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20)
제379화. 주인님! (2)
뭐야, 이 새끼들은?
이건과 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앞의 무리들을 보았다.
자신들을 맞이하러 나온 건 세 명 정도 되는 남녀들이었다.
나이대도 다양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도 있었고, 30대 쯤 되어 보이는 사내도 있었다.
하지만 놈들의 모습이나 생김새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성인?’
난생 처음 보는 얼굴에 휴고도 어이가 없다는 듯 속삭였다.
“건아. 쟤네 인간…이지?”
그러자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휴고도 미묘한 힘의 기운에 그리 질문한 것이겠지만, 이건은 단번에 놈들의 힘을 읽은 것이다.
실제로 놈들 중 몇 명은 신계에서 느껴봤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아니, 사실 지구 전체에서 그런 냄새가 풍겼지만.
아니나 다를까.
[주인님, 곳곳에서 에덴의 냄새가 납니다.]이건의 그림자에서 들려오는 권속신의 목소리에 휴고가 눈썹을 치켜떴다.
“그럼 인간이 아니란 거야?”
“인간이긴 인간인데, 신위를 품었어.”
“그럼…!”
“권속신급. 이미 너처럼 신급이란 의미야.”
“그러면 설마 에덴의 신들이 변신을…!”
“글쎄. 성인들처럼 인간으로 보이지만 그건 뚜껑을 까봐야 알겠지?”
뚜껑이라니,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냐는 눈빛을 보내는 순간 놈들이 다가왔다.
“아무튼 이건 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희는 다름이 아니라….”
쾅!!!!
이건은 다 듣기도 전에 주먹부터 날렸다.
덕분에 가장 앞에 있던 젊은 사내가 이건에게 쳐 맞고 날아갔다.
듣기만 해도 무사한가 싶을 소리에 이건을 보고 몰려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이건 니임!!!”
휴고도 식겁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주변에 파파라치는 없는지, 기자들은 없는지부터 살피던 그가 소리를 쳤다.
“건아!!! 신문사가 코앞… 아오! 쟤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좀 듣고…!”
가뜩이나 성인이라고 주장하는 놈의 말은 들어야 상황 파악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려 하는데 이건이 주먹을 우득거렸다.
“그래. 그래서 들어줬잖아. 3초.”
휴고는 이마를 짚었다.
그래, 1초 듣고 쳐 날리던 때 보단 장족의 발전이긴 하다만.
‘어떤 놈들인지는 알고 날려야지!’
최소한 상황이 돌아가는 걸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자기소개를 하던 이들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이건을 보았다.
이건의 소문에 한걸음에 달려온 공무원들은 어버버 당황하며 이건에게 달려왔다.
“아, 저기 계신다!”
“이건 니이임!!!”
무려 6개월 만에 나타난 이건이었다.
가짜 이건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관측소의 예언이 잘못되었을 리가 없었다.
-강력한 힘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이 힘은 이건 님이 틀림없어요!
반년 전. 이건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서기관 귀순의 SNS 글 때문에 세상이 잠시 뒤집히긴 했지만, 곧 그가 차원 이동을 한 걸 알게 되지 않았었던가.
그리고 이건과 휴고가 20년 뒤 미래에서 시간의 권능을 썼을 때. 지구의 시간으로는 1시간 전, 그들의 귀환을 눈치챈 관측소였다.
덕분에 이건을 마중 나온 그들은 안절부절못하며 이건에게 말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분들은 이건 님의 적이 아닙니다!”
“단지 이건 님을 마중 나오러….”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목을 스트레칭하듯 돌리며 말했다.
“그래? 그럼 환영 나온 새끼들이 왜 의자도 대령 안 해?”
“예?!”
“마중 나왔다며? 그럼 레드카펫에 전용기라도 꺼내서 환영하던가.”
그 말에 공무원들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분명 물고기 성신들을 처리할 때였나. 그가 우는 모습(?)까지 방송을 타면서 그가 사실은 여린 성품일 거라고 세계가 착각을 한 적도 있지만 글쎄.
‘저 성깔 어디가나.’
시민들도 당황했다.
‘역시 이건….’
‘일단 때리고 보는 구나….’
뭐, 저러니까 오히려 가짜일 확률은 없었지만.
그러나 정작 이건은 코웃음을 치면서 자신을 마중 나온 이들을 노려보았다.
“됐고. 왜 니들이 성인인 척하냐?”
“!”
그러자 함께 있던 3명이 당황하던 것을 멈추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성인인 척이 아니라, 저희가 바로 새로운 성인입니다.”
