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73
173
173화 혈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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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게임 스타일은 철저하게 솔로였다.
그가 혼자서 사냥을 하는 것에는 다름이 아니라, 파티 사냥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혼자서 사냥을 하면, 더 많은 보상과 스릴을 즐길 수도 있었다.
쿵!
마물의 거체가 쓰러진다. 자욱한 먼지바람을 가시고 그는 마물의 뿔을 잘라낸다. 이것은 나중에 쓸만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었다.
‘이제 다음 사냥터로 이동해볼까?’
전용 칼로시를 타고 앞으로 질주한다. 척박한 땅이지만, 마왕은 이곳이 좋았다. 현대에서 느낄 수 없는 거친 황야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였다.
“마갑을 만드려면 지그라드의 비늘이 필요하군.”
이번에 사냥할 마물의 이름은 지그라드.
이족보행 마물인데, 그 크기가 무려 8m에 달한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지그라드가 가진 수 백개의 어금니였다.
상대가 어떤 존재들 한번 물리면, 그대로 절단이 난나고 볼 수 있었다.
다만 그 지그라드의 서식지는 빛이 잘 통하지 않는 지저세계에서만 볼 수 있었다. 마왕은 그것을 잡기 위해서, 매디안의 계곡에 도착했다.
헌데 그곳 입구에서 못 보던 팻말을 볼 수가 있었다.
-혈맹 크라운의 사냥터.
-혈맹원이 아닌 자는 들어오지 마시오.
마왕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곳은 누구나 와서 사냥을 해도 되는 장소였다. 그것을 일개 유저가 통제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었다.
헌데 그 표지판 때문에 못 들어가던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나쁜 놈들, 사냥터 통제를 밥 먹듯이 하네.”
“하여튼 더러운 짓은 한국 사람들이 다 한다니까.”
“문제가 많아. 진짜로……”
욕은 하지만, 정작 그 표지판을 무시하고 들어가려는 이는 없었다. 저련 혈맹은 자체적으로 PK단을 운영한다.
데스 패널티가 꽤 무겁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어쩔 수 없이 그곳을 침입하지 않았다.
허나 마왕은 그렇지 않았다.
콰드득….
칼로시가 그 표지를 단번에 씹어버린다.
퉤!
그것을 파괴하라고 시킨 것은 마왕이었지만, 칼로시는 그 나무 팻말이 맛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그를 위해서 마왕은 말린 육포를 꺼내어 던져주었다.
“캬륵….”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헉…..”
계곡 입구에서 죽을 치고 있던 유저들이 그 장면을 보고 경악했다.
“이..이봐요.”
사냥꾼 복자을 한 마족 여자가 마왕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녀는 황당한 표정으로 부서진 표지판을 가리켰다.
“지금 무슨 짓이에요?”
“뭐가 잘못되기라도 한건가?”
“당연하죠. 혈맹의 척결단이 곧 들이닥칠 거라구요.”
“그래서?”
마왕의 뻔뻔한 태도.
“위험하니까 그렇죠. 보아하니 장비가 좋아 보이는데, 그걸 다 뺏길수도 있다구요.”
데스 패널티 중 제일 큰 것은 가지고 있던 장비품을 모두 떨군다는 점이었다. 고가의 장비품을 다시 마련하려면 꽤나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마왕은 그녀를 물그러미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잘못한 건인가?”
“네?”
“난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냥터를 통제하는 행위가 잘못된 것이지.”
“그..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혼자고, 혈맹은 숫자가 많다니까요.”
힘없는 정의는 무능한 법이다.
거대 혈맹이 잘못된 것은 그녀도 잘 알지만, 결국 대다수의 선량한 유저들은 그냥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숫자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아.”
마왕은 그 말만 남기고, 협곡 안으로 들어 가버렸다.
“아……”
사냥꾼 유저는 탄식을 내뱉는다.
“에렌 누나, 어쩌죠?”
