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853
852화 초승달
은빛으로 일렁이는 하늘. 낮도 밤도 아닌 그 속에 발을 들이는 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완벽하게 초승달의 지배하에 있는 공간. 이곳의 모든 것이, 가느다란 빛과 그 사이를 떠도는 공기 중의 미세한 분자 하나하나까지 침입자를 강하게 거부한다. 정원사의 정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는 내가 무력하게 당할 뿐이었지만 지금은 맞설 수 있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떠나라!
사방이 나를 향해 외친다.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두 날개를 더욱 넓게 펼쳤다. 나는.
“구하러 왔습니다, 공주님!”
그 모든 압박을 밀어내듯 힘껏 소리쳤다. 언젠가의 어이없었던 광경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런 상황임에도 웃음이 새었다. 저 아래,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 보였다. 멀쩡한 꼴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얼굴만큼은 환하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고 있었다.
자르르─ 달빛이 떨린다. 방울 소리가 잘랑잘랑 들려온다. 내 손에 들린 창이 검의 형태로 변화했다. 흑색의 가지가 휘감긴 새하얀 칼날. 쏟아져 내리는 달빛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가가강─!
빛과 은색 사슬이 단숨에 잘려 나간다. 그대로 날개를 강하게 펄럭였다. 순간이동도 공간이동도 지녔지만 초승달이 지배하는 공간에서 사용하는 건 위험하다는 직감이 들었다.
“성현제 씨!”
막아서는 모든 달빛을 가르며 아래로 향했다. 땅에 닿기도 전에 피비린내가 훅 올라왔다. 동시에 어금니가 꽉 깨물렸다. 이곳에는 성현제와 초승달 외에는 없었다. 다시 말해 너른 땅을 전부 적시도록 넘쳐흐른 피의 주인은…….
“…잘 버텼습니다.”
속이 차가워졌으나 긴 말은 하지 않았다. 성현제의 앞을 막듯이 섰다. 초승달이 눈동자를 움직여 우리를 내려다본다. 관찰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하늘 가득한 달빛은 일렁일 뿐 더 이상 공격해 오진 않았다. 태풍 전야의 고요겠지만.
“한유진.”
성현제가 나를 불렀다. 그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서툴렀다. 말을 한다는 것을 어색해하는 투였다. 아마도 지워지고 있었겠지. 성현제라는 사람을 이루는 모든 조각을. 초승달을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성현제를 돌아보았다. 미소 띤 얼굴이 순진하달 정도로 희다. 색이 아니라 그 안에 품고 있는 내면이. 아직 성현제로서의 기억을 완전히 되찾은 건 아닌 모양이었다.
“꼴이 그게 뭡니까.”
속은 물론 옷도 너덜너덜해져선. 인벤토리에서 실레키아의 날개를 꺼냈다. 코트를 걸쳐 주자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웃는다.
“실레키아, 그래. 한유진 군에게 주었었지.”
“여전히 제 거고요. 빌려주는 겁니다.”
‘성현제’가 빠르게 복구되고 있는지 말투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럴 거면서 떠났냐, 하고 등짝이라도 두들기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럴 때도 아니거니와 지금의 나로선 힘껏 후려칠 수 없으니까. 그런 점은 내가 F급이고 성현제가 S급인 게 좋았지. 난 사정 안 봐주고 들이받아도 괜찮았으니.
“이번에는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계십쇼.”
“그러지.”
다시 초승달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달빛은 은은하다. 그러나 하늘 가득한 빛은 눈을 시리게 만들었다. 흔히 떠올리는 달빛과는 전혀 달랐다.
– 신기하구나.
초승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말과는 다르게 무감정했다.
– 자신의 세상을 지녔음에도 자신의 세상을 잃지 않은 초월자.
“먹어 치우는 방법밖에 없는 건 아니거든.”
초승달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어린 혼돈에게서 전해졌던 그 감각을 되새겼다. 모든 존재는 극히 미세한 존재의 결합이며 그렇기에 자연스러운 틈이 있다. …원자 단위로 상대를 꿰뚫어 보라는 걸까. 어르신, 머리로 이해하기엔 역시 좀 어렵습니다만.
