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26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261화
꽈아아앙-!!
거대한 충돌 직후, 빛이 뿜어져나왔다.
키이이잉!!
뒤틀린 근원의 힘과 오크의 힘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굉음을 일으켰다.
처음에는 침식력을 가진 뒤틀린 근원의 힘이 오크의 힘을 파고드는 듯 싶었지만,
라잇 웨잇-!!
라잇 웨잇-!!
오크들의 함성이 일어나자, 붉은 오크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콰아아아!
“크, 으으윽?!”
마침내 오크의 힘은 마카락의 망치에 깃든 뒤틀린 근원의 힘을 압도하기 시작,
쩌적! 저저적!
충격을 받은 마카락의 랜스트롱 제 망치 머리로 오크의 힘이 파고들었고, 망치 머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
콰직, 으직, 콰지지직!
꽈꽈아아앙-!!
마침내 마카락의 워해머 망치 머리가 산산이 부서져 터져나갔다.
“오오오크웨잇베이베-!!”
콰콰콰콰콰-!!
캬아아악!
크아아악!!
키아아악!!
빛과 함께 뿜어져 나온 붉은 오크의 힘이 좁은 협곡을 뒤덮어 마치 쓰나미처럼 몰아닥쳤다.
퍼버버벅!
그걸 맞은 약한 우루크 들은 그대로 뼈와 살이 분리되며 절명,
그나마 후방에 있거나 강인한 우루크들은 버텨냈으나,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로헨의 정면에 있던 우루크의 군세가 쓰나미에 휩쓸린 것처럼 사라졌다.
군세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것이다.
“크, 허어억…….”
무너진 우루크의 군세 한가운데에, 한 명의 사람 형상이 남아있었다.
“허.”
그것을 본 로헨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카락은 아직 살아 있었다. 단지,
“끄, 으으윽……!”
마지막 남은 단백질과 뒤틀린 근원의 힘을 소진하여 재생한지라,
원래, 뒤틀린 근원의 힘과 흑마법으로 강화되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로헨의 눈에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네 그 모습.”
그것은 과거 내가 본 핏빛함성 부족의 오크들의 모습과 같았다.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하게 근육이 적고,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앙상하다.
비록 키는 크지만 오므라들어서 좁은 어깨, 굽은 허리, 앙상한 하체.
“끔찍하군.”
“크, 으으…….”
나라면 그런 근손실 난 모습이 될 바에야 죽고 말겠다 생각이 들 정도의 몰골이었다.
“봐라, 이것이 결국 너의 본모습인 것이다.”
“크 흐으…….”
마카락은 로헨의 말에 대답도 못 하고 간신히 서서 쉰소리를 내뱉는 것이 고작이었다.
“너 자신이 스스로 몸을, 근육을 단련하여서 얻은 몸이 아니기에 결국 억지로 끌어모은 힘을 몸에 두르고 있었기에, 결국 마지막에 남은 것은 그 비루한 몸뿐이다.”
“그허어…….”
“안타깝군. 이 척박한 대지에서 그렇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그 모습에 좀 전까지의 적개심과 혐오감을 벗어나, 동정심을 느꼈다.
“나도, 핏빛 함성 부족도, 이곳에 있는 모든 오크도 너희와 같았다. 너희와 결정적인 차이가 난 것은. 우리는 자신의 몸을 단련하기로 한 정도를 걷기로 한 것과, 로이더라는 사도를 걷기로 한 순간부터.”
“이…… 빌어먹……을…….”
마카락은 어떻게든 다시 싸우려고 무기를 들려 했지만, 그의 앙상한 몸은 제대로 뭔가를 들지도 못했다.
“너와 일찍 만날 수 있었다면, 너에게 진정한 강한 근육을 선물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이제는 동족조차 아닌, 그저 적에 불과할 뿐.
그렇다면 적은, 확실하게 끝내버릴 수밖에!
“대족장!”
콰아아앙!
콰콰콰콰콰!!
