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 of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67
120 다들 꾼이라서 그래요
“제가…죄를 뒤집어써요?”
“응. 생각해봐. 세 사람은 모두 결함이 있어. 어린 시절에 제대로 된 자아를 성립하지 못해서 일그러진 인격들이지. 이런 세 사람이 현실에서 만난다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까.”
피터팬. 책임감과 공감능력이 없고 자신을 뽐내고 싶은 욕망만 가득한 제멋대로의 어른.
후크. 열등감에 시달리며 솔직하지 못하고 모순적인, 비뚤어진 어른.
웬디. 자존감이 떨어져 타인에게 의존하는 소극적인 어른.
아직 정신적 성숙을 이루지 못했지만, 어찌됐건 시간은 흐르고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간군상의 조합은 어떤 파국을 낳을까.
“갈등은 주로, 피터팬과 후크 사이에서…일어나겠죠?”
“그렇지. 특히 자제력이 약하고 자기중심적인 피터팬이 사고를 칠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며 웬디를 바라볼 거야.”
피터팬의 시선으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유명, 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움츠러든다.
“웬디. 네가 그런 걸로 해줘.”
“뭐?! 나…난 아무것도···네가 했잖아…”
“엄마가 되어주기로 했잖아.”
“응?…마…맞아. 웬디는 피터의 엄마야.”
“엄마는 아이에게 헌신적인 거야. 아이가 가게에서 과자를 훔쳐먹어도 엄마가 돈을 대신 내주잖아. 웬디가 진짜 내 엄마라면 후크의 팔을 부순 건 웬디라고 말해 줄거야.”
말도 안 되는 생떼다.
하지만 웬디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과도하게 애쓰는 가엾은 웬디라면···?
“아…알았어. 나는 피터의 엄마니까!”
허락해버린다.
이로서, 피터팬은 더 제멋대로가 되고, 웬디는 더 타인의 기대에 휘둘리게 된다.
미성숙한 인간들의 만남은 미성숙함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그게…이 극의 주제가 되겠군요, 결국.”
이 극은, 정신병동에 갇힌 동화속 인물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숙하는 과정을 그리는 훈훈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이 얽히며 더욱 문제가 심화되고, 파국을 그리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
그렇다면 종막인 3막은···
세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3막의 엔딩은 어떻게 될까요?”
“닥터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갈수록 악화된다라…어차피 잔혹극이라면 의사마저 손을 떼는 게 더 잔혹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말인데…제가 생각한 결말은, 완전히 뒤집어서···”
유명이 어떤 결말을 설명했고,
“헉, 그렇게···”
“동화 속에서 끌고 나오는 게 아니라···”
그 날 초고가 완성되었다.
*
연극은 연기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조명, 무대, 음향, 의상…여러 가지 구성 요소들 중 어느 하나라도 어설프면, 공연의 퀄리티가 단숨에 떨어진다.
따라서, 연기 연습 말고도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았다.
“대본은 초고를 보냈고, 저희 극단 작가가 연극적 장치들을 고려해서 다듬어준다고 했어요.”
“넵.”
“음향은 제가 좀 구해볼게요. 배우들은 되도록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감사합니다, 선배님.”
하지만 무대와 조명은 직접 관여해야 했다.
무대감독을 대동한 팀트리플의 회의가 열렸다.
“보내주신 대본은 잘 읽어봤습니다. 재미있는 대본이었어요, 하하. 그런데 이거 무대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환상극에 가까워서 너무 실사로 가면 안 되겠죠?”
“네, 감독님. 몇 가지 장치로 추상화한 무대를 떠올리고 있었어요.”
유명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스케치였다.
빈 무대.
세 개의 원통형의 단이 서 있다.
정가운데의 단은 높이 1m, 좌측의 단은 10cm, 우측의 단은 40cm. 우측 단만 모양이 트위스트되어 있다.
각자 한 사람이 겨우 올라감직한 넓이의 단들.
그 원통을 둘러싸고 직육면체가 그려져 있다.
“이건 뭔가요?”
“단은 고정이고, 직육면체의 케이스는 아크릴로 만들어서 무대 바에 매달아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을까요?”
