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613)
613화 신비 (6)
뾰족한 귀.
짜리몽땅한 다리.동물 귀와 비늘이 돋아난 피부…….
우리를 포위한 그들은 라프도니아의 이종족들을 떠올리게 하는 외견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 뭐란 말이오.”
“글쎄요. 마물… 이겠지요?”
그들은 이종족과 엄연히 달랐다.
흔히 말하는 불쾌한 골짜기에 가깝다 해야 하나?
이종족과 닮기는 했으나, 불쾌할 만큼 이질적인 차이점 역시 동시에 갖고 있다.
“이들은… 내가 그간 봐 온 마물 중에 가장 끔찍하구려.”
귀가 뾰족한 개체의 이마에 뿔이 돋아 있다.
다리는 짜리몽땅한데, 상체는 정상 비율인 놈이 보인다.
동물 귀를 가졌으면서도 온몸에 비늘이 돋아 있는 등 용인족의 특징을 동시에 가진 개체.
팔과 다리가 이상한 곳에 하나 더 달려 있는 놈도 있고, 어느 놈은 다 멀쩡한데 머리가 엄청나게 컸다.
또한 전부 다 안면 비대칭이 너무나도 심해서 보는 순간 정상이 아니란 걸 알 수가 있는데…….
“신이 점토로 생명을 창조할 때, 마물들과 함께 통에 넣고 잔뜩 흔들면 저런 모습이 나올까 싶구려.”
누군가 중얼거린 저 말이 딱이랄까.
태어날 때 모든 걸 무작위 주사위를 굴려 만든 것만 같다.
그리고 또 몇 가지 특징을 꼽자면.
적을 유인할 정도의 지능이 있으나, 언어 체계는 존재치 않는 듯하다.
또한…….
“전투 개시!”
“모두 각자 자리를 지켜라! 우선 적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응?”
경계하던 것과 달리 엄청나게 약하다.
푸욱-! 콰직-!
견제를 목적으로 휘두른 망치에 머리가 터지며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녀석들.
‘…뭐지?’
아멜리아는 물론이고 수색대의 기감을 모조리 피하며 포위한 놈들인 만큼 꽤 까다로운 적들일 줄 알았는데.
“…이놈들, 생각보다 별게 없다!”
“죽여……!”
각 대원들이 상대가 별 볼 일 없음을 깨닫고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전투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방심하지 말라는 등의 말을 하며 자중시키려는 입장이었지만…….
콰직-! 서걱! 콰아아아아앙-!
주변이 전부 다 정리될 때까지 어떠한 이변도 발생하지 않았다.
‘뭐 이리 약해……?’
놈들은 신체 능력이 일반적인 인간보다 발달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그게 전부였다.
요정족처럼 정령을 부리지도, 드워프처럼 넘버스 아이템을 활용하지도, 계약한 영혼수의 권능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또한 정수의 힘도 다루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부분이 존재했다.
“레이븐, 혹시 왜곡 마법을 걸었나?”
“아뇨. 걸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체가 남아 있다라…….”
머리든 팔이든 다리든 짓이겨진 채로 공터에 쓰러진 수십 마리의 괴물들.
“…살아 있는 건가?”
“일단… 숨은 쉬지 않고 있네요. 심장박동도 멈췄고요.”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봤지만, 시체만 사라지지 않았을 뿐 살아 있다거나 한 건 아닌 듯하다.
“확인해 봐라.”
남은 병력을 경계 체제로 돌린 뒤, 마법사들에게 사체를 조사하게 시켰다.
뭐, 제대로 된 연구를 하려면 사체에 보존 마법을 걸고 본대로 돌아가야 하겠지만…….
‘거, 어쩐지 우리 바바리안 닮은 꼴만 없더라니.’
약식 조사만으로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사실 한 가지가 있었다.
8톤 트럭이 뭉개고 간 것처럼 생긴 외모 말고도 이놈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존재했다.
“심장이요.”
심장.
“바바리안의 심장과 아주 흡사해요.”
이놈들은 전사의 심장을 갖고 있었다.
***
생각이 많아진다.
그야 나는 뱀파이어 아저씨와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까.
공작이 살던 시대에 ‘이종족’은 존재치 않았다.
