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38
16화
-신경아…… 아니…… 권성일. 권 성일이다.
一알았어.
연희의 대답이 떨어진 직후였다. 뿌 연 인형(人形)중 가장 커다란 몸집이 굳었던 신형을 움직였다.
“둠 아루쿠다를 숭배하…… 긴…… 눈깔에 먹물을 확 뽑아 불랑게. 크으
ᄋ으”
-一! •
성일이 신음과 함께 내 옆으로 쓰러 져 왔던 그때.
메시지가 번뜩였다.
[ 탐험자가 발동 했습니다. ] [ 바클란 군단의 대 의식에 대하여 (탐험 자 보상)바클란 군단은 이루고자 하는 목적에 큰 어려움이 부딪쳤을 때,둠 아루쿠다가 해 결해 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안심 하십 시오. 당신의 고향은 안전 합니다.
내용: 바클란 군단의 대 의식이 끝나는 순간까지 온전할 시,히든 퀘스트 ‘둠 아루 쿠다를 숭배하라’가 완료 됩니 다. ]
메시지만큼은 선명했다. 또 둠 아루 쿠다의 짙은 글자는 그 어느 때보다 짙어 보였다.
창의 내용은 화신이 강림하고 있는 상황도,우리가 여기까지 도달한 상황 이 들킨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 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참 후였다.
[ 축하합니다. 히든 퀘스트, ‘듬 아루쿠다 를 숭배하라’를 완료 하였습니다. ] [ 완료 보상으로 권능 저항력이 5% 상승 하였습니다. ] [ 권능저항력 : 5%]메시지가 뜨는 걸 시작으로 뿌옜던 시야가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뇌리를 갈가리 찢어 대던 두통도 그 때 증발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하늘을 올려다 보는 채로 쓰러져 있는 상태 였다. 천공을 가득 채웠던 둠 아루쿠다의 시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하늘이 깨끗했다.
반면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살의가 느껴졌는데,이수아와 신경아 둘이 희
번득한 눈깔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공격 직전이었다.
화악시
몸을 튕긴 그대로 이수아에게는 인 드라의 칼을 찔러 넣고,신경아는 하 누만의 꼬리로 휘어 감았다.
동일한 속성의 스킬들로 연격을 이 었다.
오딘의 분노로 이수아의 몸을 쥐어 짜고,라의 태양 검으로 신경아의 정 수리를 내리쳤다.
빠지지직! 화르륵!
둘에게 저항을 허락하지 않았다.
칠마제에게 정신을 빼앗겨 버린 순 간부터는 몬스터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간,팔악팔선급 의 재능을 가지고 있던 신경아는 그래 서 더 위험한 몬스터로 성장하여 나타 날 가능성도 존재했다.
둘의 보호막이 소멸되던 순간.
팡!
신경아의 흉갑 하나가 유리처럼 깨 졌다.
뇌력과 화염이 둘의 목숨을 빠르게 갉아 들어가던 시각.
싁_
둘 위로 큼지막한 게 날아들었다.
성일이 었다.
염마왕의 길처럼 파티원에게 팀킬이 되지 않는 스킬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오딘의 분노와 인드라의 칼이 그랬 다.
홍분한 뇌력 줄기들이 꿈틀거리고 화염이 이글거리고 있는 저 지역에 뛰 어들었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성 일도 모르는 게 아니다.
스킬들을 즉각 취소했다.
마지막 남았던 벼락 줄기가 성일의 등 위에서 튀어 댔던 게 끝이었다.
성일은 꿈틀거리면서도 두 여자를
계속 덮고 있었다.
나로부터 둘을 보호하려는 게 분명 했다.
“뭐하자는 거냐.”
“나도 괜찮잖으! 무슨 상황인지는 알 겄는디 수아와 경아는 내가 책임지고 문제없게 할 테니께. 그러니께 제발 오딘!”
말하는 와중에도 성일은 몸을 움직 였다.
두 여자의 얼굴과 상체를 어떻게든 제 배 아래 두겠다는 듯한 그 움직임 은 데비의 칼을 의식하고 있는 거였 다.
성일을 던져 버리고 두 여자의 목을 날려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그 러기에는 성일의 간절한 눈빛이 부딪 쳐왔다.
거기에서 예전의 연희가 생각났다. “넌 마리 덕분에 괜찮았던 거다.” 그제야 성일은 연희가 눈에 들어왔 던 모양이다.
