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839)
〈 839화 〉검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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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도착한 곳은 수도랑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였다.
“아으, 이번에는 오는데 시간 좀 걸렸네.”
문을 열어주자 마차에서 나온 카린이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막 그렇게 엄청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일주일도 안 돼서 도착했으니까. 예상보다 빠르게 도착해서 오히려 조금 널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저번에 정령왕 잡으러 갔을 때랑 비슷하지 않아?”
카린의 뒤를 따라 나온 위니아가 스트레칭을 하면서 그 말을 받았다.
“그렇긴 한데. 엘릭서 먹고 체력이 넘쳐서 그런가. 아으, 여기 공기 왤케 상쾌하냐.”
“이 도시에서 흑기사가 나타났다는 말이죠? 대체 어떤 미친놈인지 원. 카린 같은 사람일까 봐 두렵네요.”
“이 년이 진짜.”
나도 바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에 일룡이와 이룡이의 앞으로 갔다.
이번에는 이 새끼들의 공이 아주 컸다. 저번에 엘릭서로 절여버린 고블린을 보양식으로 먹여서 그런가? 두 씨발새끼즈의 힘이 아주 넘쳤다.
그래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ㅡ그르르릉…!
ㅡ크릉!
봐라, 씨발. 평소랑 목소리부터가 다르다. 여하튼 다가가서 턱을 쓰다듬어주니 기분 좋다는 소리를 내면서 내 팔에 머리를 비벼왔다.
“흐흐흐, 이 좆부랄럼들 진짜.”
그 광경이 웃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존나 좋은 거 처먹었으면 당연히 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 귀한 엘릭서로 절여버린 고블린을 먹였으니 실로 합당한 결과였다. 앞으로도 영약 같은 걸 얻게 되면 임상 시험을 하는 것에 사용한 몬스터를 보양식으로 던져 주도록 하자.
여기까지 오면서도 습격해온 몬스터들 몇 마리를 잡아다가 먹기 편하게 가죽이랑 내장만 좀 발라서 줬더니 존나 좋아했었고 말이다.
“존나 씨발새끼들!!!”
ㅡ그르르르릉!!!
ㅡ크릉!
괜히 이 새끼들이 힘이 넘치는 모습을 보니까 나조차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은가. 원래 애완용 가축들은 사람의 마음속에 평안을 가져다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애묘가였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무언가를 사랑하고, 그것으로 안정을 얻는 사람이야말로 비인간적인 강함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랬기에 다빈치는 괴물 같은 남자였다. 애초에 그딴 미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놈이 정상일 리가 없다. 거의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발명도 존나 잘하지 않았는가.
거기에 인체의 내장과 해부학에 정통했다는 사실에 이르러서는 그의 진정한 정체에 대한 불길한 암시밖에 없었다. 이거 너무 두려워서 참을 수가 없군.
그리고 또 동물 사랑하면 동물보호법을 만든 히틀러를 빼놓을 수가 없겠지.
같은 인간을 인간으로 안 보던 히틀러는 아이러니하게도 동물을 사람과 똑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래서일까, 히틀러는 사람들을 마치 동물들을 죽이는 것처럼 간단하게 학살했다.
히틀러에게 있어서 동물과 사람은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전쟁 말미에 이르러 스스로를 도축하여 돼지처럼 죽었다. 동물과 스스로를 구분하지 못한 결과, 자신을 마치 동물처럼 죽여버리고 만 것이다. 마음마저 짐승으로 변해버린 자에 어울리는 비참한 최후였다. 죄 없는 악타이온은 그래도 마음은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게 또 재밌는 이야기인데, 그 초인 같았던 다빈치가 고양이를 좋아했던 것에 비해 히틀러는 고양이를 유대인만큼이나 싫어했다고 한다.
화가를 꿈꾸던 청소년 시절의 히틀러가 붉은색 염료를 얻기 위해 마치 콩고인들의 피를 짜내던 벨기에인 제국주의자 군인들처럼, 고양이를 산 채로 잡아 죽여서 피를 짜내는 것을 즐겼다고 하는 끔찍한 일화는 독일 지방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그래, 이 좆틀러에게는 이 세상이 마치 동물원과도 같은 것이었다. 고양이를 죽였던 것처럼 유대인들을 학살했다. 미친 씨발 동물원… 동물원 하니까 또 비인간적인 서구 열강들의 행패에 대한 생각밖에 나질 않는다!!!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인들의 아이들을 납치해서 인간 동물원에 가두고 학대하는 것을 즐겼다!!!! 그리고 마치 여가생활처럼 그러한 학대 행위를 즐기고, 심지어는 점수 제도를 도입해서 누가 더 재밌게 학대를 하는지 겨루는 스포츠 경기도 만들어냈다!!!!!!
오늘 내가 할 일은 바로 그런 짓거리를 하던 새끼들과 다를 바 없는 흑기사를 참살하고 정보를 뽑아내는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광적인 의욕이 끓어 넘치면서 무한한 용기가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끄르르르르륵…!!!!!!”
