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45
45화 소용없는 공격
종문에서의 나날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폐관 수련을 하면서 ‘사예’에 심혈을 기울였고 잡문을 두루 섭렵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 날.
진양은 걸어서 자신의 정원을 나서고 있었다.
한 걸음도 지나지 않아 주변에서 갑자기 도광이 떠오르더니 대지에 도문이 빼곡해졌고 공기 속은 안개로 자욱해졌다. 있는 듯 없는 듯한 비린내가 마치 의식이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진양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주변의 환경이 갑자기 바뀌더니 발밑이 시커먼 진흙탕으로 바뀌었다. 주변은 독무로 가득했고 머리 위에서 금빛 찬란한 부전 한 장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빛이 사방으로 비추었다.
도문과 부문이 교차하는 산봉우리가 되어 인정사정없이 진양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장 사제. 아무래도 지난날의 쓰라린 교훈을 모두 잊은 모양이군! 잔재주로 날 제압하려는 것인가?”
진양은 크게 웃으며 양쪽 어깨를 한 번 흔들자 온몸에서 기혈이 솟구치더니 마치 말들이 날뛰듯이 독무를 강제로 증발시켰다.
진원을 뿜어내자 파도 소리가 크게 일어나더니 번개처럼 몰아쳤다. 또 마치 주옥이 알알이 모여 강물이 되어 파도와 함께 진양의 손에 모여들더니 진흙 위로 떨어졌다.
쾅!
잠시 후, 힘을 견디지 못한 진흙은 산산이 조각났다!
그리고 손바닥을 위로 들더니 기합 소리와 함께 완력만으로 부전으로 만든 산봉우리를 힘차게 들어 올렸다.
멀지 않은 곳에서 풀숲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장위는 눈이 떨리고 눈동자가 마구 떨렸다.
‘나의 사랑스러운 진 사형, 정말 더욱 강해졌구나. 완력만으로 압박해오는 부전을 강제로 받아내고 진원의 질량도 정말 말도 안 될 정도여서 한 손으로 법진을 부수다니. 만약 스승님이 사형이 사예로 해결하지 않고 완력으로 다 해결한 걸 알면 또 혼낼지도 모르겠는데?’
장위는 생각하더니 몸을 돌려 가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장위의 털이 곤두서더니 등 뒤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더는 생각하지 않고 바로 개처럼 땅에 엎드렸다.
눈을 들자 머리 위로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림자는 먼 곳에 떨어지면서 십 장 높이의 산봉우리가 되더니 굉음과 함께 온 하늘을 뒤덮는 빛이 되면서 터졌다.
“진 사형, 잘못했습니다!”
장위는 떨리는 눈빛으로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동시에 소리치면서 몸을 돌려 비검을 타고 기습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양이 고개를 돌리자 장위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다급하게 한마디 더 했다.
“진 사형, 제발 봐주시오!”
진양은 크게 웃으며 앞에서 날아오는 비검을 보고 피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손을 내밀어서 자루가 부러진 대추를 들어 비검을 향해 휘둘렀다.
펑!
굉음과 함께 비검은 비명을 지르며 땅으로 떨어졌다. 검신은 그대로 망가져 버렸다.
“내 비검이!”
장위는 울부짖으며 달려들어 땅에 떨어진 비검을 잡더니 가슴에 부둥켜안았다. 그는 슬퍼서 죽을 거 같은 표정이었다.
“진 사형, 내가 힘들게 금제를 풀어서 얻은 비검이오. 아직 따뜻해지지도 않았는데 사형에게 폐기돼버리지 않았소. 동문 사형제가 조금 농담한 거 같고 너무 독한 거 아니오.”
“자네는 어떻게 대했더라?”
진양은 비웃으며 부러진 대추를 어깨에 메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면, 진 사형, 사형이 들고 있는 부러진 대추라도 며칠 가지고 놀게 해주지 않겠소?”
장위는 생각하더니 또다시 교활한 생각을 했다.
“이걸 원하나?”
진양은 다시 몇 걸음 다가왔다.
