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203
203화 구주 백성들이 새로운 치료법을 경험하다.
일본에서는 천황이 군주였고 쇼군이라 불리는 정이대장군이 나라를 다스렸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상감이라 불리는 왕이 백성들을 다스렸다.
그리고 백성을 위해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으니, 상감이 발탁한 의원들로 하여금 백성을 돌 볼 수 있었다.
첨정에서 수의로 승차한 허준이 우토에 이르렀다.
그와 의원들이 함께 하면서 영민이었던 새로운 백성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구주 백성들이 약으로 병을 다스릴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한양에서 온 의원들은 사람의 배를 가를 수 있는 칼까지 가지고 왔으니, 그것을 본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선군에게 맞서 싸웠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면서 허준의 진료를 방해하려고 했다.
“내 자식에게 무슨 짓이야?! 배가 아파서 왔는데 어떻게 배를 가를 수 있냐고! 히로키! 히로키! 안 돼…! 그만둬! 그만두라고……!”
“…….”
상감의 어의가 어떻게 자식을 살리는지 궁금하여 진료소 천막에 남자가 들어왔었다.
남자가 자식의 배가 열린 것을 보고 기겁했으니, 이내 소리치면서 발버둥 치게 됐다.
“죽여 버릴 거야! 죽여 버릴 거라고! 놔! 놓으라고……!”
죽음의 공포를 안겨주었던 조선군이었다.
그러나 공포를 이겨내는 분노로 진료소를 지키는 조선군에게 부딪치기 시작했다.
붙들린 남자가 발버둥 치면서 군사들의 제지를 뿌리치려고 했다.
그리고 밖에서 일어나는 소란에 어의를 따라온 의원이 얼어붙게 됐다.
“…….”
그에게 선임 의원이 이야기했다.
“수술 중이네. 집중하게.”
“예. 나으리…….”
종 7품 직장에서 종 6품 주부로 승차하게 된 의원이 후임 의원에게 말했다.
그가 후임 의원의 정신을 일깨우면서 어의를 도왔으니, 허준이 아이의 장기 끝을 꺼내서 가위로 자르게 됐다.
그리고 침착하게 실로 묶었으니, 그 실은 녹말을 녹였다가 굳힌 실로 며칠 지나면 몸속에서 녹을 수 있는 실이었다.
꿰맨 장기를 복부 안으로 넣고 허준이 허임에게 지시했다.
“봉합하세.”
“예. 영감.”
복부 봉합으로 수술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집게를 들고 바늘과 실을 붙들면서 아이의 열린 배를 닫게 됐다.
그리고 함께 온 의녀들에게 지시했으니, 그녀들과 수술에 참여한 후임 의원이 아이의 들것을 옮기면서 나가게 됐다.
허준과 허임도 수술을 마무리 짓고 깨끗한 물로 손을 씻었다.
그리고 남자를 불렀다.
“설명해야 되니 안으로 들여주시오.”
“하지만, 영감.”
“큰일 나지 않을 것이오.”
“아… 알겠습니다…….”
허준의 지시를 따르면서 남자를 막던 군사들이 길을 열어줬다.
그들이 풀어주면서 비켜나자 이미 얼굴을 눈물로 적신 남자가 한 번 노려보고 허준에게 성큼성큼 달려갔다.
그리고 멱살을 잡았으니, 울분을 토해내면서 허준에게 소리쳤다.
“쳐죽일…! 감히 히로키를 네놈이……!”
상감의 어의인 것을 알았다.
때문에 멱살을 잡을 뿐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만약에 아무것도 아닌 의원이 그랬다면 이미 칼부림이 났을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허준이 멱살을 잡혔고, 아비의 심정을 이해하면서 이야기했다.
허준이 역관의 통역을 빌리면서 아이의 아비에게 말했다.
“나도 5년 전에 이런 방법으로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오.”
“뭐라고……?”
“우리 전하께서 알려주신 치료법이니 말이오. 아이가 하복부 측편에서 심한 통증을 느낀 것은 대장의 꼬리라 할 수 있는 맹장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오.”
“맹장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소위, 맹장염이라 불리는 급성 질병이오. 원인은 다양할 수 있으나, 맹장에 염증이 일어나면 절제가 되기 전까지 결코 없어질 수 없소. 때문에 배를 가르고 맹장을 잘라내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오.”
“…….”
“만약, 수술을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염증이 일어난 맹장이 터지면서 온 뱃속으로 염증이 옮겨가게 되오. 그렇게 되면 환자는 반드시 죽게 되오.”
“……?!”
“수술을 하기 전에 끓인 술로 아이를 마취시켰으니, 이제 곧 깨어날 때요.”
