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118
118. 열사의 사막,폭풍(4)
석상이 주먹을 뽑아내려 할 때마 다 땅이 들썩거렸다.
나는 모래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가 며 놈의 팔뚝을 보았다. 흡사 커다 란 대교가 수직으로 꽂힌 것 같다. 주위에 충격파에 휘말린 리자드맨 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크락!”
나는 보지도 않고 팔을 휘둘렀다. 퍽! 얼굴에 팔꿈치가 박힌 리자드
맨이 나가떨어졌다. 곧장 몸통에 검 을 박았다.
치직. 귀에서 에디스의 목소리가 울렸다.
<한,무사해?>
“그래,별일 없어.”
<깜짝 놀랐어. 갑자기 땅이 흔들
리더니…….〉
“상대하는 건 할 만하냐?”
<아직은 버틸 수 있지만,이대로
계속 온다면 힘들 거 같아.〉
20층과 비슷했다.
무한정으로 몰려오는 적.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그 안에 방법을 찾아야 했다.
쿠구궁.
크레이터를 남긴 채,석상의 주먹 이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공격 패턴은 단순한가.’
발을 옮긴다. 주먹으로 내려찍는 다.
지금까지 나온 바로는 두 가지 행 동이 전부였다. 범위가 어마어마하 게 넓고,리자드맨이 계속 방해를 하지만,한순간에 당할 가능성은 높
지 않다. 나는 상승해가는 석상의 표면을 다시 살폈다.
‘재질은 단단한 암석. 표면은 평평 하다. 잡고 올라갈 만한 부분은 별 로 없고,그 밖에 다른 점은 안 보이 는군.1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잔뜩 굳은 프리아시스와 남은 두 명의 멤버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도 움직인다.”
곧장 근처를 빠져나왔다.
언덕에 올라서자,리자드맨의 사 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파티의 모습 이 보였다. 그들은 끊임없이 몰려오
는 적들을 서로 어깨를 맞대고서 격 퇴하고 있었다.
“어떻게 할 셈이에요?
“둘 중 하나야. 들어가거나, 올라
타거나.”
“……네?”
“저길 봐라.”
나는 언덕 저편을 가리켰다.
이올카의 시선이 손가락을 따라왔
다. 이올카가 눈을 흠칫 치켜떴다. “불길이 좁아지고 있지. 얼마 못
버텨. 여긴 곧 불바다로 바뀐다.” “피할 장소는 한 군데밖에 없다는
말이 구려.”
“그렇지.”
“하지만 어떻게 올라탄다는 말이 오? 쉽지 않아 보이오만.”
나는 석상을 올려보았다.
끝이 없는 크기와 높이. 주먹은 어
느새 수백 미터 높이로 돌아가 있 다.
“각도를 맞춰야지.”
“각도?,,
“일단 놈한테서 멀어진다.”
키아아악.
저 멀리서 방어선을 뚫은 리자드 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놈들을 힐끗 본 뒤 걸음을 돌
렸다. 필드의 반대편으로 뛰었다. ”1파티의 한이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혹시 근처에 여신상 같은 게 있나?”
<여신상이라니,무슨 말씀입니 까? 그것보다 불이…….〉
“그건 신경 꺼. 앞이나 집중해라.” <여신상 같은 건 안 보이는데?〉 <여신상? 이상하게 생긴 인간 암
컷이 조각된 걸 말하는 건가? 옆의 모래 더미에 파묻혀 있다만.〉
키샤샤의 통신이었다.
나는 필드의 서쪽을 보았다.
3파티 일동이 수십 마리의 리자드
맨을 맞아 싸우는 중이었다. 손톱이 번뜩이고 다리가 휘둘러질 때마다 리자드맨의 사지와 몸통이 찢어져 허공을 날았다.
시력을 집중했다.
리자드맨의 시체가 작은 산처럼
쌓여 있는 옆.
무언가 모래에 파묻혀 있다.
끼이 이익.
뒤에서 석상이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부터 사막 서쪽으로 달린다.
뛰어!”
나는 발끝에 힘을 싣고는 달려나 갔다.
발목이 모래에 들어가 속도가 나 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야 했다.
옆에서 나란히 달리던 제나가 말 했다.
“오빠, 무얼 하려고 그래요? 공격 을 피하려면 저 괴물 근처가 낫지 않겠어요? 가까이 있으면 도망치기 쉬울 거 같은데!”
“도망만 친다고 끝이 아냐.”
“네? 그건……
“네리사,꼬맹이를 맡아줘.”
“알겠습니다.”
네리사가 뒤처져 달리던 프리아시
스를 부축하고는 속도를 올렸다.
벨키스트가 상체를 숙이더니 튀어
나갔다.
리자드맨이 우즉에서 덮쳐들고 있 었다. 빠르게 검을 뽑아 든 벨키스 트가 두 마리의 리자드맨을 회처럼 썰어냈다. 나는 뒤를 흘껏 보고는 외쳤다.
“꼬맹이! 열쇠를 꺼내봐라.”
프리아시스가 품에서 단검을 꺼냈 다.
