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134)
얼마 후 아스가르드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정비를 마치고 비행을 준비했다.
공항에서 노형진을 맞이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기모노를 입은 손채림이었다.
“어때, 어울려?”
“웬 기모노야? 중국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기모노를 입은 거야.”
“아니, 왜?”
“사이가 안 좋잖아.”
중국은 한국처럼 일본에 수탈당한 경험이 있는 나라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여자들이 기모노를 입고 접대하면 자기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얼씨구? 그럼 일본 사업가는 뭐 치파오냐?”
“아니. 일본 사업가들은 그 문화적 우월성이 심해서 말이지, 또 그 애들도 기모노를 선호해요.”
“그런 것치고는 기모노가 좀 낡은 것 같은데, 설마 미국 놈들도?”
“미국이랑 유럽은 일본 문화에 대한 환상이 있잖아. 그쪽도 먹히지. 결론은, 일단 남자라면 다 먹혀.”
노형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러다가 코스프레 하겠네.”
“그건 몇 번 써먹었어. 그건 미국 쪽 애들이 좋아하지. 역시 덕 중의 덕은 양덕이야.”
“잘한다, 그래.”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칭찬이야, 욕이야?”
“칭찬이야, 칭찬. 그나저나 새로운 비행사는 태웠지?”
“그럼. 이미 태웠지. 문제없었어.”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그가 올라타자 비행기는 바로 이륙했다.
중국으로 손님을 태우러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노형진은 그가 아는 사항을 최대한 손채림에게 설명해 줬다.
“흠……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런데 위험한 거 아냐?”
“뭐가?”
“국정원이 아무리 세계적으로 무능한 조직으로 욕먹고 있다고 해도 말이지, 일단은 국가조직이라고. 그것도 정보 조직.”
손채림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들이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아무리 노형진이라고 해도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탄 거잖아. 이걸 격추시킬 수는 없겠지.”
“그래도 한순간의 문제잖아. 언젠가는 한국에 가야 하는데.”
“그건 그래. 그래서 국정원 쪽에 제대로 엿을 먹일 생각이야.”
“어떻게?”
“중국을 이용해서.”
“중국? 그 애들이 국정원이랑 싸우려고 할까?”
“아니, 중국이 싸우지는 않겠지. 하지만 미국이 싸우겠지.”
“뭐?”
손채림은 눈을 찌푸렸다.
중국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데 미국이 왜 국정원이랑 싸운단 말인가?
“물론 미국에서 싸워 준다고 하면 최고이기는 한데.”
미국에 많이 기대고 있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국정원이 미국과 전쟁한다고 하면 대대적인 물갈이를 안 할 수가 없다.
“그건 나한테 맡겨. 내가 왜 국정원장을 여기에 태웠는데.”
노형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사실 새로운 비행사는 진짜 비행사가 아니라 국정원장이었다. 비밀리에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신분을 가짜로 만든 것이다.
“중국 투자자들이나 잘 대우해 줘. 우리의 중요한 호갱님들 아니겠어?”
“그건 걱정하지 마.”
손채림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가 확실하게 대접해 줄게, 후후후.”
* * *
“반갑습니다. 노형진입니다.”
“반가워요.”
중국의 사업자들을 보면서 노형진은 눈을 반짝였다.
‘거물들이군.’
하긴, 아스가르드가 어중이떠중이가 탈 비행기는 아니니까 당연히 거물들이 탑승했을 것이다.
‘그리고 공산당원이기도 하고 말이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결국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그 말은 국가에서 저들을 암묵적으로 인정해 줬다는 뜻이기도 하지.’
저기서 웃으면서 말하는 사람들.
그들은 공산당원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저들에게 접근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공식적으로 자신은 마이스터의 대리인일 뿐이다.
저들에게 접근해서 국정원과 싸우는 데 필요한 정보를 흘릴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잘 어울리시네요.”
탑승할 때와 다르게 정장으로 갈아입은 국정원장은 노형진이 다가오자 미소를 지었다.
“노 변호사, 초대 감사합니다.”
‘그래, 감사하겠지.’
권력에 가까운 자들일수록, 그리고 욕심이 많은 자들일수록 인맥에 매달린다.
인맥이 돈이자 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걸 거절할 리가 없지.’
더군다나 노형진 스스로 콩고물을 주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돈을 더 받을 방법을 찾던 그들 입장에서는 기회 중의 기회로 보일 것이다.
“정식으로 초대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음지에서 양지를 지양하니까요.”
‘그런 새끼가 여기를 오냐?’
그랬으면 그가 여기에 타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까지 기어 와서는 음지 양지를 찾는 걸 보고 노형진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면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어차피 국정원장에게 관심은 없다.
애초에 그를 여기에 태운 건 그의 존재가 필요해서지 그와 화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노형진은 국정원장과 헤어지고 따로 모여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실례합니다.”
한쪽 구석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
그들은 비서관으로 따라온 사람이다.
공식적으로는 말이다.
“오늘이 즐거우신가요?”
“네, 뭐.”
