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21)
제380화. 주인님! (3)
“오, 그래? 뱀신이 왔다고?”
에덴.
천군(天軍)의 대장이자, 어전의 천사인 미카엘은 뜻밖의 이야기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구에 천사들을 보낸 장본인들이었다.
물론 그는 유일신인 에덴의 특징상, 권속신으로 등록되어 있을 뿐. 실력만 보면 이미 대성신이었다.
그리고 이건이 지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에덴의 우두머리는 쿨하게 웃었다.
“이미 침투했으니 상관없어. 신경쓸 일도 아니다.”
“하지만 황도12궁… 지구 차원에 연이 있는 성신 중엔 마하바라타와 올림포스, 에네아드, 발할라도 있습니다. 괜히 끼어들려 할지도….”
독립하긴 했지만, 황도12궁의 소속은 각 8대 세력에 속해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미카엘이 눈을 번득이며 웃었다.
“오히려 걔들은 찍소리 못하지? 에덴에 받아 처먹은 게 있는데. 어디서.”
“……!”
“뭐, 마하바라타가 좀 뜻대로 되지 않을 테지만, 본래 성신끼리는 식민지를 뺏고 뺏는 법. 그게 룰.”
“!”
“굳이 작은 차원을 위해 움직일 놈들은 아니지.”
신계의 들은 모두 영토를 가진 지배자들이자 대영주들.
그들은 보다 좋고 많은 영토를 가질수록 강해진다.
불만이 있으면 본인들도 그렇게 하면 그만.
“그놈들도 뱀신과 신계에서 맞붙을게 아니라, 영토를 먼저 정당하게 빼앗았어야지.”
“말씀은 옳으시지만, 글쎄요. 그런 이름 없는 신의 영토 따위, 우리 에덴에게 도움이나 될지…”
부하의 말에 미카엘이 웃었다.
“아니. 지구 차원은 군주가 노렸던 땅이야. 그 때문에 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신앙심과 성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공물과 신앙심의 상태도 아주 훌륭하지.”
이만한 곳이면 자신들의 대성신. 아버지를 오랜 잠에서 깨우게 할 수도 있고 말이다.
“때마침 에네아드가 지구의 주인을 차원의 틈에 가둬주지 않았느냐.”
물론 그 썩을 대로 고인 능구렁이 대성신이 자신들을 돕는 일을 할 줄은 몰랐지만.
‘우리 목적을 다 알고서도 뱀신을 차원의 틈에 처박은 거겠지.’
곧 미카엘이 웃었다.
“상관없으니 계속 진행해.”
“그럼….”
애초에 자신들이 단순히 지구라는 영토를 빼앗는 걸로 끝낼 것 같은가.
“신들은 언제나 전쟁터를 필요로 한다.”
“!”
신들의 세계는 고고한 척 하지만 늘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어느 신도 자신의 땅이 더럽혀지는 것도, 시체를 처리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미쳤다고 자신의 재산을 파괴하게 내버려두겠는가. 그건 자신들의 식민지들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전쟁은 내 땅이 아닌 남의 땅에서 해야 하는 법.’
“그리고 지구에 신계와 모든 차원이 연결된 순간. 전 차원 신들의 새 전장이 될 테지.”
에덴은 그 영토에 가장 먼저 주둔지를 만드는 것뿐.
그러니 오히려 뱀신은 자신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었다.
이런 외딴 곳을 신들의 관심지로 만들어줬으니 말이다.
* * *
“그러니까… 내 몸을 여기에 보관했다고?”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어떤 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집안의 큰 방.
하지만 그 방 안의 광경에 휴고는 핏대를 세웠다.
“빌어먹을! 왜 내 서재가 이 새끼 덕질방이 되어 있어!!!”
그랬다.
이곳은 원래 휴고의 방으로, 평소 신궁좌 성인의 업무를 보던 방이었다.
그랬는데.
“하, 하하. 성주님이 안 계시니까 성재가 차지해서….”
“자신의 방만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해서….”