“흠…가능은 한데, 아크릴이라면 무게감이 없어서 흔들릴텐데요. 이걸 격리실의 ‘벽’으로 사용하려는 거면 안정감이 부족할텐데.”
“괜찮아요. 벽을 두드리는 동작은 마임으로 처리할 거라, 실제로 건드리지는 않을 거에요.”
“그렇다면 가능하죠.”
1막 1장. 날아다니듯 무대를 헤집던 피터팬은 가운데의 단에 풀쩍 뛰어올라갈 것이다. 시계소리에 도망간 후크는 오른쪽 단에, 그리고 피터의 뒤에 숨은 웬디는 왼쪽 단에.
각 단의 높이는, 세 사람의 정신상태.
피터팬의 높은 단상은 과장된 자의식을,
웬디의 낮은 단상은 바닥을 기는 자존감을,
후크의 트위스트된 단상은 뒤틀린 자아를 상징한다.
그리고, 1막 1장의 마지막에 각각의 단 위에 새파란 조명이 한 줄기씩 꽂히며,
쿵-
격리실이 내려온다.
“느낌을 알겠습니다. 상담실은 이동식 책상과 의자만으로 표현할거라고 했고, 사이클로라마(*무대 뒤쪽에 설치된 하얀 배경막)의 이 인영(*사람의 형체)들은 뭡니까?”
“따로 엑스트라를 안 쓸 거라, 관련된 인물들이나 지켜보는 군중들을 상징화하려고요.”
“아···”
“이 인영의 숫자가 장면에 따라 몇 명에서 몇십 명으로 조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거야 빔으로 쏘면 되니까 문제 없어요. 아예 그림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을 쏴 줄까요?”
“아뇨. 무대는 최대한 추상화하려고 합니다. 다만, 그림자에 웃는 입을 넣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쓸 장면들이 있어서요.”
“그냥 그림자와, 웃는 입이 있는 그림자를 따로 준비해 달라는 거죠?”
“네, 맞아요”
“오케이. 크게 어려운 건 없네요. 도면으로 만들어와서 다시 회의합시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가 진척되어 갔고,
공연기간은 5월 27일~6월 18일의 23일간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공연개막 하루 전인 5월 26일, 다큐가 방영될 예정이었다.
*
“이런 하이커리어 뒤에 바로 연극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음…글쎄요. 일단 시작할 무렵엔 려말선초가 이 정도로 뜰지 몰랐구요.”
쑥쓰러운 웃음.
조명기 하나와 반사판에 의존하여, 어두운 연습실에서 인터뷰가 촬영되고 있다. 오늘은 팀 트리플이 다큐 촬영에 협조하기로 한 날이다.
“같이 연기하고 싶은 배우들과 함께,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는 그런 ‘마음’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니까요. 촬영도 해야하고 편집도 해야하고 연기 외적으로 신경쓸 게 많죠. 그에 비해서 연극은 ‘연기할 장소’만 있으면 가능하니까요.”
신유명은 ‘무대공연의 장점’을 설명하며 눈을 반짝였다.
처음 그가 연극을 택한 ‘진의’를 의심했던 반pd가 부끄러울 정도로 연기에 푹 빠진 배우의 눈빛이었다.
“왜 피터팬을 선택했나요?”
“저희 팀에 연기경력이 좀 짧은 동료가 하나 있어요. 그 친구가 단순한 감정들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동화 연기’를 주문했었죠.”
“호오···”
흥미로운 얘기.
반순호는 노트에 [단순한 감정-동화 연기]라는 메모를 휘갈겼다.
“그런데 이 친구가 어느 날 피터팬을 준비해왔는데, 이게 생각보다 감정이 복합적인 거에요. 왜, 나이 들어서 동화 다시 읽어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잖아요? 같은 거 보면 엄청 잔인하죠. 쉬지 못하고 춤을 추다 못해 양발을 잘라내다니.”
“아, 그거 에도 나왔었죠.”
“맞아요, 하하. 그런데 피터팬도 그렇더라구요. 아이일 땐 몰랐는데 어른의 시각으로 다시 보니, 등장인물들이 모두 뒤틀려 있더라구요.”
“저도 다큐 기획하면서 원작을 처음으로 읽어봤는데, 와…피터팬이 이런 내용이었어? 정말? 싶더라구요.”
