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79
79
제79화
“아, 알겠습니다.”
“옙.”
바알의 말을 이해한 살귀와 즐렘이 답했다.
“길드에 도착하는 대로 다른 의뢰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번 퀘스트가 변경되면 즉시 저에게 알려 주세요.”
“알겠습니다.”
“예.”
둘의 답을 들은 바알은 생각했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 거기에 뭐가 있는 거지?’
바알이 대도 켈타를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잘 아는 것도 아니었다. 바알이 알고 있는 건 켈타가 유명한 도둑 NPC라는 것뿐이었다.
‘알아봐야겠어.’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수혁의 반응을 보니 관심이 생겼다. 바알은 도착하는 즉시 대도 켈타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하당 : 길마님.
카매인 산맥에서 벗어나 하드락에 거의 도착했을 때.
-하당 : 어디십니까?
악마 길드의 우수 길드원 하당이 귓속말을 보내왔다.
-바알 : 이제 곧 길드 하우스에 도착합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바알은 하당의 말에 답하며 물었다. 하당이 안부나 물으려고 귓속말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보고 할 만한 일이 생겼기에 귓속말을 보냈을 것이다.
-하당 : 지금 코파인 상단의 부상단장 헤론이 찾아왔습니다.
‘헤론이?’
그렇지 않아도 헤론과 조만간 자리를 가질 생각이었던 바알은 잘됐다는 생각을 하며 귓속말을 보냈다.
-바알 : 무슨 일로 왔답니까? 의뢰 상황이 궁금해 온 건 아닐 테고.
의뢰 상황이라면 하당 역시 충분히 답해 줄 수 있다. 헤론이 온 것은 의뢰 상황을 알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하당 : 직접 뵙고 말씀드린다고 합니다. 꽤나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바알 : 알겠습니다. 5분이면 도착할 겁니다.
-하당 : 옙,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바알 : 아, 그리고 살귀, 즐렘 이 두 분한테 줄 퀘스트를 준비해 주세요.
-하당 : 알겠습니다.
바알은 하당과의 귓속말을 끝내고 속도를 올리며 같이 움직이던 살귀와 즐렘에게 말했다.
“하당 님에게 가시면 퀘스트를 줄 겁니다.”
“넵.”
“옙.”
살귀와 즐렘이 답했고 얼마 뒤 바알은 길드 하우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제 방으로.”
도착과 동시에 바알은 입구에서 기다리던 하당에게 짤막히 말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똑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와 함께 헤론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셨습니까? 하하.”
바알과 헤론은 인사를 나눴다.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은 뒤 바알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예, 힘이 필요합니다.”
헤론은 바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힘이요?”
바알은 반문했다. 힘이 필요하다니? 어떤 힘을 말하는 것일까?
“네, 오늘 밤 10시 상단에 방문하는 용병 하나를 잡을 생각입니다. 그런데 상단의 힘을 사용할 수 없는 일인지라. 하하…….”
“아, 그 힘 말씀이시군요.”
이어진 헤론의 말에 바알은 어떤 힘을 말하는 것인지 깨달았다.
“얼마나 지원해드리면 되겠습니까?”
바알이 물었다.
“음…….”
헤론은 바알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세 명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79.
고작 한 명을 상대하는 일이었다. 그 한 명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지만 악마 길드원들의 힘을 알고 있는 헤론은 셋이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
“셋이라. 알겠습니다.”
바알은 고개를 끄덕였다.
“몇 시까지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그리고 물었다. 일의 시작은 10시로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시작 시간이 10시였다. 시작 시간에 딱 맞춰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9시까지 보내 주시면 됩니다.”
바알의 물음에 헤론이 답하고 이어 말했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2시간 정도면 끝나겠지요. 아니, 2시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말끝을 흐린 헤론은 바알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명당 200골드 합 600골드 어떻습니까? 시간이 더 걸린다면 시간당 100골드씩 추가로 지불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골드가 적은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도 아니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바알은 바로 수락했다.
“아참.”
그리고 문득 든 생각에 바알이 말했다.
“붉은 구슬에 대해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
헤론은 바알의 말에 놀랐다.
“찾은 겁니까?”
혹시나 찾은 것일까?
“아닙니다. 찾지 못했습니다.”
바알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고 그런 바알의 답에 헤론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알이 이어 말했다.
“6봉우리까지 확인한 결과 붉은 구슬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그곳들 중 한 곳에 있다면 7봉우리에 있겠지요. 현재 7봉우리로 인원을 보낸 상황입니다.”
물론 갔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 사실을 굳이 의뢰자에게 알려 줄 필요는 없었다. 그 이후 바알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며 정보를 캐내기 시작했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에 대한 정보였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대화가 끝났고 헤론이 미소를 지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알은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헤론을 보낸 뒤 다시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동굴의 위치를 아는 건 아니군.’
헤론 역시 동굴의 위치를 아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헤론 역시 많은 것을 알지 못했다. 바알이 알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정보 길드를 이용해야겠는데.’
아무래도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보 길드를 이용해야 될 것 같았다.
* * *
“어디에 숨긴 거예요?”
안나가 물었다.
“…….”
로미안은 안나의 물음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싸늘한 눈빛으로 묵묵히 안나를 노려보며 생각할 뿐이었다.
‘어째서.’
안나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상행을 나가도 최대한 빠르게 복귀했다. 그 정도로 코파인은 안나를 사랑했다.
둘째 부인이 결국 집을 나갈 정도로 사랑을 독차지했던 안나가 코파인을 배신했다는 게 이해 가지 않았다.