“누님은 괜찮으?”
“괜찮을 리가 없지.”
발걸음을 옮겨 연희를 안아 들었다. 한편 둠 아루쿠다의 시선이 떴던 당 시,바클란들도 움직임이 멎었던 것 같다.
내려다본 저 아래는 정지되었던 시 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 같은 광 경이었다.
바클란들의 동태를 살펴보다가 연희 를 가지런히 눕혔다.
연희에게 외상은 따로 없었다.
-강력하네. 칠마제는…… 시선이 조금 미쳤을 뿐인데도…….
一움직일 수 있겠어?
그렇게 묻는데 큰 타격음이 들려왔 다.
퍽! 퍽!
성일이 두 여자의 정수리를 때려 대 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가 엄지손가 락을 치켜 보였다.
하지만 평소에 그가 짓던 미소라기 에는 어색하니 겁에 질려 있었다.
당장 내가 두 여자의 목을 날려 버릴 까봐 말이다.
연희의 전음이 들어오며,성일에게 서 시선을 뗐다.
一그건 대 의식이었어.
一맞아. 우리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 니었지. 그리고 당신의 고향은 안전합 니다,라는 문구는 아마도 시작의 장 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우연희! 정말 괜찮은 거야?
-응. 난 괜찮아.
정말 괜찮은 사람은 저렇게 말하지 않는다. 일단은 휴식이 필요했다.
자리를 깔고 앉았다.
그러자 성일이 두 여자 곁에서 발을 떼지 않은 그곳에서 말했다.
“이 짝들은 깨어나는 대로 기절시켜 불랑게 걱정들 말드라고. 근디 말여. 괴물 눈깔 이름이 둠 아루쿠다라는 디,나만 완료한 거 아니지?”
그가 권능 저항력이라는 걸 보상으 로 받았고,상태 창에서 세부 항목으 로 살펴볼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 왔 다.
하지만 허둥대는 기색이 역력했다. “니기미 허벌나드만. 대빵은 대빵인 가 벼. 아. 그 위에 또 있었던 것 같은 디. 쏘리. 둠 카오스라 혔었지? 정신 이 하나도 없네잉 성일은 계속 떠들어 댔다.
어떻게든 내 관심사를 딴 곳으로 돌 려놓고 싶은 속내가 너무 티가 났다. -나머지 둘은 가망이 없나?
—응. 늦었어.
대답이 빨랐다.
결국에는 버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었다.
연희의 전음이 이어졌다.
-정신 체계가 완전히 함락당했어. 권성일도 간신히였거든. 간신히.
연희는 오랜 여정 끝에 진이 빠져 버 린 사람처럼 말했다.
一해야만 한다면 내 곁에 데리고 다 닐 수는 있어. 그것도 계산에 넣어 둬.
고개를 끄덕였다.
연희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에 대해 파악이 끝나있었다.
지금껏 연희가 들려줬던 설명에 따 르면 이지스의 시선은 여러 대상에게 동시에 시전할 수 없었다.
전환 과정이 무척 빨라 그렇게 보일 지라도 사실이 그랬다.
쿨타임 이 사라진 것을 백분 활용.
대상을 바꿔 가며 칼과 방패로 사용 할 수 있지만,한 대상에게만 유지할 때에는 3분이란 제약이 따랐다.
즉 연희로서는 둘에게 계속 이지스 의 시선을 바꿔 적용하며 통제할 수는 있지만,그 피로도가 어떨지는 내가 꼭 정신계가 아니더라도 짐작이 가는 바였다.
-감응 수치를 더 올리면 둘을 구제 해 줄 수 있나?
감응의 S급 단계부터는 타인의 정신 세계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신경아가 나를 따르던 상황과 본
시 가지고 있던 호전성을 부각시켜서 두려움을 모르는 검노(劍奴)로 만들 었던 것은 정신계 고유의 특성,감응 의 영역인 것이다.
연희가 대답했다.
一정신 능력치도 올리면 글쎄. 하지 만 선후야. 첼린저 박스가 많이 있어 야 돼. 어디까지 올려야 가능한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
—답이 없군.
그래서 연희는 그렇게 말했던 거였 다.
누굴 살려야 하냐고.
칠마제 둠 아루쿠다는 잠깐 눈깔을 띄웠던 것만으로 내게서 팀원 두 명을 앗아갔다.
