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28
28. 유비, 대군을 일으켜 조비 토벌에 나서다
“신 등은 대왕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어 반드시 천하의 역적 조비를 토벌하겠나이다!!”
나와 제갈량은 이렇게 유비의 대 조비 토벌 명을 받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때였다.
대전 밖에서 급보를 알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대왕, 안한장군께서 대왕께 급히 알릴 것이 있다 하옵니다.”
미축이었다.
미축이 직접 알리기 위한 급보라니…
그게 무엇일까.
유비는 어서 미축을 안으로 들이라 명했다.
그리하여 곧 미축이 대전으로 급히 들어와 유비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나와 제갈량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흠칫 놀라는 모양새였다.
아마도 대전 태감이 나에게 했던 것처럼 유비의 명을 전하는 것 이외에는 일체 대전 안에 있는 상황에 대해 미축에게 말해주지 않은 모양이었다.
유비가 미축에게 물었다.
“안한장군, 과인에게 급히 고할 것이 무엇이오?”
이에 미축이 사죄의 뜻을 담아 무릎을 꿇으며 유비에게 고하기를.
“예, 대왕 신이 강북의 상황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여 대왕께 잘못된 풍문을 전달하였나이다.”
잘못된 풍문?
그게 설마…
“잘못된 풍문이라니?”
유비의 하문에 미축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답하였다.
“예… 대왕 그것이 제가 대왕에 먼저 알려 드렸던 조비의 찬탈과 그리고 조비의 금상폐하에 대한 시해가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과는 다르다니… 어서 말해보시오.”
“예, 대왕. 그게… 제가 위나라에 심어둔 장사꾼들이 파악한 바로는 조비가 제위를 찬탈한 것은 확실히 맞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허도에 이 비보가 전해지면서 금상폐하가 붕어하셨다는 잘못된 풍문이 돌아 상복을 입고 곡을 하는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데 이를 제가 조비가 금상폐하를 시해한 것으로 잘못 전달받아 그대로 대왕께 보고했던 것입니다.”
그랬군…
역시 미축이 중간에서 잘못된 정보를 유비에게 고하였던 것이로군.
유비는 미축의 새로운 보고에 마음이 급하였는지 작금 헌제의 생사와 그리고 헌제가 살아 있다면 어디로 유폐를 당했는지 물었다.
이러한 유비의 질문에 미축이 답했다.
“예… 폐하… 저에게 잘못된 보고가 올라온 연후에 얼마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정보가 전해졌습니다. 그리하여 조비가 금상폐하를 폐하고 산양공으로 강등시켜 산양에 유폐를 시킨 것을 확인했습니다.”
미축의 답변에 유비가 탄식을 하며 말했다.
“오호…! 금상께서… 금상께서 살아계시는구려. 산양이라… 산양이라는 곳에 금상께서 유폐되시다니… 그래 금상께서는 산양에서 어찌 지내시오?”
유비의 물음에 미축이 답하기를.
“예… 대왕. 그것이… 조비가 금상께서 계신 산양의 거처 주위로 병사를 빼곡히 배치하여 안팎의 출입을 금하고 접근조차 어려워 금상께서 작금 어찌 계신지는 파악하지 못하였나이다.”
“알겠소… 어찌 되었건 금상께서 살아계시다는 것을 확인하였으니 그것으로 되었소. 안한장군 수고하였소.”
유비의 말에 미축이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대왕 신이 제대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보고를 올려 대왕을 혼란하게 만들었나이다.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아니오 안한장군. 수천리 떨어진 허도의 일을 어찌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이오. 그리고 곧바로 제대로 된 정보를 파악하였으니 그것으로 안한장군은 소임을 다한 것이오.”
“황공하옵니다 대왕. 신 앞으로는 정보를 취합함에 있어 그것이 정녕 참인지 확실히 확인을 한 연후에 대왕께 보고를 올리겠나이다.”
* * *
대전을 나오자 제갈량은 나에게 사과를 하였다.
“아까 대전에서 내가 상서령에게 화를 낸 것은 본의가 아니었소. 그것은 모두 이 나라와 대왕을 위한 것이었으니 상서령이 양해를 해주길 바라오.”
제갈량의 사과에 나도 화답하였다.
“아닙니다. 저 또한 군사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오로지 대왕에 대한 충정 때문이었으니 군사께서 해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소. 우리 두 사람이 모두 대왕에 대한 충심이 이리 높으니 함께 그 충심으로 대왕의 명을 제대로 받들어 역적 조비 토벌에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합시다!”
