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s Life After Retirement RAW novel - Chapter 234
234화 도쿄 워 프로젝트
오로치가 단 하룻밤 만에 만다라를 점령했다!
그 충격적인 소식은 날이 밝기도 전에 도쿄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그게 말이 돼? 하룻밤 만에 그 큰 조직이 무너진다고?”
“실제로 만다라의 성벽이 뚫리는 데는 1시간도 안 걸렸다던데···.”
“도대체 세상이 어찌 되려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도쿄의 모든 시민들이 그 소식을 알게 되기까지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문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증인과 증거가 쏟아졌다.
“새벽에 북쪽으로 군대가 이동하는 걸 봤어! 설마 했는데 그게···.”
“나도 봤어! 어제 약하지만 지진이 있었잖아. 그때 깨어났는데 몬스터의 괴성이 들렸다고. 그리고···.”
“정말 어마어마한 불길이었다니까! 신이 노한 줄 알았어. 이곳까지 번지면 어쩌나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도시는 혼란에 빠졌다.
지난밤 릴리와 신이 펼친 재앙급 전투, 그리고 오로치의 군대가 만다라의 성벽을 공격하면서 일어난 소란.
수많은 증인들이 자신들이 본 것을 이야기하면서, 소문은 빠르게 실체화됐다.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그 충격이 서서히 가시고 나자, 사람들은 다가올 현실적인 공포와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있잖아.”
술집에 모여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해쓱해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오로치가 만다라를 점령했으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퍼스트 게이트 직후.
일본에서는 궤멸한 정부를 대신해, 각 지역에서 능력을 각성한 초인들을 중심으로 몬스터에 저항하는 조직들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집단들이 지금의 트라이브(tribe)가 되었다.
처음에는 도쿄에도 수많은 트라이브가 난립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4개의 거대 세력으로 통합되었다.
동쪽의 이자나미
서쪽의 오로치
남쪽의 무사시
북쪽의 만다라
도쿄를 동서남북으로 분할한 4대 세력은, 지금까지 팽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그 균형이, 하룻밤 만에 무너진 것이다.
술집에서 소문이나 주워듣던 사람들은,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얼굴이 해쓱해졌다.
“그럼 이제···.”
“···전쟁이 시작되는 건가?”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하룻밤 사이에 넷이었던 세력이 셋으로 줄었고, 그중 하나는 단숨에 균형을 무너뜨릴 만큼 거대해졌다.
남은 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다른 녀석도 아닌 다케다가 선수를 칠 줄이야.”
“그래 좋아! 한번 해보자 이거지!”
이자나미와 무사시의 영주들은 전시체제를 선포하며 병력을 끌어모았다. 도쿄 서쪽과 남쪽으로 통하는 길이 모두 봉쇄됐다.
시민들은 몸을 잔뜩 움츠렸다.
곧 도쿄를 차지하기 위한 세 트라이브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 분명했다.
‘이번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지···.’
‘까딱하면 다 죽는 거 아냐?’
트라이브 세력들은 전쟁 준비에 돌입하며 각자 힘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충격의 여파가 다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일 양국은 군사 동맹에 전격적으로 합의하였습니다.”
단상 위로 올라와 말하고 있는 사람은 주상욱이었다. 그 옆에는 굳은 표정의 일본 총리가 서 있었다.
찰칵찰칵찰칵!
총리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마주하며 굳은 미소를 지었다.
“······.”
총리는 원래 도쿄도지사였다. 3년 전, 퍼스트 게이트 당시 지요다구가 통째로 증발하면서 일본 전체가 패닉에 빠졌을 때, 그는 반쯤 강제로 총리가 되었다.
그리고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리가 무능하다고 여겼다.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나를 대하는 그들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
도쿄를 장악한 트라이브의 영주들이 자비를 베푼 덕에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허수아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파리 목숨.
총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딱 그 정도 수준이었다.
겉으로 억지 미소를 유지하며, 총리는 어금니를 꽉 악물었다.
‘나도 내가 능력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어.’
무시무시한 초능력을 가지고, 휘하에 수많은 병력과 부를 손에 넣은 트라이브의 영주들.
반면 총리 자신은 무능력자였고, 평생 쌓아 올린 정치적 기반은 몬스터들 앞에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에서 외교사절단이 도착했다.
‘저희는 한일 양국 간의 군사 동맹을 원합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한국인인 척하는 사기꾼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만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진짜였다.
주상욱은 자신들이 한국에서 온 외교사절단임을 증명해 보였고,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제안을 했다.
그 후 몇 차례의 회담과 협상이 진행되었고,
결국 총리는 이 자리에 섰다.
“···이상입니다.”
발언을 끝낸 주상욱이 뒤로 물러나고, 총리가 앞으로 나섰다. 더욱 강해진 플래시 세례가 비수처럼 눈을 찔렀다.
총리는 눈을 부릅뜨고 마이크 앞에 섰다. 그가 입을 열었다.