“그쵸? 그래서 이런 인물들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에서 극이 출발한거죠.”
오…하고 반pd는 감탄을 토했다.
‘테마’와 ‘시각’.
다큐 또한 이런 테마를 이런 시각으로 조명하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배역을 먼저 캐스팅하고, 대본 작업을 시작하셨다구요?”
“네, 그랬죠. 저희는 전문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배우의 관점에서 생각했어요. 배우들은 그렇게 말하죠. 배역을 완전히 이해하고 몰입하면 저절로 배역에 맞는 애드립이 나온다고.”
“애드립이라···”
“네, 사실 저희 극은 애드립의 집대성이나 다름없어요. 피터팬 원작과 저희가 합의했던 설정을 바탕으로 각자 배역에 완전히 몰입한 후에, 특정 상황에 처했을 때 배역들이 할 것 같은 말과 행동을 교환해 보죠. 그렇게 장면장면을 만들었어요.”
누구보다도 반순호가 잘 알고 있다. 그 장면들을 옆에서 관찰해 왔으니.
하지만, 그렇게 장면을 만들면 난잡하고 산만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흘러나오고, 그 아이디어가 일관된 방향성을 따라 배치되었으며, 구성원들은 쉽게 합의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그건요, 하하. 다들 ‘꾼’들이라서 그래요.”
“꾼이요?”
“어떤 극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어떻게 클라이막스로 치고 올라가는지, 그 과정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거죠. 누가 ‘이건 좀 캐릭터에서 벗어나는데?’ 라고 지적하면 보통 맞는 소리에요.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아?’도 대부분 맞는 소리죠. 극적 구성이라는 것에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라 합의가 빨라요. 취향도 맞는 편이구요.”
생각만 해도 신이 나는지, 유명이 평소보다 조금 길게 설명했다.
그리고 반순호는 그 설명을 듣고 맥이 탁 풀렸다.
‘결국···한 마디로 축약하면, ‘그들이 사는 세상’ 아니야, 이거?’
확실히 그사세였다.
다만, 그런 안목을 갖기까지 얼마나 땀을 흘리고 고뇌했을지가 여실한 인간들의 그사세.
반순호는 한 달 이상 그들의 연습을 구경하며, 어느 분야든 정상에 서는 인물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노력이 밑받침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었다.
탁-
그는 인터뷰 카메라를 끄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프더레코드로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어…갑자기 무섭게…뭐에요, 피디님?”
“표, 미리 구할 수 있습니까?”
“네? 하하하. 표 드려야죠. 아내분이랑 같이 보러 오세요.”
이예스!
그가 주먹을 꽉 쥐었다.
pd랍시고 야근과 주말 출근이 일상화된 그가, 오랜만에 아내에게 점수를 딸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진심으로 이 연극의 완성물을, 꼭 보고 싶었다.
*
“너…이 인터뷰 리스트 뭐냐?”
“필요한 리스트인데요?”
남국장이 반PD가 제출한 인터뷰 목록을 보고 기가 막혀 말문을 잊었다.
처음에는 안하겠다고 드러눕더니, 이제는 다큐국 예산을 다 갖다쓰려고 한다. 하여간 이 새끼는 중간이 없다.
“운동학 교수…는 뭐야?”
“신유명 씨가 피터팬 재현을 위해서 무대를 거의 날아다니는데, 운동학적으로 얼마나 유연하고 우수한 피지컬인지 분석하는 장면을 넣을 겁니다.”
“…후우…신화 희곡상 전년 수상자는 뭐고?”
“팀 트리플에서 만드는 창작 희곡의 짜임새와 가치를 공신력 있는 희곡 작가에게 평론받을 겁니다.”
“…하아…그래, 그런 것들은 그렇다 치자. 프랑스 출장 요청은 뭔데?”
“칸 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가 를 보고 극찬을 했다잖아요. 만나서 인터뷰 따야죠.”
“야!! 반순호!!”
“네?”
남국장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데도 반PD는 귀를 후비적거리며 멀뚱히 바라보았다.
“나랑 장난해?!”
“장난이라뇨, 국장님. 저는 지금 제 인생 다큐를 목전에 두고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데요.”
