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2)
012화
“!!”
스킬 획득.
헌터들에게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던전 공략의 보상으로 받거나, 몬스터를 잡고 나온 마도서나 무공 비급으로 익히거나, 그도 아니면 특정 조건을 달성해서 얻거나…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그렇게 얻은 스킬은 마법 스킬일수도 있었고, 무공 스킬일수도 있었으며, 그도 아니면 최연승의 나 처럼 패시브 스킬일 수도 있었다.
더 좋은 스킬을 가질수록 더 강하고 비싼 헌터가 됐다.
D급 헌터도 유니크 스킬만 있다면 파티나 클랜에서 환영받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은 무려 A+랭크의 스킬.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히드라의 업을 이어받았습니다. 불멸의 육신이 끊임없이 재생합니다.
회복 스킬은 아무리 랭크가 낮아도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었다. 단지 회복 스킬이기 때문에!
이나 같은 D 랭크 스킬들도 부르는 게 값이었다.
위험천만한 던전에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치료해줄 수 있는 스킬은 천금과도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무공 사용자라서 스킬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최연승은 을 얻고서 묘한 감상에 빠졌다.
세상일이란 참 모르는 법이었다.
평생 하나만 익힐 줄 알았던 그가 이렇게 다양한 스킬들을 얻게 될 줄이야.
-끼잉! 끼이잉!
“오랜만이다. 롱■톤.”
-끼잉!
최연승과 만난 적이 있는 암석 뱀은 기쁜 듯이 몸을 흔들었다.
“뒤에 있는 건 가족인가?”
-끼잉!
“가족이 생기다니. 축하한다.”
최연승은 암석 뱀을 흐뭇하게 쳐다봤다.
어비스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기억은 까마득했지만, 그래도 암석 뱀이 그 사이 짝을 만나 새끼까지 낳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클랜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을지 모르겠군.’
크고 강력한 클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은 클랜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굳게 믿고 아끼던 클랜!
이런 클랜은 흔치 않았다.
헌터들이 모인 클랜에서는 싸움과 다툼, 음모와 계략이 판치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돈과 이권이 달려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지구에 돌아갔을 때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끼잉?
“아. 아무것도 아니야. 잠시 예전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가족이 생겼구나. 음, 자식은 적당히 낳아라. 힘을 많이 쓰면 근손실이나 내공손실… 아니, 네 경우에는 암석손실인가. 그런 게 올 수도 있으니까.”
-???
암석 뱀은 대체 이 인간이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어쨌든 이 히드라를 해체할 생각인데 혹시 고기나 가죽이나 뼈 같은 게 필요한가?”
-끼이잉!
암석 뱀은 질색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보기만 해도 독기가 뚝뚝 떨어지는 섬뜩한 히드라의 시체!
저런 걸 만지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짓이었다.
“너무 덩치가 커서 갖고 가는 건 무리겠군. 가죽은 뜯어내고 고기는 여기서 다 먹고…”
잘그락-
“?”
[아티팩트 를 얻었습니다.]암석 뱀이 최연승에게 던진 건, 쇠사슬을 대충 묶어 만든 것처럼 생긴 목걸이였다.
디자인은 더럽게 촌스러웠지만…
그 효과는 매우 강력한 것이었다.
아공간 창고!
헌터들이 꿈에 그리는 아티팩트 중 하나였다.
“이걸 나한테… 주는 거냐?”
-끼잉. 끼잉.
“롱■톤…!”
최연승은 감동해서 암석 뱀을 껴안았다. 너무 덩치가 커서 꼬리 끝만 껴안을 수 있었다.
* * *
지구가 어비스와 게이트로 연결되고 나서 곳곳에 생기기 시작한 던전.
과학자들은 ‘어비스의 공간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연결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건 헌터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헌터들에게 중요한 건 곳곳에 생겨난 던전의 문으로 입장하면 던전 안으로 이동한다는 사실뿐이었다.
던전 안은 현실과 완전히 격리된 공간!
들어간 헌터들은 출구를 찾거나, 던전을 유지하고 있는 보스 몬스터를 잡아서 던전을 클리어하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오로지 갖고 들어간 것만으로 버텨야 했다.
이러다보니 식량 같은 소모품 관리도 매우 중요한 일에 들어갔다.