“···일본과 한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반목과 갈등을 겪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풀지 못한 매듭도, 묵은 감정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향해 분노나 적대감을 표출할 때가 아닙니다.”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곧 다가올 대재앙 ‘헬게이트’에 대해 언급했다.
이미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듣는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닥쳐올 대재앙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커다란 슬픔과 상실을 겪게 될 것입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이 숙연해졌다. 총리는 죽 그들을 둘러보았다.
이들 모두가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이다.
3년, 퍼스트 게이트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궤멸했다.
머리를 잃어버린 국가는 수십 조각으로 찢어졌고, 과거 전국시대처럼 곳곳에서 영주라 자처하는 자들이 무장 세력을 만들었다.
‘나는 그것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과 대등하고 상호 보완적인 동맹을 통해, 양국의 발전과 협력을 도모할 것입니다!”
거짓말이었다.
이 동맹은 대등하지 않다. 한국은 일본 정부에 많은 원조를 약속했고, 그 대가로 훗날 많은 것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총리는 후회하지 않았다.
“양국은 다가올 대재앙에 든든한 우방으로서 함께 맞서 싸울 것입니다.”
그는 이것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확신했다.
‘지금쯤 영주들은 TV로 나를 보며 비웃고 있겠지.’
오랜 시간 생기를 잃었던 중년 사내의 두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총리는 연설의 마무리에,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것은 선전포고였다.
“가장 먼저, 도쿄를 불법 점거한 무장 세력들을 토벌해 치안을 확립하겠습니다.”
총리는 끝까지 덤덤한 목소리였지만, 그 말이 가져온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다.
“미친···!”
“총리가 지금 제정신이야?”
“싸움을 걸면 어떻게 해!”
그 자리에 있던 신주쿠 시민들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총리를 비난했다.
방송으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두 영주는 코웃음을 쳤다.
“마쓰다 총리. 불쌍해서 지금까지 살려뒀더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동맹이 어쨌다는 거야? 그래서 한국이 바다 건너에서 군대라도 끌고 온다는 거야? 저 몬스터가 득실득실한 바다를 뚫고?”
그들은 마음껏 총리를 비웃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치워버릴 수 있는 허수아비 따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은 더 이상 웃고 있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럼 새로운 방위대신(국방장관)을 소개하겠습니다.”
총리가 한쪽으로 시선을 주자, 한 사람이 단상 아래에서 걸어 올라왔다.
벌떡!
그 얼굴을 확인한 두 영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케다···.”
“저 자식이 왜 저기 있어!”
그는 오로치의 영주로 알려진 다케다 노부(겐지)였다.
겐지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반갑습니다.”
그는 단상 위에서 자신을 소개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러했다.
-우리는 한일 양국의 군사 동맹을 지지하며, 총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에 적극 협력하여 다가올 대재앙에 맞설 것이며, 도시의 불법 무장 세력들을 토벌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총리는 그 자리에서 오로치의 군대를 정규군으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총리의 비장의 한 수.
“이게 무슨···.”
“세상에···.”
다들 말문이 턱 막혀서, 한동안 질문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
총리의 기자회견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한국과 군사 동맹을 추진하던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던 일.
하지만 만다라를 점령하면서 4대 트라이브 중에서 가장 덩치가 커진 오로치가, 정부군으로 편입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도대체 왜?”
“오로치에서 뭐가 아쉬워서···.”
대기업이 코딱지만 한 구멍가게 밑으로 들어간 셈이니, 누구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어쨌든 ‘불법 무장 세력’으로 지목당한 두 조직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총리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날.
두 트라이브의 영주는 비밀리에 회동을 가졌다.
“이게 말이 돼? 다케다 그 새끼 미친 거 아니냐고!”
우지끈!
강철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쳐 반으로 접어버린 사내.
탁한 금발에, 온몸에는 화려한 문신
도쿄 동쪽을 지배하는 ‘이자나미’의 영주, 류노스케였다.
“진정해라 류노스케. 흥분하면 놈의 의도에 말려드는 거다.”
그 반대편에 앉은 사내는 작고 왜소하지만, 칼날 같은 기세를 풍겼다.
그가 바로 일본 최강이라 불리는 초인.
도쿄 남부를 지배하는 트라이브 ‘무사시’의 영주이자, 그 이름 또한 무사시였다.
두 사내는 오늘 동맹을 맺기 위해 만났다.
‘젠장. 이 녀석과 얼굴 맞대는 건 질색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
상대는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하룻밤 만에 도쿄 북부를 점령한 놈들이었다.
현장으로 드론을 보내고 첩자도 보냈지만, 한쪽 성벽이 무너지고 불탔다는 것 외에는 거의 알아낸 것이 없었다.
류노스케가 물었다.
“키요시는 죽었을까?”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고 하더군. 비밀통로 같은 곳으로 도망쳤을지도 모르지.”
“하긴. 쉽게 죽을 놈은 아니지···.”
“······.”
두 사람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북부의 만다라는, 객관적으로 결코 그들보다 약한 세력이 아니었다.
그런데 하룻밤 만에 무너지고 영주는 실종됐다.
