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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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 초대를 받은 망령은 꽤나 당황한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주변 환경이 바뀌고 동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빨리 끝내자?”
지크는 그런 망령을 향해 빠르게 덤벼들면서, 속전속결의 의지를 명확하게 했다.
의 지속시간이 끝나기 전에 이 망령을 처치해야 쿨타임이 초기화될 터.
또다시 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 망령을 빠르게 해치울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망령들에게 포위를 당해서 고전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쏴아아아!
지크는 와 을 켠 채로 에 갇힌 망령을 향해 을 쏟아내었다.
“크아아아아악!”
그 망령은 지크의 압도적인 무력으로 인해 눈 깜짝할 사이에 고슴도치가 되었고, 이내 곧 쓰러져버렸다.
지크가 단기간에 쏟아낸 데미지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이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뒤이어 가 사라지고, 다시 의 풍경이 펼쳐졌다.
– ……!
– ……!
– ……!
나머지 19명의 망령들은 자신들의 동료가 사라진 걸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자, 다음 손님.”
지크는 망령들이 놀라든 말든 다시 를 펼쳐서 또 다른 망령을 초대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마지막 망령이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중략).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레벨이 올랐습니다!] [알림: 523레벨 달성!]그렇게 초창기 일루미나티의 조직원들인 을 각개격파하는 데 성공한 지크는, 또 한 번의 레벨 업을 이루었다.
‘가자.’
지크는 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적인 이건은 강해지고 있을 테고, 마우레키온 제국은 프로아 제국을 침공함과 동시에 게이머들을 말살시킬 음모를 꾸미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위협을 쳐부수기 위해서는 오직 강해지는 것뿐이었으므로, 지크는 한시도 쉴 수가 없었다.
당장 이건을 상대할 을 제작하기 위해선 이곳 던전을 클리어하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다.
***
한편, 마우레키온 제국의 영토에서도 게이머들의 고대던전 공략이 한창이었다.
새로운 최종 콘텐츠인 고대던전은 더욱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유물 등급의 아이템과 레전더리 등급의 아이템을 완제품으로 드랍했기에, 성물 등급과 초월 등급의 아이템을 제작하는 주춧돌이 되었다.
그러니 고레벨 게이머들이 새로운 최종 콘텐츠인 고대던전에 도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런 고대던전이 가장 많이 생성되어 있는 마우레키온 제국에 머무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현재 마우레키온 제국에는 무려 200여 개의 고대던전이 생성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마우레키온 제국이 중간계, 그러니까 뉘르부르크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영토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은 마우레키온 제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고대던전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서서히 공략법을 알아내 가고 있었다.
고대던전의 난이도가 워낙에 높아서, 아직 클리어된 곳이 몇 군데 없었다.
도 그런 고대던전 중 하나였다.
은 입장 제한이 없는 고대던전이었는데, 그 난이도가 무시무시하게 높았다.
도전했던 게이머들 중 아주 약간의 성과나 초반 공략법마저 알아낸 이가 단 한 명도 없었고, 도전했다가 살아 돌아온 게이머도 없었다.
차라리 공략을 포기하고 마을로 돌아갈 수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던전의 공략 난이도가 워낙에 높다 보니 마을로 귀환하기도 전에 파티가 전멸하는 사태가 거듭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은 고대던전 중에서도 인기가 가장 없는 곳이었다.
난이도가 극악이란 소문이 나면서, 게이머들이 등을 돌렸던 것이다.
그렇게 은 벌써 며칠째 아무도 공략하는 사람이 없는, 버려지고 잊힌 던전이 되었다.
이따금씩 게이머들이 어슬렁거리기는 했지만, 파티 결성도 흐지부지되었기에, 결국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던전 앞에는 마우레키온 제국의 기사들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혹시나 찾아오는 게이머들이 있으면 퀘스트도 주고, 클리어에 따른 보상도 줘야 했고, 만약 던전이 폭주한다면 빠르게 상부에 보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근무 교대.”
“교대.”
그런 마우레키온 제국의 기사들의 군기(軍氣)는 매우 삼엄했다.
아무도 찾아오는 이가 없고, 보는 이가 없었지만 그들의 근무 태도에는 한 점 흐트러짐도 없었다.
세계 최강대국의 기사들로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 임무가 아무리 지루하고, 아무것도 할 게 없는 헛수고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던 중.
우웅!
갑자기 던전의 입구가 시뻘겋게 달아오르더니,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
“……!”
“……!”
마우레키온 제국의 기사들은 그 광경을 보고는 황급히 자세를 가다듬었다.
펑! 퍼엉!
그리고는 가까이 있는 군부대가 볼 수 있도록 신호탄을 터뜨렸다.
던전의 갑작스러운 폭주.
곧 던전 안에 있던 무시무시한 마물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었으므로,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철수한다.”
기사단장은 미련 없이 던전 앞에서 후퇴를 명령했다.
