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78
78화 귀……귀환석?
처음 만졌던 자색의 빛무리는 뇌화(雷火)라는 강력한 신통이었다.
경지가 낮은 진양은 수련할 자격조차 없었다.
시전할 수 없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진양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는 우선 상대적으로 만만한 푸른색 빛무리를 자신의 머릿속으로 넣었다.
잠시 후, 진양은 눈을 떴다.
이건 대우가 익혔던 대력우마신(大力牛魔身)이라는 공법이었다.
그와 같은 이족이 익히기에 가장 적합했다.
익힌 후에는 힘이 무궁해지고 육체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몸 안에 요력이 생겨서 법력이 두터워지는, 보기 드문 체기쌍수(體氣雙修)의 공법이었다.
진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요괴가 수련하는 법문을 자신의 공법에 융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래도 그 공법에 안에 있는 몸을 강력하게 단련하는 진신수행(眞身修行)은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런 요수(妖修)의 법문을 자신의 공법에 융합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그 안에 있는 공벌 법문(攻伐法門), 특히 매우 강력한 진신수행()의 공법을 익힐 수 있었다.
대우가 본모습을 드러내면 실력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물론 이는 대우가 남다른 혈통을 가진 것때문이긴 했지만 진양도 왠지 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체수법(體修法)과 비슷한 거라니. 나는 결국 체수법으로 가야만 하는 건가? 아니야, 내가 익힌 건 정통 연기법문(煉氣法門)인데…….”
진양은 혼자 중얼거렸다. 내심 매우 거슬렸다.
진양은 두 번째 푸른색 빛무리를 보았다.
이번엔 기능서가 아니라 물건이었다.
빛무리를 쪼개자 안에서 한 쌍의 금과 옥 같은 청색 소뿔이 나왔다.
빛이 흐르는 게 보통 물건은 아닌 듯했다.
청각우의 뿔은 재료였다. 두 마리의 청각우 환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법보였다.
만약 적절하게 연화하면 두 개를 하나로 합쳐서 한 마리의 청각우를 만들어내어 법보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탈것으로 사용하여 허공을 나는 능력 등으로도 쓸 수 있었다.
진양은 고개를 숙여서 대우의 시체를 보니 뿔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법보를 차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 쌍의 소뿔을 거두고는 다시 자색의 빛무리를 자신의 머리로 넣었다.
방대한 정보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진양은 매우 의외였다.
자색 빛무리는 기억이었다.
* * *
산들이 울창하고 천지가 어두웠다.
검은 비가 땅으로 떨어졌고 하늘은 마치 누군가 커다란 구멍을 뚫은 거 같았다.
검은 비가 땅에 모이자 포효하는 흑룡이 되었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는 흑룡이 포효하며 나타나자 하늘에서 검은 벼락이 떨어졌다.
천둥 번개가 모이자 반짝이는 쇠사슬로 변해서 아홉 마리의 흑룡의 목을 구속했다.
흑룡은 발악하며 포효했다. 한순간 땅이 흔들리고 산이 부서졌고 대지에 균열이 생겼다.
불과 몇 호흡 후에는 산들이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건 모두 파괴되었다.
바로 그때, 뇌광이 칼처럼 물결을 일으키며 흑룡의 목덜미 위에서 흩어졌다.
뇌광이 흑룡의 온몸을 지나가자 용의 비늘이 간간이 낭랑한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피가 비처럼 떨어져서 강을 이루었다.
아홉 마리의 흑룡은 천 개의 칼에 베인 것처럼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악하던 아홉 마리의 흑룡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비명을 질렀다.
천둥 번개의 쇠사슬이 몸으로 날아와 더는 발악하지 못했다.
흑룡의 피로 이루어진 검은 물이 강이 되어 허공까지 늘어났다.
검은 물이 가득 차오르더니 끝없이 출렁였다. 매우 위험해 보였다.
아홉 마리의 흑룡은 간간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용의 피로 만들어진 검은 강을 따라 검은 바닷속으로 날아갔다.
