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71)
071화
메시지의 뜻을 고민하기도 전에, 최연승에게는 다음 메시지가 날아왔다.
[이 당신을 자신의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초대를 받을 경우 의 영역으로 이동합니다.]“!”
살아 있었나!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서 의아해했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오다니 반가웠다.
.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된 성좌였다.
그녀가 최연승에게 어비스에서의 수련을 권하지 않았다면, 최연승도 성좌가 되지 못했을 것!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녀가 권한 제안이 얼마나 이상했던 제안인지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힘도 안 주고 수련장에 덜컥 던진 다음 그걸 통과하면 권속으로 해주겠다는 성좌가 세상에 어디 있어?’
후불로 보상을 주는 성좌는 없었다.
성좌는 무조건 선불!
[멍청한 성좌를 조심해야 한다고 가 말합니다.] [가 이번에는 고양이 성좌 말에 동의합니다. 은 아무리 봐도 지능이 좀…]-알고 있다. 그리고 그만 구박해 좀.
최연승은 에게 딱히 악감정은 없었다.
수련장에 못 들어가고 어비스를 만 년 넘게 헤맸지만 그건 딱히 여신의 잘못이 아니긴 했다.
물론 여신이 한 번에 수련장 안까지 보내줬으면 이 모든 일이 필요가 없긴 했겠지만…
폼 좀 잡으려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두 성좌가 이름 나올 때마다 여신을 구박하니 어쩐지 자꾸 편을 들어주게 됐다.
[수련의 화신이 편 든다고 가 서운해 합니다. 성좌 키워봤자 다 쓸모없다고 투덜거립니다.]-그런 거 아니다.
[가 고양이 성좌 말에 다시 한 번 동의합니다. 서운하다고 말합니다.]-그쪽은 그런 성좌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이래?
고양이 성좌와 달리 는 쿨한 성좌였는데!
-농담은 여기까지 하겠네. 저번에도 말했지만 본녀는 여신과의 동맹 자체는 찬성하네. 다만 주의해야 한다는 거네. 그녀가 악의가 없다고 해서 네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으니.
는 직접 목소리를 걸어 최연승에게 말해왔다.
-게다가 너는 여신에게 약하지 않은가.
-안 약한데.
-약하네.
[가 수련의 화신은 여신한테 약하다고 말합니다.]두 성좌는 딱 잘라 말했다.
최연승은 인간 시절 있었던 여신과의 인연 때문에, 여신에게 좀 관대한 구석이 있었다.
필멸자라면 그래도 됐다.
그러나 성좌라면 그래서는 안 됐다.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해져야 했다.
-너는 이제 성좌니까, 그런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양보해서는 안 되네. 가기 전에 우리와 약속해주게. 만약 이 믿을 만하지 않거나, 아무리 봐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면 그녀와 손을 잡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녀는 내 정체를 알고 있을 텐데?
-동맹을 받지 말라는 말은 안 했네. 입을 다물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니까. 일단 동맹을 받고 뒤에서 칼을 찌를 수도 있지.
얼핏 비정하게 들렸지만, 최연승은 가 그를 걱정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 의 영역은 저 멀리 어비스 외곽에 있었다.
지구에서의 일이 꼬여도 목숨이 위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연승은 지금 지구의 한복판에 있는 상황.
성좌들간의 일이 꼬이면 바로 성좌로서의 존재부터 목숨까지 위험한 상태였다.
‘맞는 말이다. 마음을 다잡아야겠군.’
여신에게 신세를 진 기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 감정은 버려야 했다.
지금은 앞으로의 일만을 신경 써야 할 때!
-그런데 첫 성좌전을 끝내고 나니까 지구의 성좌들 사이에서 순위가 뜨던데. 이거 아는 성좌 있나?
[…] […]단체 침묵!
모습을 보아하니 둘 다 모르는 것 같았다.
두 성좌는 아무래도 어비스 외곽에 있던 성좌다보니, 지구에서 벌이는 성좌전의 속사정 같은 것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신한테 그거 꼭 물어서 캐내라고 가 말합니다.]‘방금 그렇게 쓸모없는 성좌라고 구박을 해놓고…’
* * *
파아아앗!
여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최연승은 어비스에 있는 여신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성좌들이 가진 존재력은 한계가 없는 힘이었다. 지구에서 사람 한 명 순간이동 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
“?”
눈앞에 보이는 의 왕국.
그 모습에 최연승은 당황했다.
분위기가 너무…
초라했던 것이다.
‘뭐지?’
어비스에서 수많은 영역을 돌아다니며 투쟁한 최연승이었다. 성좌의 왕국은 그 주인이 어떤 성좌인지 증명했다.
그런데 지금 여신의 왕국에서는 초라함과 황량함만이 느껴지고 있었다.
마치 망하기 직전의 왕국 같았다.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건가?’
왕국은 공중에 떠있는 탑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크고 작은 탑들이 허공에 떠있고, 가운데에 희고 아름다운 탑이 자리 잡은 형태였다.
최연승은 가운데의 탑 안으로 들어갔다.
보통 성좌의 권속들,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천사들이 나와서 맞이해야 하는데…
‘천사들도 없고…?’
[가 함정 아니냐고 당황해합니다.] [가 여신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짐작합니다.]‘아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천사들 좀 없다고 해서 망한 건 아니잖아. 천사들이 바쁠 수도 있으니까.’
끼이이익-
탑의 문이 저절로 열리더니 최연승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러자 탑 안의 풍경이 변하며 최연승을 인도했다.
탓-
멈춘 곳은 드넓은 홀.
순백의 흰색으로 칠해진 홀은 인기척 하나 없이 조용했다. 역시 여기에도 천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있는 건 한 명뿐.