내가 다시금 탄력봉을 내리쳐서 놈을 끝장내려던 찰나, 다른 우루크 들이 놈을 붙잡아서 뒤로 피했다.
꽈아앙!
“대족장님을 지켜라!”
“흐음?”
녀석들은 내가 내리친 탄력봉에서 뿜어져 나오는 충격파를 몸으로 막아가며 마카락을 구하려 했다.
“자아, 여기 마수의 고기가 있습니다!”
“이걸 먹고 어서 기운을 차리십시오!”
“너희들…….”
저 우루크들은 진심으로 마카락을, 자신들의 대족장을 구하려 들었다.
“저건…….”
“좀 의외긴 하군.”
저 녀석들이라면 마카락이란 자가 약해진다면 당장 배신하고 뜯어먹으려 들지 않을까 했는데,
“그래도 자기네 동족들에겐 대족장이라 이건가.”
어째선지 그 모습엔 내가 아주 약간 안심을 하고 있었다.
저 뒤틀린 모습의 동족이라 할지라도 저 깊은 곳에서 아주 약간이나마 남은 오크 다운 모습이어서인가.
“그러나 적은 적! 이대로 놈들을 계속 밀어붙인다!!”
후우-!!
나의 명령에 모든 오크들이 전열을 더욱 단단히 갖췄다.
“전진-!!”
라잇 웨잇-!!
후! 후! 후! 후!
두두두두-!!
오크들은 전열을 단단히 이루어 마치 아침 유산소 러닝을 하듯 발을 맞춰서 우루크들을 밀어붙였다.
키아아악!
캬아아악!
우루크들은 완전히 사기가 꺾여서 반격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무질서한 패주를 이어갔다.
“핫하! 그래 도망쳐라! 엉엉 울면서 도망쳐봐라!”
“울면서 유산소 하면 근손실이 두 배로 나겠지!”
나는 오크들과 함께 그들을 추격했다.
콰직! 으지직!
끼아아악!
캬아아악!
미처 도망치지 못한 우루크들이 우리의 창칼에 죽거나, 짓밟혀 죽었다.
적은 우리를 포로로 잡을 생각도 없었고, 포로가 될 생각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그저 깔끔하게 죽여주는 것이 답이다. 비정하지만, 그것이 전쟁이니까.
“이대로면 문제없이 협곡을 벗어나겠어!”
“그렇다면 그때부터가 진짜 문제로군.”
“그렇지.”
신나게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적을 격파, 패퇴시키며 추격하고 있는 와중에도,
나와 사총사는 앞으로 다가올 일을 직감하고 긴장했다.
‘우리가 어떻게든 협곡에서 적을 이겨서 패퇴시킨다 한들, 협곡을 빠져나간 후 나오는 고원지가 문제다.’
흑마련의 지휘체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몰라도, 내가 흑마련의 지휘관이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터.
협곡으로 우루크만을 보냈을 리가 없다. 분명 협곡 너머에 후속 주력 부대를 준비했을 거다.
우루크들이 우리를 쳐부수든, 우리가 우루크를 쳐부수든, 남은 쪽을 확실하게 끝내기 위해서.
그렇기에 크루원들은 처음에 우리 오크들만 협곡으로 정면으로 가는 것을 반대했다.
하지만 내가 끝내 관철했던 것은, 동족인 우루크들을 상대하여,
그들을 물리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은 우리 오크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선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흑마련이라면 나를 최우선으로 노릴 터.
하지만 괜찮다.
“협곡이 끝난다!”
모든 것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화아아악!
놀랍게도 협곡을 나오자마자 펼쳐진 것은 험준한 산을 앞에 둔 광활한 평원.
저 멀리 너머에 보이는 저것이 아라트 산맥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녀석들은 여전히 패주 중이로군!”
“지리멸렬해서, 여기서 전부 박살 낼수 있겠어!”
그렇게 자신할 정도로, 우루크는 숫자도, 기세도 우리 오크들 보다 적다.
