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90
00290 부패왕국腐敗王國 =========================
상대의 등장은 갑작스러웠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너무나 갑작스레 불쑥 튀어나왔다.
“안녕들 하신가.”
적당히 모인채 흩어져서 저마다 맡겨진 일을 하는 인류제국의 이들에게 그 치는 너무나 여유롭게, 마실이라도 나온듯이 말을 걸어왔다.
“그후후, 반응이 너무도 저조하군. 이 몸이 그대들을 맞이하기 위해 들인 공헌은 꽤나 지대한 것인데.”
갑작스레 나타난 남자는 분명한 인간의 형상.
그것도 꽤나 미남자에,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쉽게 말해 이런 공간에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자였다.
“당신은 누구요?”
이 의아한 상황에 바랑마다가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
남자는 물어오는 바랑마다를 보며 미소지었다.
“이 몸은 이 곳의 왕일세.”
이 곳의 왕.
그것의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파리대왕.”
“정답일세.”
“…!”
나직하게 말하나 공간 전체에 울려퍼지는 목소리.
저마다의 일을 하고있던 모두가 그 목소리에 모두들 하던 것을 놓고 전투 태세로 돌아섰다.
“흐후후, 일단 진정하시게. 이 몸이 그대들을 맞이하기 위해 한 노력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네.”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 많은 적의가 우습다는 듯이 그는 미소지었다.
“뭐지? 자기과기?”
“음?”
“그 웃음은 뭘 암시하는 것이지? 뺨이라도 때려달라는 것인가?”
“그후후, 너무 차갑구나.”
“차갑게 식은 송장이나 파먹는 놈들이 뭘 더 바래.”
“흐후, 그렇지 않다네.”
“…!”
턱.
“이 영육은 이리도 온기를 간직하고 있지 않은가.”
갑작스레 시야에서 사라진 파리대왕은 마치 신기루처럼 바랑마다의 눈 앞으로 다가와 그의 이마에 그의 손을 대었다.
화사하게 웃는 그 모습은 여성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고,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느껴지는 온기와 고귀한 분위기는 누구라도 반할 법한 힘을 느끼게 했다.
허나 바랑마다는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었다.
‘살의가 있었다면, 죽었다.’
“이제는 그대가 차갑게 식어버렸군.”
즐겁다는 듯이 다시 웃은 그가 순식간에 사라지고는 다시 나타난 붉은 건축물의 앞 쪽 허공에 나타났다.
“이제는 조금 대화할 준비가 되었겠지?”
딱!
그가 손을 튕겼다.
그러자 주변의 살덩어리들이 뭉쳐 하나의 권좌가 되었다.
그 곳에 앉은 파리대왕은 여유롭게 다리를 꼬며 아래를 오시했다.
“흠, 아쉽게도 그대들의 황제는 아직 없구나. 그 때 까진 그대들과 잠시 시간을 보내도록할까.”
그 여유가 여러사람의 신경을 거슬렀지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확실히, 노력을 많이 했나보네요.”
“엥? 뭐가?”
한편 뭉쳐있던 에덴의 일 행 중 소피아는 상대를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 자, 분명 사람이 아니었을진데, 저것은 분명한 사람의 육신이에요.”
“사람 몸에다가 기생했다는 소리가?”
“아니요. 정신은 분명 파리대왕의 것인데 육신은 사람의 것이에요.”
“으으, 야 좀 쉽게 좀 얘기해봐라.”
소피아의 말을 듣던 태식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에 소피아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저 육신은 분명히 사람의 것이에요. 그러나 사람의 배에서 탄생한 것은 아니죠. 어떠한 물체의 정의를 그 구성 물질로 본다고 가정하자면 저 파리대왕이 현현한 육신은 분명 사람의 것이에요. 아마 어떠한 수법으로 만들어낸 것이겠지요.”
“어, 무슨 인체연성같은거?”
“비슷하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저 사람의 언어체계네요.”
“언어체계?”
“네. 바벨이전의 기억이란 스킬은 지성체들간에 의사소통의 의사가 있다면 서로간의 말을통하게 해줘요. 기본적으로 국가별로 인류간의 사용 언어가 다르기에 맞춰주던 것이, 종족이 달라도 서로가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해줬어요. 물론 거부권도 있긴한데, 지금 저자가 말하는 것은 사람의 것과 유사해요.”
“사람말이긴 하네.”
“아뇨, 그 뜻이 아니라. 사람이 아니고, 사람이었던적도 없는 존재가 사람의 발음기관을 사용해서 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엉?”
“어떤 생물은 서로간의 정신을 직접 감응해 소통하고, 어떤 생물은 더듬이를 움직여 음율을 맞춰 소통하죠. 어떤 식물 생물은 뿌리를 교감시키기도 하고, 어떤 생물은 호르몬을 뿜어내기도 해요. 발음기관을 이용해 의사를 나누는 것은 인간의 전유물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저자가 파리대왕이라면 파리가 발음기관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뭔가 이해될듯 말듯한데.”