그들의 임무는 던전의 폭주를 사전에 감지하고, 마우레키온 제국군에게 경고하는 것이지 쏟아져 나오는 마물들을 처치하는 게 아니었다.
고작 10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 폭주하는 고대던전을 어떻게 막겠는가?
그건 어불성설이었다.
신호탄을 터뜨려 대재앙의 시작을 알렸으니, 철수하는 게 옳았다.
“철수! 철수한다!”
“신속히 후퇴하라!”
그렇게 마우레키온 제국의 기사들은 폭주하는 던전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갔다.
고오오오오오오오!
번쩍!
그러는 사이 을 중심으로 강력한 에너지가 휘몰아치더니, 한 줄기 섬광이 주변을 뒤덮었다.
그건 던전이 폭주해서 안에 있던 무시무시한 마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징조였으므로, 기사들은 더욱더 빠른, 최대의 속도로 도망쳤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뭐지.’
기사단장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던전이 폭주했는데 왜 이렇게 조용한 거지?’
보통 던전이 폭주하면, 안에 있던 마물들이 쏟아져 나오며 주변이 쑥대밭으로 변해버리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마물들이 미쳐 날뛰는 소리도, 파괴의 소음도 없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던전이 있던 숲속은 아주 고요하기만 했다.
‘폭주가 아니었던 건가? 혹은 징조뿐?’
기사단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스으으!
그때,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숲속에 부는 청량한 그 바람은,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선선해서 사람의 기분을 절로 상쾌하게 만들어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휘이… 휘이이이이이이이!
바람이 더욱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지끈, 우지끈!
콰앙!
청량하고 선선했던 바람은, 이내 곧 나무들을 쓰러뜨리고 돌덩어리를 날려버리는 등 무시무시한 광풍으로 돌변했다.
‘아.’
기사단장은 던전이 폭주한 직후의 고요함이 다름 아닌 폭풍전야를 의미한다는 걸 깨달았다.
왜?
눈앞에 거대한 폭풍이 보였다.
의 입구가 자리했던 곳으로부터 생성된 그 거대한 소용돌이는, 마치 해일처럼 덮쳐오고 있었다.
기사들은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폭풍을 바라보면서, 도망치기를 포기했다.
그들로서는 저 거대하고 빠른 폭풍에 휘말리지 않을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그렇게 마우레키온 제국의 기사들은 휘몰아치는 폭풍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력한 바람에 신체가 갈기갈기 찢겨 나가 흩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
으로부터 약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주둔하고 있던 마우레키온 제국 제5군단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신호탄을 보고 즉시 출동했다.
그리고는 폭주한 던전에서 튀어나온 마물들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우레키온 제국의 육군 제5군단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포, 폭풍이다!”
“거대한 폭풍입니다!”
“맙소사… 저런 폭풍이라니….”
제5군단의 장병들은 온 세상을 뒤덮을 만한 크기의 폭풍이 다가오는 걸 보고, 그만 전의를 상실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싸우겠는가?
상대는 군대도 아니었고, 무시무시한 몬스터 떼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외계인 군단도 아니었다.
그들의 적은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폭풍이라는 자연재해였다.
싸움이 성립되는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후, 후퇴하라!”
“진지 밑으로 숨어라!”
“뭐든 단단히 붙잡고 버텨라!”
시속 수백 킬로미터의 속도로 다가오는 폭풍을 상대로 도망치는 건 불가능했으므로, 마우레키온 제국군은 현재 위치에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날아가지 않기를, 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폭풍에 휩쓸리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목숨을 운에 맡긴 것이다.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뒤이어 폭풍이 마우레키온 제국군의 주둔지를 덮쳤다.
아니, 정확히는 덮친 건 아니었다.
그저 마우레키온 제국군이 주둔하고 있던 곳을 지났을 뿐….
그렇게 폭풍이 지나가고, 마우레키온 제국군이 주둔하고 있던 곳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이곳이 군대가 주둔했던 시설물이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을 뿐, 모든 게 파괴되어버린 것이다.
무려 10만이 넘는 마우레키온 제국군 중 살아남은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운 좋게 지하실, 지하 벙커, 우물 등에 숨어 있던 이들 몇 명만이 살아남았을 뿐….
그러거나 말거나.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폭풍은 마우레키온 제국군을 쓸어버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무시무시한 속도로 계속 이동했다.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도시를 향해서 말이다.
***
계속해서 을 클리어해나가던 지크는, 어느덧 마지막 망령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99마리의 망령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드디어 보스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100번째 망령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 망령이 깃들어 있는 무기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었다.
자그마한 상자.
안에 핸드폰 한 개가 들어 있을 법한 직사각형의 상자가 덩그러니 땅에 떨어져 있었을 뿐….
‘뭐지?’
지크가 그 생각을 할 때였다.
덜컥.
상자가 열리고.
스륵, 스르륵!
안에서 번뜩이는 은빛 실이 두둥실 떠오르더니, 이내 곧 주변으로 나풀나풀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어둠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도대체 무슨 무기야?’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스르륵.
의 마지막 100번째 망령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