“붉은 구슬 위치를 알려 주면 살려 줄 수도 있다니까요?”
안나가 계속해서 물었다.
‘왜 자꾸.’
로미안은 안나의 물음에 생각했다.
‘구슬에 대해 묻는 거지?’
무언가 이상했다. 물어본다면 동굴의 위치에 대해 물어봐야지 왜 자꾸 붉은 구슬의 위치를 묻는 것일까? 혹시나 구슬에 미처 뭔가를 하지 못한 게 있는 것일까?
‘설마 헤론이 한 게 아닌가?’
붉은 구슬에 무언가를 한 것이 혹시나 헤론이 아닌 다른 자일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곧 발견하겠지.’
현재 붉은 구슬은 로미안의 방 책상 서랍에 보관되어 있었다. 지금은 발견하지 못한 것 같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발견할 것이다.
‘문제는 그 후인데.’
지금 생각해야 될 것은 헤론이 붉은 구슬을 발견한 이후였다.
‘죽일 수는 없겠지.’
붉은 구슬을 찾았다고 해서 죽일 수는 없다.
‘지금 위치를 아는 건 나뿐이니.’
동굴의 위치 때문이었다. 대도 켈타의 비밀 동굴의 위치를 아는 것은 둘이었다. 그중 하나가 로미안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케탄이었다. 케탄은 죽었다. 즉, 위치를 아는 것은 현재 로미안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려왔다. 안나는 고개를 돌려 발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고 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헤론.’
안나의 미소를 통해 로미안은 발소리의 주인공이 헤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셨어요?”
이내 헤론이 도착하자 안나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무언가 말한 게 있소?”
헤론은 자연스레 손을 뻗어 안나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물었다.
“아뇨. 단 한 마디도 내뱉지 않더라구요. 죄송해요.”
“괜찮소. 찾아냈으니.”
안나의 말에 답하며 헤론이 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이내 손을 꺼냈다. 헤론의 손에는 붉은 구슬이 쥐어져 있었다.
‘찾았군.’
이미 붉은 구슬을 찾아낼 것이라 예상했던 로미안은 그 어떤 동요도 하지 않았다.
“어머, 그럼 이제…….”
붉은 구슬을 본 안나가 말끝을 흐렸고 헤론이 이어 말했다.
“동굴의 위치만 알아내면 끝이오.”
헤론은 다시 붉은 구슬을 품에 넣었다. 그리고 로미안에게 말했다.
“바로 답해 주지는 않겠지?”
“…….”
“그럼 그렇지. 하지만 그것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군.”
답이 없는 로미안을 보며 헤론이 씨익 웃었다.
* * *
[퀘스트 ‘골짜기의 함성’을 완료하셨습니다.]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용병패와 보상을 받고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줄을 선 뒤 시간을 확인했다.
‘의뢰 받고 가면 딱 되겠네.’
이제 곧 약속의 10시가 된다. 의뢰를 받고 가면 딱 될 것이다. 이내 수혁의 차례가 되었고 목록을 대충 훑어본 수혁은 첫 번째로 자리 잡고 있는 의뢰를 받은 후 용병 사무소에서 나와 코파인 상단으로 향했다.
‘아직도 근무를 서?’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코파인 상단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대체 근무 시간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아까 왔을 때에도 근무를 서고 있던 사내가 여전히 근무를 서고 있었다. 수혁은 사내에게 다가갔다.
“헛.”
수혁이 다가오자 사내가 놀란 표정으로 움찔했다.
“로미안 님을 만나러 오신 겁니까?”
사내는 수혁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물었다.
“네, 로미안 님을 뵈러 왔습니다.”
“잠시 응접실에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예.”
수혁은 사내의 말에 답하며 응접실로 들어갔다.
끼이익
그리고 얼마 뒤 문이 열리며 로미안을 데리러 간 사내가 들어왔다.
“……?”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왜 또 저 사람이 와?’
사내와 함께 응접실로 들어 온 이는 로미안이 아니었다. 헤론이었다. 왜 또 헤론이 왔단 말인가?
‘진짜 뭔 일 생긴 거 아냐?’
진짜로 로미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사이 헤론이 도착했고 헤론이 입을 열어 말했다.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말을 하는 헤론의 표정에는 난감함이 가득했다.
“생각보다 일이 더 걸려서…….”
말끝을 흐린 헤론은 잠시 수혁의 눈치를 살피다가 이어 말했다.
“아무래도 로미안의 일이 끝나려면 조금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직접 전해야 될 정도로 중요한 편지인가요?”
아까 왔을 때와 같은 물음이었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의뢰를 그렇게 받은지라.”
수혁 역시 아까와 같은 답을 해 주었다.
“그럼 어쩔 수 없군요.”
“……?”
“로미안의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헤론의 말에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혁이 일어나자 헤론은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수혁은 그 뒤를 따랐다.
‘응?’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혁은 이상함을 느꼈다.
‘저기로 가야 되는 거 아닌가?’
이미 로미안의 방을 가본 수혁이었다. 그런데 헤론이 걷고 있는 방향으로 가면 로미안의 방이 나오지 않는다.
‘로미안의 방으로 간다고 했잖아.’
분명 헤론은 로미안의 방으로 안내를 해주겠다고 했다.
‘어디를 가는 거지?’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니고 몇 시간이 지났는데 방이 바뀌었을 리 없다. 도대체 헤론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아직 로미안을 보지 못해 확신할 수는 없지만 로미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잠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이내 헤론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아,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