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61
61화
덕팔이 재차 설거지를 마치고, 앞섬에 물만 잔뜩 튄 설거지에 실패한 혜원에게 차를 권했다.
“드세요. 정신을 맑게 해줄 겁니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부터 차를 즐겨 드셔서 많이 먹어봤는데, 저는 커피 타입이에요.”
“그런가요?”
덕팔이 잔을 치우려 하자 혜원이 덕팔의 손을 잡았다.
“안 먹는다는 건 아니고 다음부터는 커피로 달라는 말이죠.”
“고려해보죠. 그런데 돌아가지 않아도 됩니까? 곧 점심시간인데?”
“대답을 못 들어서요.”
“무슨 대답? 아… 그 문제라면 큰 신모님께 말씀을 드려야 할 겁니다. 신터 운영에 대해서는 신모님들끼리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해 주십사 부탁을 드렸으니…”
“네? 왜요? 왜 그런 짓을? 나부터 서울로 올려보내라고 한 다음에 그다음 일부터 그렇게 처리하면 안 돼요? 나 진짜 거기 가기 싫다구요.”
“그럼 그 마음 그대로 신모님께 전하십시오. 그리고.. 신터 일과 무관하게 한 말씀 드리면, 조카가 말도 없이 나갔다가 새벽에 귀가를 하면 누구든 화가 날겁니다. 그러니 먼저 사과부터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덕팔이 웃으며 휴대폰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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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자리에 손님이 한 명 더 늘었다. 진향이 미안한 얼굴로 이런저런 반찬을 집어 먹어 보더니 크게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음식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크게 감탄 하였어요.”
“이 오빠, 아니 이 어르신이 직접 한 거야.”
“어르신께서 요리도 하시나요?”
“산에서 스승님을 모시고 살았으니 자연스럽게 요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
진향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손을 놀리지 않았다.
“간이 잘 맞고 맛이 깊어요. 남자분이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네요. 우리 신터에 오시는 손님께 이런 음식을 내놓을 수 만 있다면 크게 번영할 것 같아요. 호호호”
지금 보니 진향은 웃음도 많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신모 같았다. 즐거운 점심 식사 시간이 끝나고 식후 진향의 폭풍 잔소리 끝에 혜원이 고개를 떨군 채 진향에게 끌려나갔다. 덕팔이 손을 흔들어 배웅했지만 혜원이 입만 비쭉거리며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사람은 그냥 보아서는 알 수가 없군. 큰 교훈을 얻었어.”
덕팔이 그녀들이 떠난 자리를 치우려 할 때 한유리가 빈 그릇을 치우며 물었다.
“진짜.. 제가 짐이에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유리씨는 한때 저희의 손님이셨고, 지금은… 흐음.. 가사도우미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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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팔의 집 지하 거실.
덕팔이 정식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인천으로 갔군요.”
[오래된 건물에 사채 사무실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지켜봐도 사채돈을 쓰러 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위장입니까?”
[단 하루를 지켜봤기 때문에 확언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그럼 한유리씨를 죽이기 위해 인천의 조직폭력집단이 움직였다는 말인데.. 배후는 지케이그룹이겠죠?”
[사채업 사무실에서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는데 확실히 그쪽이었습니다.]“이 일을 어찌 해결한다?”
덕팔이 뒷머리를 긁었다. 지케이그룹도 덕팔이 상대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다. 거기에 조직폭력 조직이 있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노파와 그의 수행자들까지 있으니 문제 해결이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제 생각에는 지케이그룹이 한유리씨를 죽이려는 이유가 죽은 노은훈의 한을 달래주려 하는 것이라면 결국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노파와 노은훈의 혼만 정리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덕팔이 정식을 바라보았다. 덕팔이 생각해도 그보다 더 적절한 방법은 없는 듯싶었다.
“진짜 빈집털이범이었습니까?”
[그게.. 제 기억으로는 그렇습니다.]“거참…”
덕팔에게는 방정식 또한 미스테리였다. 잡귀 주제에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뒤를 밟는 것도 일품이었고,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하는 것도 덕팔을 능가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잡도둑의 가질 수 있는 스킬과 스탯이 아니었다.