“집에서 구조상 가장 좋은 환경이라며….”
벽지는 물론, 장식장에 조명, 습도, 온도, 인테리어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박물관의 모습에 휴고는 절망했다.
‘그 와중에 내 물건은 안 버린 걸 칭찬해야 하나.’
하물며 자신이 죽은 후 새로운 이건 시리즈가 나왔는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품까지 산을 이루고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 사랑하는 아빠의 굿즈는 왜 하나도 없는지 굉장히 의문이지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왜 내 관짝을 이딴 덕질 집합소에!”
휴고는 구석에 놓인 제 관짝을 가리켰다. 그리고 이건이 휴고의 말을 그대로 전달해주자, 천지우와 고트가 화사하게 웃었다.
“여기면 이건 님이 수호해줄 것 같잖아요.”
“아무래도 지하에 처박아두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
“성재 도련님도 특별히 허락하셨습니다.”
휴고는 뒷목을 잡았다.
심지어 피규어가 제 관짝 위에서 지키는 형태였다.
“젠장, 그러니까 왜 내 관짝을 여기에 다가!”
“뭐래 새끼야. 여기가 제일 안전하다잖냐.”
아니, 그건 맞지만!
“아씨! 그리고 건이 한정판을 샀으면 아빠 몫도 같이 사야지! 어떻게 딱 지 것만 사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관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무튼 금방 넣어줄 테니 기다리….”
그러나 관짝을 연 이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이 새끼 어디 갔어?”
관 안에는 휴고가 없었던 것이다. 그 광경에 고트도, 천지우도 깜짝 놀랐다.
“분명 오늘 아침에도 닦으면서 확인 했는데…!”
“예. 저도 매일 확인했는데…!”
휴고의 몸은 이건이 신계로 떠나기 전.
의 데이터로 육신의 시간을 멈춰놓고 보관했었다.
그랬는데 그게 사라지다니.
권속의 말에 이건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럴 확률은 컸다.
비록 자기보다 못한(?) 친구긴 하지만, 휴고는 전투신좌의 성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육신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전투 병기!
그렇게 이건의 눈썹이 꿈틀거리려는 순간이었다.
“야, 야야! 서둘러! 벌써 왔잖아!”
“아니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이건 놈이 오면서 성역의 경비가 더 강해져서….”
“!”
이건은 커튼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썹을 치켜떴다.
그리고.
팍!
“아악!!”
커튼을 젖힌 이건은 뜻밖의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놀란 건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을 본 고트의 얼굴에 핏대가 섰다.
“이 새끼들…!!”
“아악! 신궁좌 십성!!”
그들은 커튼 뒤의 벽을 통과해 휴고의 육신을 빼돌리려 한 동자(童子)들이었다.
그리고 입은 옷이며, 나이며, 그들의 정체는 하나였다.
“뭐야, 이것들 고자놈네 성도들이잖아?”
그랬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의 성도들.
본래 처녀좌 성역엔 여자들밖에 없지만, 케빈에겐 불편한 점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2차 성징 전의 꼬마들에 한해서 시동으로 거둔 것이다. 갈 곳 없는 전쟁고아들을 거둬줄 겸 말이다.
그런데 그런 놈들이 왜….
“새끼들이 뒤질려고 택수 몸을 훔치려해?”
이건이 놈들의 머리를 거칠게 움켜쥐자, 동자들은 으아앙 울었다.
“놔, 놔라 이놈아! 신이면 다냐! 어차피 너도 에덴이랑 짝짜쿵하고 우리를 없앨 거잖아! 케빈 님을 죽인 것처럼!”
“뭐?”
“케빈 님의 성도들도, 권속신들도 전부 새 성인에게 넘어갔… 커헉!”
“말이 짧다, 이 어린놈의 새끼들이.”
이건에게 얻어맞은 동자들은 으어어엉 울면서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 못된 성인 새끼! 비열하게 케빈 님을 이겨놓고!!”
그 말에 이건은 이상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걸 처녀좌 성신이 보기만 했다고?”
