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537)
537화 레인보우 (4)
8층 균열 중 하나인 빛의 도시 칼헤움.
그리고 그곳에서 마지막 보스방에서 출현하는 균열 수호자.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
이놈이 왜 일반 필드에서 나타났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이놈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자면.
몬스터인 주제에 넘버스 아이템을 사용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신록거창의 드랍률이 3%나 되지.’
다른 넘버스 아이템도 드롭을 하지만, 싱글 넘버스에 속하는 ‘신록거창’을 가장 높은 확률로 드롭한다.
그래서 창바바를 키울 때 엄청 잡았던 기억이 있다. 어지간하면 신록거창이 창 계열에서는 졸업 무기로 쓰이니까.
별개로 정수 자체도 굉장히 좋았다.
‘아무튼, 이놈이 왜 여기서 나왔느냐는 제쳐두고.’
앞서 말했듯, 이놈을 잡을 수 있다면 보상 하나는 확실하다.
정수가 나오면 대박이고, 무기가 떨어져도 대박.
하지만, 문제는 현재 우리의 컨디션이다.
‘못 잡아.’
나는 빠르게 판단을 끝냈다.
저놈 자체는 우리의 전력으로 공략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일단 신관은 이제 제구실을 못한다고 봐야 할 테고……..’
메인 딜러 에르웬도 골골대는 중이다.
아니, 어디 그뿐인가?
정말 운 좋게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지만, 다들 벌써 상당히 지쳐 있으며…….
[컹! 커헝! 컹컹!] [그오오오오오오—!]주변에는 여전히 몬스터가 득실거린다.
사실상 보상보다는 생존을 먼저 걱정해야만 하는 상황.
“얀델, 어쩔 거지?”
아멜리아가 비장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결단을 내릴 것도 없었다.
“지금부터 해안가를 향해 돌진한다.”
“해안가……? 아, 도망치겠다는 뜻—.”
“해안가를 향해 돌진한다는 뜻이다.”
“…….”
그것 말고는 우리에게 선택지가 없다.
하지만…….
‘그 전에 할 건 하고 가야겠지.’
튈 땐 튀더라도 그 전에 얼른 정해야 한다.
그도 그럴 게, 2등급 정수를 바닥에 버려두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시험관에 담는 건 무리.’
욕심은 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위험도가 크다.
정수를 시험관에 담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니까.
그사이에 사고가 날 가능성이 너무 높다.
즉, 결국엔 누군가의 몸 속에 집어넣은 다음에 튀어야 한다는 뜻인데…….
‘누구에게 먹여야 하지?’
고민이 됐지만, 나는 서둘러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콰아아앙-!
밀라옐이 대시하며 뻗은 창을 방패로 막아냄과 동시에 소리를 내질렀다.
“뮐 아르민!”
아르민 탐사단의 단장, 뮐 아르민.
클랜의 단장이면서 저주 특화 네크로맨서 클래스를 갖고 있는 특이한 탐험가.
사실 냉정히 말해 생판 남인 이 녀석한테 이 귀한 걸 넘겨준다는 게 조금 배가 아프지만…….
“인면조의 정수를 취해라.”
아무리 생각해도 얘가 제격이긴 하단 말이지.
보니까 얘도 최근에 레벨업을 해서 정수 자리가 생긴 거 같고.
“……예?
“못 들었나? 어서! 시간이 없다!”
“아, 알겠습니다!”
잘못 들었다는 듯 얼이 나가 있던 녀석이 그제야 움찔하며 앞으로 달려 나왔고, 아멜리아는 그런 녀석이 정수 앞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보호했다.
“저, 정말… 괜찮겠습니까? 저는 남작님의 동료도 아닌데…….”
아, 진짜 뭐라는 거야.
안 그래도 이 새끼 창질 때문에 정신없구만.
“상관없으니까 어서!”
“예, 옛!”
이내 다그치듯 외치자 뮐 아르민이 손을 뻗어 정수를 흡수했다.
오케이, 그럼 여기서 챙길 건 다 챙겼고…….
곁눈질로 정수 흡수가 끝났음을 확인한 나는 있는 힘껏 밀라옐을 밀어내며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얼른 대원들에게 새 지시를 내렸다.
