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super-class hunter with 10 times the experience RAW novel - Chapter 248
248화 카운트 다운(3)
불사의 마족의 일격이 명중했다.
사도 무한의 마족은 머리가 짓이겨진 채 바닥에 쳐박혔다.
그러나, 승리가 아니었다.
머리가 짓이겨진 사도 무한의 마족은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마족의 생명력은 보통의 생명체와는 궤를 달리한다.
그것이 사도쯤 되는 존재라면 머리가 통째로 날아간다 한들 죽지 않는다.
【 ······. 】
강력한 마기의 광풍이 불사의 마족을 몰아냈다.
무한의 마족을 중심으로 땅이 뒤집어 엎어지고, 검은 번개가 끊임없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아군, 적군을 가리지 않는 광범위한 마법은 자연재해나 다름 없었다.
SSS급 헌터들조차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높은 경지에 올라 있을 수록 지금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순도 높은 마기와 고위력계 마법의 결합.
그것들이 숨 쉬듯 쏟아지는 모습을 지옥을 방불케하고 있었다.
“미, 미친! 저런 건 우리가 전부 달려 들어도 못 막아!”
“다들, 다들 후퇴해!”
“불가능합니다! 주변이 차단되고 있습니다!”
쿠구구구구—!
갈라진 땅이 마기에 휩싸여 허공으로 부유하기 시작했다. 헌터들이 애써 세운 방어벽이 차례차례 붕괴되어갔다. 레온이 만든 차원 방어벽도 순식간에 붕괴했다.
“크아아악!”
“도, 도망쳐!”
“으아악!”
바닥에서 솟아오른 땅이 거대한 절벽을 만들고, 지독한 화염이 헌터들을 막아섰다. 휘몰아치는 혹한의 냉기는 도망치려던 헌터들의 발을 얼렸다.
꽈르르릉!
검게 물든 하늘에선 끊임없이 번개가 몰아친다. 그것이 직격한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대상이 헌터가 되었던 마수가 되었던 간에.
무한의 마기가 이 지역 전체를 잠식해 나갔다.
【 남김 없이 사라져라. 】
격이 담긴 목소리가 모두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천둥이나 지진의 굉음으로도 막을 수 없는 소리가 헌터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그 광란의 환경 속에서 부패의 마족이 불사의 마족을 붙들고 소리쳤다.
“이 미친 놈아! 저 새끼를 열받게 해서 어쩌자고!”
“이게 최선이다.”
“뭔 최선이야, 우리 다 죽게 생겼구만!”
“아뇨, 최선이 맞아요.”
레온이 차원 간섭으로 침착하게 헌터들을 구출해 가며 입을 열었다.
“보세요, 이곳 전역에 있는 마수들을 강화하던 마기가 사라졌어요. 저희는 조금 힘들어도 다른 장소에 있는 헌터들은 숨통이 트일 거에요.”
그 말대로였다.
무한의 마족에게서 마수들로 이어지던 마기가 사라졌다. 적어도 저 너머에 있는 마수들의 광폭화 상태는 해제 되었을 거다.
“무한한 마기를 소유하고 있을진 몰라도, 출력까지 무한은 아니란 거겠죠.”
“조, 조금 힘들다고? 장난하냐?! 지금 우리가 다 죽게 생겼는데.”
고오오오······!
그때였다.
밀도 높은 기운이 훅 끼쳐왔다.
“아, 무슨······.”
부패의 마족이 고개를 올리자,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 거대한 운석이 들어왔다.
9위계 마법 메테오 스트라이크.
“걱정마라, 죽지 않는다.”
“미친 소리는 그만 좀 하쇼! 저거 맞으면 여기 있는 인원 전부가 가루가 되겠구만.”
그때였다.
은빛의 날개 윤지은이 부유하는 땅 덩어리들을 밟고 레기아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미친듯이 내리치는 번개와 얼음 칼날을 잘도 피해 왔다.
“이지한이 속한 길드의 주인인가.”
“윤지은이잖아, 이름 정도는 기억해라. 불사.”
