중력을 역으로 걸어서 얼음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세심함까지.
덕분에 로헨은 슈퍼히어로 랜딩으로 멋지게 얼음 위에 착지했다.
“흠, 이 착지는 무릎 건강에 심히 안 좋으니 함부로 하면 안 되겠군!”
“슬슬 거의 다 내려온 듯하네만!!”
“바람의 정령이여, 힘 좀 더 써봐요!!”
“크으으윽!!”
바닥에 충돌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세일럼과 프로테나가 각자의 능력으로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어째 생각보다 속도가 느려지지 않는군!”
“크으으으! 중력가속도라는 게 보통이 아니야!!”
“이런 곳에선 정령의 힘도 제대로…… 안난다구요!!”
이대로는 다들 죽지는 않겠지만, 꽤나 큰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
‘안 되겠군, 내가 내려가서 완충을-.’
[여기선 내 힘이 좀 필요한 것 같군!]“응?”
후오오오-!!
갑자기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뭔가 인간의 신음 같기도 한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도리안?”
[너의 그 이상한 의식으로 단백질 보충제란 걸 먹고 나니, 이런 것도 할 수 있게 되었다!]반투명한 근육질의 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며 양손을 펼쳤다.
[자아!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만 나와 함께 해 다오! 나의 오랜 동료들이여!]그 순간,
휴우우우우-!!
바람소리 같기도, 사람의 함성같기도 한 기묘한 소리와 함께,
갑자기 반투명한 연기 같은 영혼들이 나타났다.
순식간에 수십여 명의 영혼들이 몰려들었다.
[자아, 우리 하나하나의 힘은 비록 약하지만! 그래도 한때 강인한 육체와 강인한 정신으로 싸워왔던 우리 메타볼 마검사단의 힘을 보여주자!] [죽음조차 우리의 힘과 지혜를 막진 못하리!!]모여든 그 영혼들, 사령술에 의해서 죽어서도 스켈레톤을 움직이는 용도로 부려졌던,
한때 도리안과 함께 마탑 초기의 마검사들의 모임, ‘메타볼 마검사단’의 구성원들이었던 영혼들.
그 영혼들이 떨어져 내리던 얼음 바닥 밑으로 모여들었다.
[자아, 형제들이여! 우리들 이상의 근육을 가진 저 오크를 도와서 더 많은 형제들을 구원하고! 우리가 목숨을 던져가며 막아낸 ‘흑룡’이 다시 깨어나는 것을 막아내야만 한다!] [오우-!!] [자아, 죽어서 몸은 먼지가 되었으나 우리의 강인한 영혼만은 남아있으니! 힘을 내자 영혼들아!!]투화아아악!!
덜컹!!
“우우웃?!”
놀랍게도, 영혼들이 받치는 힘에 떨어지는 얼음 발판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괴, 굉장하다!”
“허어, 영혼과 영체가 이토록 강력한 물리적인 힘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속도가 확실히 줄고 있다!”
“좋아 카카! 우리도 쇠사슬을 당긴다!!”
“오우!”
카가가가각!!
마법과 정령술, 구천을 떠도는 유령의 힘과 압도적인 근력과 물리력이,
떨어져내리는 얼음을 느리게 만들었다.
*
“흐음?”
쾅! 콰콰콰앙!
콰지직 콰콰아앙!!
암페트는 별안간 부서져 떨어져 내리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갸웃거렸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응?”
휴우우웅-!!
콰콰콰콰아앙!!
“웃!”
그 뒤 추가로 떨어져 내리는 얼음에 암페트도 처음으로 당황했다.
쿠오오오!
쿠우웅!
부서진 엘리베이터에서 몰려드는 얼음과 잔해의 먼지구름이 몰려들자,
영혼이 봉인된 마법사 미이라 여러 구로 움직이는 골렘들이 그를 보호했다.
“무슨…….”
먼지가 가라앉자 부서져 반짝이는 얼음 결정들 사이로,
“아야야야…… 다시는 이런 거 하지 말죠…….”
“조금만 더 속도가 높았으면 이렇게 멀쩡히 두 발로 못 걸어 나갔을 것에요…….”
“정말이야……요, 내 중력 마법이 있어서 망정이었지…… 그나저나 이거 5, 60m가 아닌데? 100m는 가볍게 넘는 거 아냐?”
“그래도 저 영혼들이 큰 도움이 되어줬네!”
“나는 너희들이 이 정도로 어떻게 될 정도로 약하게 하체를 단련시키지 않았다!”
“아 네 어련하시겠어요…….”
가볍게 충격을 이겨내고 하나둘 몸을 일으키며 나온 로헨 크루원들이 있었다.
“……호오.”
인간, 오크, 엘프, 드워프로 이루어진 기묘한 조합의 파티에 흥미로워하다,
“저놈은?”
암페트는 그사이에 낀 영혼들을 보고 뜨악해했다.
[정말 고맙네 나의 친우들이여!] [자네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불러주게나!] [그 단백질 보충제란 거 자네만 먹지 말라고! 크하하하!]도리안과 호쾌한 근육남 들의 영혼의 대화를 프로테나는 기가 막힌단 표정으로 보았다.
“영혼 다시 돌아오잖아! 모든 원한과 굴레를 다 벗어버리고 영원히 망자의 세상으로 떠난 줄 알았더니!!”
