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921
922화
장대방이 웃으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근처를 지나가던 아주머니 몇 분이 다가왔다.
“대방 엄마.”
아주머니 한 분이 장대방의 어머니를 부르자,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급히 그녀를 툭 쳤다.
“아…….”
그에 자신의 실수를 안 아주머니가 어색하게 입을 막자, 장대방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세찬 엄마, 어디 갔다 와?”
“목욕탕 갔다 와.”
“애들 밥은 어쩌고 지금 갔다 와?”
“밥하기 싫어서 오늘 저녁은 시켜 먹으라고 했어.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거기서 비빔밥 먹고 왔어.”
“맛있었겠네.”
“그런데 이건 뭐야?”
아주머니가 푸드 트럭을 보자, 장대방 어머니가 웃으며 강진을 가리켰다.
“우리 대방이하고 친한 형이 우리 음식 해 주겠다고 가지고 왔어.”
“음식? 이거 푸드 트럭 아니야?”
아주머니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식사들 안 하셨으면 음식 좀 드세요.”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자신을 보자, 장대방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좀 앉아서 먹고 가.”
“그래도 되나?”
아주머니들이 머뭇거리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음식 넉넉하니 앉으세요.”
그러고는 강진이 푸드 트럭에 올라가자, 아주머니들이 슬며시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대방이가 제대로 살기는 했나 보네. 자기 가족들 음식 해 주겠다고 형이 이렇게 푸드 트럭까지 가져오고 말이야.”
“우리 대방이야 그런 애지.”
장대방 어머니와 아주머니가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강진은 대패 콩나물찜과 김칫국을 그릇에 담았다.
“대패 콩나물찜은 간장 소스에 찍어 드시고요. 김칫국은…… 아시죠?”
강진이 웃으며 하는 말에 아주머니들이 웃었다. 김칫국이야 그냥 먹으면 되니 말이다.
“그럼요.”
“그런데 대패삼겹살을 콩나물 위에 올려서 찜을 했네?”
“드셔 보세요.”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먹어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어머, 너무 맛있네.”
“그러게. 아주 부드럽고 좋네. 냄새도 하나 안 나고.”
두 아주머니의 말에 장대방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남이 해 주는 음식이라 더 맛있지?”
“그건 그렇지.”
아주머니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에 장대방 어머니가 웃으며 강진을 보았다.
‘고마워.’
장대방 어머니가 작게 입모양으로 말을 하는 것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드세요.”
“정말 맛있게 많이 먹을게요.”
아주머니들이 웃으며 음식을 먹자 강진이 그녀들 앞에도 소주잔을 하나씩 놔 주었다.
“그럼 어머님, 아버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오늘 고마워.”
“다음에 저희 가게 꼭 와 주세요.”
“그래. 알았어. 다음에 꼭 갈게.”
강진이 고개를 끄덕일 때, 아주머니들이 아쉬운 듯 말했다.
“조금 더 있다 가지.”
아주머니들의 말에 장대방 어머니가 웃었다.
“강진이도 쉬어야지.”
그녀의 말에 아주머니들이 아쉽다는 듯 푸드 트럭을 보았다. 맛있는 음식에 술을 마시던 도중에 자리가 끝났으니 말이다.
아쉬워하는 아주머니들을 보고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대요.”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들이 이건 무슨 소리인가 하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에 강진이 입맛을 다셨다.
“그렇다고요.”
강진의 말에 아주머니가 이상하다는 듯 보자, 옆에 있던 장대방 어머니가 말했다.
“잔치를 하루 종일 할 수 없다는 말이잖아. 좋은 자리에도 끝이 있다고.”
“아!”
그녀의 말에 아주머니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진을 보았다.
“어쨌든 오늘 잘 먹었어요. 아! 그리고 잠시만요.”
아주머니 한 명이 후다닥 슈퍼에 들어가더니 피로 회복제 한 박스를 들고 나왔다.
“오늘 먹은 거 보답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잘 먹었어요.”
그에 강진이 웃으며 그것을 받았다.