“오, 아니오, 아니오. 그저 농담한 것뿐이오.”
장위는 억지로 웃고는 흔적도 없이 뒤로 물러났다.
“이놈, 이 게으르고 음흉한 놈아. 도문이 오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너처럼 악랄한 놈은 찾을 수 없을 거다. 네 스승님이 나보고 네 비검을 부셔서라도 널 잘 가르치라고 하셨다. 어떻게 석 달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을 수가 있더냐. 네 스승님이 날 혼내실지 아니면 석 달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널 혼내실지 해볼까?”
“농담이오, 농담……”
장위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서더니 몸을 돌려 발바닥에 기름이라도 바른 듯 사라졌다.
“진 사형, 일이 있어서 방해하지 않고 먼저 가오!”
장위는 미친 듯이 질주했다. 이리저리 돈 후에 진양이 쫓아오지 않자 그제야 나무에 기대어 길게 한숨을 내쉬고 구부러진 검을 들었다.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피눈물을 흘렸다.
“진 사형, 저 변태 같은 자. 반년 동안 수련 경지가 축기 원만이 되더니 두 달 뒤에도 경지가 계속 떨어지길래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미친 자가 어디서 이상한 법문을 배웠는지 경지는 떨어져도 실력은 줄어들지 않는단 말이야. 오히려 육체는 어떻게 저렇게 단단해질 수가 있는 거지?”
장위는 화살에 놀란 새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스승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면 석 달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은 건 한 대 맞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매일 맞을 일만 남은 것이다.
저번에는 겨우 일주일 동안 침대에서 안 내려왔다가 호되게 스승에게 맞았다.
만약 석 달이면 정말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진양은 장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런 일들은 사실 그동안 수없이 겪어 왔었다. 장위는 이익만 생각하고 쓰라린 교훈을 매번 잊었다. 매번 새로운 것을 얻으면 그에게 실험해 보기 일쑤였다. 배우는 속도가 진양보다 못해서 매번 얻어맞기 일쑤였다.
오늘 진양은 그를 상대할 틈이 없었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문을 나와 산문 밖의 음하 근처에 이르자 진양은 사람 하나 높이의 장작을 세우고 숯불에 불을 피웠다. 칠, 팔백 근의 멧돼지 한 마리를 장작에 올려놓고 숯불로 구우면서 비장의 양념을 뿌렸다.
잠시 후, 돼지기름이 껍질을 뚫고 나와 계속해서 숯불 위로 떨어졌고 느끼하지 않은 향이 서서히 퍼졌다.
음하 속에서 파도가 일렁이더니 거대한 백사의 머리가 음하를 뚫고 나왔다.
진양과 돼지구이를 보자 백사는 씩 웃더니 사람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한 달의 기간이 이제 막 되었건만 네놈은 그렇게도 애가 타느냐?”
“백 사숙, 이미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스승님께서 사숙이 저를 마석조묘로 데려가지 못하게 하셨지만, 저를 데리고 이 층의 다른 비경의 파편을 가지 말라는 말은 없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만약 다른 비경의 파편이 있지 않으면 백 사숙께서 식욕 풀기도 쉽지 않고요.”
“그래 알겠다. 네 말에 일리가 있다. 다 먹은 후에 널 데리고 전에 가보지 않은 비경의 파편으로 데려다주마.”
“감사합니다. 백 사숙.”
진양이 평제백사와 관계를 맺은 것은 우연이었다.
종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금제로 봉인되어있었다. 진양의 육체는 평범한 태아 같아서 당연히 노숙도 못 하고 솔잎 같은 것만 먹었었다. 영전 안의 영약은 손에 넣을 수 없었고 다른 곳의 풀뿌리만 먹을 수 있었다. 사육하는 요수는 있었지만, 그 요수들은 보통의 요수들이 아니었다. 아무렇게나 한 마리를 잡아도 적어도 삼원 수도사와 비슷했다.
주둔지 안의 영기가 짙어서 굶어 죽지는 않았겠지만, 배 속이 비어 있어서 먹을 것 생각이 간절했다.