분명 라프도니아 역사에는 마녀의 저주가 세상을 뒤덮기 이전에도 ‘이종족’은 이 땅 위에 살아가고 있었다고 적혀 있건만.
이게 어찌 된 일일까.
당시 내가 떠올린 수많은 가능성 중에 가장 그럴듯했던 것은 이거였다.
‘비슷하지만 다른 세상.’
지구에도 평행 세계 이론 같은 게 있듯이, 어쩌면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었다.
차원문을 통해 미궁으로 넘어가고, 거기서 신비한 탐험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니까.
아예 말이 안 되진 않는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연금술이란 학문 말이에요. 사실 옛날에는 ‘인간’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학문이었대요.]연금술.
적극적으로 기록물을 모은 것치고, 이상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소실된 고대의 역사.
[인간은 어떠한 힘이든 다룰 수 있지. 오러, 신성력, 마법, 정령술조차도.]모든 종족의 가능성을 가진 인간의 특성.
그리고…….
[마법이나 정수와는 달랐다. 마치 목소리에 힘이 있는 듯했지. 태어날 때부터 내 피와 혼에 각인이 되어 있는 기분이었다. 그자가 나의 왕이며, 나의 주인이라고.]베일에 싸인 왕의 특별한 능력까지.
[아, 그러고 보니 마탑의 늙은이는 우리가 무릎을 꿇은 다음에야 그의 정체를 깨닫고서 뒤따라 무릎을 꿇는 일도 있었다.]여정 중에 쌓인 수 많은 정보들이 조합되며 한 가지 가능성을 가리킨다.
어쩌면.
정말로 만에 하나 어쩌면.
인간을 제외한 다섯 이종족들은 만들어진 것일지 모른다.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아니, 정확히는…….
‘왕가겠지. 왕가가 아니고서는 말이 안 되니.’
불현듯 나 자신이 음모론자라도 된 거 같지만, 역순으로 생각하면 나름 그럴듯하다.
어떻게 보면 이종족은 인간들의 노예니까.
월등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미궁에 들어가 열심히 마석을 캐 오는 그런 노예.
‘심지어 이종족들은 세금도 높지.’
물론 이종족의 세금이 높아진 것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기야 하다.
다만, 이제는 그 역사조차 의심이 된다.
그 역사가 실존하지 않는다고 의심하는 게 아니라…….
‘과연 그 역사에 배후가 없었을까?’
이종족들의 등을 몰래 떠밀며 뒤에서 그 일이 벌어지도록 유도하는 것.
암만 봐도 수많은 공작원들을 지닌 왕가라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거 같—.
“…갑자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이따가 무슨 맛 육포를 먹을지 고민 중이었다.”
레이븐의 질문에 나는 대충 둘러댔다.
나야 확신하고 있기야 하지만, 아직은 하나의 가능성일뿐더러…….
만약 이게 진짜라면 더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비밀이었으니.
“크흠, 아무튼 남은 시체들은 전부 보존 마법을 걸고서 잘 보관해라. 이후 본대로 돌아가 제대로 연구를 해 봐야겠으니.”
“혹시 바로 돌아가시려는 건가요?”
“그럴 리가. 탐사는 탐사대로 진행한다. 아직 뭐 하나 제대로 알아낸 게 없지 않냐. 이곳에 대해서.”
전투가 끝나고 조사마저 얼추 마무리된 후, 나는 대원들을 이끌고 주변 탐사를 재개했다.
하루, 이틀, 사흘.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수색을 펼친 우리는 수많은 마물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판텔리온 유적지에서 출현하던 수 많은 기계 마물들은 물론이고, 기계 거인도 몇 번이나 더 만났다.
그중에는 ‘도펠르’도 섞여 있었다.
참고로 ‘도펠르’는 레이븐이 이종족을 닮은 마물들에게 붙인 이름인데…….
어원은 고대어로 뜻은 간단하다.
‘다른 존재.’
레이븐 특유의 허세기 가득한 작명 센스가 엿보이기는 하나, 뜻만 보자면 제법 어울리는 이름이었—.
“얀델.”
어우, 깜짝아.
“왔으면 인기척 좀 내라. 수색을 마치고 돌아온 거냐?”