파티원 하나가 다가와서 말한다. 그가 알던 누나는 오지랖이 넓어서 이런 일에 자주 휘말리곤 했다. 물론 그런 그녀가 좋아서 이렇게 게임을 같이 하고 있지만 말이다.
“따라 가보자.”
그녀의 말 한 마디에 나머지 파티원들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누나. 지금 제정신이에요?”
잘못하면 혈맹에게 척살을 당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값이 나가는 장비는 미리 빼놓고 가자. 그러면 문제 없잖아.”
허나 난색을 표하는 파티 동료들.
피해를 최소화하더라도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죄송하지만, 그건 곤란하네요.”
“다음에 사냥 있으면 불러주세요.”
결국 그녀 주위에 남은 사람은 5명만 남았다. 절반의 파티원이 그곳을 떠난 것이다.
“너희들도 가려면 지금이 기회야.”
“무슨 섭한 소리를 하세요.”
“우리가 알고 지낸지가 얼만데?”
“같이 갑시다.”
에렌의 인덕이 그렇게 낮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애들아 고맙다.”
그렇게 에렌과 5인의 파티원들은 마왕을 찾으러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
마왕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협곡 깊숙이에 있을 지하 입구를 찾고 있었다.
“이봐.”
단단한 갑주를 입은 무리가 마왕의 앞을 막는다. 마족으로 이루어진 유저들이었다. 그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험악했는데, 마왕에게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
물론 마왕은 그들과 상대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다음 사냥터로 이동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일 생각이었다.
쾅!
그 앞을 막아서는 거한이 있었다. 그의 유저의 이름은 크래쉬, 길드 크라운의 간부였다. 그의 위력에 놀란 것은 칼로시였다.
“크르륵…..”
이를 드러내고 적대감을 표시한다. 하지만 마왕의 눈빛은 무심하다.
“비켜라.”
마왕은 짧게 말했다.
“하! 지금 네 놈의 입장이 어떤지 모르는 모양인데?”
크래쉬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이라도 협곡 밖으로 나가면, 목숨만은 보전해주지.”
선의를 베푸는 것처럼 말한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그럴만 했다. 다른 이들과 다르게 그는 최대한 피를 보는 것을 멀리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마왕이 보기에는 도찐개찐이었지만.
“싫다면?”
“내 손에 박살이 나겠지.”
이를 드러내며 말하는 크러쉬.
“과연 그럴 만한 힘이 너에게 있을까?”
마왕은 그렇게 말하면서 탈것에서 내렸다. 그리고 거대한 대검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마물 사냥용으로 제작되었지만, 충분히 같은 마족도 때려잡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물론 상대적으로 재빠른 인간형 적에게 그런 큰 무기는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멍청한 애새끼. 하여튼 말을 지지리도 안 들어요.”
간이 배 밖으론 나오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곳에 혼자서 들어왔을 리가 만무하다. 결국 남은 것은 전투 뿐이다.
“너희들은 뒤에서 기다려라. 나 혼자 상대하지.”
크래쉬는 부하에게 말했다. 그는 1:1을 즐겨하는 PK 유저였다. 물론 그 실력도 무척이나 좋았다. 간부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게임 실력은 뒷받침 되어야 했다.
까닥까닥.
헌데 그런 강적을 두고 마왕은 따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크래쉬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말했다.
“얼른 들어와라.”
물론 그것을 도발로 받아들인 크래쉬는 단번에 덤벼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거리를 가늠하면서 천천히 싸울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빈틈을 노리던 크래쉬가 단번에 그에게 도약했다. 그리고 거대한 철퇴를 단번에 휘둘렀다.
‘들어갔다!’
크래쉬는 큰 덩치의 소유지만, 어울리지 않게 민첩했다. 그리고 이번 자신의 공격에 마왕이 쓰러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팅!
마왕은 검을 비스듬히 세워서, 그의 공격을 흘려버렸다.
“어어?”
