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97)
제97화. 정석 vs 변칙
한번 기세를 잡은 신웅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김진성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반대로 자세가 한번 흐트러졌던 김진성은 그때부터 계속 방어에만 급급한 모습으로 뒤로 조금씩 밀려났다.
“어어…!”
“김진성이 밀리고 있어!”
“와, 대박…! 나 김진성이 일대일로 누구한테 밀리는 거 처음 봐…!”
“안 돼! 반격을 해, 김진성!”
“나이스! 더 밀어붙여!”
관중들 역시 김진성이 밀리고 있는 생소한 광경에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일 그때.
VIP석 쪽에 앉아 있던 홍현진이 느끼는 초조한 감정은 점점 커져만 갔다.
‘확실히 검술은 신웅이 더 앞선다는 정보가 맞았어.’
홍현진은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화면 안에는 백두 클랜에서 보낸 신웅에 대한 정보가 띄워져 있었다.
이름 : 신웅
나이 : 20대 중반 추정.
키 : 180cm
– 출신 불명, 가족 없음, 동료 없음, 성장 기록이 아예 존재하지 않음.
– 같은 던전 안에 들어와 있던 대한 클랜 아카데미 팀을 갑자기 공격하여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준 것이 첫 신웅에 대한 기록으로 확인됨.
– 이후 강제노역자 판정을 받고 배치를 기다리는 도중에 백준이 스카우트한 것으로 추정.
– 콜로세움 자체 평가로는 검술 실력 하나만큼은 과거 유준호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는 평.
– 예선전 시작 직후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해서 제작진 측이 매우 당황했다는 소문이 있음.
콜로세움 역사상 최고의 스타이자 최강의 빌런이었던 유준호.
그와 검술 실력이 최소 동급 이상이라는 신웅을 상대로 당연히 김진성이 전면전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러면 전면전은 계속 김진성이 밀릴 텐데….’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되는 상위 헌터들의 대결은,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큰 변수가 없는 한 계속해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지금 김진성처럼 말이다.
상대편인 신웅은, 한번 자세가 흐트러진 김진성을 계속해서 몰아붙여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
까가가가가강!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김진성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신웅.
검을 휘두를 때의 자세들이 아주 유려해서, 물 흐르듯 쉴 새 없이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다.
김진성은 그 공격들을 막아내며, 당황하는 동시에 감탄하고 있었다.
‘검술이 뛰어나면 이렇게 강할 수가 있구나.’
아이튜브 등 수많은 매체 분석을 통해, 신웅의 주특기가 검을 이용한 공격들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제대로 검술을 배워본 적 없이 헌터의 특성이나 스킬로 검을 휘둘렀던 김진성의 눈엔 신웅이 아주 화려해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한미르의 특성까지 얻어서 어떻게든 밀리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 종합 웨폰 마스터 : 다음과 같은 무기를 사용할 시 힘, 민첩 수치가 20% 상승합니다.
– 검, 도, 방패, 총, 탑승류 머신.
전 경기에서 한미르의 특성을 흡수한 김진성의 능력치는 20%나 더 상승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신웅에게 제대로 공격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건 신웅이 그만큼 뛰어난 검술 실력과 김진성 못지않은 신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다른 변수를 만드는 수밖에.’
김진성이 갑자기 계속 유지하던 방어 자세를 풀고 앞으로 크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의 반격 속도보다 신웅의 검이 김진성에게 날아오는 속도가 더 빨랐다.
신웅의 검은 그대로 김진성의 목을 향해 날아갔고,
깡!
커다란 소리와 함께 검이 크게 튕겨져 나왔다.
▶ 보유 스킬인 ‘금강불괴’를 사용했습니다.
금강불괴를 믿고 방어를 포기한 채 반격을 시도한 김진성의 선택은 주요했다.
공세를 이어가던 신웅이 김진성의 검을 막기 위해 결국 방어 자세를 취한 것이다.
그로 인해 김진성은 자연스레 수세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오오!”
“뭐야? 맨몸으로 검을 막았어!”
“방어 스킬 사용했나 봐!”
관중들이 놀란 목소리로 반응하던 그때, 수세에서 벗어난 김진성이 이번엔 공세로 전환했다.
금강불괴 스킬을 믿고서 방어를 아예 포기하고 그대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신웅은 모든 공격을 막아내면서 간간이 반격을 시도했지만, 어떠한 공격도 금강불괴가 된 김진성의 신체에 흠집조차 주지 못했다.
