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78
87. 클라우디아
쾅! 쾅!
분명 겉으로는 서로 치열하게 치고받는 모습.
하지만 실상은 내가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그렇기에 주변을 살필 여유 정도는 있었다.
특히 처음 클라우디아를 대면했을 때 그 주변에 자리했던 29명을.
클라우디아와 같은 신리움들.
그 29명이 한데 모여서 떠드는 모양새에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것은 손쉽게 예측이 가능했다.
그리고 가장 신빙성이 높은 것은 아무래도 내 손아귀에 붙잡힌 클라우디아를 빼내는 것일 테고.
아무리 다급해도 총대장인 클라우디아를 버리고 퇴각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퍽! 푹!
“크헉!”
분명 서로 공격을 허용했음에도 평온한 나와 달리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는 클라우디아.
그 모습에 조급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고지가 눈앞이니까.
그리고 아무리 클라우디아를 빼내기 위해 수백, 수천 아니, 수만의 인원이 나를 향해 달려들어도 상관없다.
이미 그럴 가능성을 계산해서 쿨타임이 돌아온 모든 스킬들을 사용치 않고 있으니까.
쿨타임이 고작 150초밖에 안 되는 제왕의 집념에 붙은 블링크 2 조차도.
그리고 얼마 뒤 내가 예상한 대로의 일이 벌어졌다.
“블링크.”
“블링크.”
“급속 이동.”
“내 몸은 번개와도 같은 몸이 되리라!”
“빠른 이동이 가능한 자들은 모두 이동하라! 절대 멈추지 마라!”
슝! 슝! 슝!
순간적으로 나와 클라우디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적들.
그 숫자가 적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드러낸 자들 중에서 몇몇이 빠르게 스킬을 사용했다.
“퍼져라! 한치 앞도 분간치 못할 짙디짙은 안개여!”
“이곳에 자리하라. 칠흑 같은 어둠이여!”
적들은 내가 대적자 스킬 보유자로 모든 상태 이상 면역을 가졌다는 것을 알기에 나를 향한 시야 제한이 아닌 환경 자체를 분간치 못하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뛰어난 대처.
하지만 이런 것에 그대로 당할 만큼 내 경험이 적지는 않다.
그리고 기껏 스킬들을 아끼고 아껴가며 만든 타이밍을 허무하게 날릴 만큼 어리숙하지 않고.
그래서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이미 사용했다.
쭉 주시하고 있었으니까.
나름대로 숨긴다고 했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던 모습들을.
콰아아앙!
곧 거대한 양손창이 그대로 내리 찍었다.
클라우디아를 비롯해 속속 모습을 드러낸 적들 위로.
안개도 어둠도 깔리기 전에.
“쿠헉!”
“컥!”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는 적들.
당연하지만 작열하는 분노 한방에 비명횡사하는 적들도 수두룩했다.
그런데 적에게 안타깝게도 아직 더 남았다.
“갈라지는 대지! 거인의 발자국!”
생명력 약탈자를 땅에 박으며 갈라지를 대지를 사용하고 거인의 발자국까지 정확히 클라우디아 위에 사용했다.
쿵!
순간 클라우디아 주변의 땅이 움푹 파였다.
거대한 발자국의 모양으로.
그리고 그 거대한 발자국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을 향해 갈라지는 대지가 땅을 깊숙이 헤집으며 달려들었다.
당연히 그 중간에 존재하는 자들은 가차 없이 갈아버리며.
“심판자의 철퇴!”
물론 이 모든 공격들이 연계기로 들어가는 와중에도 메시지는 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당연히 보르테가의 가호로 인하여 추가적인 3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도 울렸다.
그 외 골덴링도.
[14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17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강력한 적을 처리함으로써 9700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
[23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31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 [강력한 적을 처리함으로써 1억 6900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수많은 골덴링을 획득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섞인 강력한 적.
바로 신리움을 지칭한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액수가 적었다.
왜냐하면 앙헬을 처리할 때 레벨을 떠나 획득한 골덴링만 정확히 11억 4500만 골덴링.
그런데 클라우디아가 고작 9700만 혹은 1억 6900만 골덴링일 리가 없다.
즉, 아직 클라우디아는 살아있는 상황.
그래서 심판자의 철퇴를 사용하고 거대한 발자국 모양으로 움푹 파인 곳으로 블링크를 이용하여 움직일 찰나에 그곳으로 땅을 깊숙이 헤집으며 이동하는 갈라지는 대지가 당도했다.
그리고 메시지가 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순간적인 3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
그리고 보르테가의 가호에 관한 메시지도 울렸지만 거기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 이후에 울린 메시지 때문에.
“…….”
앙헬보다 무려 25억 이상의 골덴링을 더 획득한 상황.
당연히 한명일 수밖에 없다.
바로 클라우디아.
순간 몸에서 살짝 힘이 빠져나갔다.
결국 잡았으니까.
쿠르트 행성 내의 신리움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대한 세력을 보유한 자를.
그것도 심판자의 철퇴 없이.