그런 기술은 이곳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따라서 크래쉬는 크게 당황했다. 뒤늦게 자세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꽈악!
마왕의 억센 손이 그의 멱살을 잡았다.
“끅!”
발버둥치는 크래쉬.
하지만 마왕은 그런 그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은 없었다.
뻥!
마왕은 그의 배를 강하게 발로 차버렸다.
“크악!”
물론 통증은 없지만, 화면이 마구 요동친다. 크래쉬는 그것에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이다.
“그냥 귀찮다. 한꺼번에 덤벼라.”
단 한 번의 접점이었지만, 크래쉬는 자신이 마왕에게 상대가 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빌어먹을 놈!’
자존심에 상처가 나버렸다. 그는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서 부하에게 소리쳤다.
“저… 녀석을 공격해! 당장!!”
혈맹원이 무기를 쥐어들고, 마왕에게 덤벼들었다. 제 아무리 싸움 센스가 좋더라도, 이렇게 많은 수를 감당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그렇게 여겼지만, 마왕은 그렇지 않았다.
빡!
빠각!
장거리 공격을 위해서 마왕이 꺼낸 것은 슬링이었다. 대체로 멀리 떨어진 마물을 유인하기 위해서 쓰이는 물건이었지만, 이렇게 대인 공격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단단한 갑주에는 대미지를 주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왕은 갑주로 보호가 안 되는 부분을 적절하게 맞추었다.
칼리시를 타고 달려오던 혈맹원은 순식간에 낙마를 해버렸다.
“이…이런….. 방..방패로 몸을 가려라.”
크래쉬가 뒤늦게 명령을 내렸다. 설마하니 일개 인간을 상대로, 대마물 진형을 세울지는 생각조차 못 했다.
허나 마왕은 멍청한 마물과는 틀을 달리했다. 그는 자신의 칼리시를 불렀다. 그리고 그것을 타고 거리를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방패수들은 칼리시를 타고 다니는 마왕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추격조를 유지하자니, 마왕의 슬링이 무서웠다.
퉁! 퉁퉁!
독 바른 화살을 쏘았지만, 마왕은 대검을 이용해서 여유 있게 튕겨냈다. 그런식으로 혼자서 대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모습이, 마치 전쟁의 영웅을 보는 것 같았다.
텅!
크래쉬 옆에서 보조하던 마족의 투구가 날아오른다. 마왕의 슬링이 작은 방패 사이를 넘나들면서 아군의 머리를 하나씩 깨고 있었다.
고작 한 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수십 명의 혈맹단이 밀리고 있었다.
“으드득……”
크래쉬는 이를 악물었다. 자존심이 산산조각이 나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갑자기 새로운 세력이 난입했다.
“저..적습입니다.”
능선 너머에서 장거리 저격을 시도하는 무리가 있었다.
“비겁하다. 숨겨둔 병력이 있다니.”
애초에 혼자인 마왕을 공격한 쪽은 혈맹쪽이었지만, 그 점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물론 마왕은 그의 적개심 어린 말에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
“후퇴한다.”
크래쉬는 더 이상 피해를 늘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이보다 더 많은 수를 데리고 와서, 철저하게 마왕을 파멸시키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르르르르…..
그들은 한 번에 다 빠져나갔다. 마왕은 그들을 추격하지는 않았다. 그보다 지신을 도와준 이들이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나를 따라왔군.”
곧 이어 능선 너머에서 화살로 지원한 무리와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입구에서 마왕을 걱정해주었던 에렌과 그의 파티원들이었다.
“무사해서 다행이군요.”
에렌은 자기의 키만큼 커다란 활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특기가 먼 곳에서 활로 저격하는 것이었다.
“뭐…. 일단은 고맙다고 해두지.”
마왕은 혼자서도 그 혈맹을 격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다. 마치 더러운 유해 동물을 처리하는 기분이랄까?
마왕에게 있어서 혈맹은 딱 그런 수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