내 물음에 아멜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수색 중 어디론가 이어진 특이한 인공 구조물을 발견했다. 날이 밝는 대로 함께 가서 확인을 해 보는 게 좋을 듯한데.”
“인공 구조물?”
나는 아멜리아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고, 모두 들은 뒤에는 드디어 뭔가 성과를 얻었구나 하는 그런 직감이 빡 하고 머리에 꽂혔다.
다만, 다들 지친 상황이니 아멜리아의 조언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서 아침에 확인을 하기로 했다.
“여기다.”
다음 날, 아멜리아를 따라 도착한 곳은 평범한 정글이었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여태껏 탐사한 여느 지역들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바닥을 더 유심히 살펴야겠군.”
“이것도 운이 좋아서 발견했으니까.”
무릎까지 올라오는 수풀을 치워 내자 아래 가려져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맨땅에 설치된 맨홀 뚜껑처럼 생긴 해치.
돌려서 여는 방식인지 친절하게 손잡이까지 위에 달려 있다.
“혹시 함정 같은 게 설치되어 있을 수도 있어서 발견만 하고 만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잘 판단했군.”
이내 마법사들에게 조사를 부탁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위험한 게 있는 거 같진 않다는 보고가 돌아왔다.
후, 그러면 정말 그냥 열면 끝인 건가?
드르륵. 드르륵, 끼긱, 툭-!
손잡이를 돌리자 어느 지점을 기점으로 잠금쇠가 풀리는 소리가 나며 해치가 열렸다.
역시나 원기둥 형태의 구조였고, 벽면 한쪽에는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사다리가 붙어 있었다.
‘깊이는…….’
빛구체 마법으로 확인한 깊이는 약 20m.
다만 그 아래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각도상 위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럼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내려가겠다.”
뭐라 말하려는 차, 아멜리아가 말을 끊으며 앞으로 나섰다.
내가 뭐라 하든 물러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기색.
그렇게 서로 눈을 마주치며 기 싸움 아닌 기 싸움을 하던 때였다.
“뭐 이상한 고민들을 해요?”
레이븐이 피식 웃으며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제가 확인할게요.”
“뭐?”
“아, 물론 마법으로요.”
“아…….”
나와 아멜리아가 무안한 얼굴로 물러서자, 이내 레이븐이 기록용 수정구를 허공에 동동 띄워 아래로 내려보냈다. 사람이 직접 내려가보는 것보단 훨씬 안전한 방법.
그러나 이런 도구들로는 탐사의 한계가 있었다.
“내려가면 일자형 통로가 하나 더 나오고, 그 끝에는 철문이 가로막고 있는 구조로군.”
내려가자마자 철문으로 떡하니 막혀 있기에 이런 방식으로는 더 알아낼 수 있는 게 없었다.
따라서…….
“…네가 먼저 들어갈 생각은 하지도 마라. 이 탐사군의 수색대장은 나니까.”
결국 아멜리아가 먼저 진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거, 이상한 이름 붙여 놨다고 화낼 땐 언제고.’
아무튼, 아멜리아가 먼저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고, 그다음엔 마법사 한 명이 내려갔다.
그리고 안전이 어느 정도 확보된 다음에 내가 아래로 진입하게 됐는데…….
“…….”
[거대화]를 풀었음에도 내부가 좁아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과정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어깨를 잔뜩 웅크려도 꽉 낄 정도라 해야 하나?
‘바바리안 서럽게.’
종족 차별적인 건물 구조는 어느 시대에든 이렇게 존재하는구나.
“이쪽이다, 얀델.”
끙차끙차 겨우 아래로 내려오자 통로에 들어가 있던 아멜리아가 나를 부른다.
“위에랑 다르게 잠금 장치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뭐로 만들었는지 오러를 사용해 갖다 대도 흠집 하나 나지 않더군.”
흠, 오러에 흠집도 안 나는 거면, 사실상 물리 피해 면역인 건데…….
“마법 쪽으로는?”
내가 묻자 두 번째로 진입한 마법사가 조심스레 답했다.
이 아저씨가 조사단장의 오른팔이었던가?