하얀 드레스로 호리호리한 몸을 감싸고, 미래를 보기 위해 눈을 안대로 가린 !
“……”
“……”
두 성좌는 서로 빤히 쳐다보았다. 둘 사이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뭐라고 말해야 한다?’
최연승은 얼굴을 찌푸렸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일단 인사부터 해야 하나?
“죄…”
“죄?”
“죄송해요!”
“??”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여신. 최연승은 당황했다.
“뭘 말입니까?”
“바로 탑에 보내드렸어야 했는데…”
최연승이 실종된 뒤 여신이 계속 했던 후회!
권속인 천사들도 비슷하게 말했다.
-아니 그러게, 훈련장 안으로 바로 보내시지 왜 좀 떨어진 곳에 보내신 겁니까?
-드라마틱한 효과를 연출하고 싶으셔도 정도가 있지 왜 굳이 그런 짓을 하신 거예요?
-아다콰니엘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계속 죽은 인간 찾아 헤매는데…
-안, 안 죽었어요…! 안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미래가 말하고 있는걸요…!
-주인님의 권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틀릴 때도 있잖아요!
-맞습니다. 물러나실 때는 물러나셔야 합니다.
최연승이 마력 폭풍에 휩쓸리고 난 뒤, 여신은 권속을 풀어 최연승을 찾아 헤맸다.
그녀의 권능으로 봤을 때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예언이 계속 나온 것이다.
물론 권속들은 불만 그 자체였다.
이미 죽은 게 확실한 사람을 대체 언제까지 찾아 헤맬 것인가!
“아니… 그건 괜찮습니다. 예전 일이기도 하고, 그거 가지고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
최연승의 담담한 말에 여신은 깜짝 놀랐다.
혹시나 몰라 싶어 안대를 걷어 올리고 최연승의 얼굴을 봤지만, 정말로 별 원한이 없어 보였다.
‘원한이 없어요? 정말로?’
그녀의 권속인 천사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찾는다고 해도 배신당했다고 생각해서 이를 갈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게 먼저 권속으로 받아들이셨어야죠. 왜 이상하게 계약을 하셔서 이렇게 고생을 하세요!
그러나 권속들의 말과 달리 최연승은 매우 담담해보였다.
여신은 감동했다.
‘이것 봐요! 원망 안 하잖아요! 내가 사람을 제대로 봤는데!’
그렇게 생각하던 여신은 멈칫했다.
‘아… 그런데 이제 다른 성좌랑 계약했지…’
사람 잘 봤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 다른 성좌의 권속인데.
“…께서는 여기 오는 거 뭐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
최연승은 잠깐 의아했다가, 여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이 여신…
내가 성좌라는 걸 못 깨달았구나!
‘내가 의 권속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성좌전에서 권속으로 뛰었고, 사실 그게 더 말이 되는 해석이긴 했다.
어비스에서 실종되었다 돌아왔으면 ‘아, 어비스에서 다른 성좌와 계약해서 돌아왔구나!’하고 생각하지, 보통 ‘아, 어비스에서 성좌가 되어서 돌아왔나?’하고 생각하진 않았다.
아무리 여신이 최연승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예상을 하는 건 무리!
[가 아주 잘 됐다고 말합니다! 권속인 척이라고 말합니다!] [도 동의합니다!]-너희들은 좀 조용히 해.
최연승은 둘의 입을 다물게 한 다음 말했다.
“화신님께서는 관대하시고 친절하신 분이시라, 만나고 와도 된다고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네에… 그런가요…”
여신은 손가락을 꼼지락대며 말끝을 흐렸다. 내심 최연승이 수련의 화신에 대해 불만을 토해내길 기대했던 것이다.
자기가 데리고 가려고 했던 권속이 남의 권속이 된 걸 직접 보는 기분은 생각보다 매우 괴로웠다.
짝!
“??”
여신이 갑자기 자기 손으로 스스로의 뺨을 때리자 최연승은 깜짝 놀랐다.
[가 미친 게 분ㅁ…]-시야 공유 차단한다.
[조용히 하겠다고 말합니다!]“여신님. 제가 이렇게 온 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
“제 주인님께서는 여신님과 손을 잡고 싶어하십니다.”
“!”
여신은 깜짝 놀랐다.
생각도 못한 제안이었던 것이다.
“아. 그렇죠. 은… 지구에 새로 온 성좌였죠? 어비스의 먼 곳에서 온.”
“그렇습니다만?”
“그래서 그런 제안을 했나보네요…”
“??”
“…솔직하게 말할게요. 어차피 알게 될 테니까.”
여신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일개 필멸자한테 할 소리는 아니지만, 최연승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었다.
괜한 짓으로 사람을 어비스에서 고생시키지 않았던가.
자기 입으로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음… 으음… 으으음…”
“?”
“…제가 망했어요…”
“……”
생각도 못한 말에 최연승은 할 말을 잃었다.
* * *
은 상급과 최상급을 왔다 갔다 하는 강력한 성좌였다.
틀릴 때도 많았지만 미래를 엿보는 건 어비스에서도 강력한 권능이었던 것이다.
다른 성좌들도 미래를 알고 싶을 때에는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들어왔다.
물론 미래를 엿보는 건 공짜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성좌들은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런 대가를 받을 때마다 성좌로서의 존재력은 더욱 강력해진다!
…는 과거 이야기였고, 지금 은 간신히 하급 성좌 수준의 존재력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왜, 왜 그렇게 되셨습니까?”
“…성좌전에서 계속 졌거든요…”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서 다행이지, 눈을 뜨고 있었다면 차마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
[……] [……]두 성좌들도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