하지만-.
“진정하고 봐라, 우리 오크들도 무척 지치고 근손실이 난 상태다.”
아무리 로헨 머슬 크루 회원인데다 오크의 반신인 나의 버프를 받더라도, 격렬한 전쟁에 소모되고 부상당한 오크들은 크게 지친 상태다.
나나 사총사는 여전히 전력을 다 할순 있겠지만, 오크들의 전력은 아마 1/3 정도는 떨어졌을 터.
지금 당장은 적의 사기가 바닥이고 우리의 사기가 최고조라 승기가 잡힌 것처럼 보이지만,
‘우루크 측에서 조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지휘가 가능해진다면, 상대하기 힘들 터.’
게다가 더 큰 병력까지 몰려온다면, 그건 내가 있더라도 힘들다.
나야 어떻게든 되더라도, 내 동족들의 안위까지 책임질 수 없는 거다.
“크하아아!!”
와그작, 콰작!
놀랍게도 도주의 와중에 어떻게든 마수의 고기와 뒤틀린 기운을 주입받았는지,
마카락은 그나마 근육이라 할만한 게 붙은 오크의 모습까지 회복했다.
‘흑마련 놈들이 귀찮은게 바로 이거지. 로이더 답게 회복력 하나는 징글징글해.’
물론 나나 로헨 머슬 크루원들도 자연 회복력은 엄청나게 빠르지만,
그래도 저 녀석들이 흑마법과 뒤틀린 근원의 기운을 이용한 것만큼 빠르진 않지.
“모두 정신 차려라! 우리는 아직 싸울 수 있고! 저놈들은 지쳤다! 그리고 네놈들의 대족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그는 으르렁거리며 다른 오크가 지닌 둔기를 비틀거리며 들어 올렸다.
“전열을 가다듬어라! 죽더라도 저 타락한 오크들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같이 죽는 거다!”
와아아아아-!!
역시 대족장이라 부를 만한 자가 있고 없고 우루크들의 움직임은 완전히 다르다.
녀석들은 다시 싸울 마음이 만만해져서 다시 전열을 잡았다.
“정말로 여기서 우리와 함께 죽을 기세로군.”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우린 안 죽을 거지만!”
그러며 사총사들은 오트 전열을 움직이려 했지만,
“아니, 방어대형으로 전환하라.”
“뭐?”
“놈들이 온다.”
두두두두두-!!
드드드드!
그 순간,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지면이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지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로헨, 이건!”
“흑마련 놈들의 본대가 오는 거다.”
키-히히힝-!!
기괴하게 일그러진 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치잇…… 결국 이걸 노리고 있었단 말이냐!”
자신이 그저 로헨을 끌어내는 미끼에 불과했단 것을 깨달은 마카락이 으르렁거렸다.
두두두두두-!!
평원 너머에서 검은 파도와도 같은 집단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저건?!”
“흑마련의 기병들이로군.”
키아-히히히힝-!!
그것은 마치 군마에 스테로이드를 박아 근육을 기괴하게 부풀리고 곤충의 갑각을 붙이고,
날카로운 금속 갑옷을 입힌 것 같이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러한 기병들이 수백, 엄청난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말이다!”
“기병이로군. 그렇지. 이 평원에서 후방에서 대기하다 우루크들이 패퇴하는 걸 확인하고 제때 오려면 그럴 수밖에.”
하지만 이건 좀 곤란하군. 하필이면 평원에, 엄청난 충격력을 가진 기병들이라.
게다가 저게 보통 말도 아니고 말이야.
두두두두-!!
흑마련의 기병들은 좌우로 갈라져 펼치며 우루크들의 좌우로 돌아 우리를 향해 돌격했다.
“누스카르! 이 빌어먹을 자식이!!”
“마카락. 그 꼴로 아직도 살아있었군.”
“나를 감히 미끼로 삼았단 말이냐!”