“알게 뭐냐 이놈아! 에덴에게 뭔가 보상을 받고 가만히 있는 건지 뭔지는 몰라도!”
“애초에 신계에 갔던 니놈이 더 잘 알지 않겠… 커헉!”
결국 아이들을 반죽음으로 만든 이건은 뭐 됐다는 듯 휴고의 몸을 쌀자루 끌듯 질질 끌고 왔다.
그리고.
까닥 까닥.
이건이 손가락으로 부르자, 휴고가 다가갔다.
“무슨 일… 큭!!”
이건은 사정없이 휴고를 걷어차 그의 육신에 쳐 넣었다.
빠각!!
엄청난 고통에 피를 토할 것 같았던 휴고는 욕부터 했다.
“너 이 새끼! 좀 살살…!”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곧 울음을 터트릴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휴, 휴고 님!”
“여보!”
“……!”
휴고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걸까.
천지우가 울 것 같은 얼굴로 휴고를 먼저 끌어안았다.
휴고도 품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에 눈시울이 붉어진 듯했다.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그걸 확실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그리고 부부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보던 이건이 말했다.
“뭐, 좋은 시간 보내는 건 좋은데 아직 문제는 덜 끝났다.”
“네?”
“얘 넷째는 못 낳을지 몰라.”
“예?!!”
“뭐?! 나은 거 아니었어?!”
뭐 정확히는 휴고에게 기억이 없기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기억을 담고 있는 영혼이 부족하다.’
현재까지 휴고에게 모인 영혼은 70% 정도. 나머지 30%가 없었다.
물론 원래는 좀 위험해도 운명의 여신들로 운명에 간섭해 수명을 늘려보려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운명의 여신들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현재 의 기대수명은 12년입니다]그 남은 30%의 영혼에 대부분의 기억과 수명이 몰빵되어 있는 것이겠지.
찾는 건 필수였다.
‘뭐 그래봐야 택수를 노리던 세력 중 하나가 가지고 있겠지.’
그러니 언젠가는 만나게 되리라. 때문에 급하긴 해도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보다 다른 성인들은?”
“!”
이건의 질문에 고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은 눈을 사납게 뜨며 말했다.
“성재도, 유하도, 그리고 재원이도 안 보이는데.”
“그…!”
고트는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유하 양은 이건 님을 따라간 뒤, 아직 보지 못했고 성재는….”
고트는 고개를 숙였다.
“천사들이 등장하고 얼마 후에, 성재가 갑자기 신들린 것처럼 사라져서요.”
“뭐? 사라져?”
“예. 그리고 재원 형님은 그게….”
고트는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사실 이건 님도 아셨겠지만, 새로운 성인들이 등장하고, 신궁좌 성인은 재원 형님이 가져가셨습니다.”
“뭐? 재원이가?”
고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놈들은 성인들의 자리를 빼앗아가려고 했으니까요. 임시 성인이었던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실제로 다른 성인들도 당해서 행방불명 됐으니까. 그리고 이재원은 동생들을 무척 아꼈다.
“그래서 재원 형님이 성인 자리를 이관해가시고, 새로운 성인들과 맞붙은 것까진 좋았습니다. 실제로 재원 형님이 우세했고요.”
역시 이건과 휴고에게 직접 싸움 기술을 배운 제자답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지만 글쎄.
“전투 도중에 마치 갑자기 수도가 끊긴 것처럼, 마력도, 스킬도 발동이 안 되시는 바람에…!”
“!!”
그 말에 이건은 찔리는 게 있는지 움찔했고, 휴고도 설마 하는 얼굴로 이건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신궁좌 성신의 마력이 사라져서요. 한순간에 무능력자가 되셔서, 그대로 당하시는 바람에…큭!”
아. 이런.
이건은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확실했다.
‘그 대머리를 으로 인간으로 만들었을 때네.’
힘 공급원인 성신이 인간이 되었으니, 그 성도인 신궁좌 성도들은 전원 능력 봉인.
그래서 하필 그때 싸움 중이던 이재원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리라.
