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95
대한민국 절대 재벌! 495화
“지금은 다음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점점 더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지금보다 더 압박할 것입니다. 또한 강철 대통령을 제외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주요 인사들은 대마도 왕국이 흡수통일을 거부하고 독립을 유지하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강철 대통령께서 대마도 왕국을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고 싶어도 의회에서 거부하기에 이렇게 어려워진 것입니다. 대마도 왕국에서는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제가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감내하겠습니다.”
“공, 공주…….”
“총리대신 각하.”
“예, 공주마마.”
“두 번째 안을 추진해 주세요.”
“감사하옵니다.”
이들은 떡을 줄 사람의 입장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 * *
청와대 관저.
생각하지도 못한 고민이 생기고 말았다. 그래서 강산 총리를 총리가 아닌 형님으로, 개인적으로 청와대 관저에 초청했고, 영부인인 리에는 강산 형님을 위해 조촐하게 음식을 준비했다.
-대마도 왕국의 공주마마의 국혼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어제 갑작스럽게 대마도 왕국의 총리대신인 후지모라가 개인 자격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에 입국해 나를 찾아왔다.
물론 나를 바로 찾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아무리 개인 자격으로 입국했다고 해도 대마도 왕국의 총리대신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은밀하게 입국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국내 기자들은 대마도 왕국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혹은 내가 은밀한 커넥션을 꾸미고 있다고 추측성 기사를 보도했다.
-어느 국가의 왕족과 진행되고 있습니까?
나는 내가 대마도 왕국의 공작이기에 총리대신인 후지모라가 논의하고자 찾아왔다고 생각했었다.
-어느 왕국과 국혼을 하는 게 아니라 강철 공작 가문과 국혼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공작 각하의 의중을 여쭈려고 왔습니다.
-아…….
당황스러웠다.
-공작 각하의 장남이신 남작과 공주마마의 국혼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어떠십니까?
-바로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그 무엇보다 제 장자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국혼을 승낙하면 내 장남은 대마도 왕국의 대공이 된다.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이…….’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의 부군인 에든버러 공작 필립 마운트배튼은 영국과 그리스의 왕족으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이다.
내가 그의 삶을 살아 보지 못했기에 그가 여왕의 남편으로서 행복했는지 불행했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아들이 누군가의 남편으로 기억된다는 것이 내 장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손자가 대마도 왕국의 계승 서열 1순위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후지모라 총리대신의 요청에 즉답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강철 공작 각하.
-예, 말씀하십시오.
-대마도 왕국은 위기 상황입니다.
그 부분은 나도 알고 있다. 대마도 왕국은 국가의 영토와 경제 규모가 워낙 작기에 일본의 성장과 대만의 성장만으로도 직격탄을 맞았다. 또한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합병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으로 통일했을 때 오키나와 정부와 사할린 자치주를 비롯해 홋카이도 공화국은 흡수통일을 선택했지만 대마도 왕국은 대마도 왕조의 보존을 위해 흡수통일을 거부했다.
그래서 국민적 반감이 무척 강해졌다. 그것 때문에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국민들의 여론 때문에 대마도 왕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못했고, 본국의 국방비를 사용해서 타국을 지켜 줄 필요가 없다는 여론까지 형성되었다. 그리고 자유당에서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대마도 왕국의 국방을 책임지는 것은 내가 대마도 왕국의 공작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여론 몰이를 하는 상황이라 대현 그룹도 대놓고 지원할 수 없었다.
-국내 여론이 대마도 왕조에게 좋지 않습니다.
-공작 각하께서는 충분히 극복하실 수 있지 않습니까?
-재임 선거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현 그룹의 자금은 그대로 대마도왕립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습니다.
-그 자금 덕분에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 것은 아니지만 대마도 왕조의 성을 바꾸는 일입니다.
내가 숨겨 놓는 탐욕스러운 야망을 후지모라 총리대신이 들췄다.
-공작 각하의 손주께서 대마도 왕국의 왕이 되실 수 있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런 중대한 일은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가문의 중론을 모으겠습니다.
그렇게 후지모라 대마도 왕국 총리대신은 충격에 가까운 국혼을 요청하고 국제 호텔 특실로 돌아갔고, 나는 바로 강산 총리를 개인적으로 관저에 초청했다.
“나를 부른 것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강산 형님께서 내게 소주를 권하며 되물으셨다.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진 못하겠습니다.”
“필이의 생각은 어떤데?”
“아직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받은 소주를 마신 후 강산 형님께 잔을 내밀었다. 사실 일국의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단둘이 소주를 마신다는 것을 국민들이 안다면 놀랄 것이다.
“제 잔 받으십시오.”
내 말에 강산 형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니까 아들의 인생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제 아들의 일이니 어느 정도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철아!”
형님께서 내 이름을 담담하게 부르셨다.
“예, 형님.”
이 자리는 없이 개인적인 자리다.