“차원 단절 현상 외에 특수한 마력 흐름 구조가 관측됩니다. 다만 밀도가 몹시 낮기에 공격형 함정이거나 할 가능성 역시 낮아 보입니다. 이 정도의 미약한 흐름이라면… 필시 문을 열고 닫고 하는 그 정도가 끝이겠지요.”
“그리고?”
“특이하게도 차원 단절 현상이 문 위를 덮은 게 아니라 문 너머입니다.”
“흐음, 그럼 단절 현상 때문에 오러가 통하지 않는 게 아니란 뜻인가?”
“일단 제가 보기로는 그렇습니다.”
“오러에 흠집도 나지 않는 금속이라…….”
툭툭.
노크를 하듯 문짝을 두드려 보았다.
이 안에 뭐가 숨겨져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철문만으로도 가치가 있게 느껴졌다.
“조사부단장.”
“…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혹시 이거 통째로 못 떼 가나? 녹여서 이거로 갑옷을 만들면 좋을 거 같은데.”
“어… 시도는 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갑옷으로 만드는 건 차치하고, 굉장히 귀한 광물이란 건 분명하니까요.”
오케이, 그렇단 말이지.
왜 갑옷으로 만드는 건 차치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법사도 떼어 가자는 의견엔 동의하는 듯—.
“어?”
그때 돌연 문에서 옅은 진동이 울려 퍼졌다.
“얀델, 물러나라!”
아멜리아가 소리친 탓에 나도 모르게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하나 이후 벌어진 일은 의외로 별게 없었다.
드르륵, 드르륵.
단지 문안에서 뭔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툭 소리와 함께 동그란 문짝이 부드럽게 열렸다.
「제1차 기록 열람 자격이 확인되었습니다.」
「진입이 허가됩니다.」
뭐야, 이건?
“갑자기 왜 열렸는지 아나?”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희가 접촉했을 때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살짝 어안이 벙벙하지만, 이렇게 되면 가능성은 두 개다. 내 노크 소리를 듣고 누군가가 문을 열어 줬거나.
그도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는 특정 조건이 만족됐거나.’
개인적으로 후자의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중요한 건 아니다.
마법사가 메시지 스톤을 활용해 위쪽에 상황을 전달하는 동안, 철문 너머로 천천히 들어섰다.
그리고…….
‘응?’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불현듯 뒤를 돌아보자 아멜리아가 문 앞에 딱 달라붙어 있는 게 보인다.
허공에 손바닥을 딱 붙이고 있는 것이 마치 마임 놀이라도 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
입은 꿈뻑거리는데 소리는 전해지지 않았다.
“뭐냐? 설마 너는 못 들어오는 거냐?”
“너는 대체 어떻게 들어간 거지?”
이상을 감지한 나는 얼른 밖으로 나와서 물었고, 몇 번의 실험을 해 본 끝에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은 열렸지만 차원 단절 현상은 평소대로 유지되고 있는 중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이 문 너머로는 오직 나만이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그럼 기다려 봐라. 내가 후딱 보고 올 테니까.”
“뭐? 잠깐 기다—.”
아멜리아의 잔소리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다시 문안으로 들어섰다.
화르륵-!
장내는 어두웠으나 바바리안 캔들 모드를 활성화하니 좀 나았다.
‘잠수함에라도 들어온 것 같네…….’
보이는 모든 곳이 철판으로 덧대어졌고, 정체와 용도를 알 수 없는 배관과 선들이 곳곳에 보인다.
덜컥, 덜컥.
갈림길은 없었기에 직진만 하면 되었고, 한 100m쯤 걷고 나니 또다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구멍이 나타났다.
다만, 나는 무작정 내려가기보다는 일단 그 옆에 있던 철문을 열어 확인해 보기로 했다.
덜컥.
다행히 걸리는 것 없이 쉽게 열리는 문.
이윽고 내부를 쓱 살핀 나는 천천히 한 번 눈을 감았다 떴다.
“후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 통로.
녹색 액체가 가득 담긴 시험관이 줄줄이 세워져 있다.
솔직히 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왜 갑자기 게임의 장르가 SF로 바뀌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도펠르.’
레이븐이 그렇게 이름을 붙인, 이종족을 빼닮은 마물들이 시험관 안에서 웅크린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