윤지은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바닥에 착지했다.
“당장 메테오를 막아야 해요, 다른 레기아 멤버들은 어디에 있어요?”
“없어요, 백묵님은 저희 셋만 보냈어요.”
레온의 답에 윤지은이 입술을 씹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로는 운석을 막아낼 수 없다.
저런게 떨어졌다간 이 근방에 있는 헌터 모두가 목숨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다.
“흠, 도망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불사의 마족은 진지하게 그리 말했다.
하지만 윤지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레온. 천성호를 찾아서 데려와 줄 수 있어?”
“가, 가능은 하지만, 제가 없으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죽을지도 몰라요.”
거짓말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붕괴하려는 지반을 레온의 차원 간섭이 억지로 부여잡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아니면 본체를 죽이는 방법도 있다.”
불사의 마족이 저 멀리에 떠오른 무한의 마족을 노려봤다.
“멈춰, 멍청아!”
부패 마족의 명령에 불사의 마족이 굳어졌다.
강령술로 그를 되살린 덕에 명령이 유효했다.
“뭐냐, 풀어라.”
“무한의 마족도 같은 수에 두 번은 안 당할 거야. 네 놈이 영혼 속박이라도 당하면 다시 살릴 수도 없고. 그러니까 여기서부턴 내가 직접······.”
부패의 마족이 팔을 걷고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번쩍—!
“어?”
“큭, 또 뭔······.”
백색의 섬광이 세계를 물들였다. 섬광탄이 터진 것처럼 시야가 어질했다. 백광이 잦아들자, 부패의 마족의 옆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새하얀 장발을 휘날리며 나타난 여성.
“돌덩이 하나 처리하지 못해서 빌빌대다니. 한심하군.”
그 정체는 검의 마족이었다.
철컥.
검의 마족 아브렐.
그녀가 검을 검집에 집어 넣자.
콰과과과과—!
거대한 운석을 수십 갈래로 양분하는 선이 그어졌다.
최상위 검의 마족.
극의에 달한 검술은 떨어지는 운석을 막아내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무수한 파편으로 쪼개진 운석이 폭우처럼 쏟아져내렸다. 그러나 이 정도면 SSS급 헌터들에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뭐, 뭐냐. 네가 왜 여기에 있냐······?”
부패의 마족의 눈이 커졌다.
검의 마족은 레기아의 소속이 아니다.
그렇다고 은빛의 날개의 소속도 아니었다.
“생각의 정리를 마쳤다.”
지금의 마계왕이 거짓된 존재란 걸 깨달은 이후로부터, 검의 마족은 계속 고민했다.
“6개월이나?”
“벌써 그만큼 지났나? 뭐, 아무래도 좋다. 일단은 인류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부패의 마족의 이죽임에 검의 마족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기나긴 시간을 살아온 그녀에게 6개월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다.
자신의 동료인 예언의 마족은 여전히 이지한에 의해 갇혀 있다. 그 이지한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고.
또한 검의 마족 자신은 마계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있었다.
“마계왕에게 직접 묻겠다. 어째서 우리를 기만했는지. 불사의 마족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하려면 그 방법 밖에는 없으니.”
검의 마족은 그리 말했다.
불사의 마족은 자신을 태초의 마족이라 말했다. 본디 마계왕은 자신이라고 말했었다. 그에 대한 나름의 증거도 제시했다.
지금의 마족은 그릇된 신을 따르고 있다는 게 이지한과 불사의 마족의 주장이었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밝혀낼 필요가 있다는 게 그녀의 판단이었다.
“잘 생각했어요. 아브렐.”
윤지은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검의 마족을 바라봤다. 은빛의 날개 라운지에 죽치고 앉아 6개월 동안 술을 퍼마시길래 어찌되나 했더니 결국 사람이 됐다.
“······술 값은 따로 계산하지.”
“아직 끝난 거 아니니까. 잡담은 나중에 하라고!”
부패의 마족이 소리쳤다.
운석 하나를 막아냈다 뿐이지.