“뭔 백숙 처먹는 소리야?”
“갑작스러운 일에 당혹스러워 하실 점,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6개월 만에 귀환하셔서 아직 듣지 못하셨겠지만, 기존의 성인들은 이미 그 자격을 잃었습니다.”
“뭐, 잃어?”
거슬린다는 듯, 이건의 눈썹이 슬쩍 올라갔다.
그러자 새로운 성인이라는 이들이 자신 있게 답했다.
“그렇습니다. 이건 님이 자리를 비우신 사이, 새로운 괴수… 아니, 악마가 나타났으나 기존 성인들은 손을 전혀 쓰지 못했고 미지문명 때처럼 인류가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이건은 바로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
“오. 하지만 니들은 그걸 처리했고?”
“바로 그것입니다.”
“!”
답한 건 이건에게 맞고 날아갔던 사내였다. 그는 어느 사이 일어나 이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보였다.
덕분에 휴고는 흠칫 놀란 듯했다.
‘건이한테 맞고도 멀쩡해?’
아니 엄밀히 따지면 피가 흐르니 멀쩡한 건 아니었지만, 태연하게 입을 벙긋거릴 수 있다니.
‘상당한 녀석이다.’
실제로 이건을 본 휴고는 흠칫 놀랐다.
이건이 드물게 흥미로워하는 눈치였기 때문이었다.
‘안 돼, 건이가 가짜 성인들한테 흥미를 가지고 있어!!’
불안해하는 휴고의 그 추측은 맞았다.
그 증거로 이건은 여우처럼 눈이 휘었다.
죽을까봐 일부러 힘은 빼고 날렸는데. 그럼에도 움직이다니?
제법이라는 그 눈빛에 휴고가 안절부절 못해서 뭐라 하려 하는데, 그들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기존의 12성인들은 이건 님의 원수가 아닙니까. 놈들은 20년 간 이건님을 탑에 가두고, 부귀영화를 누린 쓰레기들입니다.”
“응. 그건 맞지.”
“건아???!!”
휴고는 이건을 붙잡았지만, 이건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꼬리를 올렸다.
“어차피 괴수들 때문에 살려놓은 놈들이니까. 지금 욕을 하든 뭘 하든 뭐 좋아.”
“!”
“그래서. 그 기존 성인들은 어찌 했는데? 13명의 자리를 니들이 뺏은 거냐?”
“저희도 그냥 뺏은 게 아닙니다. 정정당당하게, 시민들 앞에서, 국가 앞에서. 힘을 겨루어서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오. 결투를 했다?”
이건은 빙긋 웃으며 공무원과 시민들을 보았다.
“진짜야?”
그러자 시선을 받은 학생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예, 예! 게다가 저분들은…!”
곧 성인이 말했다.
“시민들의 말대로, 교체된 13성인들은 모두, 저희에게 패배한 것입니다.”
“아하. 그럼 모두 자업자득인 거네?”
“예. 그런 겁니다.”
“하여 이제 저희가 지구의 지배자이자 수호자이신 뱀신을 지킬 새로운 13성인들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에 혼란스러우실 것이고, 아직은 저희가 못 미더우시겠지만, 이건님을 성심성의껏 도와….”
그러자 이건은 됐다는 듯 쿨하게 말했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별로 상관없다는 것이다.
“알았어. 너희들이 날 섬긴다는 거 허락할게.”
그 말에 성인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면…!”
“허락했으니까.”
“!”
“전원 뒤져.”
신위를 사납게 뿜어내는 이건은 상큼하게 웃었다.
* * *
[성인들이 악마를 상대로 맥을 쓰지 못합니다!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요?] [성인들이 새로운 SS급 추정 능력자들한테 지고 말았습니다!] [여기 에덴의 힘을 받은 새로운 13성인들은 이건 님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가짜 성인들입니다. 그 무능력함으로 20년간 괴수들을 상대로 아무것도 못했고, 이건님을 음해했고, 타락한 성신을 바로 잡지도 못했습니다.] [이건 님이 없는 동안 그들이 뭘 했습니까?] [그들은 쓰레기입니다.]“그렇지. 말 잘하네. 그 자식들이 등신들인 건 사실이지.”
“…건아.”
파리 샤를드골 공항.
시내 한복판에서 깽판을 치고. 바게트 빵까지 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이건은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다름 아닌 6개월간 있었던 뉴스 기록들 때문이었다.
“왜. 이 등신들이 집 좀 보고 있으랬더니, 지들 자리나 뺏기고 있잖아.”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기존의 성인들은 세대교체(?) 당했다는 것이었다.