검술이 특기인 신웅이, 검술로 어떠한 피해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
몇 번 똑같은 방식으로 반격을 시도하던 신웅은, 이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공격 방법을 택했다.
검을 막아내는 것과 동시에 김진성의 품으로 파고들어 손바닥을 뻗은 것이다.
‘뭐지?’
예상치 못한 공격에 김진성은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해내려 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신웅의 손바닥이 김진성의 가슴 쪽을 스쳐버렸다.
동시에 김진성은 체내에 작은 충격을 느꼈다.
“……!”
김진성이 자신도 모르게 뒤로 훌쩍 물러섰다.
지금 분명히 신웅은, 금강불괴로 보호되고 있는 김진성의 피부를 뚫고 체내에 직접 충격을 준 것이다.
‘…어떻게 한 거지?’
조금 전의 상황은 마치 무협 영화에서나 볼 법한 내가중수법 같은 것에 스친 듯했다.
‘단순히 검만 잘 쓰는 게 아니었군.’
어떻게 체내에 상처를 준 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금강불괴만 믿고 공격을 퍼붓는 건 불가능해졌다.
그때, 수세에서 벗어난 신웅이 다시 김진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김진성 역시 마주 검을 휘둘렀고, 신웅은 그 공격을 몸을 기울여 물 흐르듯이 피해내면서 다시금 김진성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이 이번엔 김진성의 가슴 쪽에 정확히 찍혔다.
하지만….
“허수아비다!”
“김진성 특유의 둔갑 스킬이야!”
작은 허수아비가 몸통이 터진 채로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이 모든 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하지만 신웅은 당황하거나 멈칫거리지 않았다.
바로 몸을 돌리면서 왼쪽을 향해 돌려차기를 시전한 것이다.
까앙!
그곳에 은신 상태로 있던 김진성이 다급히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아내는 모습이었다.
‘역시, 단순 은신 스킬만으로는 속여내기 힘든 상대야.’
이런 상황 정도는 이미 예측하고 있었기에 김진성은 바로 반격에 돌입했다.
검을 휘두르는 김진성의 공격을 이번에도 신웅은 막아낸 후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둔갑 분신술로 손바닥 공격을 피해내는 김진성.
신웅은 다시 돌려차기로 오른쪽을 공격했다.
퍼억!
“……!”
돌려 찬 발 쪽에 느껴지는 이질감에 신웅의 눈썹이 꿈틀했다.
콰그미어.
예선 2차전을 통해 유명해진 그 초록 슬라임 몬스터가 지금 신웅의 오른쪽에 서 있었다.
돌려차기로 인해 콰그미어의 오른팔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신웅의 시야에 들어올 그때.
오른팔을 잃은 콰그미어가 바로 김진성으로 다시 변하더니, 빠른 속도로 검을 휘둘러왔다.
워낙 가까운 거리라 검을 들어 막아낼 수도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신웅은 몸을 크게 틀어 검을 피해내려고 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해내지는 못했다.
촥!
오른팔 쪽에 깊은 검상을 입은 신웅이 뒤로 멀찌감치 물러서는 게 관객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오오오!”
“한 방 먹었다!”
“그래! 이게 김진성이지! 김진성은 저렇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공격해야 한다니까!”
“잘한다, 김진성!”
“아, 씨…. 하필 오른팔을 다쳤잖아…?”
경기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잠실 콜로세움 투기장 내의 관객들.
VIP석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오병국과 강경권도 방금 전 상황에는 작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오…. 역시 김진성은 다르군요.”
“확실히 저런 변칙적인 공격이 어울리는 선수예요. 또 그런 식의 싸움을 잘하기도 하고요.”
강경권의 말에 오병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환경에서 제 기량을 다 보여주는 어린 재능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요….”
10만 명이 넘는 관중들의 환호 속에 펼쳐지는 경기.
심지어 상대방이 검술로 몰아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상황을 역전시키기까지 했다.
불과 20살도 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말이다.
“이제 신웅이 꽤 불리해졌군요.”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힘들겠어요.”
대화를 잇는 둘의 눈빛에는 어느새 기대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둘뿐만이 아니라, 지금 이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최대 관심사일 것이다.
과연 신웅이 지금껏 숨겨놨던 능력을 공개할까?
“와아아!!”
“또 베었다!”
“정강이가 너무 깊게 베였는데…?”