상황은 여전히 불리하다.
검은 번개와 얼음의 폭풍.
무너지고, 떠오르는 지반.
이 장소는 혼돈 그 자체였다.
쿠구구구구—!
저 멀리 마기의 폭풍 속에 떠오른 무한의 마족이 붉은 안광을 번뜩였다.
【 마계의 배신자들이 줄줄이 나타나는군요. 한 번에 쓸어 버릴 좋은 기회네요. 】
그는 운석이 부서진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뻗었다. 검은 섬광이 연이어 터져나가며 별빛처럼 허공에 맺혔다.
이윽고 그가 시전한 마법들이 돔의 형태로 헌터들을 둘러 쌌다.
『 사도 무한의 마족이 ‘초절 일격 : 꿰뚫는 마기의 창’을 발휘합니다. 』
『 대상이 해당 스킬을 반복하여 사용합니다. 』
『 대상이 해당 스킬을 반복하여 사용합니다. 』
그 하나하나가 불사의 마족을 일격에 제압했던 궁극의 기술이었다.
무한의 마족은 막대한 마기를 소모하는 기술을 아무런 제약 없이 펼치고 있었다.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윤지은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인류와 사도와의 격차가 이만큼이나 난단 말이야······?’
그녀 뿐이 아니었다. 스킬을 확인할 수 있는 헌터들은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고 자리에 멈춰섰다.
“제, 젠장.”
“이건······. 못이겨.”
“여기서 개죽음 당할 순 없어. 최소한 저 마족놈이라도······!”
불사의 마족이 발휘하는 제약이 있었음에도 그렇다.
죽지않는 제약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저런 걸 맞으면 전신이 세포 단위로 쪼개질텐데.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SSS급 헌터였다.
정점에 올랐다고 평가받는 이들이었다.
그런 이들 모두가 동시에 죽음을 직감했다.
막아낼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수준이 너무 다르다.
이제서야 확실히 깨달았다.
기존의 상식으론 상대할 수도, 맞붙을 수도 없는 존재.
그것이 사도다.
인류는 마족을 이길 수 없다.
까득.
레온의 입 안에서 피가 배어나왔다.
결단을 내려야했다. 모두를 살릴 순 없다.
“후퇴 해야해요!”
레온의 눈에서 총천연색의 이채가 솟아올랐다. 지금 당장 차원을 비틀어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전멸이었다.
이 자리에 있는 300명이 넘는 헌터들 중에 몇이나 구할 수 있을까?
많아봤자 30명?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다.
“다들 제 쪽으로 모여요!”
레온이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치는 그 순간이었다.
수천 발의 마창(魔槍)이 헌터들을 향해 쏟아져내렸다.
콰과과과과—!
억지력의 스파크를 내뿜으며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닿는 모든 것을 가루를 만들어 버림과 동시에 마창은 쇄도했다.
무한의 마족의 표정은 덤덤했다.
그도 그럴게 어떠한 감흥도 느끼지 못했으니까.
‘대적자는 결국 나타나지 않는 건가요.’
사도란 유구한 세월에 걸쳐 차원을 지배하고 점령해 온 존재.
많은 종족이 사도에게 대항하고자 했다.
대부분은 사도에 닿기도 전에 멸망했다.
그들 중 소수만이 사도를 목도했고 그 힘 앞에 절망했다.
인류라고 그리 다르지 않다.
그들이 다른 종족들과 다를 게 뭐란 말인가.
대적자를 제외하면 인류는 마족에게 어떤 위협도 될 수 없다.
봐라, 조금만 힘을 드러내도 벌레처럼 죽어나가지 않는가.
마창이 만들어낸 흑암은 헌터들이 모여 있는 공간 전체를 뒤덮었다.
그 최후를 직접 확인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다.
이제 인류의 다른 헌터들을 처리하러 갈 차례였다.
‘쯧.’
무한의 마족이 혀를 찼다.