허준이 차분하게 아이의 아비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아비의 눈동자가 심히 흔들렸으니, 상감이 알려준 치료법이라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니, 반신반의했다.
아이가 깨어날 것이라는 말에 절망과 분노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의원의 보고를 엿듣게 됐다.
“아이가 깨어났습니다. 영감.”
역관이 통역해 줬다.
허준이 아이의 아비에게 말했다.
“보겠소?”
그 말을 듣고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수술 진료소 옆에 회복 진료소가 있었고, 그곳에서 눈을 뜬 아이가 아비를 찾고 있었다.
“아… 아버지…….”
“히로키……!”
“아… 아파…….”
“히로키! 이럴 수가……!”
배를 갈랐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자식이 온전한 정신으로 말하고 있었다.
아이가 깨어나서 다시 아비를 불러준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감사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아비가 눈물을 흘렸고 그의 행동을 허임이 나서서 말리게 됐다.
“어허, 안정을 취해야 되오.”
허임의 말림에 아비의 눈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리고 허준이 다시 나서서 아비에게 마지막으로 설명했다.
“수술 치료이지만 사실상 몸 안의 장기에 상처를 입힌 것과 다를 바 없소. 그러니 우리 몸에 새겨진 상처가 낫는 것처럼, 수술 부위가 아물 때까지 안정을 취해야 하오. 그리고 당분간은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하오.”
아비가 눈을 껌뻑이면서 허준에게 물었다.
“어… 언제까지 말이오, 입니까……?”
급히 그를 존대하면서 물었고 답을 들었다.
“방귀가 나올 때까지요.”
“방귀라고 말입니까……?”
“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오. 그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말고 기다려야 하오. 그리고 의녀들이 항생제를 줄 것이니 꼭 아이에게 먹여야 하오. 위급한 일이 생기면 즉시 알리고, 아이의 회복에 전념하시오.”
“아… 알겠습니다…….”
들끓었던 분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른 환자를 보기 위해서 나가는 허준과 의원들을 보았으니,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 아비의 모습이 멍해져 있었다.
우두커니 서서 지켜보다가 자식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아버지…….”
“…….”
시선이 좀 더 또렷해져 있는 자식을 보았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됐다.
자식을 죽일 것이라고 여겼던 상감의 어이가 오히려 자식을 살리기 위한 진료 행위를 벌였었다.
또한 그가 행하였던 치료법은 상감이 의원들에게 알려준 것이라고 했다.
첫날에는 그래도 반신반의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나흘이 지나고 나서는 아예 한켠의 의심마저도 지워지게 됐다.
환자들이 보인 병상 위에서 아이가 앉아 아비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식사하게 됐다.
“자, 먹 거라.”
“우음…….”
“어떠냐?”
“맛있어요. 꿀맛이에요… 아버지도 드셔보세요…….”
“그래…….”
“밥도 맛있고, 여기 반찬도 맛있어요…….”
아이가 밥과 봄나물을 가리키면서 아비에게 말했다.
그리고 10살 난 어린 자식의 말에 아비가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수저를 들었으니,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조선 의원이 자신의 자식을 죽인다고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미소를 띠면서 살아 돌아온 자식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다른 병상에 앉아 있던 구주인 환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어제 방귀를 뀌었드만, 오늘 밥을 잘 먹는구먼.”
“그러게 말야. 이곳에 올 때만 하더라도 배를 부여잡고 아파했었는데 말야.”
“아니 정말로 한양에서 온 의원들이 대단해. 우릴 치료해준 게 상감을 곁에서 치료해주시는 어의시라면서?”
“그렇게 들었어.”
“그러면 우릴 위해서 어의까지 내어주신 건데, 상감께서는 정말 어디까지 우릴 챙겨주시려는 거지? 다른 영주들이나 관백이 이런 적이 있나? 정말로 우릴 생각해주시는 분은 상감 전하 밖에 안 계실 거야.”
이야기를 하다가 상감에 대한 은혜와 감사를 느끼게 됐다.
그의 지혜와 명으로 어의가 나서서 사람들을 살렸으니, 자신들이 조선의 백성이 된 것에 대해서 다시 옳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설령 조선에 맞섰던 일이 있었지만, 온전히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조선이 뛰어난 나라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술로 마취제를 만들다니…….”
“술 뿐만이 아니라 복어 독을 정제해서 만든다고도 하더라고.”
“뿐만 아니라 항생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곰팡이에서 추출 된 약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하니까.”
“…….”
