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45
00545 절대란 건 없더라고 =========================
작게 한숨을 내쉰 반준은 검을 잡고 일어났다.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검을 보던 반준은 고개를 들었다.
“그 정리의 대상에서 가장 먼저 위협을 받을 곳은 바로 이곳. 강하요. 왜?”
“도적에 의한 습격으로 명가들이 습격을 받고 기존의 군수가 죽었으니까. 그 교체를 명분으로 움직이겠지.”
알고 있는건가?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건가?
반준은 저렇게 대책없이 말하는 노숙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황조나 노숙이나.
자신이 보기에는 둘 다 대책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소. 황 군수는 이래뵈도 정식으로 임명된 군수요. 그 명분은 함부로 깍아내릴 수 없는 법. 필시 양양을 차지한 조조군이 움직일거요. 내가 군수가 되든, 아니면 당신이 강하군의 군수가 되든. 결국 그것은 임시에 불과하다는 거요. 그냥 조조에게 강하를 내어 줄 생각이었소?”
“임시라…”
“현재 형주목은 반역자로 낙인찍힌 유표 뿐. 군수를 임명할 수 있는 것은 주목, 혹은 그 위에 있는 자 뿐이요. 비록 손가의 가주가 전 가주의 관직을 승계받았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군수의 임명 권한은 없소.”
“그렇지.”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강하군을 가만 둘 것 같소?”
반준의 말에 노숙은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하. 그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요. 하지만… 그들은 움직일 수 없을걸?”
“뭐?”
반준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노숙은 여유롭게 웃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유표가 역적으로 낙인 찍힌 이상… 그들은 유표를 반드시 죽여야 하고. 유표가 역적으로서 죽는다면 괴가와 채가 역시 무사하지 못할테니까. 그 세 가문이 날뛴다면 제 아무리 조조군이라고 하더라도 피해가 없지 않을 것이오.”
“…강하에 군을 주둔시키겠다는거요? 하지만 잘못한다면 역적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잖소.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도 다 생각이 있다오.”
도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 건지.
노숙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마주하던 반준은 이마를 감싸쥐었다.
“너무 그들을 무시하는 것 같구려. 거기장군 하후돈과 대사농 정욱, 그리고 진동장군 진유하를 얕보지 마시오.”
“오오. 얕볼리가. 나만큼 그들을 경계하고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거요. 그렇기 때문에 당신을 포섭하려 하는 것이니까.
“강하군의 군수로서… 그들을 적대하라는 거요?”
무리한 요구를 시킨다.
자신 혼자 그들을 적대하라고?
아마 일격에 쓸려나갈텐데?
“그래. 바로 그거요. 당신이 우리와 손을 잡아준다면 시상과 장사, 여강의 병력이 움직이겠지. 양양의 세 가문과 싸워 지치고 피해를 입은 그들이 당장 우리를 공격할 수는 없을거요. 싸울 일은 없소. 그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복구하는 것만으로도 벅찰테니까.”
노숙의 말에 반준은 피식 웃었다.
그의 말대로 일이 풀려나간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저 인간이 뭘 계획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규군인 조조군에게 저항한 것을 빌미로 반역자로 낙인찍히지 않고 조조군의 공세를 막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만약 이간계를 쓴다면? 지금 양양 내에 유가와 채가, 괴가의 사이는 아주 나쁘오. 조금만 틈을 벌린다면 그들은 얼마든지 싸울 수 있소. 그리 된다면 조조군은 어렵지 않게 유표를 잡게 될 것이오. 그리고… 어렵지 않게 강하를 공격하게 되겠지.”
“물론 그렇지. 하지만 싸우는 게 다일 뿐이요. 왜냐?”
노숙은 즐겁게 웃었다.
“유가와 채가, 괴가는 결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지. 유표가 반역죄인이 된 이상… 그의 죄로부터 채가와 괴가는 결코 안전할 수 없소. 반역은 연좌죄를 물을 수 있는 죄. 채가와 괴가는 연좌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틀린 말은 아니다.
노숙의 말대로 유표는 역심을 품은 반역자가 되었다.
그리고 유표의 아내는?
채가의 가주 채모의 동생이다.
그리고 괴가 역시 유표의 가문과 결혼을 통해 연을 맺고 있었다.
“또한 채가와 괴가는 오랜 시간 형주 일대에 자리잡고 있던 명문 중의 명문이요. 그 명문이… 과연 조조에게 도움이 될 것 같소? 그들을 없애지 않는다면 결국 제 2의 유표, 제 3의 유표가 나올 뿐이지. 그런 상황에서 조조가… 그들을 살려 둘 것 같소?”
“그리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또 있소.”
