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03
00503 선생께서 보내셨습니다. =========================
어쨌든 허락은 받았다.
집으로 돌아 온 나는 내 아내들에게 산양군으로 이사가자는 말을 했고 아내들은 기뻐했다.
“산양군으로요? 잘 됐네요~”
유독 기뻐하는 영이다.
활짝 웃으며 내 손을 잡고 히죽거리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허도로 간다고 좋아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괜찮겠어?”
“음. 네. 우리 애들 키우기에는 오히려 산양군이 더 나으니까요. 허도는 사람만 많고 위험하기도 하고… 차라리 산양군이 나아요. 그리고 아버님도 계시고.”
청이를 보자 그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바라보자 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에… 저도 찬성입니다만… 좀 불안한 것은 장군님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뭐가?”
“나중에 지원을 해줄 사람이 없잖습니까. 허도에서 저희가 모두 나가게 되면…”
“너 말고도 지원해 줄 사람 많아. 그러니까 걱정마. 그리고 산양군에서 너희들이 해줬으면 하는 일도 많고.”
“아버님을 돕는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응. 너희들 정도면 충분히 가능할거야. 요새 그쪽에 사람이 없어서 아버지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신다더라. 며느리로서 뭔가 생각나는 거 없어?”
“빨리 가야겠군요.”
“아버님께서 그리 고생을 하신다면… 당장 도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산양군이 비록 아무리 살기 좋아진 곳이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만큼 여영기나 청이, 그리고 영이가 아버지를 도와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서황은 허도에 남을거야. 그리고 내가 복귀하면 다시 허도에서 생활할지도 모르니까. 장원과 짐은 그냥 놔두고 비싼 것만 챙겨.”
“알겠어요. 그럼 언제 가야 하나요?”
“가급적 빨리. 내가 떠나기 전에는 가줬으면 하는데. 호위는 서황이 해줄거야. 서황.”
“예.”
“산양군에 내 가족들을 데려다주고 다시 허도로 복귀해야하는데. 맡겨도 괜찮겠어?”
“걱정마십시요.”
씩 웃은 서황이 웃으며 말하자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산양군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 불만인 이들은 없어보였다.
“짧은 허도 생활이었지? 그동안 집에만 있느라 미안했어. 나들이도 좀 가고 그랬어야 했는데.”
“아뇨. 바빠서 그런 건데요. 뭐.”
영이와 청이, 견희, 완이는 내 사과에 웃으며 답해주었다.
그런 그녀들을 향해 미소지으며 난 당당히 말했다.
“오늘은 같이 허도의 나들이나 가자고. 조화원이라고 풍경도 좋고 먹고 마시기에도 좋은 곳이 있다더라. 어때?”
“좋아요~”
그동안 이래저래 바빠서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한번 간 적이 없었다.
그런만큼 이번 나들이는 나름대로 뜻깊은 나들이였다.
허도에서 노는 것이 마지막일 테니까.
그녀들과 함께 밖으로 나온 나는 마당에 앉아서 놀고 있는 흑귀대를 보았다.
쟤들도 허도에 와서 내 명령과 진가를 지키는 것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했지?
난 그들을 향해 외쳤다.
“야! 다 와! 다! 진가에 있는 하인들도 다 데리고 와! 최소 인원만 빼놔!”
“어디 가십니까?”
“조화원에 나들이 간다! 가자!”
“아니 무슨 나들이를…”
“내가 산다!”
“얘들아! 짐 챙겨라!!”
진동부에 가 있는 감녕과 장합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원들이 다 붙었다.
진가에서 놀고먹는 흑귀대원까지 불렀다.
나들이라는 말에 투덜거려다가 내가 산다는 말 한마디에 흑귀대원들은 일시분란하게 움직였다.
성실하게 돗자리와 술병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역시 놀기 좋아하는 흑귀대 답다.
그들이 준비하는 것을 기다렸다.
하인들까지 데려가려니 사람들이 꽤 많다.
대충만 봐도 오십여명이 넘는다.
“이렇게 다 데려가려니 사람들이 참 많구만. 수레는 준비했냐?”
“네. 하하하.”
거의 진가의 집사와 비슷한 수준이 되어버린 요화는 어렵지 않게 마차들을 공수해왔다.
큰 마차 한대에 여인과 아이들이 탄다.
“술도 장군님께서 사시는 겁니까!?”
“그래! 오늘은 내가 살테니까 정신 줄 놓고 마실 생각만 하지 마라! 야! 조가에 요청해서 사람 좀 보내달라고 해! 우리 없는 동안 진가 좀 지켜달라고 하고! 다 가자!”
“오오오~!”
신나하는 그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그동안 열심히 굴리기만 했지 제대로 풀어주지 못했었는데.
오늘 노는 걸로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
“충이 잘 챙겨!”
“잘 챙겼어요~”
조충도 가끔씩이기는 하지만 진가에서 머무를 때가 있었다.