“알겠습니다 군사…”
그렇게 제갈량과 헤어지고 난 후 나는 한 사람을 기다렸는데 그것은 미축이었다.
미축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나는 그런 미축을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쳐다보았다.
미축은 나의 눈빛에 움찔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나는 미축에게 다가가 말을 붙였다.
“안한장군께서 고생을 하셨는데 세작들이 어찌 잘못된 정보를 보내 안한장군을 곤란하게 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왕께도 말씀 올린 것처럼 제가 확실히 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이 크지요. 상서령께서 저를 염려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나는 여기서 미축이 잘못된 정보라도 어찌 나에게는 헌제의 시해를 알리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
“그러한 일로 안한장군께서 당황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잘못된 정보를 알리지 않았으니 혹 이는 안한장군께서 저를 배려하신 것입니까?”
이러한 말속에 뼈가 있는 질문을 들은 미축은 마른 침을 삼키며 말했다.
“아… 그것이… 내 급한 마음에 대왕께 우선 보고를 올리는데 급했던지라 그것이 제대로 된 정보인지 확인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한데 상서령께 알릴 데에는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였기에 그 부분을 빼고 알리게 된 것입니다.”
“그랬었군요… 나는 안한장군께서 일부러 군사께 먼저 알리고 나서 그다음 나에게 알린 줄 알았습니다.”
역시 나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미축은 분명 유비에게 먼저 알렸다고 했으나, 나는 제갈량을 언급하였으니 이 말인즉, 미축이 작금 촉의 실질 이인자인 제갈량과 3인자인 나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는 것이었다.
나의 숨은 말 뜻이 무언인지 금시에 알아들은 미축은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올시다 상서령! 내가 일부러 군사에게 먼저 알리고 상서령에게 뒤늦게 알린 것이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대왕과 군사가 같이 계셨기에 군사가 먼저 상서령보다 비보를 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번은 그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기로 하였다.
“그랬군요… 알겠습니다. 안한장군의 대왕에 대한 충심이야 의심할 수 없겠지요. 대왕께서 분부하신 대로 앞으로도 대왕을 위해 힘써주십시오.”
내가 ‘충심’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미축은 식은땀까지 흘리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상서령…”
나는 두 손을 모아 미축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럼 안한장군, 살펴 가십시오.”
“상서령도 살펴 가십시오…”
* * *
220년 12월 26일, 촉의 수도 성도, 어전.
유비는 어전으로 문무백관을 불러 조비가 제위를 찬탈하고 헌제를 선양에 유폐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경들도 이미 소식을 들어 알겠지만 북쪽의 역적 조비가 제위를 찬탈하고 금상을 산양공으로 강등시켜 산양에 유폐시키는 천인공노할 대역을 저질렀다고 하오!”
이에 제갈량과 나를 포함한 문무백관들은 다 함께 조비에 대한 공분을 터트렸다.
“대왕! 역적 조비는 신하로서의 본분을 저버리고 감히 천자를 폐하고 유폐시키는 대역죄를 저질렀나이다! 이는 천하의 공분을 살 것이고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앞장서서 즉각 조비 토벌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어전의 문무백관들은 유비를 곧바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유비가 조비 토벌에 나설 것을 권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유비 스스로 결정하여 조비 토벌에 나서게 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에 유비는 용상의 손잡이를 강하게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분노한 목소리로 일갈하였다.
“과인은 한 황실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으로서 천하의 역적인 조비를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소! 하여, 과인은 즉시 대군을 일으켜 역적 조비를 토벌하고 유폐되어 계신 금상을 구하여 금상을 보위에 올려 드릴 것이오! 하니 경들은 과인을 도와 역적 조비의 토벌에 앞장서도록 하시오!!”
이렇게 문무백관이 기다리던 유비의 분연한 일성이 터져 나오자 어전의 문무백관 모두는 무릎을 꿇고 유비의 명을 받들었다.
“대왕 실로 옳으신 판단이시옵니다!! 신 등은 대왕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유비는 천하에 역적 조비를 토벌하는 격문을 띄울 것이라 말했다.
“또한 과인은 먼저 천하 만방과 천하 만백성에게 역적 조비를 함께 토벌하자는 격문을 띄울 것이오!”
“대왕 실로 자명하신 말씀이옵니다!! 천하 만민도 격문을 보면 반드시 대왕과 함께 역적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나설 것이옵니다!!!”
그러자 유비가 격문을 작성할 이를 지목하니 그것은 바로 상서 유파였다.
“상서 유파는 앞으로 나오라.”
“예, 대왕.”