“한 번 거절을 하고 다시 권하는 과정이 있어야겠지만, 정이라 생각하고 잘 받겠습니다.”
“총각이 말을 재밌게 하네. 다음에 또 봐요.”
“네.”
강진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할 때, 아저씨가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다가왔다.
“오늘 정말 잘 먹었다.”
웃으며 배를 두들기는 아저씨의 모습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잘 드셨다니 잘 됐네요.”
강진의 말에 웃던 아저씨가 말했다.
“아! 광현이 보증금 내가 깎아 준 이야기 들었어?”
“보증금요?”
“내가 부동산에 단호하게 이야기해서 보증금 반절 돌려받았지.”
아저씨가 웃으며 하는 말에 강진이 그를 보다가 물었다.
“그런데 월세를 깎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깎으셨어요?”
강진의 말에 아저씨가 입맛을 다셨다.
“월세를 깎으려고 했는데 그 주인이 이미 다른 데보다 많이 깎았다고, 거기서 더 깎으면 차라리 공실로 두고 말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라도 더 해 주라고 하니까 그럼 월세는 그냥 두고 보증금 반 돌려주겠다고 해서 보증금 절반 돌려받았어.”
아저씨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한참 돈 들어갈 나이에 몇 백만 원 여유 생긴 게 어디야.”
아저씨의 말에 아주머니가 웃었다.
“광현이가 경찰이라고 하니까 믿고 돌려준 걸 가지고 뭘 자기가 잘 해서 한 것처럼 말을 하네.”
“어허! 그래도 말을 해야 주는 거지. 안 그래?”
“그럼요. 잠도 누워야 자는걸요.”
강진이 편을 들어주자 기분이 좋은 듯 아저씨가 웃었다.
“봐. 사람이 서서 잠을 잘 수 있나.”
아저씨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차를 보았다.
“기사님 기다리시니 저 이만 갈게요.”
“그래. 조심히 가.”
“다음에는 우리가 가게에 한 번 놀러 갈게.”
“그러세요.”
인사를 마친 강진은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강진의 말에 대리기사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야 출근하자마자 같은 동네에서 손님 태우니 좋죠. 그럼 갑니다.”
대리기사가 시동을 켜는 사이, 강진은 아주머니에게 받은 음료수를 따서는 내밀었다.
“이거라도 하나 드시고 하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리기사가 음료를 단숨에 마시고는 빈 병을 내밀자 강진이 그것을 받아 박스에 다시 넣었다.
차가 출발하자 강진은 사이드 미러로 장대방 가족을 보았다. 그러다 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장대방을 발견한 강진이 웃으며 창문을 내리고는 손을 흔들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대리기사에게 인사를 한 강진은 뒷문을 통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직원들이 반갑게 맞이하는 것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별일 없었죠?”
“별일 있을 것이 있나요. 아! 손님들 몇 분 왔다 가기는 했어요.”
“손님요?”
“풍경 소리 들려서 나가 보니 ‘가게 문 닫았네.’ 하고는 가시더라고요. 저희 일요일에는 쉰다는 거 모르고 오셨나 봐요.”
“평소 오시던 분들은 아닌가 보네요.”
“소문 듣고 오셨나 봐요.”
직원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에게 죄송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일요일에 안 쉴 수는 없으니 말이다.
“내일 단톡방에 쉬는 날에 대해서 공지 한 번 해야겠네요.”
대부분 알고 방문하지만, 방금 온 사람들처럼 모르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말이다.
“나 먼저 올라간다.”
“벌써 올라가게?”
“왜, 같이 올라가게?”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자리에 가서 앉으며 TV를 켰다. TV에서는 배용수가 주말마다 보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드라마 제가 놓친 거 있어요?”
배용수의 물음에 이혜미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여주인공이 선아인 걸 남자 주인공이 알았어요.”
“어? 알았어요?”
“네.”
“이야, 남자 주인공 속 터지겠네.”
배용수가 웃으며 TV를 집중해 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강진이 한숨을 쉬었다.
“아줌마가 다 되어간다.”
강진의 말에 배용수가 웃었다.