아마 자신이 휴고를 찾으러 가기 전.
지구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외신들.
지금은 악마라고 약칭하는 놈들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악마들한테 지금 성인들의 힘은 통하지 않았고, 새로 등장한 SS급 성인들은 가볍게 놈들을 죽인 모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악마를 상대로 천사들은 사기지.’
휴고도 성인들을 감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새로 나타난 성인들은 죄다 에덴 천사들의 힘을 가지고 있다며. 애초에 우리 스킬은 미지문명한테 맞춰져 있는데, 갑자기 악마 퇴치라고? 얼 타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뭐, 그 정도로 얼 탈 놈들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이건은 휴고를 찾으러 가기 전. 빈자리의 성인들을 새로 뽑으라 지시했었다.
-성도들 하나하나 관리하기 귀찮으니까. 제일 쎈 놈으로 성인 뽑아놔. 어차피 성신은 나니까.
즉 기존의 신좌를 빼고, , , , 의 성인을 새로 뽑아두란 지시였다.
그런데 그 사이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다니.
게다가 기존의 성인들은 행방불명인 상태인 모양이었다.
‘정확히는 숨어있든가, 잡혀갔든가, 죽었든가. 셋 중 하나겠지.’
그리고 그 뒤, 지구는 천사들의 가호를 받아 새로운 황도12궁의 체제를 갖게 된 것이다.
휴고는 한숨을 쉬었다.
“에덴이 머리를 좀 썼네. 다른 신도 아니고 지구에서 천사들의 존재는 잘 먹힐 수밖에 없지.”
괴수와 황도12궁의 성신이 나타나면서 기존 종교의 힘이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놈들의 존재는 인류 3대 종교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존재였다.
인류의 영웅인 이건을 들먹이며 친밀하게 다가오면 인간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딱 이었다.
“그럼 에덴의 대성신은 하느님일까?”
“글쎄, 그건 아닐 것 같은데.”
뭐, 지금은 그전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이 있었다.
그 증거로 이건이 돌아서자, 휴고가 이상하게 보았다.
“건아, 그쪽은 공항 쪽이 아닌데? 비행기 안 타?”
그러려고 시내에서 그 난리를 치고 공무원의 차를 빼앗아 탄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
“느려 터지게 그걸 왜 타고 가냐.”
“뭐? 그럼 공항엔 왜 온 건데?”
“왜 오긴.”
이건은 픽 웃으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잠시 후, 거친 지진과 함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쿠구구궁!
“아아아악!!!”
“괴수다!”
주변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하늘에서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돌진하는 붉은 물체에 휴고는 새하얗게 질렸다.
* * *
휴고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주인을 마중 나온 붉은 눈을 탄 채 멀미하는 휴고를 뒤로 한 채, 그들은 낯익은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바로 신궁좌 건물이라 쓰고, 이건의 집이라 읽는 곳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이건은 바로 누군가를 찾았다.
“지우 씨!”
낯익은 목소리에 안에서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낯익은 얼굴이 나왔다.
“이건 님!!”
만삭의 여인이 놀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옆으로 천지우를 돕던 고트와 신궁좌 막내 성도들이 보였다.
“이건님!!”
“세상에, 정말 이건 님이세요?”
6개월 만에 나타난 이건의 모습에 다들 놀란 기색이었다.
이건이 왜 연락을 안 받느냐며, 하지만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쉬었다.
“지우 씨, 약속대로 택수 놈 데려 왔어요.”
그 말에 천지우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정말요? 남편은 괜찮나요?”
이건은 웃으면서 옆을 가리켰다. 휴고도 천지우를 보고 기뻐했다.
아직 기억이 온전치 못하지만, 아내에 대한 걸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곧 휴고가 팔을 벌리며 다가가자, 천지우가 도도도 달려갔다.
그러나 그들은 엉뚱하게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천지우는 문을 열고, 찬장을 열고, 변기통을 열며 외쳤다.
“여보, 어디에 있어요…!”
“아니, 거기 아냐! 여보오!! 여기야!”
그 광경에 고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휴고 님은 어디 계십니까?”
“니 앞에.”
“예?!”
왜 안보이냐는 말에 이건은 웃었다.
“육신 없이 그 자체로 신이 되어서. 인간들은 집중하지 않으면 못 봐.”
결국 허공만 애타게 휘젓는 부부의 모습을 본 이건이 주변을 살폈다.
“그래서, 이 자식 보관하고 있는 육신은 어딨냐.”
“예?”
“일단 이 자식부터 돌려놓고, 천사새끼들 갈러 간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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