넓은 던전이나 복잡한 던전일 경우 자칫하면 굶어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호화로운 식사는 꿈도 못 꿨다.
오로지 보존성 좋고 열량 높은 비상식량 위주!
그렇지만 공간 창고 관련 마법을 쓸 줄 아는 헌터가 있거나, 공간 창고 관련 아티팩트를 가진 헌터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다른 차원의 공간을 창고로 쓸 수 있으니 여유가 확 생기는 것이다.
나름 사치스러운 식사도 공간 창고 안에 넣고 다닐 수 있으니…
그렇지만 공간 창고 관련 마법을 익힌 헌터나, 아티팩트는 매우 희귀했다.
“신기한데?”
최연승도 이 공간 창고 아티팩트는 처음 써봤다.
공간 주머니를 열고 손을 집어넣자 다른 공간이 느껴졌다.
큼지막한 창고 같은 공간!
최연승은 강기를 써서 히드라의 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잘라내고 가죽을 벗겼다.
그리고 창고 안에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들고 다니던 광석들도 넣어야겠군.’
이제는 꽤 많이 쌓인 아다만티움.
잘 녹이기만 하면 프라이팬과 도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끼이잉!
아다만티움을 보고 암석 뱀이 깜짝 놀랐다. 어느새 이렇게 모았단 말인가.
-끼잉, 끼잉.
툭-
“?”
암석 뱀이 새로운 걸 내놓았다.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진한 색을 가진 아다만티움과는 정반대로,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것 같은 영롱한 색의 원석.
바로 오리하르콘이었다.
“!”
성좌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로부터 세상이 그한테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최연승이었다. 오리하르콘을 만지는 순간 이 금속이 어떤 금속인지 느낄 수 있었다.
마력을 빨아들이는 가장 단단한 금속, 아다만티움.
마력을 뿜어내는 가장 날카로운 금속, 오리하르콘.
“아다만티움으로는 프라이팬과 도마를 만들고 오리하르콘으로는 식칼과 식기 세트를 만들면 완벽하겠군.”
-?????
암석 뱀은 ‘대체 무슨 미친 소리야’하는 표정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저번에 만났을 때도 느낀 거였지만, 이 인간은 강하고 선량했지만 약간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오리하르콘 같은 귀한 금속을 그런 곳에 쓴다니!
-끼잉…
옆에 있던 암석 뱀의 배우자가 꼬리로 머리 옆을 빙글빙글 돌렸다. 새끼도 마찬가지로 돌렸다.
다른 종족이지만 뜻은 명백!
다행히 최연승은 창고에 아이템을 정리해서 넣느라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런. 창고가 꽉 찼군.”
나름 차곡차곡 넣었는데도 얼마 넣지 못하고 창고가 꽉 차버렸다.
행성을 뒤집을 정도의 크기를 가진 히드라였으니 당연했다.
“아다만티움은 넣었으니… 나머지는 그냥 먹어야겠다. 롱■톤. 너도 먹게 해줄게. 걱정 마.”
-끼이잉!
암석 뱀은 질색을 하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 그러나 최연승은 친절했다.
“녀석. 피하지 말고 먹어. 이런 걸 먹어야 보양이 된다고.”
지구에 있을 때도 온갖 보약을 먹어 본 최연승이었다.
산삼부터 뱀까지 ‘몸에 좋다’는 소문이 도는 건 전부 다!
물론 대부분은 거의 효과가 없었다. 그 비싼 산삼도 내공을 아주 아주 조금 올려줬을 뿐이었다.
당연했다.
어비스와 연결되기 전에는 마력이 하나도 없던 지구였다. 그런 지구의 동식물들이 마력을 올려줄 리 없는 것이다.
차라리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싸구려 영약이나 내단이 훨씬 나았다.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중요했다.
여름에 삼계탕을 먹으면 뭔가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듯이, 히드라 같은 것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히드라도 어마어마한 영물!
그리고 최연승은 패배하지 않는 ‘수련’의 화신.
최연승이 그렇게 믿는다면, 히드라를 먹는 것도 수련에 들어갔다.
그렇기에 먹어야 한다!
수련이라고 생각하는데도 피한다면 그건 자신의 존재에 걸맞지 않는 행동인 것이다.
-끼이잉 끼이잉 끼이잉!
