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350
350화
이상훈의 귀가 쫑긋 거렸다. 그러나 이후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이상훈으로서는 이해가 불가능한 말들뿐이었다. 이상훈이 금세 관심을 잃었는지 두 사람과 몇발 떨어져 감옥을 관리하는 자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허어, 역시 세상의 소문은 다 믿으면 안 되는 것이었군요. 선생님께 크게 실망을 하였습니다.”
“네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으나 나는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모두 해주었다. 그 결과에 대한 만족은 너의 몫이니 이젠 다시 찾아오지 말거라.”
“그렇지 않아도 다시 찾아뵙기는 어렵겠네요. 아무쪼록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십쇼.”
다소 건방진 어조로 작별인사를 고한 진우가 이상훈의 곁으로 왔다.
“볼일은 다 보았느냐?”
“네, 그런데 명성에 비해 아는 게 별로 없군요. 제가 괜한 부탁을 드린 모양입니다.”
“하하하, 그랬어? 그럼 우리도 우리의 일을 하러 가볼까?”
게이트가 열리고 이상훈과 진우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진우는 포탈에 몸을 맡기기 전, 슬쩍 고개를 돌려 김상필을 돌아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진우가 돌아가고, 감옥을 지키는 자마저도 포탈을 타고 가버리자 다시금 텅빈 공간에 홀로 남게 된 김상필이 진우가 남긴 말을 곱씹어 보았다.
“허어.. 그렇단 말이지? 인신 선생이 아직… 이대로 죽을 날만 기다릴 순 없겠어.”
죽음이 드리워져 있던 김상필의 얼굴에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
밤이면 밤마다 사이한 기운이 잠들어 있는 이연성의 방에 찾아왔다. 진우는 아예 이연성의 방에 술법이 담긴 부적을 도배지 삼아 도배를 하여 그 기운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였다. 동시에 생기를 여러 가닥으로 나누어 이를 사방에 풀어 그 기운을 보내는 진원지를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범인을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큰 소득 없이 밤마다 생기를 컨트롤 하는 연습을 하고 있던 진우가 일주일 만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심각한 목소리로 상의를 한 후 이연성에게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고했다.
“사람이 더 필요하다?”
“네, 폐하. 폐하를 지키는 것은 저 혼자로도 충분한 일인데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사람이 한 명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누가 필요한 것이지?”
“남소룡이라고 저와 함께 수련을 한 친구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저 못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겁니다.”
“남소룡이라.. 알았다. 그리하거라.”
이연성의 승낙이 떨어지기 무섭게 소룡을 불러들였다. 소룡은 무덤덤하게 이연성에게 인사를 한 후 이연성의 처소에 몇 가지 부적을 추가하고 술법를 펼쳐 놓았다. 신속의 능력자인 이연성의 눈에도 그 효과가 확연하게 보이는 그런 술법들이었다.
“오호, 신기하군. 네가 요즘 1황자에게 술법을 가르친다고 하던데 맞느냐?”
“간단한 방어 술법과 격퇴 술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그 대가도 받았고?”
“뭐.. 대충.”
“내가 그리 안 된다고 하였는데 결국 김상필을 만났더구나.”
“그래서 이렇게 A/S를 해드리고…”
“만족할 결과는 얻었느냐?”
이연성의 물음에 진우가 와락 인상을 썼다. 그러자 이연성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연성은 이미 진우와 김상필의 대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을 통해 그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은어가 있었는지까지 확인한 후 진우에게 말을 꺼내 놓은 것이었다.
“제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더라구요. 우병진 선생이 썼다고 추정되는 책을 아주 비싸게 구했는데 그게 가짜였던 모양입니다.”
“우병진이라.. 허허,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군.”
“제가 연구하는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이 우병진 선생과 김상필 선생이 공동으로 연구를 하였다고 하여 나머지 반쪽을 알아내기 위해 불충을 무릅 썼는데.. 사기를 당한 기분입니다.”
“허허허, 내 뭐라 그랬느냐? 그는 절대 네가 알고 싶어 하는 바를 이야기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게 말입니다. 진즉 폐하의 말씀을 들었다면 황자께 좋은 물건을 받았을 텐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허허허, 덕분에 예린이와 많이 친해지지 않았느냐?”
“….. 뭐, 그렇긴 하죠.”
친해졌다는 말로는 그 현상을 다 설명할 순 없다. 첫날, 그렇게 이연성의 처소를 나간 예린 공주는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문안인사를 드리러 왔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진우의 눈도장을 찍은 예린 공주는 사흘째 되는 날 점심나절에 직접 진우를 찾아왔다.
그러나 진우의 오후 시간은 이미 이상훈에게 저당 잡혀 있었기에 번번이 진우와의 만남이 실패로 돌아갔다. 애가 타서였을까? 급기야 예린 공주가 이상훈의 처소로 쳐들어왔다.
신속의 능력이 없어 배울 수도 없는 술법을 자신도 배우겠다며 징징거린 끝에 진우로부터 이상훈과 함께 술법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진척 따위가 있을 리 없었다. 애초에 술법을 담을 수 없는 그릇이었기에 진척이 전혀 없었지만 예린 공주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니, 처음부터 그런 술법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었다.
수업시간에는 딴청을 부리던 예린 공주였지만 수업 중간에 쉬는 시간이나 수업이 끝난 후에는 비로소 눈빛을 반짝이며 수작을 부렸다. 진우가 애써 예린 공주의 수작을 피했지만 그녀의 집요한 수작질에 곤란을 겪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에 진우가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었다.