빛은 나지 않는다. 화려하기는 하 지만 아직 평범한 단검일 뿐이었다.
“됐다. 집어넣어.”
첫 번째 사항은 체크가 끝났다.
픽 미 업의 임무에 사용되는 특수
아이템에는 빛이 감돌기 마련이다. 열쇠가 아무 반응 없다는 것은,
‘아직 열쇠는 사용할 수 없다.’
두 번째 사항을 체크 할 때였다. “키샤샤,한이다.”
리자드맨의 비명이 아득하게 들렸
다.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어. 그 여신 상에 손을 을려보지 않겠나?”
잠시 뒤 음성이 이어졌다.
<전사, 아무 일도 없는 거 같다.> “알았다. 너희는 거기서 떨어져.
석상을 끌고 갈 거니까.”
<무슨 의도가 있나?〉
“그래.”
<좋아,따라주지!〉
나는 웃고는 통신을 끊었다.
리자드맨을 일거에 도륙 낸 키샤
샤 일행이 멀어지고 있었다.
“오빠,뒤에서 괴물이 와요!”
“알아”
땅이 크게 흔들렸다.
놈이 발걸음을 내디딜 때 퍼지는
여파였다.
화르륵.
불길에 의해 필드가 한층 좁아졌 다.
어디선가 리자드맨들이 나타나 계 속 몰려들었다.
[몬스터 웨이브!] [Round9<수가 점점 많아져!〉
“방어진은 접어. 내가 있는 곳으로
합류해라.”
나는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화살 한 발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 다.
쐐액! 제나가 응사했다. 머리통이 뚫린 리자드맨이 모로 엎어졌다.
[‘아난(★★★)’이 출혈 상태가 되 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체력이 감 소합니다.] [‘길버트(★★★)’가 여신의 품으 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투지는 영원 히 기억될 것입니다.]’벌써 한계점이 왔군.’ 한 명이 사망.
다른 한 명은 부상이다.
길버트라는 녀석은 예상보다 오래
버틴 것 같지만.
화르르특!
화염이 번지는 속도에 가속이 붙 었다.
수십 미터로 뻗은 불길이 넘실대 면서 불꽃과 연기를 토했다.
‘더럽게도 만들어놨네.’
핑핑! 핑!
세 발의 화살이 리자드맨의 몸통 에 일제히 박혔다.
나는 파고들면서 몸을 빙글 돌렸 다. 검의 궤적에 걸린 세 개의 상체 가 피와 내장을 뿌렸다. 다시 스치 듯 나아간다. 저 너머,모래에 반쯤 묻힌 여신상에서 은은한 빛이 일고 있었다.
“프리아시스만 따라와. 나머진 다 른 파티를 도와줘.”
“괜찮겠소?”
“괜찮아.”
벨키스트와 이올카가 빠져나갔다.
멀지 않은 곳에 4파티와 5파티가 다가오고 있다. 그 뒤로 수백 마리 의 리자드맨이 따라붙었다. 2파티의
방향으로는 제나와 네리사가 향했 다.
“무얼 하려는 것이냐?”
“초대형 몬스터는 내 전문이거
든”
니플헤임에서의 악연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콰직!
얼굴이 찢긴 리자드맨이 훨훨 날 아갔다.
나는 검을 바로잡고는 걸음을 멈 췄다. 석상은 바로 앞이었다.
옆에서 프리아시스가 가쁘게 숨을 골랐다.
끼기기긱.
특유의 기동음이 울렸다.
놈이 팔을 들어 올릴 때의 소리였 다.
‘각도는 맞아. 위치도 정해졌다.’
몸을 짓누르는 듯한 풍압이 느껴 졌다.
위를 올려보자 석상의 주먹이 하 늘을 반쯤 가린 채 내려오고 있었 다.
흡.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옆 의 프리아시스를 둘러업었다.
“으앗 ”
“넌 달리기 연습 좀 해.”
가볍다.
내가 힘이 세진 거겠지.
나는 발에 힘을 주고는 달려나갔
다.
[몬스터 웨이브!] [Round13 [리자드맨 Lv.23] X 93 [리자드맨 라이더 Lv. 25] X 25 [리자드맨 술사 Lv. 26] X 3‘몇 마리가 쌓였지?’
나는 흘껏 옆을 보았다.
수백 마리는 우습게 넘겼다.
놈들이 개미떼처럼 몰려들고 있었 다.
‘빡빡하군.
원 트라이를 가정하고 만들어진 임무가 아닌 것 같다.
방법은 있다. 그러나 처음의 공략 조가 전멸하지 않고서는 알기 어렵 게 만들어진 것이다.
최소 2회차, 3회차까지는 도전해 야 기초적인 공략이 나올 법했다. 고난이도 임무의 특징이었다.
나는 다이빙하듯이 몸을 날렸다.
천둥 같은 주먹이 다시금 내려꽂
혔다.
쾅!
나는 새된 비명을 지르는 프리아 시스를 끌어안은 채 바닥을 굴렀다.
[오브젝트 효과 발동!] [여신의 힘이 고대의 석상을 옭아 맵니다!]여신상이 있던 자리에서 눈 부신 빛이 새어 나왔다.
