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50
50. 법정 제2군의 대승으로 끝난 경산 전투
법정의 명을 받고 조인을 반드시 저격하여 척살하려 했던 황서는 조인을 화살로 맞히기는 하였으나 조인이 목숨을 부지하여 끝내 도망치자 크게 아쉬워하였다.
‘내가 상서령의 명대로 적장을 화살로 반드시 척살할 것이라 다짐을 했는데 이렇게 적장을 놓치다니…’
하나, 조인을 놓친 것은 놓친 것이고 아직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었기에 황서는 화살 부대를 이끌고 계속하여 적들에게 한 겨울의 화살비를 퍼부었던 것이다.
* * *
조인을 도망가게 하고 장비와 일대일 대결을 스스로 선택하였던 서황은 장비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크게 놀라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바로 ‘형주 공방전’에서 관우와 호각의 대결을 펼쳤던 서황이었으나 장비의 공격에는 속수무책 맥을 못췄던 것이다.
다른 평범한 장수였다면 이미 목이 날아갔겠지만, 그래도 서황이었기에 그나마 간신히 간신히 장비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장비의 강맹한 공격을 연속하여 막아내면서 서황의 창을 쥐고 있는 손은 점점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십여 합 이후에 서황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서황은 수를 내기로 하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장비의 공격이 너무나 강하여 이대로 막기만 하다가는 열합도 되지 않아 내 목은 저 차가운 바닥에 뒹굴고 있을게 분명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서황은 혼신의 힘을 다해 다시 한번 장비의 공격을 막아내고는 즉시 품 안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어 장비를 향해 힘차게 던졌다.
그것은 차단한 한겨울 공기를 맹렬하게 가르며 장비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랬다.
서황이 던진 것은 바로 암기였던 것이다.
겨울 바람이 차다 한들 암기의 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의 차디찬 기운을 이길 수는 없었다.
장비는 최상위급 장수답게 이러한 암기의 서늘한 기운을 느끼고 즉시 몸을 틀어 암기를 피하였다.
그리하여 서황이 던진 암기는 장비를 비켜 나갔던 것이다.
장비는 서황이 비겁하게 암기를 던지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서황을 째려보았다.
“이놈이 감히 내게 암기를 던져?”
하지만 이렇게 잠시 틈이 생기자 역시 일류 장수인 서황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놈 어딜 도망치는 것이냐? 게 섰거라!!”
장비가 벽력과 같은 고함을 내지르며 말을 달려 서황을 쫓자 이번에도 서황은 품에서 또 무언가를 꺼내더니 장비를 향해 뿌렸다.
바로 종이로 싼 가루였다.
이는 곡물을 갈아 만든 비상식량으로 고운 가루 형태였는데 서황은 이를 임기응변으로 암기로 활용한 것이었다.
거기다 때마침 바람이 장비를 향해 부니 가루는 그대로 서황의 뒤를 바짝 쫓던 장비의 시야를 가려버렸다.
장비는 바람을 타고 자신을 향해 몰려오는 가루를 보고는 즉시 눈을 질끈 감았으나 눈으로 달려드는 미세한 먼지와도 같은 가루를 다 막지는 못했다.
“이… 이런 비겁한 놈!!”
장비는 눈에 덮인 가루를 털어내고 나서 눈을 비비고 간신히 눈을 떴다.
그러고 나서 장비는 서황을 쫓으려 하지만 이미 서황은 말을 달려 저만치 멀리 도망친 후였다.
장비는 화를 내며 서황을, 조인을 계속 추격하려고 하였다.
“이놈들이! 감히 나에게 얄팍한 수를 써서 도망치려고 해? 운장 형님에게 해를 가했던 네놈들을 내가 가만히 둘 줄 아느냐? 내 반드시 네놈들을 잡을 것이다. 그리고 네놈들을 잡으면 사지 육신을 모두 찢어 버릴 것이다!”
장비가 이렇게 관우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성을 반쯤 잃고 추격을 하려고 하였고, 그때 급히 부관인 구부가 달려와 장비를 말렸다.
“장군! 장군! 고정하십시오! 아직 고립된 적들도 다 물리치지 못했습니다. 우선 눈앞에 보이는 적부터 처리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장군, 상서령께서도 적을 분절시키면 분절시킨 적부터 공격하라 명하시지 않았습니까! ”
구부의 말에 장비는 금시에 정신을 차렸다.
“그렇지… 구 부관 자네의 말이 맞네. 아직 이 앞쪽의 적들도 다 물리치지 못했는데 말이야… 거기다 지금 무리하게 적들을 쫓았다가는 조인 그놈이 분명 복병을 쓸 거란 말이지. 그래… 상서령도 명을 내리길 적을 고립시키고 고립시킨 적부터 처리하라고 하였지. 그래, 지금은 눈앞에 보이는 적부터 처리해야겠어.”