노형진이 손을 내밀자 웃으면서 악수를 받아 주는 비서관들.
그리고 그 안에서 노형진은 생각지도 못한 월척을 찾아냈다.
‘이놈이 그놈이었어?’
노형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미국에서 몇 년 후 중국산 전자 제품, 특히 컴퓨터 관련 물품에 대한 대대적인 박멸이 시작된다.
그 이유는 중국 정부가 그 안에 몰래 스파이 칩을 심어 둔 것이 발각되었기 때문이다.
그걸 통해 정보를 캐낼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중국 쪽에 온갖 산업 정보들뿐 아니라 자국 기밀이 넘어간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때 아주 난리였는데.’
중국은 아니라고 딱 잡아떼려고 했지만 실물까지 나왔고 그 전에도 산업스파이 활동으로 유명했던 중국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중국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너란 말이지.’
노형진은 피식 비웃음이 나왔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그 관련 프로젝트의 실무자 격인 자였다.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노형진은 그의 양손을 덥석 잡았다.
‘진짜 반갑다, 이 새끼야.’
그 접속 방법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정보에 접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노형진이 갑자기 미소를 보이자 묘한 표정이 되는 비서관.
“왜 그러십니까?”
“아닙니다. 갑자기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나서요.”
노형진은 별말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그는 철저하게 제삼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그가 할 말은 별로 없다.
“그러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십시오.”
노형진이 그에게서 떨어져 나와서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했다.
그러다가 화장실 쪽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고 노형진은 그걸 보고 살짝 미소 지었다.
‘바보는 아니겠지.’
사실 노형진은 여기서 뭘 어쩌려고 한 게 아니었다.
노형진이 만나서 이야기하면 의심받으니까.
‘하지만 화장실은 개인적 공간이지.’
화장실에 살짝 쪽지를 하나 놔두고 왔다.
내용은 간단하다.
미국의 항모 설계도를 팔고 싶다, 대신에 한화 200억과 망명 후 가짜 신분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주요 인물들.’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그걸 조용히 들고나올 테고, 공식적으로 이 비행에서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이다.
‘자, 그러면 국정원에서 뭐라고 할지 두고 보자고, 후후후.’
* * *
“뭐라고요?”
구정수는 노형진이 다시 귀국해서 해 준 말에 입을 쩍 벌렸다.
“미국 항공모함 설계 도면을 넘길 겁니다.”
“그걸 어디서 구했습니까!”
이건 심각한 문제다.
다른 것도 아니고 미국의 신형 항모 설계 도면이라니?
“제가 진짜로 있다고 한 적은 없는데요?”
“네?”
물론 있다. 하지만 그걸 진짜로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 차용할 수는 있지.’
아예 증거를 안 보여 주면 저쪽에서도 미끼를 물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서 노형진은 설계도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확실하게 존재를 알 수 있는 부분만 따로 뽑아 놓는 중이었다.
“다만 그럴듯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요.”
“그건 그런데요. 이거 터지면 얼마나 큰일 나는지 아십니까?”
“압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거고요.”
“그게 무슨 말이죠?”
“툭 까고 말하죠. 지금 국정원에 자정 능력 있습니까?”
구정수는 아무런 말도 못 했다. 없으니까.
그가 아무리 비밀을 캐내기 위해 노력했다지만 어찌 되었건 아군이다.
그런데 아군에게 서슴없이 총질을 하는 작자들이다.
“자정은 불가능하다고 보이는데요?”
“끄응…….”
“그러면 국정원을 외부에서 정화시킬 만한 조직은 있습니까?”
“하아.”
없다.
국정원이라는 특성상 정치인들의 비밀을 많이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현 정권은 외국 첩보 라인을 날려 버리는 한이 있다고 해도 국내 정치적 라이벌에 대해 감시를 늘려 왔다.
“만일 국정원을 개혁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그건…….”
“현실적으로 말하세요.”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아마 탄핵될 겁니다. 급이 안되는 사람이라면…… 실종 처리될 테고요.”
“그게 정상인가요?”
“정상은 아니죠.”
구정수는 씁쓸하게 말했다.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러면 개혁할 방법이 있습니까?”
구정수는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아는 것 중에 뭐가 있는지 아십니까? 내부에서 스스로 개혁한다는 놈들치고 개혁하는 걸 성공한 놈은 단 한 놈도 없다는 겁니다.”
“크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게까지야…….”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어디 보자, 대충 구정수 씨 나이를 생각하면 국정원에 들어온 시기가 진보 정권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쯤이겠네요. 그렇죠?”
“그건 그렇지요.”
“그래서 같이 들어온 사람들 중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됩니까?”
구정수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노형진의 말대로 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 당시 고용된 사람들은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해직당했다.
그도 사실상 내부에서 버려진 카드나 마찬가지였고.
“전에 요원이 제게 한 말이 있지요, 애국심도 없느냐고. 그러면 국정원이 충성하는 대상은 국가입니까, 아니면 특정 정당입니까?”
“특정 정당입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나오자 구정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 국정원의 충성의 대상은 국가나 국민이 아니다.