천둥 번개의 쇠사슬이 굉음과 함께 곧게 펴졌다.
검은 번개의 쇠사슬의 다른 쪽에는 삼천 장 높이의 어둠침침한 불탑이 검은 구름 속에 묶여 있었다.
쇠사슬에 묶인 불탑은 서서히 움직였다.
아홉 마리의 흑룡은 구 층의 불탑을 끌고 용의 피로 만들어진 검은 강을 따라 허공에 있는 검은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불탑이 사라지자 피의 강은 사라졌다. 검은 바다도 천천히 줄어들어서 허무로 돌아갔다.
음침하고 살기로 가득한 천지도 다시 밝은 하늘과 땅으로 돌아왔다.
바람이 잠잠해지고 풍랑이 줄어든 후, 허공에는 배의 모습을 한 불탑이 있었다.
뱃머리에는 관옥같이 생긴 얼굴에 눈썹이 길고 머리에 자금관(紫金冠)을 쓴 준수한 공자가 주홍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먼 곳을 바라보는 눈매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의 뒤에는 대우와 대우를 닮은 다른 자가 있었다.
그리고 어려 보이는 얼굴에 입이 튀어나온 자도 있었고, 백발의 노인이 있었다.
그리고 기운이 깊고 신광이 빛나는 자가 있었다.
모두가 절세의 강자였다.
“이곳은 부친이 묻힌 곳이다. 너희에게 명령한다. 설령 혼이 사라지고 날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외부인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준수한 공자가 몸을 돌려서 차가운 눈으로 모두를 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맹세했다.
모든 게 생명과 관련되어 있어서 죽더라도 외부인이 알아서는 안 되었다.
만약 새어나갈 기미가 보이면 바로 혼이 날아가고 흩어지게 될 것이다.
“소주님. 가시죠. 존주님이 급히 가셨지만, 후수를 설치해 놓으셨습니다. 소주님께서 억울하게 깊은 잠이 드시는 것도 훗날을 위해서입니다. 저희도 소주님을 도와서 날아오르는 그 날을 위해 함께 훗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가자.”
* * *
기억의 장면은 여기까지였다.
진양은 정신이 돌아오자 심장이 뛰었다.
이건 대우가 죽더라도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되는 큰 비밀이었다!
이건 장해도군이 자신을 매장할 때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그곳이 바로 장해도군이 묻힌 곳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단순한 기억임에도 자색의 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강자는 설령 몸이 죽고 도가 사라지고 설령 급하게 죽어도 자신의 의지로 능침이 있는 곳을 쉽게 찾지 못하도록 설치할 수 있었다.
자소도군도 너무 빨리 운명을 다해서 당시에 매장할 힘이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호량에 묻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의 능침은 자신이 남긴 단서와 스스로 폭로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발견할 수 없었다.
설령 현세에 나타났다고 해도 멀리 달아나는 걸 막을 수 있는 자가 없었다.
장해도군은 애초에 대황으로 돌아갈 힘이 있었고 자신의 뒷일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가 묻힌 곳이 지금까지 여기에 있다는 건 비밀 중의 비밀이 틀림없었다.
절대 외부인이 알아낼 수 없었다.
진양은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을 긁적였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손바닥이 근질거렸다.
한참 동안이 지나서야 평정심을 되찾았다.
진양은 마지막 빛무리를 보았다. 역시 물건이었고 기능서가 아니었다.
깨트리자 손바닥에 작은 북이 나타났다.
작은 북을 만지는 진양의 표정은 경악하고 있었다.
“귀……귀환석?”
진양은 짙은 푸른색의 북을 잡고 대우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의 일을 생각했다.
하늘에서 한줄기의 유광이 날아왔고 빛이 깨지면서 대우의 모습이 허공에 갑자기 나타났다.
생각해보니 이 비보를 사용하여 추격해온 거였다.
대우가 말했던 일월성사가 확실했다.