그렇게 장비는 구부에 의해 이성을 찾고는 정예 기병을 이끌고 마저 조인의 전군과 중군에 대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구부는 법정의 명대로 장비가 조인과 서황을 추격하는 것을 멈추고 고립된 적들부터 처리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법정이 사전에 미리 자신에게 지시를 했던 것이 그저 염려(念慮) 만은 아님을 깨달았다.
‘역시 상서령의 말씀 대로야. 상서령께서는 장 장군이 관공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멀어 적장을 너무 깊숙이 쫓아 자칫 해를 당할 수 있다고 하셨지. 그리하여 나에게 이곳으로 오기 전에 신신당부하시길 만약 장 장군이 적장을 계속 쫓으려 할 경우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하셨지. 실제 또한 상서령께서 예측한 그대로이니 역시 상서령은 비범한 인물임에 틀림이 없어…’
그랬다.
법정은 이미 구부에게 장비가 만약 패퇴한 조인과 서황을 계속 쫓으려 한다면 이를 반드시 말리라는 명을 내려놨던 것이다.
* * *
한편 여기서 내가 경산 전투 전에 왕평을 불러 따로 조치를 했던 일중 하나를 밝히도록 하겠다.
나는 장비가 1만 파서군으로 경산에 매복을 하게 하고, 황서가 부대장인 궁수 부대 이천이 이를 돕게 하여 1차로 적의 대군에게 기습을 하였다.
그러나 이 기습만으로는 적을 완전히 물리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 예상에 적은 6만에 달하는 대군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즉, 장비의 1만 2천 매복군의 기습을 받는다고 적을 완전히 격멸할 수는 없을 터였다.
그리하여 나는 장비에게 나무와 바윗돌을 산 위에서 굴려 적의 전군, 중군과 후군을 분리하게 하였던 것이다.
이리 하게 되면 적어도 적의 반은 몰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왕평에게 미리 명하여 1만 군마를 준비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왕평과 함께 1만 병마를 이끌고 경산 근처에서 은폐 엄폐를 하고 조용히 대기를 하다가 경산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이 확인되자 즉시 군을 이끌고 위 군의 앞을 들이쳤다.
장비의 기습으로 이미 적장인 조인과 서황이 도망친 후였기 때문에 적의 전군과 중군은 부장들이 통제를 하려고 해도 통제가 되지 않았다.
거기다 장비가 정예 기병을 이끌고 삼국지연의의 장비의 별명인 ‘808시 장군’처럼 적들의 목을 마치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줍듯 하니 그 무시무시한 장면을 본 적들은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고,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치며 도망치기에 바빴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바로 나와 왕평이 이끄는 1만 병력이 적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적… 적이다! 또 적의 대군이 나타났어!!”
그렇게 소리를 칠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왕평의 1만 병력은 그대로 적을 공격하니 적들은 마치 추풍낙엽처럼 주검이 되어갔다.
장비는 앞쪽에서 아군이 공격을 해온 것을 보고받고는 즉시 파서군 전체를 이끌고 적의 후방을 막아서며 적을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붙였다.
그리하여 적의 전군과 중군의 수만 대군은 아군에 의해 앞뒤로 포위가 되어 궁지에 몰린 쥐 신세가 되니, 이대로 가면 아군에 의해 몰살을 당할 것이 분명하였다.
하나, 이렇게 궁지에 몰린 쥐를 계속 몰아붙이면 오히려 쥐가 고양이를 무는 꼴(궁서설묘(窮鼠囓猫))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쯤에서 적들에게 투항을 권고하기로 하였다.
나는 명을 내리는 깃발을 흔들게 하여 적을 포위한 채로 잠시 공격을 멈추게 하였다.
장비도 깃발을 보고는 나의 명대로 더 이상의 공격을 멈추고 적의 포위 상태를 유지하였다.
나는 나의 호위대장 미위와 호위병들의 철통같은 호위를 받으며 포위된 적들의 앞에 나타나 적들에게 투항을 권고하였다.
“이미 네놈들의 대장들은 모두 도망을 쳤다. 거기다 이미 네놈들은 완전히 완전히 포위되어 아군이 마음만 먹으면 네놈들을 모조리 척살할 수 있느니라. 하나, 네놈들도 본래는 한나라의 백성이다. 그리하여 한의 군대인 아군은 한의 백성인 네놈들이 목숨을 구할 기회를 줄 것이다. 지금이라도 네놈들이 병장기를 버리고 투항을 한다면 살려둘 것이다. 하나, 저항을 한다면 모조리 도륙을 낼 것이다!”
