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e as a prison guard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버닝헬의 지하 감옥 (2)
이곳에 있어야 할 포털이 없다는 건, 지하 2층에 있는 누군가가 무간지옥에서 넘어가는 길을 끊어 버렸단 뜻이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마신교일 거고.
“……이것부터 조사해야겠네.”
무간지옥을 돌아서 다시 지하 1층에 있는 입구로 나왔다. 그러자 문을 지키고 있던 교도관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벌써 나오셨습니까?”
“가장 마지막에 들어간 이들이 누군지 알고 있어?”
“출입부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확인해 봐.”
“그걸 확인하려면 보안과장님 이상의 허락이…….”
특별 신분패를 다시 들이밀자, 교도관이 옆에 있는 출입부를 펼쳐 들었다. 날짜별로 기록되어 있는지 뒤 페이지로 넘겼다.
텅텅 비어 있는 페이지.
요 며칠은 무간지옥에 들어간 이가 없는 모양이었다. 적당히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교도관의 손이 멈췄다.
“일주일 전에 조사를 위해 파견된 교도관들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몇 명이지?”
“특임 1단에 소속된 인원 7명입니다. 그중엔 특임 1단의 단장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임 1단의 단장이라면 나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 누구보다 범죄자를 잡는데 진심인 자.
이러면 조사하러 간 자들이 배신하고 길을 끊었다기보단, 조사하러 간 이들 때문에 마신교가 먼저 선수 쳐서 움직였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런데 이런 건 왜 여쭤보시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확인서에 내용을 기록해야 해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길이 끊겼다.”
“예?”
화들짝 놀라는 교도관에게 지시를 내렸다.
“누군가 이곳에 들어가려고 하면 막고 있어.”
“저…… 교대 시간…….”
교도관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지상 1층으로 올라가 소장실로 향했다.
앞에 있는 비서가 내 얼굴을 보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신호를 줬다.
소장실로 살짝 얼굴을 내밀고 무언가 이야기를 한 뒤에 나보고 들어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똑똑!
노크를 하고 루켈이 들어오라는 이야기에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인가?”
“바로 보고드릴 일이 생겨서 찾아왔습니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길이 끊겼습니다.”
“……흐음. 그게 무슨 소린가?”
“아마도 마신교에서 지하 2층까지 장악하기 위해 길을 끊은 것 같습니다.”
“파견된 이들이 있지 않았나?”
“내려간 뒤로 올라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루켈이 나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나?”
“지하 2층은 제가 복구시킬 생각입니다만. 그 이후에 또다시 길이 막히는 걸 대비할 인력이 필요합니다.”
“보안과에 연락을 넣어놓겠네.”
“그리고 지하 2층을 비롯한 마계의 문이 있는 곳까지 가는 동안……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허락하겠네.”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나가려 하자 루켈이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지하 2층으로 가는 길이 막혔을 텐데, 어떻게 지하 2층으로 들어갈 생각인가?”
“마신교가 만들어 놓은 비밀 통로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비밀 통로?”
“어제는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아서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비밀 통로라.”
“아마도 버닝헬을 재건축할 때 만든 것 같습니다.”
“마그네스를 이용해서 탈옥하려 했던 것도 계획의 일부였다는 건가?”
“예.”
“……알겠네. 가 보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오자, 창밖으로 세리아가 빠르게 달려오는 게 보였다.
밑으로 내려가서 세리아와 합류했다.
살짝 달아오른 얼굴과 거친 숨. 지하로 내려간다는 이야기에 잔뜩 흥분했다는 게 보였다.
“조금은 진정해.”
“진정이 안 돼.”
지하 감옥에 있는 헨리 바스커반과 헤어진 지 오래였고, 정말 보고 싶었던 아버지와 다시 만날 기회였다.
진정이 안 되는 것도 이해는 갔다.
“일단 따라와. 챙겨야 할 것들이 좀 있어.”
“응.”
* * *
애드리안 왕국이 담당하고 있는 1시 방향의 시계탑에 올라서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거품과 함께 거센 파도가 몰아쳤다.
사도의 기억을 통해 알아낸 비밀 통로는 이 아래에 있었다.
“이 밑에 비밀 통로가 있다고?”
세리아의 물음에 답했다.
“어. 준비해.”
버닝헬 창고에서 구한 수중 호흡기를 입에 물었다. 이게 있으면 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수중 호흡기가 없어도 숨을 참고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지만.
비밀 통로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지하 2층이 있는 곳까지 가긴 위해서 꽤 깊은 곳까지 내려가야 했다.
“가자.”
바다를 향해 몸을 날렸다.
첨벙!
물 안으로 빠져들어 간 뒤에는 마나를 끌어 올려 눈을 보호하고, 허리춤에 챙겨 두었던 손전등을 꺼냈다.
바닷속에서도 주변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조된 특수 손전등.
뒤늦은 첨벙 소리와 함께 세리아가 바닷속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 손전등을 이용해 신호를 보냈다.
‘벽 쪽으로.’
지하 1층의 하단부에 해당하는 곳에 도착했다. 숨을 천천히 몰아쉬며 다시 움직였다.
바닥면인 원기둥의 밑둥 부분을 훑으며 중심을 찾았다.
그곳에 또 다르게 준비한 특수 손전등을 설치했다. 손톱 모양으로 압축된 빛을 쏘아 보내 깊숙한 곳에서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템.
이게 필요한 이유는 지하 2층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다.
-무간지옥은 지하 1층과 지하 2층을 연결해 주는 길이지.
-그냥 계단 하나 내려가면 되는데 왜 무간지옥이 있냐고? 그건 지하 1층과 지하 2층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야.