“김 형사님과 상의를 해봐야겠네요.”
덕팔이 몸을 일으키자 정식도 따라 일어났다.
“고생하셨으니, 떡볶이 드시면서 시즌 6나 보시죠. 저 없는 사이에 많이 보셨네요. 하하”
덕팔이 나가자 정식이 어색하게 웃으며 리모콘을 잡았다. 신령수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이젠 물건을 잡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능력이 개발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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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케이그룹 회장실.
“지금 몇 번째 실팬지 아나?”
“죄송합니다. 회장님.”
“누가 막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키지 않나? 물건이 떨어져 알아서 잡히질 않나? 뭐야? 귀신이라도 붙은 거야?”
“그게…”
“박 여사는 뭐라고 하던가?”
“그 집에 강력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흐음…”
노 회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없는 거야?”
“박 여사가 직접 움직여 보겠다고 합니다.”
“박 여사가?”
“아무래도 그쪽에 신력이 강한 누군가가 한유리를 보호하고 있는 듯싶다며…”
“은훈이는?”
“잠잠합니다. 박 여사가 은훈 군의 혼을 잘 달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치겠군, 말도 안 되는 소리에 휘둘려서… 쯧!”
노 회장이 퀭한 눈으로 혀를 찼다.
“회장님, 계속 그렇게 주무시질 못하시면…”
“괜찮아. 조만간 해결되겠지.”
밤마다 악몽을 꾸는 노 회장이었지만 판단력이 흐려지지는 않았는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오늘 밤, 인천 애들더러 여럿 보내라고 해. 그리고 박 여사한테는 한유리를 누가 보호하고 있는지 오늘 밤 정체를 밝혀내라고 하고. 오늘 밤에 끝을 본다!”
“네, 회장님.”
비서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조용히 회장실을 나섰다.
“오늘 밤에 다 같이 죽어주면 더없이 좋은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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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향이에요.”
“김향숙 변호삽니다.”
진향이 향숙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진향이 사무실을 둘러보더니 옅은 웃음을 지었다.
“왜 그러시죠?”
“잡귀들의 흔적이 느껴지는군요.”
“덕팔씨가 잘 정리를 했다고 하던데?”
“그랬나요? 호호”
덕팔의 집에서 느껴졌던 잡귀의 흔적이 여기서도 느껴지고 있었다. 덕팔은 이 건물을 지키기 위해 잡귀들을 곁에 두고 있는 모양이다. 죽은 것이 산 것 옆에 있어 좋을 것이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덕팔이 이 건물을 지키기 위해 그런 일을 하였다면 이 건물 또는 이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이 덕팔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저 여자겠지.’
“상의를 드리기 위해서 왔어요.”
“어떤 문제시죠?”
“저의 아버지께서 여러 재산을 남기셨어요. 대부분 분배가 되었지만 총산과 몇 가지는 어르신을 위해 남겨졌어요.”
“흐음.. 김혁성씨의 재산을 덕팔씨에게 증여하겠다는 건가요?”
“맞아요.”
“김혁성씨의 유지였나요?”
“네, 돌아가시기 전에 그렇게 뜻을 남기셨어요.”
“그래요?”
향숙도 아영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왜?라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김혁성은 왜 덕팔에게 관심을 갖는 것일까? 덕팔이 자신의 죄를 까발린 원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그는 마지막까지 덕팔을 감싸고 덕팔을 위해 죽어간 것일까?
저 여자에게 물어야 했지만, 대답을 해줄 리 만무했다. 하지만 일단 물어야 했다.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아버지께서는 어르신을 후계로 삼으셨어요.”
“덕팔씨의 동의가 있어야 할 일이죠.”
“어르신께서는 동의했어요. 그리고 모든 걸 받아들였죠. 이제 남은 것은 형식적인 서류 절차뿐이랍니다.”
향숙의 눈이 빛났다.
“확인해도 될까요?”
진향이 고개를 끄덕이자 향숙이 휴대폰을 들었다. 한동안 통화가 계속된 끝에 향숙이 전화를 끊고 본론을 이어갔다.