“뭣들 하나! 이동 대형을 갖춰라!”
“…….”
“지금부터 해안가를 향해 전력으로 돌진한다!”
“예……?”
아, 진짜 다들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어?
“튀자고!”
“아, 예……! 모두 이동 진형으로 서라! 지금부터 전력으로 도망친다!”
쯧, 바바리안 남작 체면 다 깎아먹게.
***
“후우, 후우…….”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달려나간다.
아, 물론 이번엔 최선두가 아니라 본대의 가장 뒤편에 위치했다.
그야 무언가에 쫓길 땐 뒤가 가장 위험하니까.
[놓치지 않는다, 필멸자여.]인게임에서 전투 전에 항상 대사를 치던 녀석은 실제로도 멀쩡하게 사람 말을 했다.
문제는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한다는 거지만.
‘어휴, 저 대사만 벌써 몇 번째야?’
몇 번인가 시험 삼아 도망치며 말을 걸어봤는데, 결국 대답 같은 대답은 듣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 이제는 저게 지성을 가진 존재인지도 잘 모르겠을 정도.
‘촌장 마을의 괴물들은 확실히 지성이 있는 느낌이었는데 말이지.’
새삼 느끼지만, 촌장네 마을이 특이하긴 했다.
사실 대부분의 몬스터들은 이런 느낌이었으니까.
핏빛성채의 뱀파이어 공작 캠보르미어도.
백색신전에서 만난 종말의 기사도 모두 사람 말을 했지만, 대화는 통하지 않았—.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이 [재귀]를 시전했습니다.」
거, 사람 생각하고 있는데.
휘이이이이익-!
위협적인 파공음이 등 뒤에서 들려온 즉시, 몸을 돌려 방패로 상체를 가린다.
콰아아아아아앙-!
아휴, 저 빌어먹을 창.
아주 그냥 한 번 막을 때마다 방패가 작살나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진다.
싱글 넘버스 무기에 스킬까지 적용이 되니 아주 죽을 맛이라 해야 하나?
‘뭐, 그래도 스킬은 하나만 쓰니 나쁠 건 없지만.’
참고로 이는 밀라옐이 ‘수호자’의 특성을 갖고 있기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균열 수호자는 패턴이 딱 정해져 있거든.
HP가 깎이거나, 주변의 장치를 작동시키는 등. 그런 특정 구간을 넘기지 않으면 정해진 틀 안에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아마 일반 ‘타이타누스’였으면 이렇게 도망치는 것도 할 수 없었겠지.’
물론 그렇다고 만만한 상대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첫 페이즈에서 사용하는 저 스킬도 절대 무시할 만한 게 못 되니까.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이 [재귀]를 시전했습니다.」
[재귀].회피 불가 판정에 대미지 증가가 붙은 아주 심플한 투척 전용 스킬.
다만 여기에 아주 골치 아픈 특성 하나가 붙었다.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이 신록거창을 회수했습니다.」
일단 던지고 나면 얼마나 거리가 멀든 간에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시전자의 손으로 투척 무기가 돌아간다.
그리고…….
「전투가 종료될 때까지 [재귀]의 위력이 소폭 증가합니다.」
일종의 스택형 스킬이라 해야 하나?
이 패턴이 반복될수록 점점 더 위력이 강해진다.
그리고 그 덕분에.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촌장의 칼도 막아냈던 방패에 구멍이 송송 뚫리는 중이다.
하, 여기서는 수리하는 것도 어려운데.
만신창이가 된 방패를 보며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 우선 전방의 상황부터 확인했다.
맨 뒤에서 따라가는 형국이지만, [거대화]를 통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인지라 맨앞을 살피는 것은 크게 어렵진 않았다.
‘의외로 잘 돼가고 있네.’
내가 선두에서 빠졌다고 전열이 무너지거나, 길을 뚫는 것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을 바란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모습을 기대했다.
하나 그럼에도 허탈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됐고… 나는 내 할 일이나 하자.’
누가 알아주든 몰라주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 전사의 도리.
그렇게 본대와 뒤떨어진 채 밀라옐의 창질을 도맡아 마크하고서 얼마나 흘렀을까.
“바다다!”