“이번 공격은 진짜 크다!”
그때 들려오는 환호성에 오병국과 강경권이 다시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왼쪽 정강이에 깊은 검상을 입은 신웅이,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피를 철철 흘리면서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이젠 정말 능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겠군요.”
강경권이 지금 한 말과 똑같은 생각을, 경기장 위에 있는 김진성도 하고 있었다.
‘이러면 슬슬 능력을 사용하겠지.’
한 팔과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으니, 이번 대결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신웅이 숨겼던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예 승기를 가져올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김진성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래도 안 사용해? 그러면 사용하게 만들어 주지.’
김진성은 다시 신웅을 향해 달려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그의 검을, 신웅은 검을 들어 간신히 방어해냈다.
그때, 신웅은 갑자기 무언가가 두 발목을 붙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고개를 내린 그는,
“……!”
어느새 발목을 휘감고 있는 하얀 거미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다급히 검을 휘둘러 거미줄을 끊어내었지만, 그로 인해 이어지는 김진성의 공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촤악!
크게 베이는 소리와 함께 신웅의 옆구리가 아주 깊숙이 베였다.
동시에 휘청이는 신웅은, 결국 이를 악물었다.
‘어쩔 수 없지.’
속으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
신웅의 두 눈동자가 돌연 하얀 안광을 뿜어내었다.
동시에 온몸의 상처가 씻은 듯이 회복되는 모습.
그 모든 걸 확인한 김진성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능력을 사용한 건가…. 읏!’
까앙!
본능적으로 검을 들어 신웅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낸 김진성.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어쩔 수 없이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나야만 했다.
그런 그를 신웅이 조금의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까가가가가강!
검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경기장을 커다랗게 울리고 있었다.
그런데 소리가 들려오는 간격도 훨씬 짧아졌다. 그만큼 신웅의 공격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김진성이 힘없이 계속해서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어어?!”
“갑자기 뭐야?!”
“능력 사용했나 봐! 상처가 갑자기 다 나았어!”
“게다가 아까보다 공격 속도가 최소 두 배는 빨라 보이는데…?”
관중들이 웅성거리는 와중에도 신웅은 계속해서 김진성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초반보다 더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윽…!’
정신없이 방어에만 급급한 김진성이 어느 순간부터 이를 악물었다.
신웅의 모든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어느 순간부터 신체에 한 번씩 공격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웅의 공격을 허용할 때마다, 그쪽 부위가 살짝 베여서 핏방울이 맺히는 모습.
문제는 지금, 김진성은 금강불괴 스킬을 사용한 상태라는 것이다.
‘도대체 힘이 얼마나 강해진 거지?’
아까와는 완전히 달라진 신웅의 위력에 김진성은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능력 한 번 사용했다고 이 정도로 강해지다니?
‘순간적으로 신체 능력치를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능력인가? 동시에 상처도 회복하면서? …헛!’
까앙!
김진성은 생각하다 말고 또 한 번 신웅의 공격을 막아내며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깊게 생각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신웅이 엄청난 속도로 몰아붙이는 중인 것이다.
신웅의 능력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 이는 김진성뿐만이 아니었다.
VIP석에 앉아 있는 이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홍현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분명 능력을 사용했어! 확실해!’
순간 신웅의 눈동자에서 하얀 안광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홍현진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었다.
이후 그녀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켠 후 백두 클랜 담당자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 방금 신웅이 사용한 능력이 어떤 건지 조사해서 알려주세요.
능력을 사용한 이상, 이제 과거 각성자들의 사례를 모두 뒤져서 신웅과 똑같은 능력을 가졌던 각성자를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4대 클랜 중 하나인 백두 클랜의 정보력이라면, 이른 시간 내에 충분히 찾아내고도 남을 것이라고 홍현진은 확신하고 있었다.
‘…다들 나랑 같은 생각이구나.’
주변의 VIP석을 돌아보면서 홍현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오병국과 강경권을 포함한 모두가 어디론가 연락을 하고 있었다. 조금 전 홍현진과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었다.
까앙!
그때 커다란 타격음이 경기장에서 터졌다.
홍현진의 고개가 경기장으로 휙 돌아갔다.
“어?!”
“김진성이 휘청이고 있어!”
“안 돼!”
“지금이야, 신웅! 베어버려!”
놀란 관중들의 외침 속에, 크게 휘청이는 김진성을 향해 신웅이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모든 이의 시야에 들어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