특정 정당이다.
“그리고 매번 그랬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
심지어 어떤 경우는 국정원에서 가지고 있는 비밀을 가지고 정치인들을 통제하며 자신들이 권력을 쥐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런 조직이 스스로 개혁이 가능할까요? 현 정부에서 그들을 개혁할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현 정부가 부패한 거야 다 아는 사실이고, 그들은 이득을 위해 국정원의 부패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런 자들이 국정원을 개혁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다.
‘더군다나 지금의 국정원은 정작 제대로 일을 못 하고 있지.’
국정원은 국가정보원의 약자로, 쉽게 말해서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작전을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정작 현재의 국정원은 정보를 얻는 기능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민간인 사찰과 현 정권의 라이벌에 대한 감시 기능만 집중적으로 늘려 놨다.
“제가 알기로는 현재 국정원의 해외 정보 라인은 사실상 소멸한 상태일 텐데요.”
“크흠, 그걸 어떻게……? 아니…… 당연히 아시겠군요.”
노형진의 라인이 국정원에 있다고 생각한 구정수는 이내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습니다. 사실상 소멸했지요.”
해외에서 활동하는 조직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 국내 감시로 돌려진 상황.
그걸 개혁하자고 하면 위에서는 필요한 정보는 미국에서 주는데 뭐가 걱정이냐고 한다.
‘미국도 결국 타국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
결국 자기 이득이 되지 않으면 그들도 한국을 도와줄 이유가 없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후우, 생각보다 잘 아시네요. 하지만 그걸 중국에 넘기는 거랑 국정원 개혁이랑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만일 국정원에서 그걸 넘기는 걸 미 정부가 알면 어떻게 될까요?”
구정수는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이내 노형진의 계획이 뭔지 알아차렸다.
‘미국이 모를 수가 없다.’
다른 것도 아닌 자국의 신형 항모 설계 도면이다.
그걸 한국의 국정원이 중국에 넘기려고 한다면 미국이 당연히 알아차릴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짓을 벌인 국정원을 그냥 둘 만큼 미국은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
“국정원은 통째로 날아가겠군요.”
이름이야 그대로겠지만 사람은 모조리 바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어마어마한 스케일.
‘이게 노형진인가?’
요주의 인물이고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렇지, 미 정부를 이용해서 국정원을 정화하겠다는 계획은 꿈에서도 생각도 못 할 일이었다.
“뭐, 문제가 있나요?”
“문제가…… 없겠네요.”
물론 미국이 끼어들면 주요 단체장들은 친미 주의자들이 되겠지만 어차피 지금 사방이 친미 주의자들이다.
그러니 그들이 와도 바뀌는 건 없다.
‘다만 개인적인 욕심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가.’
현재 국정원 내부에서는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고 비밀을 팔아먹고 있다.
최소한 미국 정부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구정수 요원님이 미 정부에 알리시는 거죠.”
“제가요? 제가 그걸 알리면…….”
그러면 미 정부는 그를 국정원의 핵심에 앉혀 두려고 할 것이다.
그가 아니면 그 내부에서 믿을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 테니까.
“제가 들어가면…….”
“개혁을 할 수 있겠지요. 다만 당분간 친미라는 가면을 써야겠지만요.”
구정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리 충성을 세뇌한다고 하지만 위에서 나라에 충성을 안 하는데 아래에서 충성심이 우러나올 리가 없다.
당연히 그 역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충 상황은 알겠습니다만 그래도 쉬운 건 아닌데요. 단순히 그런 소문을 낸다고 해서 미 정부가 접근할 리도 없고.”
“그래서 구정수 씨가 필요한 겁니다.”
그냥 이런 소문을 낸다고 해서 중국 정부나 미국 정부가 접근할 리가 없다.
더군다나 노형진이 노리는 것은 미 정부의 압력을 통한 국정원의 개혁이다.
아무리 미 정부라고 해도 그건 내정간섭이기에 개혁을 실행시키려면 확실하게 그들의 정보가 새어 나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제가요?”
“국정원 요원으로서 다른 나라 요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런데…….”
그는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그건 국가 기밀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싫으시면 어쩔 수 없고요.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실 거라 믿습니다.”
“끄응.”
안 봐도 뻔하다.
이미 한 번 총질을 해 봤는데 두 번은 못 하겠는가?
다른 수많은 요원들처럼 실종이나 의문사로 처리될 것이다.
“그런 소문을 전 세계로 내야 합니다. 중국 쪽은 제가 일단 찔러 놨지만요.”
화장실에 몰래 쪽지를 놨으니 인지는 할 것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파이들에게 소문을 내야 하지요.”
“그럴 만한 자를 찾는다는 거군요.”
“네.”
구정수는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보였다.
하긴, 지금까지 충성을 바치던 대상을 배신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노형진은 그런 그를 위해 확실하게 말을 해 줬다.
“충성의 대상이 어느 쪽인지 생각해 보세요. 국가와 국민인가, 아니면 특정 정당인가.”
“후우,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결국 구정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