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213)
사업의 시작
“정부에서 항공 사업 면허가 떨어졌습니다.”
“잘됐네. 수고했어. 그것에 대해 특별한 말이나 요구는 없고?”
“부총리께서는 크게 환영했습니다. 대한 항공 공사도 인수해 주었으면 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
“항공 사업의 독점은 좋지 않다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잘했어. 굳이 고물 비행기와 적자 회사를 인수할 필요는 없어.”
이전에 인수한 영도 조선소는 좋은 입지와 뛰어난 기술자가 있었다. 삼척 시멘트 공장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은 고품질의 석회석 자원을 보유하고 수출에 유리한 지역이었다.
대한 항공 공사는 가져올 것이 없었다. 사업 허가만 아니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 더 나았다.
“다음에 부총리를 만나게 되면 대한 항공 공사도 일본 항로에 취항하라고 말씀드려. 소형기로도 수익이 날 거야.”
고물 비행기지만…… 한일 항로는 수익성이 높았다. 단거리에 운임이 높은 편이었다. 거기에 워커힐 리조트 개막식을 계기로 여객 수요가 대폭 늘 것이었다. 흑자 노선이 될 것이었다.
‘대한 항공 공사가 커지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야.’
“그쪽에 투입되는 항공기가 많으면 좋아.”
진짜 큰 수익은 항공료가 아니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면 올수록 우리에게 유리해.”
호텔과 리조트, 카지노, 면세점, 공연 시설 등 관광객이 돈 쓸 곳을 많이 마련해 두었다.
한일 노선은 관광 비용 중 항공료 비중이 낮은 곳이었다. 이번 회차는 그 비중이 더 낮아질 것이다. 관광객 한 명당 기대 수익이 훨씬 높았다.
“국내 항공사뿐만 아니라 일본과 해외 항공사에 한일 노선 취항을 권유해 봐. 워커힐 리조트 개막식에 맞추어 특별기도 띄우게 만들고.”
루이 암스트롱과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스 외에도 유명 가수가 초청되었다. 그들을 보러 일본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이 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들을 수송하려면 더 많은 항공기가 필요했다.
“알겠습니다. 미래 관광을 통해서 그 부분을 항공사에 전달하겠습니다.”
대형 관광 회사는 관광객 수요에 맞추어 특별기를 항공사에 요청할 수 있었다. 일정 기간만 그 노선에 취항하는 것이었다. 항공사도 수익을 일정 부분 담보할 수 있어 이득이었다.
“수요만 많으면 공연을 며칠에 걸쳐서 해도 돼.”
대형 이벤트는 여러 날 동안 개최되기도 했다. 초청 가수들도 멀리 한국에 온 김에 공연을 많이 하면 좋았다. 그만큼 많은 공연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보잉사와 항공기 도입을 위한 협상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 *
―반갑습니다. 저는 미래 그룹 전략기획실장 이학수입니다.―
―미래요……? 내 아내가 매일 사용하는 그 전기레인지를 만든 그룹이군요?―
미래 그룹은 이제 미국에서 상당히 알려졌다. 그간 노력의 결실이었다. 미래 전자의 전기레인지는 중상층의 워너비였다.
―하하, 맞습니다. 저희 그룹을 S.P.A의 주식 상장, 전기레인지와 냉장고 같은 가전기기, 지프 랠리에서 우승한 자동차 등으로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오호, 미래 그룹이 정말 진출한 곳이 많군요. 그런데, 내가 알기로 한국은 전쟁을 겪은 지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여객기를 운용할 여유가 되나요?―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아직 한국전쟁이었다. 이것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문화 산업, 한류가 전 세계에 퍼지기 전까지……. 문화가 그만큼 중요했다.
―대한민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입니다. 미래 그룹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회사로써, 세계 최고의 항공사를 만들 것입니다.―
이학수도 부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했다.
―하하. 자신감이 대단하군요. 저희야 항공기를 많이 팔면 좋지요. 어떤 기종을 원하시는가요?―
―저희는 귀사의 707―302C 모델을 여객기로 활용하려 합니다.―
―뭐라구요? 707―302B를 잘못할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귀사에서 최근에 개발한 707―302C를 원합니다.
―혹시 해당 모델은 화물 수송기를 목적으로 한 것임을 모르십니까?―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화물 수송기를 여객기로 개조해 사용한 사례는 많습니다. ―
―뭐,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리죠. 다만 개조하는데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은 아시죠?―
보잉사는 707―302C 개조에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학수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부회장님 이마바리 화물선을 어떻게 싸게 샀는지 들어서 알고 있었다.