[크하하하! 우리 메타볼 마검사단의 우정은 죽음조차 초월하네!]“돌려내! 좀 전에 당신 모습 보고 단명종 인간 영혼 따위에게 느꼈던 내 감동 돌려내라고!!”
[그럴 여유는 없을 것 같네.]“뭐?”
“흐음.”
도리안은 문득 진지한 표정으로 너머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 너머에는, 암페트가 있었다.
“뭐냐 저 건어물은. 건조 오징어도 저거보단 수분이 넘쳐 보이는데.”
“으음? 설마…….”
[아마 너희는 모를거다. 이 마탑 아래에 있는 ‘흑룡’의 힘을 탐내다가 우리와 같이 저 밑바닥 먼지나 마시는 신세가 되어버린 놈이거든.]“도리안! 몇 년 만에 그 낯짝을 보는 건지, 200년 만인가?”
“미이라가 말을 하네.”
말라비틀어져서 혓바닥도 안 움직일 것 같은데 잘도 말하네.
[아아~ 그래, 네놈에게서 숨박꼭질 하는것만이 내 낙이었지, 암페트.]“그렇군, 검열되어버린 고대 마탑의 기록에서 들어본 적이 있네. 최후의 흑룡 ‘마이오스’가 이 마탑의 지하에 들어왔고, 무언가를 찾았다, 그리고…….”
“그리고?”
“마탑의 마검사와 마법사들이 흑룡이 있는 지하로 들어간 뒤…… 그 뒤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어디에도 기록되어있지 않아.”
“아, 이해했다. 냉동고에 처박아 두고는 있는 줄도 모르고 까먹어서 말라비틀어질 대로 비틀어진 데다 음식물 냄새까지 고약하게 밴 북어포.”
내 눈엔 저 암페트인지 뭔지 하는 말라비틀어진 미라가 그렇게 보인다.
그 말을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암페트는 자신을 비하하는 뜻임을 직감하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흐…… 그래, 네놈들이 아무리 나를 잊으려 해도, 이렇게 나는 돌아왔다……!”
[아니, 죽는 것조차 두려워서 근육 한 점 없이 말라비틀어진 몸으로 구차하게 살아있는 네놈은 다시 저 지하 밑바닥으로 돌아갈 거다.]“내가 무서워서 죽어서도 도망쳐다니던 녀석이 잘도 말하는군! 하지만 뭐, 그런 네놈의 말도 맞긴 하지.”
후우웅-.
말라비틀어진 데다 근육 한점 없는 몸으로 어떻게 걸어오나 했더니,
그냥 붕 떠서 움직이네. 재미없어라.
“정말 운명적이게도,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이 이곳에 있어서 말이야. 지금에야말로, 마이오스의 힘을 찾으러 저 아래로 돌아갈 거다.”
쿠아아아아!!
“또 저거냐!”
거대 마수가 거대한 촉수를 꿈틀거리며 갯벌을 기어가는 낙지처럼 암페트에게로 기어갔다.
[그렇게 두진 않는다!]콰아아!
먼저 움직인 건 도리안이었다.
“네놈이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강인한 영체가 될 수 있었는진 몰라도!”
쿠우웅!
[크으윽!]그러나 암페트가 도리안을 향해 손을 뻗고, 손아귀를 쥐자 도리안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붙잡힌 듯 멈췄다.
“지금 네놈을 내 권속으로 만들 순 없지만, 네놈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는 만들 수 있지.”
[크으으으윽!!]휘익-!
[으아아악!]그리곤 암페트가 마치 휴지라도 버리듯 휙 손짓하자 도리안의 영체가 날아갔다.
“날 방해하는 저놈들을 여기서 분쇄해라.”
카아아아-!!
쿠오오오-!!
암페트의 명령에 그 자리에 있는 수많은 스켈레톤 들과, 미이라들을 배터리처럼 꽂은 골렘들,
아아아아-!!
그리고 영혼이 뒤틀리는 비통한 비명을 내지르며, 암페트에게 영혼을 속박당한 세 명의 그랜드 마스터와,
“그,으으으아아아아!!”
한때 마탑의 최고인 마탑주였던 페드린의 말로가 로헨 크루를 향해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어딜 내 앞에서 도망가려 드는거냐!”
투화아악!
나는 빌런이 도망치는 것을 그냥 놔두는 성격이 아니다! 당장 쫓아간다!
쿠오오오오-!!
“비켜라! 라잇 웨잇!!”
부웅- 빠카아앙!!
카아아앙!!
내 앞을 가로막은 골렘이 날려온 거대한 돌주먹을 맞받아치며 분명히 박살 날 거로 생각했지만,
치이이잉!
“호오.”
그 골렘의 주먹은 푸른 방어막 같은 거로 번쩍이며 멀쩡했다.
쩌적!
물론 내 일격에 무사하진 못하고, 금이 가긴 했지만.
“네놈은, 꽤나 두들겨 패는 맛이 있을 것 같군.”
나는 말라비틀어진 미이라 따위보다, 눈앞의 고중량 고반복 대상에게 더 흥미를 느꼈다.
“허허, 이거 조용히 들어가긴 글렀군.”
“난 좋은데, 마탑주를 내 손으로 쳐부술 기회가 생겨서 말이야.”
치이이잉!
양팔에 마법진을 일으킨 세일럼이 짓는 미소는,
그녀의 주인이자 트레이너인 로헨이 짓는 호전적인 미소와 닮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