누군가의 기운을 불어넣으면 바로 일월성광이 되어 하늘을 날아간다.
이어서 어둠 속에서도 목표한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진양의 표정은 이상해졌다.
도대체 이런 방법을 누가 발명했을까?
실력이 어느 정도 되지 않으면 이런 용법은 무용지물이었다.
혼자서 바로 보내져도 상대방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기에 엄청난 자신감이 아니면 절대 이걸 사용할 수 없었다.
만약 바로 그자의 본진으로 보내지면 바로 죽는 게 아니겠나?
실력이 약하고 배경도 없고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는 자를 추격할 때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 소주는 정말 자신이 넘친다는 뜻이었다.
일설성소는 아직 한 번 더 사용할 기회가 있었다.
이 귀환석을 사용할 수 없을까?
미리 표기되어 있으니 결정적일 때 이걸 사용하여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단지 안전한 곳을 표기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했다.
그러면 다시 조묘 같은 위험한 곳으로 들어가도 걱정 없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다.
한참을 더듬은 후, 진양은 의문이 생겼다.
전에 대우가 말했던 것처럼 일월성소는 상고 비보였고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었다.
모두 사용한 후에는 폐물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일월의 정화를 모으게 되면 힘을 보충해서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하지만 여러 번 되풀이하여 오랫동안 검사한 후에도 진양은 어떻게 이걸 제대로 이용할지는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런 비보는 이미 자신의 해석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상고 비보는 지금의 법보를 제련하는 방법과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법보는 일정한 실력이 필요했다. 그래야 비로소 연화할 수 있었다.
실력이 부족하면 법보 품계가 높은 건 연화해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일월성소 같은 비보는 누구든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경지가 달라도 사용하는 효과는 차이가 없었다.
요령을 찾지 못하자 진양도 무리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고 경지도 너무 낮아서 견식이 부족할 뿐이었다.
일월성소를 거두고 진양은 이전에 예금봉에서 얻은 현철광석을 꺼냈다.
용철진(熔鐵陣)을 설치하고 현철을 녹여서 거대한 현철의 관을 만들었다.
그는 대우의 시신을 수습하여 관에 넣었다.
“대우, 내 목재 관은 모두 사용해서 현철 관을 만들었네. 오히려 내 전에 사들였던 목재 관보다 더 좋고 더 비싼 거네. 이 땅도 나름 괜찮으니 이곳에서 편히 쉬게.”
관 뚜껑을 덮고 봉인했다. 진양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우를 안장한 이곳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져진 시체는 그 영들이 대우의 안식을 방해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무덤을 파서 영향을 피웠다. 그리고 제가(祭歌)를 불러서 안장하는 과정을 모두 마쳤다.
진양은 대우를 위해 묘비를 세웠다. 위에는 네 글자를 새겼다.
“대력우마(大力牛魔)”
죽었으니 그는 혼자였다.
더는 누구에게 충성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게 안정되자 진양은 다시 광활한 지하 능침을 돌아다녔다.
진양은 영들을 생각했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정혈 한 방울을 사용했을 거다.
그들의 능력으로는 안 보이는 곳에 있는 흔적을 지울 수 없을 거다.
그 정혈의 모든 것은 진양 자신의 것이었다.
‘그럼 천천히 사용해봐. 다 쓰더라도 다시 새로운 정혈로 안 바꿔주는 날 원망하지 마.’
발길을 돌려서 지하 능침 입구에 도착하자 진양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발밑을 보았다.
여기가 바로 들어왔던 곳이었다.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진양은 땅을 만져보았다.
놀란 표정이었다. 놀랍게도 습득 능력이 반응이 있었던 것이다!
비어검을 꺼내서 지면을 파보았다.
지면을 한 척을 파자 유골이 보였다.
유골은 겨우 삼 척 길이였다. 네 발과 큰 코가 있었고 꼬리는 없었다.
유골은 가늘었다. 어떤 짐승의 유골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