마침 진가에 머무르게 된 조충도 이번 나들이에 합류하기로 했다.
청이의 옆에 붙어서 생글거리고 있던 조충은 마차에 오르며 말했다.
“이렇게 나들이를 가는 건 처음이에요!”
“기대되지? 어서 가자.”
그들이 마차에 타는 것을 보고 난 말에 올랐다.
서황과 여영기, 그리고 요화 역시 말에 오르자 장삼이 외쳤다.
“도련님! 우리는 어떻게 가우!?”
“너희는 수레 타고 와라! 유정! 넌 가서 소 좀 사와라!”
한때 백정이었던 유정이다.
내가 금덩어리를 던져주자 그것을 낚아챈 그는 씩 웃었다.
“가서 소 잡으시려는 겁니까?”
“응 다른 사람들도 부대 끌고가서 소 잡고 논다고 하니까 될거야. 돈 걱정하지 말고 좋은 놈으로 구해서 조화원으로 와라! 어딘지 알지?”
“허도 서쪽 성문 북서쪽에 있는 곳 말씀하시는 겁니까? 알지요. 그리로 가겠습니다!”
종요의 말대로 꽤나 유명해진 곳이라 그런지 발 넓은 유정은 알고 있는 듯 보였다.
그가 흑귀대 몇몇과 함께 먼저 나가자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놀러간다는 생각에 기뻐보인다.
“다 챙겼냐!?”
“네!!”
하인들이 챙긴 음식과 술들이 담긴 수레.
준비된 마차들.
낚시까지 하려는 듯 낚시대를 챙기는 놈들도 있었다.
“도련님! 좀 천천히 가야하는거 아우?”
“알았어. 요화! 마차 좀 천천히 몰아!”
“예!”
말이나 마차에 비하면 당연히 수레는 좀 느릴 수 밖에 없다.
먼저 가버릴까 불안해하는 그들에게 웃어보인 후 움직였다.
꽤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것 때문일까?
사람들이 쳐다보았지만 우리는 마냥 신났다.
“엇? 어디 가십니까?”
“우금 아니야? 어디 가냐?”
“훈련 마치고 복귀하려고 합니다만…”
성문 근처에 도착했을 때 병사들과 함께 걷던 우금을 만났다.
진동부 소속이지만 장군부의 일도 겸직하고 있는 터라 이래저래 훈련의 일로 불려다니며 일을 하는 우금은 날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나들이 가려고. 근처에 풍경이 괜찮은 곳이 있다면서?”
“아. 조화원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거기 좋습니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저번에 가봤는데 마음이 좋더군요. 제일 좋은 자리는 자건 도련님께서 시를 써놓은 곳입니다.”
우금도 알고 있는 걸 보니 진짜 괜찮은 곳인가보다.
그는 우리를 찬찬히 흝어 본 후 웃으며 말했다.
“뭣하시면 병사들을 좀 보내드리겠습니다. 노시는 것은 좋지만 호위는 필요하지요.”
“병사들? 굳이 필요한가? 그 근처에도 있을 것 아니야.”
조화원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라면 그곳을 지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허도에서 그리 먼 곳도 아니고.
“호위를 해주겠다면 말리지는 않지. 술은 못주지만 고기는 먹일 수 있을테니까. 먹고 싶은 놈들은 오라고 해.”
“어? 괜찮으십니까? 한둘이 아닐텐데.”
“가서 소 잡을거야. 사람 많으면 좋지. 어때?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지 않아?”
“흠. 뭐 그렇지요. 그럼… 한 열댓명 정도만 데리고 가도 됩니까? 꽤나 실력이 있는 놈들이니 호위로는 좋을겁니다.”
“와. 와. 괜찮아. 아. 병사들 시켜서 고기 좀 추가로 구해오라고 해. 그리고 이걸로는 진동부에 고기 좀 사다주고.”
진동부에 있는 애들도 생각해줘야지.
거기 있는 놈들이 아무리 잘먹어도 우리끼리만 놀러가는데 고기 정도는 먹여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금은 웃으며 그것을 받은 후 말했다.
“그럼 정리 좀 해놓고 가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정도 인원이면… 어휴. 너무 많이 쓰시는 것 아닙니까?”
“돈 벌어서 어디다가 쓰라고? 이렇게 사람들 먹이는데 써야지. 아무튼 조화원으로 오도록 해!”
“예!!”
우금을 따르던 병사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
운 좋게 고기를 들고 집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기뻐하는 그들과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병사들이 부러워하는 성문 경비병들을 보았다.
솔직히 이정도로 베푸는 것은 내 재산에 큰 타격이 가는 정도가 아니다.
내 녹봉이 약 이천석이다.
거기에 추가로 이래저래 들어오는 것도 많고.