“몸에 심한 상처가 생겼을 때, 균이라 불리는 나쁜 기운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죽인다고 들었어. 상감께서 그런 모든 것을 아셨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상감의 지혜로 의원들이 새로운 치료법을 배웠었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이 허준이었고, 그와 의원들이 배우고, 성균관에 부설된 의대에서 의원 생도들이 배우고 있었다.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에서 건져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구주 백성들이 경험하게 되었으니, 상감 이연을 향한 찬양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우토 영주인 소서행장이 구주 백성들의 민심을 이연에게 알리고 있었다.
“전하. 전하의 깊으신 은혜로 백성들이 전하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말야?”
“맹장염에 걸린 호목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걸린 맹장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어의께서 수술로 맹장염을 치료하셨다고 합니다.”
“…….”
“아이의 아비가 어의의 수술을 못 믿었지만, 아이가 회복되면서 조선의 뛰어난 치료법을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의원들에게 가르쳐주신 전하의 지혜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우토성 천수각에 이연이 올라 보고를 들었다.
소서행장의 보고를 듣고 뒷짐을 지었으니, 헛기침을 한 번 하면서 어깨를 들썩이게 됐다.
“커흠!”
그리고 낮은 음성으로 소서행장에게 말했다.
주변에 이이와 종의지를 비롯한 우토 군사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과인이 한 것이 있겠나, 어의의 실력이 뛰어나니 과인의 가르침을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 과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신하들도 뛰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야.”
역관의 통역에 함께 있던 군사들이 감탄했다.
‘역시!’
‘이런 분이 우리 전하시구나!’
온몸을 떨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은 소서행장이 이연에 대해서 자신이 느낀 감동을 전했다.
“전하의 영명하신 지혜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전하!”
소서행장의 감동과 감사에 이연이 힐끔 쳐다보고선 다시 창문 너머를 보았다.
“크흠!”
헛기침을 하면서 군사들의 보급을 돕는 백성을 보고 있었다.
또한 군과 함께 치안과 질서를 지키는 구주군을 보았으니, 그들이 전부 자신을 찬양하는 것 같았다.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거지! 이 맛으로 사는 거지!’
또 한 본 쾌락 같은 보람을 맞보고 있었다.
그런 상감의 뒷모습을 이이가 차분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
차분함과 더불어 심드렁했다.
상감이 무슨 생각으로 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백성들을 위한 일인 것임을 알고 있었다.
모로 가도 옳은 길을 가면 되는 것이기에 상감에 대한 심드렁함을 막 거두었을 때였다.
그때 계단에서 소리가 났으니, 황윤길이 아래층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그가 꼭대기에 올라왔을 때, 이연이 돌아서면서 황윤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혹시 보고할 것이 있나?”
막 올라왔을 때 물었고, 머릴 숙이면서 예를 나타낸 황윤길이 보고를 올리게 됐다.
“우선, 광도에서의 보고이옵니다. 광도를 노리는 적군의 진격이 막히고 아군으로부터 크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옵니다.”
“얼마나?”
“대략, 2만 명으로 보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수군에서 서진하는 적 함대를 패퇴시켰으니, 적이 전멸하지는 않았지만 50척가량이 격파되었다 하옵니다. 그리고 명나라로 향하는 풍신수길의 선단을 차단했사옵니다.”
“그래?”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적이 명나라로 하여금 군에 지장을 주려 했사옵니다. 하지만 빠져나간 배가 없기에 소식이 전달되진 않았사옵니다.”
보고를 듣고 이연이 피식 웃었다.
함께 듣고 있던 이이가 이연에게 축하를 전하게 됐다.
“경하드리옵니다. 모든 게 전하의 영명하신 지혜와 결단으로 이뤄졌사옵니다.”
그 말에 이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과인만이 예상하고 행한 일이겠어? 병판과 통제사와 사단장까지 예상하고 충언을 올렸었는데 말야. 우리의 뜻이 하나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야.”
신하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이연이 말했다.
그 말에 이이가 자세를 낮추면서 경외함을 나타냈다.
그런 이이를 이연이 보고 있다가 다시 황윤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광도에서의 보고를 우선이라고 말했는데, 또 보고할 것이 있나?”
상감의 물음에 황윤길이 답하게 됐다.
“함흥의 4연대에 전하의 명이 전달되었으니, 주둔지 이동이 시작되었으니, 며칠 안으로 구주에 이를 것이옵니다. 그리고 열흘 안에 제독께서 주둔하신 광도에 이를 것이옵니다.”
보고를 듣고 이연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지휘관이 4연대를 이끌고 있었다.
김시민이 대마도의 검은 바다를 건너려고 했다.
그는 역사 속에서 진주 대첩을 이뤄냈었던 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