이러한 나의 투항 권고에 적들은 오히려 안심이 되는 표정이었다.
왜냐하면 무시무시한 야차 장수 장비가 휘두르는 모에 목이 잘려 나가며 끔찍하게 죽어갈 죽음의 공포를 더는 느끼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투항이다… 투항… 살았다… 살았어…”
이렇듯 사람은 죽음보다 오히려 그전에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더 무서운 법이다.
그리하여 적병들은 일제히 무기를 버리고 투항을 하기 시작했다.
이리하여 조인이 전군과 중군에 배치한 양양병 3만 중 1만은 장비의 복병과 나의 협공으로 참살되고, 나머지 2만이 투항하여 포로가 되었던 것이다.
* * *
나는 거기서 경산 전투를 마무리 했는데 이는 만약 조인을 쫓게 된다면 필시 조인이 준비해 두었을 복병을 염려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마무리해도 적의 절반 이상을 격파한 아군의 명실상부한 대승이었다.
나는 즉시 연락병을 통해 방릉태수 장억에게 명을 전하였고, 장억은 나의 명대로 병 3천을 이끌고 왔다.
나는 장억에게 3천 병력으로 무장해제한 포로 2만을 방릉으로 끌고 가 우선 관리하게 하였다.
이렇게 나는 경산 전투를 마무리하면서 군을 재정비하였는데 아군의 피해를 점검하니 정말 경미하여 재정비의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터였다.
그러면서 나는 곧장 참모회의를 소집하여 앞으로의 전략을 숙의하였다.
– 법정 제2군 진영, 참모희의.
참모회의에 모인 참모들은 적들을 크게 물리친 대승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하나 두 사람, 장비와 황서는 기분이 침울해 보였다.
특히 장비는 조인과 서황을 놓친 것이 못내 안타까웠는지 파서군을 이끌고 적을 대파하였음에도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바로 장비는 의형인 관우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군에서 선봉장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바로 선봉장의 사기가 아군의 기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제2군의 선봉장인 장비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일부러 그에게 칭찬의 말을 건넸다.
“장군, 장군은 어찌 적의 대군 사이에서 그리도 엄청난 무용을 펼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역시 장군은 만인지적이십니다.”
장비는 이러한 나의 과찬에 기분이 풀리더니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상서령 과찬이십니다. 소장은 그저 상서령의 명대로 적을 격파한 것 뿐이외다.”
그러자 다른 참모들이 나의 뜻을 눈치채고는 하나같이 장비에 대한 칭찬 대열에 합류하였다.
“장군이 아니시라면 그렇게 완벽하게 적들을 물리칠 수 없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소장이 장군의 굉장한 무용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소장은 장군의 무용을 보고 절로 견문이 넓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장비는 이러한 칭찬 세례에 기분이 완전히 풀리며 좋아졌다.
“예끼. 자네들까지 그러긴가.”
그렇게 부관들이 장비의 공을 칭찬하는 가운데 오직 단 한 사람만은 입을 꼭 다물고 있었으니 바로 황충의 아들 황서였다.
나는 황서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었다.
바로 황서는 나의 명대로 조인을 척살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안타깝고 아쉬웠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황서에게 말을 건넸다.
“황 부관 자네, 조인을 척살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모양이로군.”
이러한 나의 말에 황서는 대답 대신 무릎을 꿇으며 나에게 죄를 청하였고, 장비를 포함한 참모들은 놀라 황서를 바라보았다.
“소장, 상서령의 명대로 적장을 척살하지 못했습니다. 하오니 소장을 벌하여 주십시오.”
이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황서를 일으켰다.
“어찌 그게 자네의 잘못이라는 말인가. 조인 그놈이 운이 좋았을 뿐일세. ‘다음 전장’에서 조인을 잡을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니, 너무 실망하지 말게.”
실은 나도 조인이 살아 돌아간 것이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조인을 척살하였다면 적을 완전히 격멸하는 것이 쉬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 이미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면 무엇하랴.
그리고 나는 조인을 참살하지 못할 경우도 대비하여 조인과 다시 벌일 일전에 대한 계획도 세워두었다.
장비는 내가 황서에게 한 말 중 ‘다음 전장’이라는 말을 듣고는 즉시 내가 무언가를 또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상서령, 혹시 조인과 다시 일전을 벌일 계획을 하고 계신 것입니까?”
나는 장비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렇습니다 장군. 아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제대로 된 일전을 벌여 조인을 완전히 격멸시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