이해는 포기하고 그저 몸에 직접 와닿았던 움직임만을 따라갔다. 그래도 쉽지는 않았다.
– 한유진, 너는 새로운 근원을 더욱 완벽하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달빛의 흔들림 속에서 초승달이 말했다.
– 살아남길 바라는 무수한 생명들을 삼키지 않은 근원을.
“어떤 소리를 하든 내 대답은 하나야.”
근원은 세계를 삼킨다. 앞으로도,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삼켜진다. 초승달의 목소리는 내게 죄책감을 덮어씌우고 있었다. 죽어 가는 이들을 두고서 너는 네 주위만을 챙길 것인가. 남들이 보기엔 이기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망설여졌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
어느 한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힘든 문제였다.
“나 또한 입장이 달랐다면, 이름도 모르는 타인 한 명을 희생시켜야만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면, 그럼 지금의 당신 자리에 서 있을지도 모르지.”
내 소중한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는 와중에도 침착하게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다, 라고 말할 자신은 없었다.
“그냥 어느 쪽이든 살아가려고 할 뿐인 일이야. 그러니까 초승달 씨, 더더욱 당신 목소리엔 귀 기울일 생각 없어.”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당신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외부자일 뿐이니까!”
검 끝을 그었다. 하늘 가득한 달빛이 크게 휘어진다. 요란한 쇳소리가 울리고 초승달의 근처까지 빛이 후두둑 끊어졌다. 흔들림 하나 없는 초승달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우리와 같은 선에 서 있지 않았다.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차라리 멸망을 앞에 둔 다른 세계 사람들이 몰려와 성현제를 제물로 내놓으라 소리친다면 이해는 갈 것이다. 그러나 초승달은 아니다. 나는 초승달의 말을 이해할 필요도, 받아들일 이유도 없다.
“우리는 돌아가서 우리 세상에서 계속 살아갈 거다.”
잘랑, 잘랑. 수없는 울림이 퍼져 나간다. 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이대로 쏟아져 내리는 건가 생각하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빛. 빛은.
“성현제 씨!”
성현제에게 팔을 뻗었다. 빛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 하늘만이 아니었다. 땅에도, 지금 내 몸에도, 나를 바라보는 저 얼굴 위에도 빛은 이미 닿아 비치고 있었다. 자신의 공간에서 초승달은 굳이 하늘에서 달빛을 사슬로 변형시켜 내리찍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적은 이미 달빛에 물들어 있다.
날개를 잔뜩 펼쳐 성현제를 가능한 감싸 안았다. 미니 쿠키를 사용할 틈 따윈 없었다. 미리 먹여 둘걸, 하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방어막 스킬을 썼다. 불길을 일으키고 급소에 약탈의 그림자를 휘감았다. 거의 동시에.
쩌─엉
모든 빛이 칼날이 되었다. 피할 길은 없었다. 불이 짓눌리고 방어막이 깨져 나간다.
“큭!”
날카로운 빛이 전신을 난도질한다. 월식의 그림자만이 그 빛을 간신히 막아 냈다. 금색 깃털이 사방으로 날리며 신선한 피 냄새가 물씬 풍겼다. 성현제 또한 멀쩡하지 않았다. 나와 성현제에게 치유 스킬을 쓰며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로.
빛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사방이 평평한 대지다. 섣불리 달린다면 오히려 칼날에 몸을 들이받는 꼴이 될 것이다.
깊은 심해에 빠져든 뭍짐승과 같았다. 높은 산에 끌어 올려진 물고기와 같았다. 어디에도 나를 거부하는 물이, 공기가 가득했다.
– 삑.
그때 작은 새소리가 들렸다.
“은혜야, 넌!”
은혜의 힘으로도 초승달을 막아 낼 수는 없었다. 초월자의 힘까지 무효화할 수 있다 하였으나 어디까지나 일순이요, 초승달은 평범한 초월자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파랑새는 날아올랐다. 동시에 팔찌에서 낯익은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꿈의 길.’