그래서 조금 허탈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열하는 분노와 거인의 발자국 거기에 갈라지는 대지의 위력이 강하다 해도 심판자의 철퇴에 비하면 상당한 손색이 있을 수밖에 없다.
광역 스킬과 단일 스킬의 차이점이기도 했지만 심판자의 철퇴가 워낙 출중했기에 더욱더.
물론 작열하는 분노에는 무기 등급에 따른 추가 대미지가 붙어있어 그나마 제일 강력했지만.
그런데 심판자의 철퇴 없이 클라우디아가 죽었다는 뜻은 결국 그도 막바지에 도달했었다는 뜻.
“나도 속았군.”
진즉에 써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데 여전히 버텨내던 클라우디아의 모습에 나도 속았다.
하지만 결국 잡은 것은 똑같은 상황.
슬쩍 저 멀리 20명 이상의 신리움이 뭉쳐있는 곳을 바라봤다.
왜냐? 아직 심판자의 철퇴는 남아있으니까.
그리고 그 무리 속에서 주도적으로 주절주절 대화를 진행하던 자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그 자가 클라우디아 다음일 테니까.
“블링크 1, 2”
아껴뒀던 블링크 1, 2를 동시에 사용했다.
그리고 확인 가능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들의 모습을.
그들도 알아차린 것 같았다.
클라우디아의 죽음을.
그래서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걱정마. 클라우디아 옆으로 보내줄 테니까.”
푹!
“크헉!”
한방.
대충 예상하긴 했다.
딱 봐도 물리계열은 아니었으니까.
[레벨이 올랐습니다.] [보르테가의 가호로 인하여 추가적으로 3레벨이 증가합니다.] [강력한 적을 처리함으로써 5억 3700만 골덴링을 획득했습니다.]5억 골덴링.
한방에 죽은 적 치고는 굉장히 많다.
클라우디아나 앙헬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획득한 골덴링이 2억이 넘지 않았으니까.
“너희들도 따라 가야지?”
입을 벌린 채 동태 눈동자를 띄고 있는 적들을 바라보며 낮게 입을 열었다.
물론 말을 하는 와중에도 생명력 약탈자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푹! 푹!
“크헉!”
“튀… 튀어!”
“씨팔! 클라우디아님도 코비님도 모두 죽었어!”
“끄… 끝났어! 전부!”
그제야 함성을 내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치는 신리움들.
아쉬웠다.
아무리 나라도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는 신리움들을 전부 잡는 것은 불가능 했으니까.
물론 잠깐의 아쉬움.
잡을 수 있는 놈을 향해서는 착실히 공격을 내질렀다.
그리고 신리움들이 공포에 질려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기 자신만 살기위해 몸을 내뺀 순간 결정이 났다.
“클라우디아님이 죽었대!”
“코… 코비님도!”
“이미 다른 신리움님들도 죄다 도망치고 있어!”
“씨팔. 지들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놈들이 무슨 신리움‘님’들이야! 개 쌍놈의 새끼들이지. 나도 도망가겠어!”
“나도. 이미 클라우디아님도 아니, 클라우디아도 죽은 마당에 우리가 왜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단절된 시간이 실패했을 때 결정이 난거야. 우리의 패배로.”
“가… 같이 가! 나도 여기서 죽을 생각이 없다고.”
자기들끼리 서로 짓밟고 밀치며 몸을 내빼는 적들.
당연히 그 모습에는 정돈된 대열이나 진영 따위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즉, 이제 남은 것은 끝까지 몰아붙이는 것.
황제파 지휘부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뒤에서 힘찬 함성 소리가 들렸다.
“이지원님이 적의 총대장을 죽였다!”
“후퇴하는 놈들을 한 명도 살려두지 마라! 끝까지 쫓아라!”
“이미 진영도 대열도 무너진 적이다. 공격! 공격해라!”
“네!”
“알겠습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대치가 우리 쪽으로 확 기울자 기세가 살아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적들은 자기 혼자 살겠다고 막무가내 후퇴를 선택했고.
그렇게 눈앞에 맛있는 먹잇감에 황제파를 비롯하여 이번 전투에 참여한 모두는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한명이라도 더 처리하기 위해서.
클라우디아의 죽음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동안 클라우디아가 착복한 시간이 그가 죽음으로써 원 주인에게 돌아감으로써.
심판자의 대륙 황제파의 임시 총본부가 위치한 3번 구역.
쾅! 쾅!
파파두니아는 아만 라구스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놀랐다.
아만 라구스의 능력에.
더욱이 자신과 같은 바리움.
물론 클라우디아에 의해 수년간 감금을 당함으로써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자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강하다는 자부심은 있었다.
그런데 아만 라구스라는 자가 생각보다 너무 강했다.
전혀 우위를 점하지 못함으로써.
아니, 밀림으로써.
그리고 그때 파파두니아는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를 받았다.
[빼앗긴 시간 전부가 되돌아왔습니다.]“?”
빼앗긴 시간 전부가 되돌아왔다는 메시지.
이게 뜻하는 것은 간단했다.
시간을 뺏어간 그래서 착복한 클라우디아가 시간 전부를 되돌려줬다는 뜻.