“너의 15살 때가 떠오르는구나. 아버지께서는 네게 목침을 던지셨고, 너는 독하게 피하지 않고 그대로 목침을 맞았지. 그때 너는 아버지를 꺾고 서울로 상경했었다.”
“예, 그랬었죠.”
아련한 옛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만약 아버지께서 지금의 너처럼 너의 인생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 너와 나는 여전히 밭을 갈았을 거고, 또 징용에 끌려갔을 것이고,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으음…….”
“그랬다면 오늘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어떻게 됐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너는 너의 의지로 너의 인생을 개척해 놓고서는 아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아들의 인생을 결정하려는 것이냐? 겨우 나 같은 무지렁이 형에게 묻는 것으로 끝내려고 하느냐?”
“저는 최상의 선택을 위해 형님에게 조언을 구한 겁니다.”
“나보다 조카에게 먼저 물었어야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때 필이가 조심히 방으로 들어왔다. 리에에게 대충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사실 내 아내 리에에게는 나보다 맏아들인 필이가 더 남편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사업을 위해, 조국을 위해 가족의 곁을 비웠다. 리에는 내 빈자리를 필이를 보며 달랬을 것이다. 그래서 내 아내 리에에게 장남은 애지중지한 존재였다.
“아버지.”
“부르려던 참에 잘 왔다.”
“예, 그러실 것 같습니다.”
필이는 이제 어느 정도 청년의 티가 나기 시작했다.
“어머니께 이야기는 들었겠지?”
“예, 들었습니다.”
“그럼 네 의견은 어떠냐?”
“저는 아버지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제 생각 때문에 고민하실 것 같아서 이 말씀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필이는 그저 담담하게 말했고, 강산 형님은 필이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아비랑 판박이군. 쯔쯔쯔!”
“그렇습니까? 백부님.”
“너도 네 아버지처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을 걱정하느냐?”
“저도 대한민국 청년들이 걱정하는 만큼 걱정합니다. 좋은 말씀 나누십시오.”
내 장남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철아.”
“예, 형님.”
“서늘하지 않느냐?”
“……예.”
“나는 네 다음이 걱정이다.”
나 역시 같다. 필이의 눈빛에서는 내가 가진 권력을 곧 자신이 가질 권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산 형님도 그것을 읽어 낸 것이다.
“대통령 각하.”
그때 강산 형님께서 나에 대한 호칭을 달리 부르셨다.
“……예.”
“개인적인 것은 이것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잠시지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총리로 다음 대선을 준비하셔야 할 대통령 각하를 위해 충고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예, 총리님.”
강산 형님이 원하시는 공적인 관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마도 왕국을 버리지 않으면 국민 여론이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곧 총선입니다. 자유당은 이번 이슈를 들고 나올 것이고, 신민당 역시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 각하의 개인적인 문제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대통령 각하의 편에 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으음…….”
“저번에 제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고요.”
“비움이라…….”
무엇부터 비워야 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작위부터…….’
그리고 조선 왕조를 계승한 대마도 왕국을 버릴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내게 자신의 야망을 들켜 버린 내 장남이 걱정스러울 뿐이다.
“형님.”
나는 강산 총리를 다시 형님이라고 불렀다.
“걱정되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게 말이다…….”
당찬 의지로 조국만 생각하고 전 세계를 재편성했지만 자식만큼은 어쩌지 못하는 나도 아버지인 모양이다.
그리고 오늘의 나보다 내 장남의 내일이 걱정될 뿐이다.
* * *
청와대 기자회견장.
3일 후.
국내외 여론들은 대마도 왕국의 국무총리가 개인 자격으로 나를 찾아온 이유를 대마도 왕국 공주의 국혼 때문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보도하기 바빴다.
증거는 없었지만 정확한 판단이다.
그리고 그 국혼을 내가 수락한다면 다음 세대에서 대마도 왕조의 성씨가 이 씨에서 강 씨로 바뀐다는 것도 보도했다. 그리고 대현 그룹의 막대한 부가 대마도 왕국으로 이전될 것이라는 보도도 내놓았기에 국민들은 나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제 실시한 국민여론 조사에서 대통령 각하의 지지율이 71%로 하락했습니다.
공보수석과 국가보위부 부장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15%나 하락했군.’
그냥 그런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음 대선이 3년이나 남았지만 지지율이 이렇게 하락한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자유당에서는 막대한 부를 이룬 대통령이 권력까지 쥐고 있는 것은 완벽한 독재고, 완전한 정경유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기자회견을 준비해 주시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섰다.
“저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어떤 우려를 하시는지 짐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에 따른 결정도 내렸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것은 제가 한 사람의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민이면서 이중국적자라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대마도 왕국의 공작이라는 것도 걱정하시는 줄 압니다.”
내 말에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3일 전, 대마도 왕국의 국무총리께서 개인 자격으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대통령이 아닌 개인 강철을 만나러 왔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대마도 왕국과의 국혼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것 때문에 국민들께서 걱정스러워 하시는 것을 잘 압니다.”
이제부터 채움보다는 비움이어야 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