별이가 이끌고 왔던 되고 싶은 게 되는 꿈. 그러고 보니.
‘은혜도 어린아이였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새다. 명우가 한참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은혜는 꿈의 힘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설마 그 힘을 그때 쓰지 않고.
‘마나의 샘.’
저장해 두었구나. 그때는 나를 보호할 필요가 없었기에.
– 삐이!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자그맣던 파랑새가 순식간에 커져 간다. 푸른 날개가 길게 펼쳐지며 피해무효화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원래도 강력하던 능력이 완전히 성장했다. 달빛이 물러난다.
“은혜야!”
유리질 같은 은빛 아름다운 무늬를 지닌 푸른 드래곤이 나를 내려다보았다. 원래는 용이었다고 했었지. 작은 새가 성장하여 가장 높은 하늘에 올랐던 과거의 그 모습이 다시 한번 나타났다. 전생의 모습과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파랑새 역시 강대한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 나는 당신을 지키기 위한 마음으로 만들어졌어.
은혜가 말했다. 명우가 바라던 것, 하고 싶었던 일. 은혜의 빛 아래 다시 일어섰다. 초승달을 올려다보며 검을 고쳐 쥐었다.
– 당신에게 완벽한 보호의 축복을.
너덜너덜해진 날개를 깨끗이 치료했다. 은혜에게 성현제를 맡겨 두고 버들잎을 디디며 하늘 위로 솟아올랐다. 달빛이 가득하였으나 내게 닿지는 못했다. 검이 빛을 가른다. 데엥, 뎅─ 거대한 종이 울리듯 은색 하늘이 떨렸다.
나를 막는 겹겹의 빛. 시야가 온통 하얗게 물들었다. 검을 긋고 내리긋고 또 그어도 달빛만이 나타난다. 빛으로 가득 차 틈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도 주위의 빛을 베어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초승달에게는 검 끝조차 닿지 못했다. 은혜의 보호가 무한한 것은 아니었다. 마나의 샘에 넣어 둔 힘에는 한계가 있다.
“초승달!”
저 빛 너머 달이 있다. 희미하게 느껴졌다. 빛을 걷어 낼 힘이 필요했다. 모든 것을 단숨에 쓸어 낼, 불이.
은혜의 보호는 아직 나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 완전한 청염이라면 그 보호마저 뚫을 것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정도라면. 그리고 내게는.
‘유현아.’
새하얀 검신을 휘감은 검은 매화 가지를, 그 끝에 맺힌 붉은 꽃을 바라보았다. 스물여섯 살의 유현이는 푸른 불을 지니지 못했다. 억눌려 검고 검기만 하였다. 그러나 같은 한유현이다. 내게 돌아와 더는 스스로를 누르지 않고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건네준 내 동생.
화르르─
흑염이 검을 타고 치솟았다. 그 색에 푸른빛이 섞인다. 더욱 파랗게, 파랗게─ 완전한 청염에 가깝도록 맑게. 그러나 검은빛을 머금은 불꽃.
전신이 화악 뜨거워졌다. 검을 쥔 손이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하다. 유현이가 다룰 때는 나를 부드럽게 감싸기만 하였지만 그 주인이 없는 지금은 날뛰기 직전의 맹수였다. 검이라는 고삐로 간신히 붙잡고 있던 불을 놓아 주었다.
콰아아아.
검은빛을 띤 청염이 휘몰아친다. 빛을 삼키고 초승달을 향해 퍼져 나간다. 불꽃이 너르게 내어주는 그 길을 바라보았다.
앞을 막는 모든 것을 베어 내니.
“나 또한.”
내 앞으로 내밀어지던 팔을 기억한다. 등 뒤에 자리 잡은 무게감, 숨소리, 마나의 흐름, 그것을 이끄는 검의 움직임.
베었다.
소리는 없었다. 단지 갈라졌다. 초승달의 공간 그 자체에 칼날이 파고든다. 자신의 공간이기에 오히려 도망칠 길이 없었다. 한발 늦게.