―오히려 저희에게 항공기를 싸게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707―302C가 여객기로서 유용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더 잘 팔리지 않겠습니까?―
―흠……. 우리 측 연구원들도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저희가 먼저 시도해 보고, 그 정보를 보잉사에서 사용하십시오. 저희가 전면적으로 모든 수치를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허, 그렇게 해 주신다면…… 좋습니다. 항공기를 싸게 제공해 드리지요.―
―감사합니다. 한 가지 더 요청할 게 있습니다. ―
이학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더 큰 것을 원했다.
―그게 뭔가요?―
―정비 인력을 부탁드립니다.―
―처음이니, 특별히 정비 인력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자체 정비 인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계속 보잉사의 신세를 질 수는 없습니다.―
―그건 좀 무리한 요구 같군요.―
함부로 외부인을 들일 수는 없었다. 알게 모르게 기술이 새어 나갈 수도 있었다.
―707―302C를 두 대 구매하겠습니다. 저희는 최고의 항공사를 목표로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항공기를 구매할 것입니다. 그것을 고려해 주십시오.―
추가로 더 많은 항공기를 구매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아직 보잉사가 절대 강자가 아니었다. 민항기 사업에서 더글라스사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다. 페어차일드와 록히드 마틴도 건재했다.
보잉 707이 큰 인기를 끈 것은 팬 아메리칸 항공사가 도입하여 성능을 입증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팬 아메리카 사는 그 이후로 707기종을 20대나 주문했다. 그 덕분에 보잉이 더글라스사를 제치고 민항기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학수가 707―302C를 도입하여 여객기로 사용하겠다는 말에 기뻐한 것도 그 이유였다. 추가 구매라는 말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하하, 미래 그룹의 사람들은 다 이렇게 적극적인가요? 좋습니다. 정비를 배울 인원을 보내 주세요. 잘 가르쳐서 보내 드리지요.―
* * *
“우선 두 대의 최신 707―320C 모델의 도입이 결정되었습니다. 세계 1번째입니다.”
미래 항공이 도입하는 707―320C 모델은 보잉의 역작인 707―320B의 후속 모델이었다.
707―320B 모델은 팬암이 도입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려 175대가 팔렸다. 그것을 화물용으로 개량한 것이 707―320C였다.
그 비행기에는 JT3D―7 터보 엔진이 달려 있었다. 152톤의 중량으로 1만 킬로 가까이 비행할 수 있었다. 대륙 간 수송기였다.
“그건 화물 수송기로 개발된 것이 아니었어?”
“화물 수송기를 여객기로 개조 못 할 것이 없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여객기로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잘했어. 화물 수송기가 여객기로 바뀐 사례는 많아.”
2차 대전 후 폭격기와 화물 수송기가 여객용 항공기로 변형되어 공급되었다. 보잉사도 폭격기와 수송기를 만들던 회사였다. 폭격기에 사용되면 제트 엔진으로 여객기를 만들었다.
“괜찮은 녀석이 나오겠네. 한일 항로에 투입하기는 아깝지만…… 그래도 그만한 비행기가 없으니.”
707―320C는 화물 수송기로 개발되었지만…. 여객기로 더 많이 사용된 기종이었다. 여객용으로 개조하면 무려 219명을 태울 수 있었다.
기존의 707―320시리즈보다 30명을 더 태울 수 있었다.
’30명이 적은 수 같지만…… 단거리 노선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하루에도 여러 번 왕복할 수 있는 단거리 노선에서는 그 효용성이 커졌다. 그만큼 많은 수익이 났다.
701―320C 기종은 모든 707시리즈 중 제일 많이 생산된 기종이었다. 총 8백 대가 만들어진 보잉 707 중 335대가 701―320C였다.
보잉의 메가 히트작이었다. 그중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화물 수송기로 팔린 것은 몇 대뿐이었다.
‘저번 역사와 마찬가지가 되었네. 다만 그것을 제안한 사람이 학수로 바뀌었어.’
사람의 생각은 거의 비슷비슷했다. 그래서 역사의 큰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그 세부적인 부분은 다르게 움직였다.
* * *
“항공기의 정비는 어떻게 했어?”
“우선 그들의 정비 지원을 받고 이후에는 저희 쪽에서 직원을 파견 보내기로 했습니다.”
“잘했네.”
비행기는 한순간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진다. 거기에 고가인 만큼 사후 서비스가 중요했다.
미래 항공처럼 처음 보잉 항공기를 도입할 때는 정비 직원을 보내 주었다. 보잉사 직원을 구슬려서 기술을 얻어 낼 수 있지만, 이쪽 직원이 그곳에서 배워오는 것이 더 나았다.
비행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수리와 정비를 통해서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시발과 하동환도 차량을 정비하면서 기술을 축적하여 자동차를 만들었다.
‘가스 터빈 엔진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겠어.’
제트 엔진은 가스 터빈과 동일한 의미로도 쓰였다. 이는 제트 엔진 거의 대부분이 가스 터빈 엔진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스 터빈 엔진은 개발하기가 어렵지만,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었다.