하지만 클라우디아가 그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파파두니아는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알고 싶었다.
중앙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대해.
그리고 파파두니아는 알 수 있었다.
“…….”
패배.
그것도 대패.
왜냐하면 클라우디아가 죽었으니까.
그 시간의 지배자라는 호칭을 가진 쿠르트 행성 부동의 신리움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력한 세력을 구축한 클라우디아가.
더욱이 클라우디아의 심복인 코비를 비롯해 10명의 신리움까지.
“허…”
푹!
파파두니아는 아만 라구스의 염력 공격에 옆구리에 그대로 구멍이 발생하는 와중에도 그 공격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으니까.
100%
당연히 클라우디아가 이길 확률이.
아무리 이지원이 상상도 못할 힘을 가졌다 해도 클라우디아는 더 상상도 못할 힘을 가졌으니까.
“진짜… 진짜… 이러다 패배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군.”
파파두니아는 슬쩍 넓게 펼쳐진 전장을 바라봤다.
막상막하.
하지만 그 모습이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클라우디아가 패배한 이상 이 전투는 하등 쓸모없는 전투가 됐으니까.
어차피 기세등등하게 돌아올 황제파에 곧 쓸려버릴 테고.
파파두니아는 몸을 내뺐다.
아무리 아만 라구스에게 밀린다 해도 그 정도의 능력은 있고.
그렇게 전장에서 몸을 내뺀 파파두니아.
그러자 기세가 확 기울기 시작했다.
아만 라구스의 본격적인 가세로.
회귀 전 해방군의 수장이자 마왕이라 불렸고 한때는 어지간한 신리움들도 벌벌 떨게 만든 것이 아만 라구스니까.
심판자의 대륙 133번 구역.
쿠르트 행성의 소문난 강자들에게는 하나같이 공통점이 존재했다.
바로 자신의 시간 일부를 누군가에게 뺏겼다는 것.
바로 클라우디아에게.
그렇기에 항상 클라우디아에게 한수 접어줄 수밖에 없었다.
파파두니아 같이 모든 시간을 빼앗겨 감금될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그리고 그중에는 클라우디아의 등장 이전까지 쿠르트 행성 내의 최강자로 군림한 자도 있었다.
바로 괴물 아도라.
괴물 아도라도 결과는 뻔 하지만 그래도 내심 중앙에 벌어지는 전투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는 있었다.
그리고 뜬금없는 메시지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빼앗긴 시간 전부가 되돌아왔습니다.]가증스런 클라우디아가 협박을 빌미로 뺏어간 시간.
단절된 시간에 갇혔기에 별다른 반항도 하지 못하고 시간 일부를 빼앗겼다.
그 후로는 클라우디아에게 항상 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 시간이 전부 돌아왔다는 메시지에 괴물 아도라는 순간 사고가 정지될 수밖에 없었다.
만약 같이 클라우디아에게 시간을 빼앗겼던 심복 나바나의 외침이 없었다면.
“크… 클라우디아가 이지원의 손에 죽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그의 심복인 코비를 비롯해 10명의 신리움들도 같이요!”
“…….”
심복 나바나가 혹시나 이지원의 손에 클라우디아가 죽는 그런 상황을 말했을 때 아도라는 코웃음을 쳤다.
절대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자 심사가 복잡해졌다.
우선 절대 넘볼 수 없는 1인자 자리에 앉은 클라우디아가 사라져서 좋았고 그런 클라우디아를 처리한 이지원이라는 자의 존재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가져와라. 이지원과 클라우디아의 전투가 담긴 영상을.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던 클라우디아 휘의 신리움놈들을.”
“네. 알겠습니다.”
아직 살아있을 클라우디아 휘하의 18명의 신리움들.
클라우디아가 있으면 감히 그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겠지만 이미 클라우디아가 죽은 상황.
그래서 괴물 아도라는 거리낌 없이 그들을 불렀다.
알기 위해서.
그리고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했기에.
“허. 전패인가?”
괴물 아도라는 내심 심판자의 대륙은 놀이터라 생각했다.
자신을 비롯해 정말 어찌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 클라우디아가 있었다.
그 외 강력한 앙헬과 잔머리를 심하게 굴리지만 그래도 능력은 있는 거머리 스카일라까지.
그 외 20억이 넘는 바리움들.
그런데 정작 드러난 것은 전패.
그래서 괴물 아도라는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지원… 도대체 네놈은 뭐지?”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이지원.
괴물 아도라는 이지원을 낮게 되뇌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움직였다.
이제 정말 남은 것은 자신뿐이니까.
거머리 스카일라의 세력은 반토막 나버렸고 앙헬과 클라우디아까지 처리한 마당에 자신마저 이지원에게 패하는 순간 그를 막을 존재는 더 이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하지만.
“크크크. 그런데 왜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군.”
괴물 아도라는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어쨌든 그동안 자신을 억제하던 사슬이 풀어졌으니까.
그리고 이지원만 처리하면 되니까.
그렇게 할 자신도 있고.
그만큼 자신은 강하니까.
클라우디아 그놈의 능력이 너무 괴이했을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