흑기사 이 씨발새끼 걸리면 사지를 죄다 뽑아서 죽여줄 테다!!!!!!
그렇게 분노를 터트리면서 일룡이와 이룡이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으니, 위니아가 와서 말했다.
“깜둥이 또 애들 괴롭히고 있어?”
“괴롭히다니! 이건 사랑을 주는 거야!!”
“폭언폭설이나 퍼붓고 존나 폭력적인 사랑이네. 세상에 그딴 사랑이 어딨어?”
그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을 이었는데, 뭐라고? 아니 시발 이게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위니아가 할 소리여? 그렇다고 내가 이 짐승 놈들을 괴롭힌 것은 아닌데, 위니아가 저리 말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니, 위니아 너가 할 말임?”
“나는 해두 돼.”
대체.
“어째서냐…!!!”
“난 깜둥이한테 맨날 젖탱이 대주잖아.”
그리 말한 위니아가 나 보라는 듯이 양손으로 자신의 젖가슴의 양옆을 짓눌러서 가슴을 모아줬다. 그것으로 안 그래도 미칠 것 같았던 볼륨감이 더더욱 폭증하면서 온 세상에 평화가 내려앉았다.
“납득했다.”
“그치?”
인정.
어 인정.
발기.
“아오.”
아무튼 그리 대충 두 씨발새끼들을 만져주다가 아리랑 뭔가 대화를 하고 있는 클라우디한테 다가갔다.
이제 곧 겨울이 끝날 때기는 한데 아직 눈도 다 안 녹았고 기온도 제법 낮았다. 엘릭서를 먹었다지만… 본격적으로 일하러 멀리 나온 건 오늘이 처음이고. 클라우디 괜찮을까?
“클라우디. 좀 괜찮아? 느낌이 어때?”
“캇트?”
“추운 거 어때?”
“아, 응… 확실히 느낌이 달라. 조금만 더 느껴보고 말해주려고 했어.”
클라우디가 자신의 양팔과 다리를 움직여보면서 대답했다.
“그 추운 게 좀 덜하다 이거지?”
“응. 그런 느낌이야. 이상해, 이런 기분은… 원래 추우면 몸이 둔해졌는데, 이제는 그런 게 많이 없어졌어. 물속에서 걷다가 바깥으로 나온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 정도라고?”
확실히 엘릭서가 효과를 보기는 본 모양이다.
“흐흐흐, 아무튼 클라우디 잘됐네.”
“마음에 들어.”
냉기에 저항력을 지닌 마나라… 그러고 보니 나도 아예 춥지는 않은가. 기온이 낮다는 건 알겠는데 전혀 춥지가 않다. 이거 완전 경사네. 그리 클라우디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아리에게도 물었다.
“아리도 어때?”
“아, 네. 아주 괜찮아요.”
아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고, 마치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것처럼 장갑을 벗고는 쪼그려 앉았다.
“얼음 미로에 갔을 때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서… 보세요.”
ㅡ사라락.
쪼그려 앉은 아리가 바닥 쪽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자, 잡초 한 포기가 천천히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뭐!!
“눈밭에서도 싹을 틔울 수가 있게 되었어요.”
“아니 씨발 이게 머야!!!”
“엘릭서를 복용한 뒤로 조금 더 힘이 강렬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확실히 느낌이 다른 것 같아서요. 저도 기분이 이상해요.”
“잘됐다!!”
이대로 계속 힘을 키워 나간다면 뭐 식물의 왕국도 차릴 수 있고 그런 거 아닐까? 진짜 알라우네처럼 식물을 급성장시켜서 적을 속박하거나 그런 전술도 펼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 슬슬 방을 잡아보자꾸나.”
“캇트님. 오늘 하루는 쉬시는 거죠?”
“아, 그래야지. 방 잡고 하루 쉬자.”
바로 근처에서 제일 큰 여관을 찾았다.
* * *
늘 했던 것처럼 하루를 쉬고 정보를 수집했다.
이쪽에 있는 교회에는 문서에 적혀 있던 대로 병력이 조금 많이 있었지만, 교회를 지키고 있던 것은 수녀 한 명뿐이었다.
그녀가 말하길 성기사든 사제들이든 전부 다 나가서 흑기사를 추격하고 있다는 모양이다. 이쪽 영주군과 함께 힘을 합치고는 있다는데 아직 목격 정보와 피해 발생만 보고되고 있을 뿐, 잡거나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다양한 정보와 현황이 기록된 지도와 문서의 사본을 얻을 수 있었다. 좀 부실하긴 한데 이거면 충분하겠지.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마누라들에게 알아낸 사실을 알려줬다.
“지금 병력 분산이 어려워서 조사에 진척이 없다나 봐.”