그래도 알아낸 게 있다. 우리를 특정 하면 또 모를 일이지만,어쨌거나 S급 각성자 이상부터는 지배당하지 않는 다.
전투 불능에 가깝게 무력해지는 문 제가 있지만…….
이 또한 칠마제를 상대하는 데 중요 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름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성일에게 다가갔다.
그가 이번에도 어색한 미소를 지으 며 나를 가로막듯이 섰다.
“흐허허.”
긴장으로 잔뜩 응집된 성일의 근육 은 주인의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두 여자를 향해 음직일 준비가 되어 있었 다.
그러나 몇 박자 느렸다.
쓴살같이 튀어나간 데비의 칼이 두 여자의 허벅지를 긋고 지나갔다.
성일은 그런 뒤에야 두 여자 위로 떨 어 졌다.
“일어나. 권성일.”
성일은 두 여자의 목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듯이 움직였다.
“이렇게 죽으면 너무 억울할 거여. 참말로다 이렇게 죽기엔 아까운 사람 들이잖어. 제발 안 되겄으? 제발이여. 오딘.”
“안 죽여.”
“……왜?”
“바클란 군왕을 잡으면 시작의 장으 로 돌아간다.”
“엉?”
“바클란 군왕을 잡고 다 같이 돌아가 는 거다. 혹시 모르지. 거기에선 둠 아 루쿠다의 권능이 미치지 않을지도.”
성일에게 다가가자 그가 조심스럽게 비켜났다. 두 여자의 아이템을 수거하 며 허리를 폈을 때 성일도 따라서 일 어 났다.
성일의 눈에는 놀라움이 그득했다.
본인이 바라던 대로 됐음에도 두 여 자를 살려 둔 것이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지금껏 성일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르는 바 아니다.
어쨌든 시작의 장이 끝나면 내 곁에
는 연희와조나단이 있듯이,성일에게 는 이수아와 신경아가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함께 간다.
이수아와 신경아를 과연 구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후의 문제.
“얼굴만 줘패 놓는 게 아니라 아주 그냥 다리 짝을 잘라 놓으면 되는 거 였는디. 역시 오딘이여.”
“고마워……
“그럼 둘을 생각해서라도 살아남아 라.”
성일이 직감했는지 침을 삼켜 넘겼 다.
“시작하는 거여?”
“그래. 넌마리의지시에 따라.”
오딘이 탄 해골 용이 상공으로 치솟 아 올랐다. 성일은 마리에게 뛰어가 말했다.
“누님의 전투 노예로 부려져도 상관 없으요. 내가 필요하면 내키지 말고 그냥,이 몸뚱아리 마음대로 쓰셔도 좋다는 거요.”
성일이 다리 잘린 두 여자를 힐끔 돌 아본 후 말을 이었다.
“누님이 나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아 는디요. 오늘만 좀 좋게 봐주면 좋겄 어요. 부탁합니다. 누님도 날 좋게 봐 주고,나도 누님을 전력으로 믿고 따 라야 그나마 희망이 있는 거 아니요.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거시기하잖어
요.”
마리가 성일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딘에게서 느꼈던 것이나 몬스터들 의 흉폭한 감정을 끌어내기보다는,성 일에게서 전해져 오는 감정에 동참하 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도 없었 다.
엄밀히 말하자면 반드시 승리해서 ‘다 같이’ 살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만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시작의 장에 진입한 이래로 느껴 봤던 감정 중에 제일 뜨거운 감 정이었다.
승리를 바라고 있는 점에선 같지만, 오딘의 단단하면서 차가운 감정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그러자 마리의 얼굴에도 열기가 올 라왔다. 기분이 확 달아오르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혈행(血行)도 빨라지 기 시작했다.
성일의 심장이 쿵쿵.
마리의 심장이 쿵쿵.
같은 속도로 뛰었을 때,마리가 하늘 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거기에선 오딘을 태운 해골 용이 지 상을 향해 비스듬히 내리꽂으며,사방 으로 뇌력 줄기를 튀겨 대고 있었다. “난 그럴 수 있는데 넌 아냐?”
“아!”
“다 했어?”
“예.누님.”
“그러자. 성일아.”
성일은 저 쓰벌 것들을 끝장내서 다 같이 시작의 장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 면!
정말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 다.
“예! 예! 예!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