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06
◈ 206화. 신선(神仙)은 놀라고 말았다 (4)
모든 것이 흑단으로 이뤄진 방.
“네 녀석, 제정신이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군.”
종리권의 말에 반응하는 미궁주를 종리권은 빤히 바라봤다.
다른 녀석들과 이야기를 할 때 본심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인지 블라인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는 했으나 종리권은 어렵지 않게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도 마력의 파장을 읽는 것이 뛰어났으니까.
‘정말로 모르는군.’
그렇기에 종리권은 자신의 말에 대답하는 미궁주가 아래의 상황에 대해 전혀라고 해도 될 정도로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만약 아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깨닫고 있었다면 이런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을 테고, 무엇보다 마력파장이 이렇게 평온을 유지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
‘만약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마력파장이 날뛰다 못해 펄펄뛰겠지.’
그렇게 생각한 종리권은 이내 아직도 뭘 모르겠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미궁주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다.
“난 이 일에서 빠지도록 하지.”
이내 그렇게 이야기했다.
“……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는 미궁주, 그러나 종리권은 평온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여기서 빠지겠다 말했다만?”
“……설마, 아래에 있는 이레귤러에게 패배했나?”
미약한 의심이 담긴 미궁주.
허나 그런 물음에 종리권은 하, 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뭐? 이 팔대선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종리권이? 고작 일개 이레귤러 따위에게 패배했다고 말하고 있는 거냐?”
헛웃음과 분노가 섞인 목소리.
그에 미궁주는 입을 다물었고 종리권은 거침없이 몸을 돌리며 이야기했다.
“아무튼, 나는 이 일에서는 빠진다.”
맨 처음, 그가 미궁주를 대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어투로 이야기한 종라권은 이내 할 말이 끝났다는 듯 저쪽으로 걸어가는 것이 아닌, 그대로 부적을 이용해 미궁주의 앞에서 사라져 버렸고.
“……도대체 뭐지?”
미궁주는 그런 종리권을 바라보며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궁주의 생각에는 파수꾼이 자신에게 저런 행동을 취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미궁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미궁주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만약 미궁 내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면 아마 종리권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테니까.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종리권은 그냥 의뢰를 포기하고 사라진 걸까?
그것도.
‘마치 다시는 볼 일이 없다는 듯…….’
기본적으로 파수꾼은 미궁주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다.
물론 파수꾼마다 지키는 예의가 다 다르기는 하지만 아무튼간에 최소한의 예의라는 틀을 지킨다는 것.
그렇게 파수꾼들이 미궁주들에게 예의를 지키는 이유는 파수꾼이 미궁주보다 약해서가 아니라, 미궁주가 고객이기 때문이다.
파수꾼을 필요로하는 고객.
그러나 종리권이 보여준 그 모습은 더 이상 미궁주에게 지킬 예의가 없다는 것처럼 굴었다.
마치 더 이상 본인과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미궁주.
그러나 미궁주는 섣불리 답을 낼 수 없었고 그렇기에 한동안 고민하던 미궁주는 곧.
“부르셨습니까.”
창주를 호출했다.
당장 종리권을 미궁 내로 내려다본 것도 창주였고, 현재 비안을 통해 미궁 내의 상황을 확인한 것도 창주였으니까.
그렇기에 미궁주는 창주에게 종리권에 대해서 물었고.
그에 잠시 고민을 하던 창주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파수꾼과 이레귤러의 싸움은 제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뭐……?”
“그 시기가 하필이면 미궁주님에게 보고를 드리고 있을 때라…….”
“쯧.”
창주의 말에 미궁주는 인상을 찌푸렸으나 별말을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보고를 받기 위해 창주를 호출한 것은 미궁주 본인이었으니까.
지금 그에게 화를 내봤자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는 미궁주는 창주를 보며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럼 그 이전에는 어땠지?”
“이전이라고 하시면…….”
“파수꾼이 아직 미궁으로 내려가기 전을 말하는거다. 그때라면 같이 있었을 텐데?”
미궁주의 질문.
그에 창주는 곧 생각을 정리하는 듯 입을 다물고 생각하더니 곧 대답했다.
“파수꾼에 대해서는 한 달 전 보고를 드렸듯 별 특이사항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특이사항이라고 한다면 파수꾼님께서 통로를 통해 들어가신 게 아니라 자신의 힘을 사용해 들어간 것 정도입니다.”
“……부적을 사용해 들어갔다는 소리겠지?”
“맞습니다.”
창주의 수긍.
그에 미궁주는 한참동안이나 생각을 이어나갔으나 역시 마땅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기에 이내 인상을 찌푸렸고.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미궁주는 이내 창주에게 명령을 내렸다.
“창주.”
“예.”
“우선 너는 비안을 확인해 이레귤러가 어떤 상태인지 판별해 보고해라. 최대한 빠르게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함과 동시에 다시 몸을 돌려 비안쪽으로 연결되어있는 포탈로 향해는 창주.
그런 창주의 모습을 보며 미궁주는.
‘……짜증나는군.’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XXXX
대공동에 있는 무신문.
그곳에는 정말 간만에 무신의 네 제자가 모여서.