무성한 거목들 사이로 절벽이 나타났고, 이내 그 아래로 뛰어내리자 처음 이 섬에 왔을 때 보았던 해안가가 모습을 드러냈—.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이 [재귀]를 시전했습니다.」
아, 진짜 얘는 지치지도 않나.
방패를 뚫은 창이 스르륵 빛이 되어 사라지기 무섭게 다시금 날아드는 창.
푸욱-!
근데 어째선지 이번엔 어깨에서 통증이 피어난다.
방패는 제때 들어서 막은 거 같은데…….
“아.”
방패에 구멍이 송송 뚫려서 그냥 통과가 된 거구나.
“비, 비요른!”
“얀델! 괜찮나!”
선두에 있던 미샤와 아멜리아가 화들짝 놀라며 내게 다가왔다.
또한 베르실은 신성력이 바닥난 신관을 대신해 서둘러 포션을 꺼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걱정들을 모두 거부했다.
“나중에. 일단 배를 띄우는 게 먼저다.”
“아…….”
창이 회수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제법 남았기에 서둘러 인파를 헤치고 해안가로 달려나갔다.
“어…….”
“어어…….”
“저거… 괜찮은 겁니까?”
길을 뚫느라 바쁘던 탐험가들이 내 몰골을 보고선 화들짝 놀라며 길을 터주었다.
하긴, 이따만 한 크기의 창을 어깨에 꽂은 거대 바바리안이 달리고 있는데 안 놀라는 게 이상하지.
촤아아아아앗-!
서둘러 배를 소환하고서, [거대화] 상태로 직접 탐험가들을 손으로 잡아다가 갑판에 올렸다.
전부 탑승한 뒤에는 나도 원래 크기로 돌아가 배에 탔고, 그대로 마공학 추진 장치에 마석을 퍼부으며 출발.
그렇게 빠르게 섬에서 배가 멀어지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던 차.
「천계의 창지기, 밀라옐이 [재귀]를 시전했습니다.」
한 번 더 창이 날아오며 내 복부에 꽂혔다.
“야, 얀델 씨……!”
“남작님!!”
아오, 씨바…….
아픈 배를 쥐고 허리를 구부리면서도 고개를 들어 해안가에 서 있는 녀석을 노려보았다.
그래, 얼굴은 제대로 기억했으니까…….
“다음에 보자.”
바바리안은 원수를 결코 잊지 않는다.
***
솨아아아아아-!
은빛 물결을 헤치며 배가 나아간다.
이만한 인원이 타니 갑판이 비좁을 지경이지만, 불평을 늘어놓는 자는 없다.
그야 앉아서 쉴 수 있는 게 어딘가.
모두가 현 상황에 만족하며 늘어져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아, 물론 그중에 몇몇 탐험가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늘이 껴있었다.
“사망자 한 명이라…….”
섬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헥츠 클랜 소속의 전사 한 명이 사망했다.
후… 꼭 이럴 때 죽는 건 항상 전사지.
같은 전사로서 이런 소식을 들을 때면 항상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말씀을 드리긴 좀 그렇지만… 기적이에요. 한 명밖에 안 죽었다는 것도.”
“그래, 그건 그렇겠지. 죽은 녀석의 이름이 뭐였나?”
“셸리안느 에머타운이요.”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떠올랐다.
사석에서 대화는 얼마 나눠보지 못했지만, 이쪽 업계에는 흔치 않은 여전사라 눈에 띄었거든.
항상 호탕하게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시체는?”
“수습해서 챙겨 올 수 있었어요.”
“다행이군…….”
그 대화를 끝으로 나는 탐험가들을 불러모은 뒤, 죽은 탐험가의 장례를 치러주자 말했다.
다들 지치고 피곤한 상태였으나, 그 말에 반대를 하는 자는 없었다.
화르륵-!
물론 미궁 내, 그것도 선상에서 하는 장례는 간소했다. 불에 타지 않는 천을 깔아놓고서 시체를 태운 뒤 유골함에 넣은 것이 전부.
쿠우웅-! 콰직-! 콰직-!
장례를 치르는 와중에도 하늘에서는 주기적으로 몬스터가 떨어졌다. 뭐, 그래도 배 위에 쳐둔 결계에 막혀 바다로 떨어졌지만.
주르륵.