쩌엉─
빛이 부서졌다. 사방에서 귀를 울리는 소리가 퍼져 나온다. 쏴아아아. 소낙비처럼 달빛이 쏟아져 내렸다. 그 사이로 어둠이 본래 있던 자리를 찾아든다. 평범한 밤하늘처럼 별들을 품고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급히 몸을 돌렸다.
“성현제 씨, 괜찮아요?”
초승달의 영역이 주는 압박감이 사라졌기에 곧장 공간이동 했다. 작은 파랑새로 되돌아온 은혜가 피곤한 날갯짓으로 팔찌의 보석 안에 스며들었다.
“한유진 군.”
“무사한 거 맞죠? 계약은요? 제대로 풀어졌어요?”
보통은 계약자가 사라지면 계약 또한 자동으로 해제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계약자의 보호를 위해 반발이나 저주를 추가로 걸어 놓기도 했다. 성현제가 나를 마주 바라봐 왔다.
“초승달이 잘려 나가는 순간 계약 또한 함께 끊어졌어.”
안도와 함께 절로 웃음이 나왔다. 정말로 끝났구나. 이젠 진짜로.
“그러나 한유진 군과 함께 갈 수는 없을 듯하군.”
“…예?”
“아쉽게도.”
잠깐만, 이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왜!
“계약도 풀렸는데 대체 왜요!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건데!”
“아주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야.”
성현제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 손이 순간 흐릿하게 비워졌다.
“겹겹의 계약은, 나를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였기에.”
“…네? 보호라면.”
설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동시에 더욱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 아이는 홀로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단다.
“초승달……?!”
황급히 돌아섰다. 은은한 달빛 사이로 사라졌던 초승달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 기세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틀림없는 그녀였다.
– 나는 사라지지 않아.
“…불사라고?”
– 달을 바라보고 그를 향해 소원을 비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무슨 뜻이야, 그게.”
– 말 그대로란다. 나는 달. 모든 존재에게 공평하게 내리비치는 기원의 달빛. 그 개념 그 자체.
초승달의 긴 머리카락 끝이 달빛에 녹아내린다. 이제는 적대적인 기운 하나 없이 그저 부드러운 빛을 흘려 낸다. 말 그대로 달처럼.
– 초월자로서의 초승달은 시스템을 통해 더욱 많은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지.
…초월자로서의 초승달이라면. 그럼 지금은.
–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기 위해 초승달은 달 그 자체가 되어 갔어. 사랑스러운 이들의 모든 바람을 담기 위해.
달빛 사이로 희미한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수없이 많은 목소리들이 달빛을 타고 흘러든다.
–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고 절박하며 필사적인 목소리.
[살려 줘!]“윽!”
날카로운 비명이 귀를 때렸다.
[죽기 싫어!] [살려 주세요.] [이 아이만이라도 무사하길……!] [제발 우리를 구해 주세요.] [무서워.] [죽고 싶지 않아.] [살려 줘.] [죽기 싫어.] [살려 줘.]– 삶에 대한 욕망.
끝없는 목소리들, 목소리들, 목소리들. 반사적으로 귀를 막았다. 초승달은 이 모든 목소리를 듣고 있었던 건가. 길고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 모든 사랑하는 이들이 더없이 간절하게 바라는 소원. 그 기원의 가장 큰 위협은 아무런 바람도 없이 세계를 삼켜 가는 근원.
초승달의 목소리가 다정하게 이어졌다.
– 시스템만으론 부족했어. 그리하여 달은 근원을 지워 내기로 결심하였단다.
…초승달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근원을 없애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흘러드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내가 마주친 아주 오래 전의 초승달이 떠올랐다. 조금 전 초승달이 한 말들을 곱씹었다.
“지금의 당신은… 초승달입니까?”
은색 눈이 가만히 나를 담다가, 입을 열었다.
– 나는 초승달이다. 그러나 초승달이라는 개체는 되지 못한다. 나는 모든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달이다.
…내 앞의 초승달 또한 초승달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초승달은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