헬기와 비행기, 선박, 전차,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었다. 반면에 만들 수 있는 곳이 적어 고가였다.
“빠르게 파견할 직원을 선발해 보내.”
“김영삼도 거기에 포함할까요?”
“그가 원한다면. 그런데 별로 가려고 하지 않을걸?”
“헬리콥터 엔진을 만들려고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가 관심이 있지 않을까요?”
“제트 엔진의 구조는 연수받고 온 사람과 자료를 보고 배울 수가 있지만…… 합금은 직접 만들어보는 것 말고 알기 어려워.”
항공기 정비를 통해서 합금과 같은 소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소재와 관련된 기술은 대장장이의 가보와 같았다.
함부로 알려 주는 것이 아니었다. 훔쳐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직접 시행착오를 해가며 비법을 찾아야 했다.
한국이 가스 터빈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소재 기술 개발을 등한시한 것 때문이었다. 발전용 가스 터빈 엔진을 만드는데 총 1조 원 이상의 연구 개발비가 들었다.
21개의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 연구소, 13개의 중소 중견기업과 발전사가 거의 10년 동안 함께 매달려 개발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소재 산업을 발달시켰다면 더욱 이른 시기에 적은 비용으로 발전용 가스 터빈의 국산화에 성공했을 것인데…….’
제너럴 일렉트릭(GE), 지멘스, 미쓰비시 파워(MPW) 등 3대 기업이 오랫동안 그 시장을 독점했다.
발전용 가스 터빈 엔진을 만들 수 있으면, 기존의 화력 발전소와 열 병합 발전소의 전기 생산 능력을 올리고 오염이 적은 연료로 대체할 수 있었다.
먹고살 만해지면 대한민국도 환경 오염에 민감해진다. 훽스트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미리 대비해야 했다.
적절한 시점에 가스 터빈과 재활용 기술로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할 생각이었다.
‘아직 학수에게 그것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발전소용 가스 터빈 엔진보다 헬리콥터와 비행기의 제트 엔진 먼저였다. 제트 엔진을 만들면 그다음은 수월했다.
“우리가 지금은 보잉사에서 항공기를 구매하지만, 언젠가는 만들어야지 않겠어? 합금 기술은 항공기 제작에 필수야.”
“그쪽 기술을 얻을 방법도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어렵지만……. 자체 개발과 기술 도입을 동시에 추진하면 좋지. 쓸 수 있는 패는 많을수록 좋아.”
항공기 엔진에 관한 이야기가 끝났다. 그보다 더 시급한 일이 있었다.
* * *
“부회장님, 보잉사에서 인도하는 두 대의 701―320C를 어느 노선으로 투입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그냥 도쿄와 오사카 두 곳에 투입하면 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자원을 분산시키는 것보다 시장이 큰 곳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었다.
“우선 도쿄와 오사카 노선 두 곳에 취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학수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도쿄가 여객 수요가 오사카보다 훨씬 많았다. 거기에 곧 도쿄 올림픽이었다.
2대의 항공기를 도쿄에 집중하는 게 더 나았다.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도쿄와 오사카에 각각 취향을 시켜.”
‘고민할 게 뭐가 있어. 내년에 한 대 더 도입하면 되지.’
“보잉사에서 추가로 한 대 더 주문해.”
“괜찮으시겠습니까? 일본에만 3대의 항공기를 투입하는 것입니다.”
이학수는 항공 수요의 부족으로 적자 운항을 걱정하는 것이다.
“내년에 도쿄 올림픽이 있잖아. 거기에 마루한의 오키나와 리조트도 그쯤에 완공될 거야. 충분한 수요가 생길 거야.”
관광 수요를 늘리기 위해 한 가지 수만 둔 것이 아니었다.
“예상만큼 여행 수요가 늘지 않는다면 한 대를 미주 항로로 돌리면 돼.”
김포와 L.A 국제공항까지 거리는 9,577km였다. 보잉 701―320C가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것은 대륙 간 화물기로 개발된 기종이었다. 여객기로 개조하면 운항 거리가 더 늘어났다.
“미국까지 가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직항 노선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베트남 전쟁에 미국이 참전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50만이 넘는 미군이 베트남에 주둔하면 병력이동이나 휴가 등 많은 여객 수요가 생길 것이다.
한국군은 배를 타고 파병을 가지만…… 미군은 그런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아니면 원래대로 수송기로 사용해도 되고.’
여객기를 화물 수송기로 전환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많이 이루어졌다.
보잉 701―320C는 쓸모가 많았다. 보잉 747기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많이 팔린 기종이었다. 인기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그것을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영리한 토끼는 굴을 여러 개 판다고 했어.’
추가로 나에게 여객 수요를 더 늘릴 방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