“얼마든지 말해보시구려.”
“유장은 어쩔 생각이요?”
유장.
그 이름이 나오자 처음으로 노숙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대한 것도 생각해두지 않은 것은 아니나… 아직까지는 그들과 접촉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판단이오. 혹시 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가르침을 주시구려.”
“필경 당신의 생각대로 흘러간다면… 유장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거요. 분명히 강릉, 혹은 무릉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겠지. 그리고 그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소?”
적의 적은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적의 적은 도구다.
그렇다면 유장에서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자신들을 쳐내기 위해서 조조와 협력을 할 것이다.
강한 적과 굳이 싸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조조, 그리고 유장과 오.
이 셋 중 누가 가장 강한 것인지는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지. 강자를 상대하기 위해서 약자끼리 손을 잡는다? 천만에. 강한 자를 상대하기 위해 약자들은 결코 손을 잡지 않소. 오히려 강자에게 빌붙어 더 약한 자를 만들려고 하지. 그게 바로 사람이요.”
“음…”
“이보오 노 군사.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거요. 이미 여기까지 온 마당에 황조를 제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그렇다 하여 조조군과 적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요.”
반준은 거의 애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노숙을 설득하고 있었다.
당연한 것이다.
반준에게 있어서 강하는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살아와 긴 시간 동안 큰 전란 없이 강하의 백성들은 평안히 살아왔다.
그런 강하가 이제 곧 전쟁터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반준으로써는 최대한 싸움을 피하고 싶을 뿐 이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오.”
반준의 의견에 노숙은 웃었다.
“이게 가장 현명한 판단이지.”
“….”
“자. 내가 해줄 말은 이것 뿐이요. 우리와 손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여기서 황조와 함께 가라앉을 것인가.”
더 이상의 제안은 없다.
노숙의 말에 반준은 황조를 보았다.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만만한 황조가 이런 식으로 줄타기만 하지 않았다면 강하는 이런 전란 속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분노에 반준은 검을 꽉 잡았다.
“당신이…”
“바, 반준. 이보게… 그러지 말게.”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당신이요.”
두려워하는 황조에게 반준은 검을 휘둘렀다.
일검에 황조를 죽인 반준은 피가 흐르는 검을 떨어트렸다.
“축하하오. 반 군수. 당신은 이제부터 우리와 함께 천하를 노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소.”
“고맙기 그지 없구려. 그럼 이제부터 어쩔 생각이오?”
“어쩔 생각? 반 군수께서는 백성들과 병사들은 안정시키고 하구항에 다녀와주셨으면 하오. 그동안 우리는 전투의 준비를 할 테니까.”
손쉽게 강하성을 차지하게 되었다.
성주의 집무실로 들어가 그곳에 앉은 노숙은 따라 들어 온 주유의 표정을 보며 웃었다.
“뭐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나?”
“반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야. 진유하는 강하다. 그리고 무서운 자지.”
“오오. 당연히 알지. 그는 무서운 자야. 그러니까 최대한 경계할 수 밖에. 주 도독. 댁은 시상으로 가서 병사들을 데리고 와줬으면 하는데.”
“알았어.”
무언가 말하고 싶었는지 주유는 입술을 달짝거렸지만 결국 속에 있는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
그가 나가자 노숙은 씩 웃었다.
“이거 욕심이 생기는군…”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기 마련이다.
지금 유표는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
그렇다면 그의 발악은 분명히 조조군을 최대한 압박하고 저항하게 되겠지.
“…잘하면 진유하를 여기서 제껴버릴 수도 있을텐데 말야.”
하후돈이나 정욱보다는, 노숙은 진유하를 더욱 경계하고 두려워했다.
당연한 것 아닌가.
그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명장이고, 또 서주에서 떠드는 것처럼 천신장이라고 불릴만한 업적을 세웠다.
그러니 위험한 사람이고 또 잘라낼 기회가 생기면 잘라내야 한다.
“으음…”
욕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치밀어 오르는 욕심을 느끼며 노숙은 짧게 혀를 찼다.
“지금은 무리겠네.”
지금의 상황을 기회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무리가 많았다.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최대는 유표의 공략을 끝낸 조조군이 더 이상 남하하지 않게, 적어도 오를 공격하지 않게 하는 정도 뿐.
그것을 위한 준비는 이미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제갈량이라는 교섭재료를 손에 넣은 만큼 자신은 있었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을테니까.”
조조군과 유표군은 반드시 싸울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의 상황과 현재의 현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까.
역적이 된 유표.
유표와 깊은 연이 닿아 있는 채가와 괴가.
그리고 형주를 다스리기 위해서 채가와 괴가, 유가를 제거해야 하는 조조군.