““…….””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그 이유는 바로 얼마 전 있었던 종리권과 김주혁의 싸움 때문.
제자들은 그 싸움을 모두 지켜봤다.
김주혁이 종리권과 어떻게 싸우는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방식으로 종리권에게 패배했는지까지.
그리고 그런 전투를 보았던 제자들의 감상은 모두 다르지 않았다.
‘압도적인 전투.’
김주혁의 제자들은 종리권과의 전투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애초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 싸움에서 실제로 김주혁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패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척이나 무력하게 패배했으니까.
허나 제자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는 비단 김주혁이 패배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김주혁이 패배했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분명 충격을 가져오기는 했으나 그리 큰 충격이 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종리권과의 싸움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종리권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거기다 사실 여차하기만 하면 그대로 현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마력석을 쌓아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무도 진신으로 현신하지 않은 이유.
그것은 현신을 할 경우의 리스크가 두려워서 그런 것이 아닌, 지금 당장 현신해 봤자 그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김주혁이 죽기 직전이라면 그들은 망설임 없이 현신했겠으나 정말 기묘하게도 종리권은 자신의 스승을 이겨놓고 그냥 돌아가 버렸다.
그렇기에 제자들은 굳이 현신을 하지 않았으나 그 무력감은 현재 계속해서 제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이거 엿 같은 기분이네.”
그렇게 침묵을 하고 있던 중, 한참이나 이 상황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던 지랄이가 입을 열었다.
“우리도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 하는 거 아니야? 어?”
지랄이의 말.
그에 부리가면은 인상을 팍 쓰곤 이야기했다.
“그게 됐으면 우리가 이러고 있겠냐?”
“맞습니다. 지금 저희는 강해지고 싶어도 강해질 수가 없는 몸……. 알고는 있지만 굉장히 마음이 울적해지는군요.”
이어서 말하는 투귀.
그에 지랄이는 짜증이 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으나 이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닫았다.
자신들이 강해질 수 없다는 사실은, 더 나아가서 지금 이 상태로는 스승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으니까.
물론 그들이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김주혁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계약자가 없는 지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신의 계약자에게 붙어 김주혁을 보조해줄 수 있을 정도로 키우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최근까지 그런 그들의 노력은 어느 정도 빛을 보기도 했다.
“…….”
다만, 문제는 결국 계약자들을 키우는 것으로는 저런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
그 이후로도 수시간 동안 김주혁의 제자들은 고민을 이어나갔다.
XXXX
그로부터 5일.
김주혁의 퇴원은 생각보다도 빠르게 끝났다.
아니, 김주혁은 이미 병원에 들어간 그 시점부터 이미 회복 계열 계약자에게 치료를 받았기에 사실상의 상처는 이미 전부 치료된 상태였기에 빠르게 끝났다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지만.
“후…….”
아무튼 그렇게 퇴원한 김주혁은 곧바로 단련실에 가지 않고 집에 처박혀 5일 전부터 이어나갔던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 생각은 바로 자신의 정체에 대한 생각.
“쯧.”
물론 김주혁도 알고 있기는 했다.
별다른 정보도 없는 시점에서 이렇게 고민만 해봤자 딱히 나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오히려 이렇게 고민을 이어나가는 것보다는 종리권이 주고 사라진 영약을 먹고 더욱더 단련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
실제로, 바르체와 무광은 단련실에 나가 있었다.
무광의 경우에는 ‘스승님이 패배해도 스승님의 무(武)는 여전히 하늘! 조금만 더 강해지신다면 그런 도사는 조져버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단련을 이어나갔고.
바르체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힘을 다루는 게 예전 같지 않다며 다시금 힘을 다루겠답시고 김주혁이 없음에도 단련을 하러 나갔다.
현재 단련실에 나가지 않은 것은 김주혁뿐.
“흐음…….”
그렇기에 한참이나 집 안에서 침묵하고 있던 김주혁은 곧 생각을 정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민을 끝냈다.
‘우선 고민은 집어넣어 놓자.’
김주혁은 머릿속에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들을 깔끔하게 지워버렸다.
솔직히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단련이었으니까.
‘여동빈이나 종리권 때야 뭐가 어떻게 운이 맞아떨어져서 좋게 끝났지만, 다음에 또 그러리라는 법은 없지.’
김주혁은 확실히 여동빈 때와 이번 조우에 어느 정도 운이라는 요소가 기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마디로 지금 김주혁은 실력보단 운으로 위기를 모면했다는 소리.
‘그래서는 안 되지.’
운이 어느 정도 플러스 요소가 되는 건 좋다.
운으로 모든 상황이 해결되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운에 모든 것을 거는 상황이 되는 것은 좋지 않았다.
그 말은 곧 운이 없다면 아무것도 못 하는 놈이 되는 것이랑 같은 소리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단련실에 갈 준비를 시작했고.
그 직후.
“…….”
김주혁은 이제는 아주 익숙한 낡은 판잣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너무나도 자주 불려와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나무판자를 보던 김주혁은 이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고.
“좋은 소식을 가져왔어.”
“좋은 소식……?”
김주혁은 곧 자신을 부른 길잡이에게서 한 가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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