그런 나에게 금 몇냥 정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베푸는 것만으로도 병사들의 환심을 살 수 있고 다른 병사들이 내 소속이 되는 것을 부러워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은 잘만 하면 나중에 일이 터졌을 때 내 밑으로 병사들을 쉽게 끌어 올 수 있는 행위다.
남자는 배포가 커야한다.
씀씀이가 쪼잔하면 오히려 사람들의 호감을 살 수 없다.
쓸때 쓰고.
쓰지 않을 때 안 쓰는 것이 남자의 소비지.
“저긴가 봅니다. 오호… 길이 괜찮은데요?”
내 옆에서 걷던 여영기는 감탄하며 주변을 보고 중얼거렸다.
이미 꽤나 유명한 곳인가보다.
길이 잘 닦여 있어서 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래 걷지 않았을 때 화사한 꽃길이 보였다.
“이래서 조화원인가? 꽃이 아주…”
“어서 오십시… 진동장군님 아니십니까!”
“어라? 이 군수님 아닙니까? 왜 여기 계십니까?”
조화원의 입구에 있는 작은 정자에 앉아 죽간을 보며 이곳을 관리하는 병사들에게 명령하던 사내는 우리가 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나와 나를 반겼다.
이정.
현 임성군의 군수다.
몸이 안 좋아서 의원이 많은 허도로 요양을 왔다고는 들었는데 여기 있을 줄이야.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나를 반겼다.
“하하하! 한달간 조화원의 관리를 맡기로 했습니다.”
“허어… 이 군수님게서 왜 이런 곳의 관리를.”
“얼마나 좋습니까. 바람 좋고. 날 따뜻하고. 조용하고. 가끔씩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거기다가… 여기 있으면 가끔씩 고기도 대접받고. 얼마나 좋습니까?”
이정은 유쾌한 웃음을 터트린 후 우리를 보았다.
“어이쿠! 이거 나들이라도 오셨습니까?”
“하하. 예. 가솔들을 데리고 간만에 놀러 왔습니다. 자리가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물론 자리야 넘쳐나지요. 자자. 어서 들어오세요. 마침 좋은 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이정이 병사들에게 말하자 병사들은 길을 열어주었다.
“괜찮으시면 이따가 오셔서 고기에 술이나 한잔 하시지요. 제 부하들이 소를 가지고 오기로 했으니까. 좋은 자리이니 함께 하시지요.”
“어이쿠~ 이거 진동장군께서 주시는 고기이니만큼 어떻게든 받아야겠군요. 이래서 조화원 관리를 다들 하려고 하는가보군요! 으하하핫!”
크게 웃으며 그가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조화원 관리병들의 인솔하에 마차가 멈추고 아내들이 내렸다.
“와~ 굉장히 예쁘네요.”
“바람도 좋고~”
생글거리며 다가온 청이와 영이, 견희, 완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기쁘게 말했다.
그녀들이 기뻐하니 나도 좋네.
“저 근처에 자리를 깔고 놀자고. 이 군수님!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예! 진동장군님에게 좋은 자리를 안내해드려라!”
“알겠습니다.”
이정의 명령에 관리병이 다가온다.
그의 안내를 받으며 조화원 안으로 들어갔다.
봄이라 그런지 화사한 꽃들이 활짝 펴 있었다.
날씨도 선선하며 햇살도 좋았다.
나들이 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 그런지 좁은 냇가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어떻게. 좀 낚이오?”
“싱싱한 잉어를 낚았습니다. 헤헤. 어르신. 괜찮으시면 한마리 사시겠습니까? 싸게 드리겠습니다.”
관리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이곳에서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파는 이들도 있었다.
노인은 바구니를 열어 펄쩍거리는 잉어를 보여주었다.
“엄청 크네요!”
“한마리에 은자 한냥이면 됩니다요. 어떻습니까?”
“엄청 싸네. 여보. 사가요. 내일 아침에 잉어탕 끓여줄테니까.”
내 팔뚝만한 잉어를 보며 영이는 눈을 빛냈다.
영이가 괜찮다고 할 만한 정도면 진짜 괜찮은 잉어다.
난 주머니에서 은자를 꺼내어 주었고 노인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구니를 넘겨주었다.
“맛있게 드십시요. 잉어가 귀부인들에게 아주 좋은 음식인데다가 남자들의 정력에도 아주…”
“그래요? 또 잡으면 바로 말해줘요! 살테니까”
“아이고! 부인! 감사합니다!”
정력에 좋다는 말에 영이와 청이가 눈을 빛냈다.
으음.
밤이 무서워지겠군.
“후후후~ 이걸로 잉어탕에 잉어찜에~”
생글거리며 바구니를 든 영이와 그녀의 옆에서 잉어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청이.
그들의 모습에 견희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부럽다.”
“뭐가?”
“예?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 언니! 같이 가요!”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오늘은 제가 좀 나갔다오느라 늦어서ㅠㅠ 대댓글이 힘드네요ㅠ
500화 축하 감사합니다!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드려요~
그럼 내일 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