빛은 거미줄처럼 허공으로 뻗어 나가더니 석상의 팔뚝을 타고 올라 가기 시작했다.
기이잉.
석상이 팔을 내리꽂은 자세 그대 로 정지했다.
바닥에 박힌 팔의 각도는 35도에 서 40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하다. 나는 채널을 열었다.
“지금부터 이놈을 타고 올라간
다.”
<……..〉
"어영부영하지 마. 시간 없어.” 나는 통신을 끊고는 1파티를 불러
모았다.
"이거 참……
"별별 짓을 다 하는군."
”그래서,안 갈 거냐?"
벨키스트는 웃고는 피 묻은 검을 내렸다.
"말이라고 하오?"
불길은 이미 필드의 반절을 뒤덮 었다.
후열의 리자드맨들이 화염에 삼켜 져 잿더미가 되었다. 영웅들은 석상 의 주먹을 원으로 둘러싸며 몬스터 를 막아내고 있었다.
"누구부터 갈 거냐?"
"나하, 당연히 우리다!"
콰직!
리자드맨 세 마리의 머리를 연달 아 박살낸 키샤샤가 뛰어오르며 공 중제비를 돌았다. 작은 신형이 날렵 하게 움직여 거대한 손등 위에 착지 했다. 다른 수인족도 튀어나온 부분 을 차고 오르며 팔뚝에 올라탔다.
다음으로는 1파티였다.
나는 땅을 세게 박차고 뛰어올랐 다. 왼손으로 돌출된 암석을 짚은 후 재차 도약했다. 발에 딱딱한 돌 바닥의 감촉이 닿았다. 뒤를 돌아보 니 다른 멤버도 올라오고 있었다.
"키아악! 카르르특!"
수백 마리의 리자드맨이 우리를
포위하며 전진했다.
【인페리오! 타올라라!】
석상에 올라선 이올카가 손을 내 저었다.
원을 그리며 달려나간 화염이 리 자드맨 앞을 가로막았다. 아랑곳 않 고 뛰어든 수많은 리자드맨들이 일 제히 통구이가 되어 타올랐다.
"빨리 올라와요!"
제나가 자세를 낮춘 채 사격 자세 를 취했다. 분당 수십 발의 화살이 리자드맨들에게 비처럼 쏟아졌다.
필드의 불길은 어느덧 10m 안까지 옮겨붙었다. 사람들은 헐레벌떡 암 벽을 오르고 있었다.
"고마워."
손을 내밀자 에디스가 잡고 올라 왔다.
23명 전원 탑승 완료. 아래쪽에서는 불길에 휩싸인 리자
드맨들이 아우성을 치는 중이었다. 구오오오오.
신음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덜컹! 고정된 팔이 크게 흔들렸다. "이제 어떻게 하지?"
에디스가 나를 돌아봤다.
이마에 피와 땀으로 젖은 머리카 락이 눌어붙어 있었다.
"말했잖냐. 올라간다고."
나는 팔뚝 너머에 위치한 놈의 머
리통을 가리켰다.
거대하지만 우스꽝스럽게 생긴 얼
굴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팔이 박 힌 각도는 35도. 폭이 30m, 길이만 150m 이상인 놈의 팔뚝은 거대한 다리와 같았다.
"올라가서……
"박살 내야지."
덜컹!
바닥이 한 번 더 흔들렸다.
팔뚝을 감싼 빛이 흐려졌다.
[Warning! ] [석상의 '자기방어 시스템’이 가동 됩니다.]철컥. 기릭기릭.
느닷없이 팔뚝 옆에서 발리스타가 튀어나왔다.
"크특,침입자를 죽여라!" 곳곳에서 뚜껑이 열리더니 리자드
맨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늘 갑옷으로 무장한 놈들이 열
을 맞추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투쾅!
육중한 소리와 함께 조준대가 화 살을 토해냈다.
나는 발을 땅에 고정시키고는 어 깨에 힘을 모았다. 과직! 팔에 육중 한 충격이 전해졌다. 반으로 쪼개진 화살이 힘을 잃고 떨어졌다.
"키아아악!"
맨 앞의 리자드맨이 포효를 내질 렸다.
나는 검을 바로잡고는 말했다.
"다들 봤지? 이 새끼 속은 비었어. 안에서부터 때려 부순다."
"아니,그보다 발리스타를•…"
"그게 중요하냐? 서둘러. 이 새끼 가 팔을 뽑기 전에 끝내라.”
바로 앞에서 뚜껑이 열렸다.
"마침 마중을 나왔군."
나는 튀어나오려 하는 리자드맨의 머리통을 걷어찼다.
우직!
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리자 드맨의 목이 반대로 꺾여 부러졌다.
늘어져 있던 시체가 별안간 안으 로 빨려 들어갔다. 사각의 석판이 닫히 려는 순간,나는 슬라이딩을 하 듯이 파고들어 검을 틈 사이에 박았 다.
"캭! ”
단검을 구멍 안으로 던지자 작은 비명이 들렸다.
나는 발등으로 뚜껑을 차올렸다. 검은 구멍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