“오빠가 전혀 가진적도 없는 더듬이를 이용해서 오빠를 죽이려고 찾아온 처음보는 외계종족과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해봐요. 바벨이전의 기억을 사용하면 간단한 것임에도, 적들을 향해 조금의 적의도 가지지 않고 환영하며.”
“아…”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이 태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바로 물었다.
“그런데 그런 뻘짓을 왜 해?”
비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그런 짓을 하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건 정말 소피아도 이해가 되지 않는 행위니까.
“그건 말 이..이런.”
턱.
소피아의 의문에 답해주며 갑작스럽게 나타나려 했던 파리대왕, 그러나 그는 또한 갑작스럽게 뻗어나온 아더의 창에 그 움직임을 저지당했다.
“어떻게 알았나?”
“감.”
“허허.”
재밌다는 듯이 자신의 손을 막아낸 창대의 주인을 보며 파리대왕은 웃었다.
“자네들은 좀 특별하구나.”
“물러서라.”
“알겠네, 알겠어. 거참 사납기는.”
창대를 쥔 손을 놓으며 파리대왕은 뒤로 물러섰다.
그 짧은 시간에 힘겨루기를 해볼까도 생각해봤으나 자신이 창을 쥐었을 때 어렴풋이 느껴진 거력은 조금도 허튼 생각을 허용치 않았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보며 생각을 달리한 것은 아더도 마찬가지.
짧은 순간 창을 쥔 손이 보인 거력이 심상치 않았다.
“뭐, 그건 됐네.”
짧은 대치, 그것을 풀며 그는 다시 웃으며 붉은 건축물 앞에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렇게 만났다는 것이지.”
만남, 그 자체가 즐겁다는 듯이 파리대왕은 웃었다.
“그런 것 치고는 환영이 너무 격하지 않았나?”
레이븐이 재밌다는 듯이 비꼬았다.
“이 몸은 왕이니까, 격에 맞는 상대랑 어울려야 하지 않겠나.
사실 처음에 그대들은 단순히 침입자였을 뿐이네. 그대들식 어휘력으로 치자면 벌레같은 놈들이겠지. 허나 내 영육의 일부를 얻고 태어나 귀족에 이른 이들을 이기고 들어서며 그대들은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충족했어.”
“전혀 반갑지 않은 요건이군.”
“클클, 냉혹하기는.”
차가운 대답조차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너무 그렇게 차갑게 대하지는 말거라. 너희들이 최소한의 요건을 달성한 이상 우리는 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친구? 뭐 좋으라고 친구가 되는 거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 바랑마다를 보며 그거라는 듯이 파리대왕은 손가락을 들어 가리켰다.
“아니야. 이 경우는 그 반대일세! 우리가 적이 되서 좋을 것이 무엇이지? 내가 자네들을 먼저 침공하기를 했나? 아니야. 침공은 그대들이 했지. 이것은 자네들의 일방적인 침략이야. 그 과정에서 피해가 생긴 것은 그대들이 감수해야할 일이지. 왜냐하면 나는 자기방어에 불과하거든. 그러니 은원관계에 있어서 내가 그대들을 용서한다면 우리의 채무는 깨끗해지지. 그럼 그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내가 그대들을 전부 죽여없애는 것은 제외하고, 그대들이 나를 이겼을 경우를 생각하자면, 그대들에게 승리의 이득이 뭐가 있겠나? 이 곳은 온통 썩은 송장투성이야. 악취까지 가득하지. 살아있는 그대들이 이 곳을 정복한들 정화하는데 드는 자원이 더 클 뿐더러, 이 곳의 썩은 것들은 그대들에게 도움이라곤 될 리가 없지. 혹시나 사령술을 부리는 이가 있나해서 살펴봤더니 그런 이들도 없고. 그렇다고 여기에는 그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광물자원조차 없어. 자네들이 승리한다고 이로울 것 하나 없지. 헌데 패배한다면? 아니, 애초에 승리한들 자네들 중 2할은 죽을 것일세. 내 말이 틀렸나?”
“…”
파리대왕의 말에 주변이 침묵에 빠쪗다.
그의 말은 틀린 말이 없었다.
애초에 먼저 침략한 것들은 자신이고, 그간의 경험 속에도 이 곳은 뭐 얻을 게 없었다.
그런 경험은 여러번 있었다.
종마다, 생명체마다, 존재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필요하는 것이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오물덩어리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게 식량일 수 있다.
누군가에는 보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독일 수 있다.
산소를 필요로 하는 인물이지만, 산소가 독극물 그 자체인 생명도 만나봤었다.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어 싸운 종족 중에는 정말 도움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파리대왕의 말은 충분히 납득이 갔다.
적어도 지금까지 보아온 이 곳의 자원은 그들에게는 처리비용이 더드는 것들이니까.
========== 작품 후기 ==========
파리대왕잘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