마치 비오는 날의 창문처럼, 결계에 묻은 피가 방울의 형태로 뭉쳐지며 흘러내린다.
“편히 쉬시오.”
“하하, 너무 억울해하진 마시구려. 우리도 언제 뒤를 따라갈지 모르는 신세이니.”
“씁, 말이 씨가 되는 거 몰라요?”
죽음이 가까운 탐험가들답게 엄숙한 분위기에서도 가벼운 농담이 튀어나왔다.
하나 어느 누구도 그런 농담을 책잡지 않았다.
모두가 아는 것이다.
견뎌내는 방법은 제각기 다르기 마련이라는 걸.
“끝이다. 쉬어라. 그리고 모두 고생 많았다.”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다시금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마법사들이야 결계를 유지한다고 완전히 편하게 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섬에서 결계를 펼칠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
배가 바다에 나오자마자 마공학 추진기를 뜯어서 개조해 마력 회로를 연결한 덕이다.
‘마석도 충분하고, 예상보다 몬스터들도 많이 떨어지지 않으니, 큰 문제만 없으면 우기가 끝날 때까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거 같고…….’
이제 진짜 한숨 돌릴 수 있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벽에 등을 기대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래서 그냥 아공간을 뒤져서 임시용 방패나 꺼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전에 쓰던 것보단 훨씬 뒤떨어진 성능의 3등급 방패였다. 당시엔 여유 자금도 적었고, 애초에 이걸 준비해 두면서도 정말 쓸 날이 올까 싶었거든.
‘그런데 진짜 그날이 왔네.’
자조 섞인 미소를 머금고 있자니 옆으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남작님.”
아르민 탐사단의 단장, 뮐이었다.
“무슨 일이냐? 쉬지 않고.”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다만…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 말입니다.”
“해봐라.”
내 허락이 떨어졌음에도 뮐은 한참이나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째서였습니까?”
“무슨 뜻이지?”
“그… 인면조의 정수 말입니다. 어째서 그걸 제게 주신 겁니까?”
아, 그게 궁금해서 온 거구나.
일단 답하자면 그 답은 몹시 간단하다.
우선 아이나르, 아멜리아, 에르웬, 미샤는 후보에 오르지도 못했다.
얘네들은 먹을 정수들이 정해져 있다.
베르실은 마법사라 정수를 못 먹고.
‘그나마 후보를 꼽자면 아우옌인데…….’
사실 아우옌에게도 어울리는 정수는 아니다.
[의태]를 사용해 몬스터의 스킬을 흉내내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전투에 기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라고 해야 하나?인면조 정수의 핵심인 패시브를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최종적으로 나는 뮐을 선택했다.
“그 정수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게 너였다.”
“그게… 전부란 말씀이십니까?”
사실을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아르민 탐사단은 탐사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가.
지금 미리 2등급 정수를 선입금을 했으니 나중에 우리가 챙겨갈 때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리란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모양 빠지게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
그래서 그냥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그게 전부다.”
“하지만! 저희는 결국 남—.”
“어떻게 남이냐? 이미 동료가 되었는데.”
“동… 료……?”
“그래, 그런데 문제라도 있나?”
내 태연한 답변에 뮐 아르민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남작님은…….”
어딘가 잠긴 목소리로 뭐라 말하려던 뮐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닙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잘은 알 수 없지만, 왠지 무언가 크게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이었다.
***
우기가 시작된 지 6일 차.
섬을 탈출한 이후의 항해는 평온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배 위로 기어오르는 몬스터들을 때려잡고, 그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하늘에서 몬스터가 떨어져내렸지만.
그래도 그 섬을 탈출하며 겪은 난장판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아무튼, 그런 평온한 시간이 이어진 만큼 생각을 정리하며 계획을 점검할 여유가 있었는데…….
‘좋아, 결정했다.’
이내 아공간에 고이 잘 모셔두고 있던 팬던트 하나를 꺼내자, 옆에 있던 미샤가 눈을 빛냈다.
“어, 비요른? 그거…….”
“…….”
“혹시… 나, 나를 주려고……?”
뭐래, 얘는.
탐낼 걸 탐내야지.
눈빛에서 탐욕을 읽은 나는 서둘러 다시 팬던트를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No.7777 가르파스의 목걸이.
이제 이걸 써볼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