그들의 욕심과 명분은 그들의 싸움을 만들게 될 것이고, 그 싸움이 벌어지면 당장 조조군으로서도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어진다.
작게 한숨을 내쉰 노숙은 품에서 비단 주머니를 꺼내었다.
“젠장.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비단 주머니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노숙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욕심은 다스려야 하는 법… 거기에 흔들리게 되면 천하에 휩쓸린다. 숙아. 숙아. 정신을 차려라.”
고급스러운 비단주머니의 안을 한번 더 본 그는 그것을 품에 넣고 의자의 등받이에 등을 푹 기대었다.
“이 빌어먹을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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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유와 유복이 복귀했다.
그들 역시도 실패한 모양이다.
빈손으로 돌아 온 그들이 난감해하는 것을 보며 난 웃었다.
“쩝. 그럼 그냥 가야하는 건가?”
아직까지 간을 보는 명가들과 호족들.
그들의 지원 없이 양양을 친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직 포섭을 할 두 명가가 남아 있습니다.”
“어디? 마땅한 곳은 이제 없는데?”
정욱이 떨떠름히 대답하자 난 천천히 말했다.
“지금 가장 애가 탈 곳, 가장 불안해할 만한 곳.”
양양현을 코 앞에 둔 상황이라면 가장 불안해할 가문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손을 내밀면 반드시 잡을 이들이다.
내 말에 정욱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거기가 어딘데?”
“채가와 괴가입니다.”
“…잠깐만. 채가와 괴가? 설마 그 채가와 괴가는 아니겠지?”
“왜 아니겠습니까?”
유표와 함께 형주의 대가문이라 불리는 채가와 괴가.
그들을 포섭하면 된다.
내 말에 하후돈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그들이 넘어올까? 아니 그 전에. 채가는 절대로 넘어오지 않을텐데. 자네도 알잖은가. 유표의 아내가 바로 채가의 사람인데. 반역죄는 연좌죄야. 그러니…”
“하하하… 다들 얼마나 됐다고 잊고 계시는 겁니까. 유망지의 일을 떠올려보시지요.”
한발 물러나면 된다.
한번의 욕심을 억누르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다면 그냥 물러나면 된다.
“죄를 탕감할 수 있는 방법은 합당한 처벌, 혹은 그 이상의 공이지요.”
“잠깐만. 자네 그럼?”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나보다.
정욱이 놀라며 날 바라보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들 스스로 죄를 탕감받기 위한 기회를 줘 보려고 합니다.”
유이가 자신의 형, 유망지를 구하기 위해 유막과 황족들을 팔았던 것처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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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온 몸의 뼈마디가 쑤시네요 아놔ㅠㅠ
나이를 먹긴 먹었나봅니다.
바로 대댓글 갈게요!
내가길을안다 // 포스 ㅎㄷㄷ
트릭스타 // 과연!?
vofjelaosldk // 오늘은 완이가 읍네요유ㅠㅠ
허클베리fin // 무엇일까요!? 뚜둥!
황녀아리샤 // 거의 그렇죠. 그래서 다들 발버둥을 !!
chjh881121 // 그렇죠 오죽했으면 삼국의 물량을 비교했을때 거의 압도적으로 위가 유리…
Dunkel // 잡혔습니다!!
ppk12 // 왕찬의 시대는 좀 나중…ㄷㄷ
잠쟈다콩해쪄 // 맛난 귤!!
새벽산ㅊ책 777
마스터칼솔럼 // 노숙짱짱맨~
koreaabce // 중간보스가 될 것인가 중간보스도 못될 것인가…!!
이슈티르 // 과연 우찌 될까요!?
백발마인 // 늘 감사합니다~
무흐니 // ㅋㅋㅋ 일단 그건 아니네요 ㅎ
암천회류 // 항상 감사드려요~
천공의행검 // 이번주만 지나면 그래도 좀 풀린다네요… 긏ㅊ치만 이번주가 지나면 마음이 추워지는 크리스마스^^
Bobbylow // 엥!? 양기보충을 왜 제 등짝으롴ㅋㅋㅋㅋ
비누좀주워주세요 // 아직은 아니죠 ㅋㅋㅋ
휴리어벨 // 과연 언제 갈것인가…!!
구구꺄꺄꺄 // 유하도 통수는 ㅊ칩니다
JangSEE //뭐 어쩔 수 없죠 누군가가 없으면 누군가가 강해지는건…
Guaaaaak // 쟌넨! 잡혓습니다!
허니앙쥬 // 과연 손을 잡을까요!? 뚜둥!
철의노래 // 뭔가는 하겠죠 ㅋㅋㅋ
그럼 내일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