상서 유파가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명을 받들 준비를 하자 유비가 유파에게 명하였다.
“상서 유파는 당장 천하 만민에게 조비의 대역죄를 낱낱이 알리고 과인과 함께 역적 조비를 토벌하자는 격문을 쓰도록 하라!”
“신 상서 유파, 대왕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이는 평소 문장이 올곧고 수려한 유파의 능력을 유비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파에게 격문 작성을 명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유파가 쓴 격문은 미축의 세작들에 의해 빠르게 전국으로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유비는 이어서 당장 북벌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였다.
“과인은 지금 당장 역적 조비를 토벌하기 위한 북벌에 나설 것이니 대소신료들은 그리 알고 준비하도록 하라!!”
“신 등은 대왕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 * *
그렇게 유비는 곧바로 북벌에 나서게 되었는데 단 3일 만에 한중에 대군을 집결시켰다.
이는 이미 조비의 제위 찬탈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예언(?)과 함께 유비에게 간언한 나의 대위 공략의 대전략을 유비가 채택하면서 이미 수개월에 걸쳐 북벌을 준비했던 덕이었다.
그리하여 한중에는 촉의 거의 모든 역량이 담긴 대군이 집결하니 그 군세가 실로 대단하였다.
먼저 서량과 옹주 방면으로 북벌에 나서게 될 유비가 친정에 나서는 제1군은 모두 5만의 대군이었다.
이중 특히 유비의 친위대라 할 수 있는 백이병단 1만은 하얀색 깃털 장식과 하얀색 갑옷 장식을 하였기에 단연 눈에 띄었다.
또 백이병단 중에서도 유비의 지근거리 경호를 맡고 있는 경호대 병력들은 기치창검을 높이 치켜들고 연단 위의 유비를 보호하니 이를 지켜보는 것 또한 장관이었다.
이어서 상용 방면의 공략을 맡게 될 나의 제2군은 유비가 특별히 조련한 2만 병마가 주를 이루었는데 유비가 워낙 훈련을 잘 시켜 놓아서 그들의 오와 열은 한치도 어긋남이 없었다.
여기에 한중에 주둔하고 있는 위연의 1만 병력과 함께 제갈량이 준비해 놓은 비장의 수라고도 할 수 있는 조운이 거느린 약 오천의 병력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
그리고 유비는 성도에 약 2만 병마를 두었고, 강주 방면에도 병력을 배치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하였다.
이렇게 한중에 대군의 집결을 마치자 유비는 대군의 앞에 서서 대군을 내려다보았다.
유비의 옆에는 나와 제갈량도 함께 하였는데 나는 실제 병력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을 처음 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약 8만 5천의 대군이 이렇게 한 공간에 집결하니 그 군세가 참으로 대단하구나!’
유비는 그렇게 잠시 동안 대군을 둘러본 후 곧바로 조비 토벌의 북벌 출정식을 갖게 되었다.
유비는 병사들과 함께 동쪽을 향해 절을 하여 산양에 유폐되어 있을 헌제에게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이제 곧 촉의 대군이 출정할 것임을 고하였다.
“폐하! 신 한중왕 유비가 역적 조비를 반드시 토벌하고 산양에 유폐되신 폐하를 구하여 폐하의 보위를 찾아드리겠나이다!”
이어서 유비는 병사들 앞에 서서 출정에 갈음하는 말을 하였는데,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찬 유비의 목소리가 병사 하나하나의 심장에 직접 말하는 것처럼 강하고 웅장하게 한중 전역에 울려 퍼지는 듯하였다.
“한의 병사들이여! 과인의 병사들이여! 과인은 오늘 이렇게 그대들과 함께 북쪽의 역적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모였느니라! 아군은 천하의 역적을 토벌하기 위한 정의의 병사들이고 저들 *북적은 감히 천자를 욕보이고 쫓아내어 불충을 저지른 천인공노할 역적들이다! 그리하여 아군은 역적을 토벌하여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고 천자를 다시 보위에 올리는 크나큰 사명을 지녔다!
한의 병사들이여! 과인과 함께 북적을 토벌하고 멸망시켜 하늘의 정의가 어디에 있는지 반드시 보이도록 하라!!”
[*유비가 조비를 북적이라 표현한 것은 조비를 오랑캐에 비유한 것으로 그만큼 조비를 경멸하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유비가 말을 마치자 촉의 대군은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러댔다.
“우와아아아!!”
“대왕을 따라 반드시 역적 조비를 토벌하겠습니다!!”
220년 12월 29일, 유비는 그렇게 대군을 이끌고 본격적인 북벌에 나섰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