“확인되었어요. 상속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덕팔씨 개인에게 증여하는 방법, 인신재단에 기증을 하는 방법. 저로서는 후자를 권해드려야겠네요.”
“전자를 선택하겠어요.”
“덕팔씨가 원하면 결국 인신재단에 귀속되고 말 거예요.”
“그 문제는 제가 어르신과 상의를 하죠. 말씀드렸듯, 저희 아버지께서는 어르신을 후계로 삼으셨어요. 이는 어르신께서 가지고 있는 인신선생님의 후계의 지위와는 독립해서 존재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죠. 이해하셨나요?”
“으흠.. 이해는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결국 본질은 덕팔씨 인데 말이죠.”
“상징성이죠. 저희들의 정체성 문제이기도 하구요.”
“그렇군요. 알겠어요. 원하시는 대로 처리를 해드리죠.”
향숙이 더 이상의 설득을 포기하고 진향이 원하는 대로 일 처리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설명을 마친 향숙이 물었다.
“김혁성 선생님께는 자문 변호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를 찾아오신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호호, 그건 간단해요.”
진향이 웃으며 향숙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어르신께서 김 변호사님을 믿고 있기 때문이죠.”
“배려가 깊으시네요.”
“결국 돌다 보면 김 변호사님께서 관여하시게 될 텐데 먼 길을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향숙이 볼 때 진향은 그저 점이나 보는 신모가 아니었다. 그 나이에 맞는 연륜이 있었다. 그녀가 덕팔 곁에 있어 준다면 절대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덕팔씨, 잘 부탁드릴게요.”
“저야말로..”
두 여인이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
밤, 아영이 야근에 치를 떨고 있는 그 밤에 이른 식사를 마친 덕팔과 한유리가 각자의 방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덕팔이 한유리의 방문을 급히 열어 재꼈다. 휴대폰을 뒤적거리던 한유리가 놀란 눈이 되었지만 한유리의 입이 열리기 전에 덕팔의 입이 먼저 열렸다.
“일어나십시오.”
덕팔이 한유리의 팔을 잡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한유리를 끌고 3층으로 올라갔다. 평소 덕팔 만의 공간이라며 출입이 금지된 3층의 모습이 궁금했지만 한유리는 3층을 살필 겨를도 없이 작은 뒤주에 몸을 구겨 넣어야 했다.
“왜.. 왜 이래요?”
“숨소리도 내지 마십시오.”
덕팔이 뒤주 뚜껑을 닫은 후, 계단을 타고 뛰어 내려갔다.
덕팔이 1층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이미 현관 유리문이 깨지고 있었다.
쨍그랑..
검은 장갑이 깨진 유리 틈으로 들어와 잠금쇠를 풀었다.
철컥..
덕팔의 손이 빨라졌다. 덕팔의 목에 걸린 가죽 목걸이에서 이쑤시개 3개가 덕팔의 손에 딸려 나왔다.
휙..
휙..
휙..
각기 다른 크기를 가진 이쑤시개가 덕팔의 손을 떠나 현관문을 향해 날아갔다. 현관문이 열리고 야구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의 가슴에 꽂혔다. 남자가 뒤로 나동그라지자 넘어진 남자를 뛰어넘어 가족 옷을 입은 남자가 달려 들어왔다.
덕팔의 왼손에 작은 소도가 들렸다. 남자의 손에는 1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칼이 들려있었다. 저 칼, 본 기억이 있다. 참치와 같이 거대 물고기를 해제할 때 쓰는 바로 그 칼이었다. 그 남자 뒤로 다시 한 남자가 뛰어 들어왔다. 조금 작은 칼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앞선 남자의 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일명 횟 칼이라고 하는 날카로운 칼이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번쩍였다.
덕팔의 칼을 본 두 남자의 입꼬리가 올랐다. 덕팔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장난감 칼을 들고 있으니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덕팔의 손에 들린 작은 칼이 갑작스럽게 1.5m 정도의 중도가 되자 남자들의 표정이 변하였다.
만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으니 눈이 찢어지도록 크게 떠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