게임에서 버닝헬을 설명할 때 나오는 대사다. 그걸 잘 들어 보면 버닝헬의 구조를 좀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 이루어진 첫 번째 기둥은 섬의 형태로 되어서 지상에서도 관측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지하 감옥들이 있는 두 번째 기둥은 가장 깊숙한 곳에 만들어져 있어. 일반적으로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곳에.
버닝헬은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무간지옥은 두 건물을 오고 갈 수 있는 텔레포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 2층으로 가기 위해선 저 바다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야 한단 뜻이다.
‘줄 연결해.’
세리아가 자신의 허리에 있는 줄과 고리를 이용해 내 허리에 차고 있는 벨트에 걸었다.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을 보곤 다시 수신호를 보냈다.
‘혹시나 줄이 끊기면 이 빛을 따라 밑으로 내려오면 돼.’
이곳에 오기 전에 한번 이야기한 것을 다시 한번 수신호로 확인한 뒤에 그림자의 힘을 끌어 올렸다.
군주 모드를 사용해 해왕신과 비슷한 형태의 그림자를 만들었다.
‘꽉 잡아.’
그 위에 올라타고 그림자를 이용해 두 발을 고정했다. 세리아까지 발을 고정한 것을 보고 그림자를 움직였다.
슈아아악!
용의 형태를 한 그림자가 바다 깊숙한 곳을 향해 움직였다. 제대로 된 시야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 손바닥에 있는 붉은빛만 확인했다.
그렇게 얼마나 내려갔을까.
사방에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두 번째 기둥으로 침입하는 이들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문지기들이 분명했다.
깊은 바닷속이라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그림자의 힘을 끌어 올리며 문지기들을 상대할 녀석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림자 분신을 사방으로 퍼트렸다.
살기를 찾아 움직이는 그림자들로 인해 문지기들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슈아아악!
물을 가르고 좀 더 속도를 올렸다. 문지기들이 나타났다는 건, 두 번째 기둥에 가까워졌단 뜻이니까.
톡톡!
뒤에서 세리아가 내 등을 두드렸다.
왜 두드렸는지는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기둥.
지하 2층의 초입으로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해왕신의 형태를 한 그림자를 해제시키며 기둥으로 다가갔다.
이곳 어딘가에 마신교에서 만들어 놓은 비밀 통로가 있을 거다.
허리에 차고 있는 고리를 풀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수색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알겠어.’
세리아가 왼쪽으로 도는 것을 보고, 나는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얼마 가지 않아 비밀 통로로 보이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벽에 크게 그려진 마법진.
마신교에서 만들어 놓은 마법진이라 일반적인 마나로는 발동하지 않겠지만, 나나 세리아에겐 그림자를 다룰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세리아가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마법진에 함께 손을 올렸다.
우우웅!
그림자의 힘을 이용해 마법진을 발동시키고 지하 감옥 2층으로 들어섰다.
무언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부유감이 사라졌다. 온몸에 느껴지는 중력과 함께 모든 감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수중 호흡기를 뱉고 숨을 몰아쉬었다.
“레딘, 앞에.”
고개를 들자 지하 감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복장을 보니 교도관은 아니고.
지하 2층을 점거한 마신교로 보였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물어봤다.
“마신교?”
“죽여라.”
역시.
아공간 주머니에서 명검 카이로를 꺼내 검집을 뽑았다. 질풍베기로 파고들어 앞에 있는 녀석들을 전부 처리했다.
그들의 기억을 흡수하며 대략적인 상황을 읽어 냈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떨거지들.
지하 2층과 무간지옥의 통로를 막고, 본대가 임무를 수행할 동안 이곳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세리아, 저걸 부수면 무간지옥과 다시 길이 생길 거야.”
“저건 내가 처리할게.”
세리아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다시 기억을 읽었다.
지하 깊숙한 곳에 내려가 있는 본대.
그중에는 꽤 실력 있는 녀석들이 있었다. 어디서 이런 녀석들이 계속 나타나는 건지 싶을 정도로.
쾅!
쾅!
콰앙!
세리아가 장치를 부수고 무간지옥과의 포털을 다시 복구시키자, 포털을 통해 다수의 교도관이 넘어왔다.
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
그들을 이끌고 있는 이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독두꺼비에게 뺨을 맞아 주던 베르고.
“선배, 오랜만입니다.”
“그러게.”
“일단 급하니까 안부는 나중에 묻겠습니다.”
“뭐부터 할까.”
“지하 2층에 있는 죄수들을 잡아서 다시 수감하시면 됩니다.”
“알겠어. 다들 움직여!”
그리곤 세리아를 바라보며 고개를 움직였다.
“우리도 내려가자.”
* * *
버닝헬 지하 깊은 곳.
지하 10층으로 내려가는 입구에서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자가 품에서 통신 구슬을 꺼내 들었다.
우웅!
통신 구슬에서 흘러나온 빛과 함께 스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사도가 죽었다.
“현혹의 사도님 말씀입니까?”
-그래. 멍청한 새끼. 쯧. 현재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지?
“죄수들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용해 마계의 문을 충전 중입니다.”
-마계의 문은 언제쯤 발동이 가능하지?
“일주일이면 충분합니다.”
-3일로 줄여.
사도의 명령에 대답할 수 있는 답은 정해져 있었다.
“알겠습니다.”
통신 구슬이 꺼지며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자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지하 2층에서 느껴지는 마기에 변화가 생긴 것이 느껴졌다.
저들을 이용하면 시간을 훨씬 더 앞당길 수 있을 터.
검은 후드가 입꼬리를 올렸다.
“지하 3층부터 8층에 있는 죄수들을 전부 풀어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