“내가 언제 다큐 찍으랬지, 작품 만들랬냐?”
“아, 형이 잘 찍으라면서요. 잘 찍으려고 그러는데 이것도 못 도와주나?”
후-
남국장이 한숨을 푹 쉬더니, 해외 출장 요청서를 들어 구겨버렸다.
“프랑스는 안돼. 전화인터뷰 요청해봐. 그리고 다른 건들은…네가 갖고 있는 쥐꼬리만한 회사원으로서의 상식을 총동원해서 조금만 더 줄여봐. 너무 말도 안 되는 수준이 아니면 최대한 지원해줄테니까.”
(아싸.)
“너 지금 아싸라고 한 거 같은데?”
“제가 언제요?
딴청을 피우는 반순호를 보고 남국장이 수상쩍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것이 3월 말, 공연과 다큐방영으로부터 8주 전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은 차곡차곡 그 모습을 드러냈다.
121 질 수가 없는 게임이에요
공연 3주전, 연습실.
2막 5장.
“피터-”
“웬디이이이이-”
“이거 먹어. 내 간식인데 피터에게 주려고 숨겨놨어.”
“우와…웬디는 진짜 천사같아. 누구라도 웬디같은 아이는 좋아할 거야.”
“그건 아니야…피터 사실 나는, 나쁜 아이야.”
웬디와 피터팬이 붙는 장면.
두 아이는 구석에 꼬옥 붙어앉아 가만가만 속삭인다.
“웬디가 나쁜 아이? 그럴 리가 없어. 웬디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착한걸?”
“사실 나는…마이클을 몰래 침대 밖으로 민 적이 있어.”
“왜?”
“……”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나한테만 말해봐. 나는 웬디의 친구잖아.”
소녀가 자신이 지은 죄를 떠올리며 몸을 움츠린다.
그리고 심판해달라는 듯이 눈을 꼬옥 감고 고백한다.
“엄마가, 나보다 마이클을 더 좋아해서···”
“그래?”
“응…마이클이 없어지면 다시 나를 제일 좋아해줄까봐···순간 없애버릴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 그런데 마이클이 쿵- 하고 떨어져서 울기 시작하니까 너무 무서워서 엄마한테 달려갔어. 엄마- 마이클이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그래서, 죽었어?”
피터가 비상하게 눈을 빛낸다. 지겨움이 가득했던 눈에 흥미로움이 감돈다.
그 흥미는 웬디의 다음 말에 식어버린다.
“아니. 하지만 마이클의 왼쪽 머리에 땜빵이 생겼어. 내 잘못으로 마이클은 평생 그 땜빵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거야.”
“괜찮아. 이왕이면 죽어버렸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웬디의 잘못이 아니잖아.”
“으…응??”
“그건 네 엄마 때문이야. 아이들을 차별했기 때문이지. 엄마는 무조건 공정하고 따뜻한 존재여야 하는데, 엄마가 잘못해서 웬디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거야.”
항상 거침없고 적극적인 피터팬.
병원에 들어와 자신의 유일한 친구가 된 멋진 아이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준다.
뭔가 납득이 가지 않으면서도, 달콤하다.
“정말? 내 잘못이 아닐까?”
“응. 그런 여자는 엄마라고 할 수 없어. 엄마는 웬디처럼 착하고 상냥한 사람인 거야.”
“그…래? 내가 착하고 상냥해?”
“응. 그리고 예뻐. 웬디, 내 엄마가 되어 줄래?”
소년이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소녀에게 한쪽 무릎을 꿇는다.
청혼하는 듯한 자세로 다시 건네는 말.
“나는 너 같은 아이가 필요했어. 내 엄마가 되어줘, 웬디.”
“…엄마…내가 엄마···”
“응.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잘못해도 감싸주고 사랑해주는 진짜 엄마. 웬디는 될 수 있어.”
“그…그래! 내가 피터의 엄마가 될게.”
“우와, 신난다!!”
그리고 2막 6장. 닥터가 등장한다.
“웬디야. 선생님에게 말해봐, 응?”
“저는 괜찮아요.”
“어서 치료하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괜찮아요. 이제 여기가 제 집이에요.”
“무슨 소리야. 가족들이, 특히 엄마가 웬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그런 여자는…엄마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