예린 공주의 시선을 잡아 두기 위해 진우가 선택한 카드가 남소룡이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진우보다 월등히 잘생긴 외모, 우아한 말투, 단아한 행동거지. 그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소룡이었기에 단번에 예린공주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린 공주는 소룡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소룡이 친절한 미소로 예린 공주에게 접근했지만 예린 공주는 소룡을 멀리하였다.
“이해 할 수가 없네.”
오늘도 예린 공주에게 한바탕 시달림을 당한 진우가 뒷머리를 긁었다. 소룡이라면 충분히 예린 공주를 꼬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늘…
“공주께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입니다. 백부님.”
“아무리 봐도 네가 나보다 백만 배쯤 더 괜찮은 남잔데.. 쩝.”
진우의 말에 소룡이 쓴 웃음을 지었다. 진우는 자신의 말이 자신을 얼마나 학대하고 있는 것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직접 물어보시죠. 왜 백부님을 좋아하는지…”
“대답 여하에 따라 잘못 엮일 수도 있는데…”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은 없을 듯합니다.”
“그렇겠지?”
진우가 뭔가 결심을 한 듯 방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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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남자는 당신이 처음이에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타입인 모양이었다.
“저도 공주님께 관심이 많습니다. 단지 내색을…”
“어머, 그러면 잘 되었네요. 아바마마께 우리의 혼례를…”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 저는 미래를 약속한 여인이…”
“일부다처제가 흉이 아닌 세상이에요. 저는 괜찮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가 안 괜찮다고! 내가!’
혹을 떼러 갔다가 혹을 더 붙이고 온 진우가 코를 빠트리고 있을 때 진우의 감각을 건드리는 기운이 있었다.
“응?”
소룡도 같은 기운을 느꼈는지 진우의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백부님.”
“너도 느꼈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아주 강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대전으로 가자.”
진우와 소룡이 한창 회의 중인 대전 문을 활짝 열어 재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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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무례더냐!!”
나이가 지긋한 관리 하나가 진우에게 벼락같이 호통을 쳤다. 그러나 진우는 그런 관리들의 반응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대전 곳곳에 붙여놓은 부적을 살폈다.
“흐음…”
부적이 상해 있었다. 고개를 돌려 이연성의 안색을 살피곤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부적이 없었다면 이연성은 오늘 큰 곤욕을 치를 뻔했다. 밤마다 사이한 기운을 풀어 이연성을 조금씩 말려 죽이려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누군가가 무리수를 쓴 모양이었다.
관리들이 호위 헌터들을 들이라고 악다구니를 썼지만 이연성이 손을 들어 한 번에 제지하였다.
“무슨 일이더냐?”
“불온한 마음을 먹은 자가 있었습니다.”
“불온한 마음?”
“소지하고 계신 부적을 살펴주시지요.”
진우의 말에 따라 이연성이 용포에서 부적 몇 장을 꺼내 보았다. 부적을 살핀 이연성의 표정이 미미하게 변하였다. 그러자 진우가 관리들을 돌아보며 크게 외쳤다.
“범인은 이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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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의 말에 따라 대전에서 회의에 참여했던 관리들이 임시 구금되었다. 중앙부서의 최고위직 관리들이 구금됨에 따라 각 부서는 비상체제로 돌아갔다. 황제 시해 미수와 그 범인이 관리 중에 있다는 루머는 각 부서 공무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런 어수선한 틈을 타 한 인물이 황궁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과거로 가는 포탈을 가동시키고 있었다.
울렁거리는 느낌과 함께 세상이 변했다.
“진짜 공룡이 나오긴 하는 겁니까?”
“허허, 한반도에 서식하는 공룡은 자네가 생각하는 그런 종이 아닐세. 만일 그랬다면 대한제국도 원유생산국이 되었겠지.”
“하긴, 지리 시간에 배운 것 같긴 하네요.”
“자네가 나에게 이야기했던 뒷이야기를 듣고 싶군.”
며칠 전보다 다소 혈색이 좋아진 김상필이 차분한 음색으로 진우의 뒷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이 세상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었지요.”
“인신 선생은 살아있나?”
“살아 있습니다. 저와 함께 있지요.”
“그가 젊어진 것도 사실이고?”
“아마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그때, 갑자기 포탈이 열리기 시작했다. 김상필이 당황하여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진우는 태평한 얼굴로 김상필에게 의념을 보냈다.
[그는 절 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이윽고 포탈에서 간수가 나타났다. 간수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김상필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포탈이 열린 흔적이 발견되었다. 수상한 자를 숨겨주면 그대로 참수형에 처해질 줄 알라.”
“허허허, 이 허허 벌판에 나 외에 누가 또 있겠나?”
김상필은 간수 뒤로 숨어 들어간 진우를 바라보며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였다. 간수는 김상필의 말을 믿지 못하겠는지 감옥 안쪽까지 꼼꼼히 살핀 후에야 엄중한 경고를 한 후 포탈을 타고 사라졌다.
“허허허, 신기한 재주를 가졌군.”
자신의 눈에는 분명하게 보이는 진우가 헌터인 간수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 신기한 듯하였다.
[신력을 잃었죠. 대신 생기를 얻었습니다. 덕분에 신안의 능력을 4단계까지 모두 개화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신안 4단계 능력인 신체화에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말을 하던 진우가 스르륵 사라졌다.
“이젠 내 눈에도 보이지 않는군.”
[제가 신체화, 아니 이젠 생령화라고 해야 할 이 술법을 사용하면 아무도 절 보지 못합니다.]“나는 똑똑히 보았는데?”
[어르신은 신속의 능력을 가지고 계시기에 저의 생기를 보시는 거죠. 하지만 제가 이렇게 생기마저 거두어 들이면…]진우의 모습이 다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