넓게 퍼져서 조사를 할 수가 없으니 그 진척이 느리다고 한다.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딴 새끼를 상대로 어설프게 병력을 나누면 죄다 차례대로 몰살을 당할 테니까.”
카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대로, 흑기사 이 새끼 존나 쎄다. 병력은 한정되어 있고 땅은 넓다. 보통이라면 병력을 나눠서 수색을 해야겠지만, 그랬다가 잘못 걸리면 부대째로 몰살 각이다. 필연적으로 몰려다닐 수밖에 없으니 조사가 잘 안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본부에 지원 요청을 한 것이고.
“원래 이런 놈 하나 잡는 게 제일 힘든 일이야. 군대야 그냥 군대끼리 맞붙여서 잡으면 되지만 강한 새끼 하나 도망친 거 추적하는 건 존나 어렵거든.”
“오, 역시 카린 언니네. 제일 전문가야.”
“내 일이 그거였잖니.”
과연 카린은 용병출신답게 이런 것에 해박했다.
“이거는 누나도 좀 해봐서 하는 건데, 딱 봐도 어설픈 놈들로 이루어진 부대 같은 거 있으면 야습해서 죄다 썰어버리고 그랬어.”
이런.
“하긴, 카린 같은 여자가 들이닥치면 대처 자체가 불가능하겠네요.”
“맞는 말이긴 한데, 리즈야? 말이 좀 그렇다?”
“뭐가요?”
요즘 리즈 누나가 웃는 얼굴로 은근히 카린한테 뭐라고 막 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 누나. 흑기사 그 새끼도 그것처럼 소부대들 보이면 눈 돌아가서 몰살시키려고 한다, 이 말이지?”
“그렇겠지. 아무리 강해도 결국 머릿수 앞에서는 힘들어. 소부대 있으면 대놓고 들어가겠지만, 일정 규모 이상이면 혼자서 건드릴 수가 없지. 그래서 튀고 있는 것 같은데, 문서 보니까 사건은 계속 일으키고 있다고 했지? 아예 안 째는 걸 보면 뭔가 미련이 있는 거야, 그건. 분명 추적자들을 잡아먹고 싶은 것이겠지. 그딴 새끼들이 생각하는 건 뻔해.”
미련이라.
카린은 뭐 저런 연쇄살인마의 논리로 말했지만 진정한 목적이 있다면…. 뭐, 있기는 하겠지. 이렇게 추적을 당하면서도 안 도망치는 걸 보면 분명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 것이다. 추적을 당하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법도 한데 안 그러니까.
이건 다음에 생각하자.
일단 잡으려면 미끼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 강한 새끼라면 기감도 존나 발달되어 있으니까 각도 잘 잴 테고.
“힐데야. 아직은 뭐 없지?”
“네. 쭉 집중하고 있었는데 역시 어느 정도 가까이 가기는 해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번에 아라크네 잡을 때는 금방 포착이 되었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 거리를 좁히기는 해야 한다. 어차피 곧 출발하려고 했다.
“그래도 캇트님. 만약 그 흑기사가 악마랑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찾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제 탐지 능력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거에요.”
“당연히 그럴 수 있지. 그건 걱정하지 마. 악마 아니면 알아서 잡으면 되니까.”
“네!”
어떻게든 된다, 그건.
그리고 정황상 악마가 개입된 것은 확실해 보이고.
여하튼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첫날은 휴식. 둘째 날은 정보 수집한 다음 밥 먹고 좀 설렁설렁 살펴보다가 셋째 날부터 새벽 일찍 일어나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로 개념 루트라고 할 수 있다.
“흐음…”
근데 리샤는 밥을 먹으면서 아까 내가 교회에서 받아온 문서를 살펴보았다. 보니까 흑기사의 스케치가 그려져 있는 페이지였다.
시꺼먼 갑옷. 그 겉면에는 마치 오라와도 같은 불길한 기운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시뻘건 안광과 갑옷 이곳저곳에 돋아나 있는 살인적인 가시였다.
이런 갑옷의 양식은 본 적이 없다. 왕국기사단 쪽이 더 세련됐을 것이고, 이거는 투박해도 존나 투박하다. 마치 옛날에 쓰던 갑옷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리샤 뭐 신경 쓰이는 거 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니라. 그저 갑옷의 양식을 보고 어느 시대의 갑옷인가 잠시 생각을 해보았느니라.”
세상에.
고대의 마녀.
“정말, 그런 생각은 하지 말거라!”
“아니, 아무 생각도 안했는데. 아무튼 리샤. 뭐 알겠어?”
“갑옷 쪽은 역시 모르겠느니라.”
“그려? 카린 누나. 이거 알겠어?”
나는 카린한테도 물었다.
“이건 누나도 잘 모르겠다.”
카린도 모른단다.
그렇게 밥을 다 먹은 다음에는 다 같이 양치를 좀 하고 나서 출발했다.
흑기사 이 새끼 이제 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