“애들은 이런 드라마의 묘미를 모르는 법이지. 올라가서 자라.”
배용수의 말에 강진이 입맛을 다시고는 2층으로 올라갔다.
***
“안녕히 가세요.”
강진은 웃으며 손님을 배웅하고는 줄을 보다가 문득 맨 뒤를 보았다. 맨 뒤에 여자아이가 가방을 멘 채 서 있었던 것이다.
그 여자아이 뒤에는 아주머니 귀신 한 분이 서 있었다.
“사장님, 저희 들어가도 되나요?”
강진이 말없이 줄을 보고 있자 앞에 서 있던 손님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럼요. 몇 분이세요?”
“저희 넷요.”
“네 분 들어오세요.”
강진이 가게 문을 크게 열자 손님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보던 강진은 다시 아이와 아주머니를 보았다.
줄을 서 있던 아이가 강진의 시선에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그런 아이에게 강진은 웃으며 손 인사를 했다.
“우리 가게 온 거야?”
“네.”
“음…….”
강진은 힐끗 아주머니 귀신을 보고는 물었다.
“그런데 혼자 왔어?”
“네.”
“정말 혼자 왔어?”
강진의 말에 여자아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시늉을 하고는 말했다.
“네.”
여자아이의 말에 강진이 의아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는 같이 줄을 서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른하고 같이 온 줄 알았는데 혼자 왔다고 하니 의아한 것이다.
아이를 보던 강진이 가게를 보고는 말했다.
“그럼 잠깐 줄 서 있어. 모르는 사람이 따라오라고 해도 가면 안 돼.”
“당연하죠. 안 돼요! 싫어요! 꺼져요!”
여자아이의 말에 앞에 있던 아가씨 한 명이 피식 웃었다.
“말 잘하네. 특히 마지막 마음에 든다.”
“드라마에서 봤어요.”
여자아이가 웃으며 하는 말에 아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싫을 땐 단호하게 말을 해야 해. 안 그러면 튕기는 줄 안다니까.”
아가씨의 말에 여자아이가 웃었다.
“언니는 단호해야겠어요. 안 그러면 남자들이 막 다가오겠어요.”
“어머, 네가 사람 볼 줄 아는구나.”
“그럼요.”
아가씨가 웃으며 강진을 보았다.
“제가 보고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간 강진은 방금 들어간 손님들에게 메뉴를 받아서는 주방에 들어갔다.
“혜미 씨.”
강진의 부름에 한쪽에 앉아 있던 이혜미가 그를 보았다.
“네?”
“밖에 나가면 여자아이하고 같이 서 있는 아주머니 귀신 있거든요. 한 번 만나 볼래요?”
“여자아이하고요?”
“혼자 왔다던데…… 근데 아직 애들 방학 할 때 아니지 않아요?”
강진의 말에 이혜미가 벽에 걸린 달력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때가 아닐걸요.”
이혜미의 말에 배용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때가 아니지.”
“잘 아네?”
“방학 때면 가게에 어린이 손님이 늘어나니까. 그래서 어린이들이 좋아할 메뉴 한두 개 추가하거든.”
“호오! 운암정에서 어린이 특선 요리도 준비를 해?”
“손님에게 최선의 요리를 대접하는 곳이 우리 운암정이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손님으로 왔으면 손님 대우를 해 드려야지. 그리고 손님 식성을 맞춰 주는 건 요리사의 기본이다.”
“그럼…….”
뭔가 말을 하려던 강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일단 손님 대접해 드려야지.”
강진은 홀로 나와서는 손님들을 살폈다. 그러던 강진이 가게 입구를 보았다.
‘흠…… 왜 애 혼자 왔지?’
어린아이를 보던 강진은 황태수와 황미소를 떠올렸다.
전에 보육원에 갔을 때 둘은 아주 밝은 모습이었다. 담임 선생님이 잘 해 주지는 않지만 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대해 준다면서 좋아하던 것이다.
두 아이가 원한 건 다른 애들보다 더 귀여움 받는 게 아니고 그저 똑같이 대우받는 것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