물론 그건 최연승 생각이었고 암석 뱀에게는 개소리일 뿐이었다.
저 독기 가득한 살코기를 왜 먹어야 한단 말인가.
게다가 애초에 암석 뱀의 주식은 고기가 아니라 돌이었다.
“먹기 좋게 육회로 만들어줬다. 롱■톤. 먹어야 해. 자식을 낳느라 암석손실 온 걸 보충해야지.”
최연승의 따뜻한 목소리에 암석 뱀은 울며 입을 벌렸다.
거절을 허락하지 않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꿀꺽-
“괜찮지?”
-!
암석 뱀은 깜짝 놀랐다. 먹는 순간 강력한 마력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이다.
히드라가 온몸에 품고 있던 마력!
그런 히드라의 고기였으니 당연했다. 히드라의 고기는 정말로 하나하나가 다 영약이었던 것이다.
“좋지? 원래 전통적으로 저렇게 커다란 뱀은 보양식이라고 하더라.”
-???
물론 최연승이 제대로 알고서 주는 건 아니었다.
그냥 옛날에 하던 버릇처럼 있으니까 먹인 거였는데…
정말로 대단한 영약이었던 것!
-끼이잉? 끼잉?
“왜 독기가 없냐고? 그야 내가 처리를 해뒀지. 네가 먹을 건데 독을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
-끼이잉…!
암석 뱀은 감동으로 꺼이꺼이 울었다. 저런 세심한 배려심이라니.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해서 미안해!
[거대 암석 뱀과 그 가족이 당신을 믿고 숭상합니다.] [성좌로서의 당신을 따르는 신도들이 늘어났습니다.] [성좌로서의 힘, 존재력이 상승합니다.]안에서 존재의 힘이 오르는 느낌에 최연승은 전율했다.
끓어오르는 힘!
암석 뱀 가족들이 최연승에게 보내주는 힘이 느껴졌다.
이래서 성좌들이 사도를 선택해, 인간들이 자신들을 숭배하게 만드는 것일까? 어비스가 열리고 나서 나타난 성좌들은 언제나 신비하고 놀라운 존재였다.
마치 신과 같은 존재!
종교 단체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들이 성좌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싶어했다.
왜 인간들을 도와주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이제 최연승은 그들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성좌로서 숭배 받는 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선한 성좌들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악한 성좌들은 강제적인 방법으로… 무슨 방법을 쓰든 목적은 다 똑같았다.
암석 뱀 가족한테 받는 숭배도 이 정도인데, 지구를 손에 넣는다면?
가 악한 성좌들이 지구를 지배하는 미래를 두려워 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지구는 대체 언제 돌아가지?’
여신이 그를 잊어버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마력폭풍에 휘말려서 사라졌으면 찾을 방법도 없을 테지.
‘미리 계약을 했으면… 아니, 그러면 성좌로서의 길을 걷지 못했겠군. 됐다. 길은 내가 찾으면 그만이지.’
어비스는 무한히 넓었지만, 계속 돌아다니다보면 언젠가 지구와 연결된 게이트를 찾을 수 있으리라.
이때의 최연승은 알지 못했다. 앞으로 몇천년은 더 넘게 헤매야 한다는 것을.
* * *
최연승과 암석 뱀들은 히드라의 영역에 한 달 넘게 머물렀다.
남은 고기들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히드라 육회 먹고 점심에 히드라 타르타르 스테이크(계란하고 양념 없는) 먹고 저녁에는 디저트로 히드라 체액 주스를 마시는 나날.
물론 맛은 더럽게 없었지만 암석 뱀 가족들은 매우 좋아했다.
건강식 그 자체!
“…롱■톤. 너 커진 것 같은데.”
끄덕끄덕-
거대 암석 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지났다고 덩치가 몇 배로 커진 암석 뱀 가족!
최연승은 자신이 착각하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다.
“왜 커진 거지?”
-끼잉.
암석 뱀은 히드라의 고기를 가리켰다.
어마어마한 마력이 응축된 고기가 암석 뱀의 몸을 성장시킨 것이다.
“이거 혹시 이상한 부작용 있는 거 아냐?”
-끼잉!
암석 뱀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소리를 냈다. 이 순수한 마력 앞에서 무슨 불경한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