진양은 바깥의 음하가 생각이 났다. 음하 안에는 특별한 종류의 물고기가 있었다. 성질이 사납고 먹을 것이 없어서 동족까지 잡아먹었다. 약하거나 작고 다친 동족을 주로 먹었다.
음하에 사는 이런 물고기는 육질이 단단했다. 이 물고기를 먹으면 기혈을 보양할 수 있었다. 맛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처음 산문 밖에서 생선을 구울 때 자신이 만든 비장의 양념을 사용했었다. 예상치 못하게 그 냄새를 맡은 평제백사가 나타난 것이었다.
그 후로 한두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서로 익숙해졌다.
그때부터 진양은 평제백사에게 다른 비경 파편으로 데려다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지금 요리한 이 멧돼지도 불과 수십 리 크기의 비경 파편에서 잡아 온 거였다.
“고기 굽는 수준이 많이 늘었구나. 멧돼지의 배 속에 넣어둔 과일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느끼함을 해결해주고 육질에서 좋은 향이 나는 게 아주 좋구나. 드디어 그 좋은 양념을 올바르게 사용했구나.”
평제백사는 구운 멧돼지 한 마리를 모두 먹었다. 끝도 없이 입을 움직이고 고개를 흔들며 평가했다.
“백 사숙, 이번에는 조금 더 위로 데려다주실 수 있습니까? 사숙께서도 알다시피 위로 갈수록 비경 파편 안은 더 풍부합니다. 종문 부근의 몇 개의 비경 파편은 풀 한 포기 나지 않고 황량해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진양은 평제백사가 잘 먹는 것을 보고는 그 틈을 타서 계속 재촉했다.
“하하, 네놈이 무슨 생각인지 내가 모를 거 같으냐? 이 이 층의 비경 파편은 오직 음하만이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비경 파편들과 음하 대부분은 시시각각으로 변환하여 미궁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설령 내가 널 가장 가까운 마석조묘의 그 비경 파편으로 데려다줘도 너는 음하를 건너지도 못하는데 무엇 하러 그리 신경 쓰는 것이냐?”
평제백사는 그를 흘끗 쳐다보면서 단번에 진양의 생각을 꿰뚫어 보았다.
“백 사숙께서 농도 하실 수 있으십니까, 저는 단지 심심하고 할 일도 없어서.”
진양은 억지로 웃었고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다.
“가자.”
평제백사는 그에게 따지기도 귀찮아졌다. 거대한 몸을 움직이자 흰빛이 번쩍이더니 진양을 감싸고 음하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음하로 들어가자 순식간에 도문의 산문은 바로 사라져버렸다. 주변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음하만이 그 속을 관통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진양은 상하좌우를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음하는 마치 입체적인 미궁을 관통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의 공간은 매우 복잡하고 수시로 변하여 모든 방향을 알려주는 법보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직 평제백사 같은 천부적인 이종(異種)만이 복잡하게 변하는 미로를 무시하고 정확한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잠시 바라본 진양은 다시 포기하고 두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번 음하의 흐름은 한 달 전과는 또 달라져 있었다. 모든 음하의 갈림길은 적으면 서너 개 많으면 십여 개가 있었는데 갈림길은 매번 달랐다.
규칙을 찾고 찾아 동선을 외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얼마 후 귓가에 평제백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다. 여기가 마석조묘와 가장 가까운 비경 파편이다. 사흘 뒤에 데리러 오마.”
진양이 눈을 뜨자 몸이 가벼워졌다. 그는 스스로가 이미 허공에 던져진 것이 느껴졌다.
전에 얻은 비검을 꺼내어 어기를 허공에 띄웠다. 허공에서 고개를 돌아보자 허공에 걸려 있던 기다란 음하가 눈에 들어왔다. 음하는 허공에서 흐르더니 백 장 고공을 지나 허공을 관통한 뒤 허공으로 빠져나가더니 사라졌다.
평제백사도 이미 자취를 감췄다.
진양은 속으로 그를 욕했다.
‘평제백사는 위만 크고 입은 투덜대면서 매번 다 먹고 나면 일은 정말 대충 한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