벌레들이라곤 하나 필요 이상으로 자극을 받았다. 이곳에 힘을 집중한 탓에 다른 전선이 무너지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인류가 게이트 브레이크를 이만큼 막아내는 것조차 계획이 틀어졌단 증거다.
대적자가 차례차례 저지해 온 마족의 계획들.
그것이 지금의 인류를 만들었다.
헌터들이 대적자 없이도 마수의 웨이브를 막아내고 있다. 본래라면 그저 휩쓸려 사라져야 할 것들이 끝까지 발악하고 있다.
‘그래봤자 달라질 건 없지만요.’
어쨌든 마수를 강화하기 위해 마기를 재투자해야했다.
그리 생각한 무한의 마족이 고개를 돌리는 찰나.
그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 ······? 】
멈췄다.
인간들을 향해 쏘아졌던 무수한 흑암의 창들이 제자리에 정지해 있었다. 진작에 인간들을 박살냈어야 할 공격이 도중에 멈춰진 것이다.
【 해괴하네요······. 】
헌터들 중 누군가의 능력인가?
무한의 마족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손을 움직였다.
그의 손끝에서 뻗어나간 마기가 창들을 다시 움직이고자 했다.
그러나 말을 듣지 않았다.
아니, 그건 아니였다.
마기의 창들은 분명히 나아가고 있었다.
그저 정지해있는 것처럼 보일 뿐.
【 뭐, 뭐죠······? 】
돌연 수천 개에 달하는 창들이 무한의 마족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억지력의 스파크를 머금은 창들이 당장이라도 쏘아질 것처럼 부들거리고 있었다.
【 자, 잠깐. 】
공간의 흐름이 뒤바뀌었다.
따라서 창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바뀌었다.
모든 창은 각자의 공간을 물흐르듯 나아가 무한의 마족에 닿으리라.
저절로 그런 미래가 그려졌다.
무한의 마족은 이 힘을 알고 있었다.
【 트레이아의 힘이 왜······. 】
시스템에 의해 이 세계의 법칙이 뒤바뀌고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 헌터 윤서현이 권능 ‘절대 공간 지배’를 발휘합니다. 』
권능의 발현.
콰아아앙—!
공간을 타고 날아간 마창이 허공에 무수한 궤적을 남기며 쏘아졌다.
폭발과 함께 터져나온 흑색의 섬광이 하늘을 뒤덮었다.
그 충격파에 의해 우중충했던 하늘의 구름이 완전히 걷혀졌다.
그걸로도 모자라 낮이었던 하늘이 한밤중처럼 새까맣게 물들었다.
공간마저 짓이기는 충격파가 주위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그러나 그 충격파의 일부조차 헌터들에게는 닿지 않았다.
“······.”
“방금 무슨 일이······?”
“사, 살았다.”
직접 보고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헌터들 몇은 그대로 자리에 주저 앉았다.
무한의 마족이 만들어냈던 수많은 마법들이 일시에 잦아들었다.
미친듯 몰아치던 번개도, 혹한의 서리도, 끓어 오르던 홍염도 사라졌다.
혼란스럽던 전투 지역에 침묵의 장막이 내려 앉았다.
살아남은 헌터들은 자리에 서서 눈을 깜빡일 뿐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천리안을 사용해 주변을 인지하고 있던 윤지은만이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 서현아······!”
보랏빛의 후광을 등진 윤서현이 천천히 땅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보랏빛 이채가 그녀의 눈동자 위에서 강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윤서현에게 다가려던 윤지은이 멈칫했다.
차원이 다른 격이 그녀의 주변에서 은은하게 퍼져나오고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내 동생 서현이가 맞는 걸까?
한순간 그런 의심이 들 정도.
“딱 맞춘 것 같네. 다행이야. 언니 괜찮아?”
그러나 의심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천천히 땅으로 내려 온 윤서현이 언니를 먼저 끌어 안았다. 그제서야 윤지은도 안심하고서 윤서현을 향해 팔을 뻗었다.
“너 덕분에.”
내가 아는 동생이 서현이가 맞다.