“저 오크와 싸우고 싶다는 네놈의 바람은 들어주었다. 뭐가 그리도 불만인 거지?”
누스카르는 헬멧 너머 황금색 눈동자로 싸늘하게 마카락을 보았다.
“게다가, 그런 추한 꼴이 되어서 살아있다니.”
“죽기 전까진 패배란 없는 법! 나는! 우리 우루크들은 반드시 저 타락한 동족을 쓰러트릴 것이다!”
“하지만 너는 우리가 준 기회를 놓치고 실패했다. 게다가 암흑신 께서 내려주신 은총을 잃어버리고, 과거의 비루한 몸으로 돌아왔지.”
“크으으으……!”
“본래라면 흑마련에 두 번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지만.”
누스카르의 신랄한 비난에 마카락은 으르렁거리며 숨죽였다.
“하지만 기뻐해라. 새로운 암흑신 께서는 매우 관대하실지니.”
촤아아악!
그 순간, 누스카르가 타고 있던 거대한 크기의 말의 가슴이 쩍 열렸다.
그 열린 가슴에는 기괴한 촉수, 그리고 수많은 이빨이 있었다.
기묘하게도, 그렇게 된 기괴한, 말이라고 하기도 힘든 존재의 모습은.
마치 드래곤의 머리와도 닮아 있었다.
촤라락!
“크허억!”
순간, 말의 갈라진 ‘아가리’에서 뿜어져나온 촉수가 마카락을 감아 끌어당겼다.
“네놈들 같이 암흑신의 은총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녀석들도 별로 없으니, 이대로 낭비하지는 않겠다.”
“크으으! 누스카르 이 자식!!”
“걱정 마라. 네게 또 다른 암흑신의 은총을 안겨다 줄 터이니. 그것이 나의, 아니-.”
그 순간, 누스카르는 헬멧을 벗었다.
우득, 우드드득!
그의 목이 갑자기 180도로 돌아갔고, 그의 뒤통수에서 얼굴의 형상이 떠올랐다.
그것은 마도연금사, 아니.
지금은 이 흑마련을 이끄는 ‘암흑신의 전령’ 블라릭의 얼굴이었다.
물론 얼굴 없는 자인 그에게 얼굴의 형상은 의미가 없지만, 마카락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의지이니 말이다.”
“으아아아-!! 그만둬라! 나는 나로서 싸울 것이다! 네놈들처럼 꼭두각시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건 네놈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네, 걱정 말라고. 충분히 자네는 자네일세. 단지 ‘우리’가 되는 것이지.”
“크아아아!!”
과거의 강인한 몸이었다면 모를까, 지금의 마카락은 저항할 수 없었다.
“자아, 자네들의 종족도 함께 하는 거지. 위대한 암흑신과 하나가 되어서 말이야.”
끄아아악!
끼아아악!!
다른 우루크들도 그들에게 다가온 기괴한 흑마련의 말을 빙자한 마수들이 뿜어낸 검은 슬라임들에게 삼켜졌다.
“빌어……먹을…….”
마카락은 말의 모습을 한 마도괴수의 몸에 집어삼켜지며 욕을 남겼다.
“자아, 그럼 회수도 되었으니.”
우드득!
블라릭의 얼굴이 사라지고, 다시 누스카르의 목이 돌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
누스카르는 혐오감과 체념이 뒤섞인 복잡한 표정을 투구 너머로 숨기며 으르렁거렸다.
“자아, 이번에야말로 저 오크와의 악연을 청산할 때다.”
처억!
그러며 누스카르는 들고 있는 꿈틀거리는 검은 기운이 어린 마검을 들어 올리며 앞을 가리켰다.
“오크들을 섬멸하라.”
두두두두-!!
검은 말 마도괴수들을 탄 다크 나이트 기병들이 오크의 방진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리고 누스카르 또한 들어올린 마검을 내리려던 찰나,
피유우우웅-!
콰가아악!!
“……!”
하얀빛을 이끈 화살이 그의 팔을 꿰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