같은 일이, 두 사람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일시적인 동맹에 이의 있나?”
“없어. 일단 놈들부터 박살 내자고.”
자존심 세기로는 둘째가라 할 만큼 강한 두 사내지만, 지금은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었다.
일사천리로 동맹이 성사된 후, 두 사람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단순한 성격인 류노스케는 정면승부를 선호했다.
“당장 전 병력을 모아서 쓸어버리자고. 놈들도 싸우느라 꽤 죽어 나갔을 거 아냐. 지금 공격하면 우리가 무조건 유리해.”
‘쯧···.’
무사시는 류노스케를 한심하게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 우린 아직 놈들이 숨기고 있는 전력을 파악하지 못했어. 그리고···.”
눈앞의 싸움만 생각하는 류노스케와 달리, 무사시는 시야를 좀 더 넓게 보았다.
“오로치가 정부 밑에 들어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딴 거 알게 뭐야.”
정말 이런 녀석과 동맹을 해야 하는 건가. 무사시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힘만 가지고 있던 놈이, 명분까지 쥐게 된 거다.”
“···무슨 명분?”
“일본을 하나로 통일할 명분.”
“뭐?”
깜짝 놀란 류노스케가 눈을 부릅떴다. 또 멍청한 질문이 나오기 전에, 무사시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다케다 그놈은 정부를 등에 업고 일본을 다시 하나로 통일하려는 거다. 도쿄는 그 시작에 불과해.”
무사시는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 또한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럼 총리는?”
“총리는 꼭두각시에 불과할 게 뻔하지. 전부 다케다가 뒤에서 조종하는 거다. 한국과 군사 동맹? 그것도 놈이 원하는 거겠지.”
대충은 맞았다.
그 ‘놈’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놈은 그렇게 명분을 챙기고, 나중에는 동맹국의 힘까지 빌려서 전국을 통일하려는 거다.”
트라이브는 도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비록 세력은 작지만, 일본 열도 전체에 수십 개가 넘는 트라이브가 존재했다.
그중 몇몇은 도쿄의 트라이브들과 비교될 만큼 강력했다.
‘이래서 먼저 총리를 확보하려고 했는데···.’
이미 늦어버린 것을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무사시는 굳은 표정으로 다케다를 쳐다봤다.
이 단순한 녀석은 이제야 이해한 표정이었다.
“젠장. 팔에 소름이 돋는군. 놈은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계획을 준비했을까?”
“최소한 몇 년은 준비했겠지···.”
그토록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이라니, 만다라가 하루 만에 무너진 것도 이해가 되었다.
류노스케가 생각을 정리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저쪽은 정의의 편이고 우리는 악당이다?”
“우리에겐 전쟁을 할 그럴듯한 명분이 없다는 거다.”
“그럼 어쩌라고?”
“간단하지. 우리도 적당한 명분을 만든다. 그걸로 여론전을 펼쳐 한국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전국의 영주들에게 우리의 정당성을 보여준다.”
류노스케는 주절주절 설명하는 무사시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계획이 있다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방법은?”
그 순간, 무사시의 입가에 비열한 미소가 맺혔다.
“생각해 놓은 게 있다.”
다음 날,
무사시 & 이자나미 연합은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투표로 뽑히지 않은 총리에게는 정당성이 없다.
-따라서 총리에게는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할 어떤 권한도 없으며, 한국과의 군사 동맹은 무효다.
-우리는 경찰과 군이 아무런 역할을 못 할 때 몬스터의 위협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했다. 현시점에 와서 우리를 불법 무장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총리 자신의 무능력을 드러내는 행동일 뿐이다.
-총리야말로 나라를 한국에 팔아넘기려는 것이 아닌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천황의 핏줄을 보호하고 있다.
···라고 주장하면서 무사시 & 이자나미 동맹이 내세운 인물은, 죽은 천황과 상당히 닮은 남자였다.
그들의 주장이 억지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었고, 죽은 천황과 상당히 닮은 남자는 그 얼굴 덕을 보았다.
일방적이던 여론이 바뀌었다.
무사시 & 이자나미 연합의 주장에도 일견 설득력이 있었기에, 총리를 향하는 시선에도 날이 서기 시작했다.
결국 여론은 팽팽한 상태로, 양측은 병력을 끌어모으며 전쟁을 준비했다. 둘 다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도쿄의 소식은 일본 열도 전체로 퍼져나갔다.
도쿄 바깥의 도시들, 그곳을 지배하는 영주들도 전부 촉각을 곤두세웠다.
‘어느 쪽에 붙어야 하지?’
‘명분은 둘 다 그럴듯한데···.’
영주들은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어느 쪽에 줄을 대는 게 좋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숨을 죽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확실한 건 이 전쟁에서 이긴 세력이···.’
‘일본을 집어삼키겠지.’
묘한 열기가, 일본 열도를 휘감았다.
***
그 시각,
“히야. 날씨 한번 좋네.”
대인은 후지산 정상에서 도쿄를 내려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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