“어이, 감격스런 자매 상봉 도중이라 미안한데. 설마 돌아 오신 건가? 이지한님이?”
부패의 마족이 윤서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불사의 마족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이 힘은 누가봐도······. 시공의 마족이 가지고 있던 걸 빼앗은 것 같은데. 도대체 뭔 일이 있었던거지?”
윤서현이 고개를 들었다.
“흐음, 당연히 돌아왔죠.”
“정말인가? 그러면 어디에 있지?”
“사도 생명의 마족을 상대하러 갔어요. 어, 검의 마족. 그쪽도 있었네요.”
“······.”
그 말에 부패의 마족이 눈을 크게 떴다.
“잠깐, 잠깐. 그러면 우리는 어쩌고? 무한의 마족 상대로 어떻게 버티란 거야? 생명의 마족은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다고.”
그런 부패의 마족을 향해 눈을 가늘게 뜬 윤서현이 말했다.
“그래서 내가 왔잖아요.”
쿠구구구—! 쿠웅!
무한의 마족에 의해 떠올라 있던 땅이 느릿하게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사도의 마기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그어어어!
크르륵! 크륵!
키에엑!
그러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그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수들이 일제히 중심부를 향해 달려 들기 시작했으므로.
헌터들이 최선을 다 해 저항해도 몰아낼 수 없던 그 수많은 마수들.
『 헌터 윤서현이 권능 ‘절대 공간 지배’를 발휘합니다. 』
윤서현이 그들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좌에서 우로 가볍게 스윽.
콰과과과—!
마수들은 앞쪽부터 차례차례 윤서현이 만들어낸 공간에 짓이겨졌다. 수를 세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던 마수들이 종잇장이 되어 터져나갔다.
“이, 이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우리가 바보 같아질 정돈데.”
부패의 마족이 입이 닫혀지질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레온도 윤지은도 마찬가지였다.
상식을 뛰어넘은 능력.
사도를 뛰어 넘는 기적이 눈 앞에서 발현되고 있었다.
윤서현은 가볍게 대답했다.
“무슨, 그쪽들이 버텼으니까 가능한 일이죠.”
그러나 윤서현이 소유한 공간의 권능에서 벗어난 존재가 하나 있었다.
무한의 마족.
윤서현에 의해 공격을 되돌려 받은 그가 비척거리며 일어섰다.
【 감히, 감히······. 】
화산처럼 터져나온 검은 마기가 그의 몸을 순식간에 수복했다.
우우우우—!
무한의 마기가 일대의 공간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방대한 마법들이 허공에 수놓아졌다.
밤하늘에 존재하는 별빛만큼이나 많은 마법이 윤서현을 향하고 있었다.
파직, 파지직—!
억지력의 검은 스파크가 무한의 마족을 뒤덮었다.
윤서현의 눈썹도 찡그려졌다.
사도와의 전투.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상대는 무한에 가까운 마기를 마계에서 불러올 수 있다. 그가 살아온 수만 년에 달하는 세월을 단번에 뛰어넘는 건 어려우리라.
저쪽이 작정하고 문명계를 끝장내고자 한다면 막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끌 거에요. 지한씨가 올 때까지.”
다시금 윤서현의 손끝에서 권능이 발현되었다.
공간이 일렁이며 거대한 금속 재질의 병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철컹!
『 헌터 윤서현이 권능 ‘절대 공간 간섭’을 통해 대(對)초월체용 병기를 불러옵니다. 』
『 대초월체용 병기 – 아스트로 브레이커(Astro Breaker) 』
시공의 마족을 괴롭혔던 그 병기가 지금 문명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이이잉—!
막대한 에너지가 레이저포의 끝에 모이기 시작했다.
주변부의 공간이 일그러지고 일대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대기를 통해 저릿한 마력이 전해져 올 정도.
부패의 마족이 황당해 하며 물었다.
“시, 시간을 끈다고 하지 않았나?”
“미적지근하게 할 생각은 없거든요.”
될 수 있는한 적을 쳐부숴야죠.
윤서현은 그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