‘타이밍 참….’
휴고도 그걸 눈치챈 듯 이건을 슬쩍 째려보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고트는 땅을 치며 통곡했다.
“아무튼 그렇게 억울하게 패배하신 재원 형님은 천사들의 소굴에 끌려가셔서…!”
지금은 연락도, 생사조차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쬐끔은 미안해진 듯 볼을 긁적이던 이건이 크흠 기침을 했다.
“그럼 연우는? 혹시 몰라?”
“그게 지금은 적들의 소굴에 있어요.”
천지우의 말에 휴고는 깜짝 놀랐다.
“설마 잡혀간…!!”
“아뇨! 그게, 스스로 갔어요.”
“!!”
“아무래도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일부러 박살내러 간 것 같아요.”
그러자 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다행이고.”
그 반응에 오히려 놀란 건 휴고였다.
“너 연우 씨 방치해도 돼?!”
“방치할 생각 없고, 애초에 걱정 안 해도 돼. 걔가 어떤 의미에선 나보다 세니까.”
“…뭐, 뭐??”
그게 무슨 말이냐는 말을 하려할 때였다.
“일단, 내 성인들부터 찾으러 가야겠군.”
그러자 천지우가 걱정하듯 속삭였다.
“저 이건님. 연우 씨가 전해달라길 적들은 천사들인데, 저희들에게 굉장히 위협적일 거라고…”
그 말에 권속신들이 침을 삼키며 속삭였다.
[주인님. 에덴은 본인들의 대성신을 깨우는 게 목적일 겁니다.] [지구에서는 대규모의 공물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요.] [하물며 지구의 인간들은 에게 유독 취약할 겁니다.] [게다가 듣자하니 의 전생에도 손을 대려 한다고…]“뭐, 상관없어.”
“예?”
이건은 대답대신 웃었다.
* * *
그 무렵이었다.
“서둘러 움직여! 이 차원의 문을 통해 지구의 물자를 에덴으로 옮겨라!”
아시아.
에덴의 천사들은 게이트를 통해 지구의 인간들을 에덴 소속의 식민지로 보내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인력 수출인 셈이었다.
그도 그럴게 지구에는 이미 뛰어난 각성자들이 많았으니까.
즉, 기존의 각성자들을 본인들의 식민지로 보내 노동을 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천사들이 물었다.
“상황은 순조로우나, 저희가 이렇게 몰래 지구를 먼저 차지해도 되는 겁니까?”
“뭐, 좀 그렇긴 한데 발할라가 오기 전에는 다 옮겨놔야지. 여기는 곧 불바다가 될 테니까.”
“불바다요?”
“그래. 총사령관께서 를 이용해서 이곳을 불바다로 만든댄다. 그래야 발할라가 그 식물을 가져올 수 있다고.”
“그럼 서둘러서 알짜배기들을 옮겨야겠군요.”
“그래, 여기 인간들은 질이 좋다니까. 성도라고 했나?”
그렇게 인력수출 담당이자, 감시관인 천사 둘이 선별한 인력들을 이동시키고 있을 때였다.
번쩍!
빛을 뿜어내는 차원의 문틈에서 한 여자가 나타나자 천사들이 웃었다.
낯익은 기운 때문이었다.
“이 기운은 의 주인? 아테나가 아니십니까?”
“뭐야. 니들 올림포스, 인간이 된 저주를 풀러 갔다더니 벌써 해결하고 여기에 온 거야?”
“다행이네요, 안 그래도 부르려 했는….”
그러나 빛에서 나온 여자의 모습에 천사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너, 너는…!”
놀랄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치솟아 오른 인영이 하늘에서 눈을 번득이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늘에서 벼락을 내리꽂듯 떨어진 순간.
번쩍!
순식간에 천사 두 명의 머리가 깨져나갔다.
푸학!!!
그리고 그들을 순식간에 죽인 여자가 손을 털었다.
“이것들이 뒤질려고.”
그녀는 의 신격을 먹은 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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